나영석 피디가 '지락실'은 최소 10년은 할 거라고 공헌했습니다. 유튜브 방송에서 미미와 영지와 함께 '지락실' 리뷰를 하며 밝힌 내용이죠. 물론 현장에서도 이런 발언들을 공공연하게 해 왔다고 합니다. 그만큼 나 피디와 제작진들이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는 의미겠죠.
발리로 가기 전 토롱이를 잡고 절망적인 샷까지 남긴 이들은 여유롭게 옥황상제의 지원을 받아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우기로 접어든 발리는 공항에 내리자마자 습기가 가득했죠. 이런 덥고 습한 날씨가 좋다는 영지는 공황에서 자신을 응원하는 현지팬과 마주하기도 했죠.
'문화 대통령'이라는 피켓까지 든 현지팬에 의해 영지는 문화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이것도 모자라 입국심사하다 맞팔까지 하는 영지의 오지랖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런 영지로 인해 '샘샘'이 되어버린 유진이기는 하지만, 한국 공항에서 아이브 노래와 애니메이션 춤 영상으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숙소로 이동하면서 나영석 피디의 과거를 추적하다 스물 아홉 나영석의 춤사위를 보고 기겁하는 용사들의 모습도 재미였습니다. '여걸파이브' 시절 직접 나와 춤을 추는 나영석 피디를 보면 초창기 여성들만의 예능을 선도했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발리에서 묵을 그들의 숙소는 모든 것을 다 갖춘 빌라였습니다. 발리 있는 동안 여기서 지내자는 용사들의 발언에서 잘 드러났죠. 수영장을 가운데 두고 공영 공간과 용사들의 숙소로 나뉘고,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그들은 발리에서 첫 끼니를 위해 가장 유명한 요리사의 식당으로 향합니다.
짱구 지역에 있는 모던 발리 레스토랑에서 그들을 맞이한 것은 이어말하기였습니다.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이 게임의 늪은 결정적으로 아무리 해도 쉽게 정복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대중음악에 대해서는 빠삭하지만 드라마에 문제점을 보이는 용사들을 상대로 한 제작진들의 공략은 유효했습니다.
게임 잘하던 유진은 시즌 2에서는 흔들리는 모습을 자주 보였습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이상한 변호사 김삼순'이라고 이야기하는 대목에서는 의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갑작스러운 퀴즈에 이런 식의 답변은 충분히 가능하기도 합니다.
김삼순과 우영우 사이의 괴리감은 박은빈 사진을 보고 오답을 이야기한 것과 연결되며 그것마저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이것도 모자라 '이태원 클라쓰'를 '이태원 프리덤'이라 외치는 유진의 오답 퍼레이드는 중요할 때 정답 확률이 높은 미미와 비교도 되었습니다.
여유로운 마을 감상도 그들에게는 게임과 하나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개인돈으로 즐기는 쇼핑이지만 차량 안에서 세가지 상식 퀴즈를 풀어야 밖으로 나갈 수 있었죠. 그것도 다음 퀴즈 정답자가 나오면 바로 소환되어 물건 구매를 다음 주자에게 넘겨야 하는 긴박한 릴레이였습니다.
나 피디가 간과한 것은 남자 연예인들의 우악스러움과 달리, 이들은 남의 것을 빼앗는 행위는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쇼핑의 순서를 차지하는 것으로 만족했으니 말이죠. 그런 점에서 보다 편안하게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상식을 파괴하는 정답들이 속출하는 상황도 '지락실'이 보여주는 재미입니다.
수도 퀴즈에서 미미와 영지는 최악의 상황을 만들고만 있었죠. 국가의 수도에 다른 국가를 언급하는 것은 나 피디 말대로 인터폴에서 체포할 수준이었습니다. 그만큼 관심이 없어 생기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최소한 이들은 자신의 분야에서는 최고이니 말이죠.
자유시간에는 게임으로 인해 제대로 짱구 시내를 구경하지도, 쇼핑도 못한 그들을 위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물론 이미 살 것 다 산 영지가 숙소에 머물겠다는 소심한 반항을 하기는 했지만 말이죠. 이를 완전히 제압한 것은 무서운 막내 유진이었습니다.
이미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여전히 숙소를 지키겠다며 반항하는 영지를 한방에 보내버렸으니 말이죠. 이런 그들의 모습을 보면 정말 친하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죠. 숙소에서 아침을 맞이하자마자 촬영 당시 공개되지 않았던, 아이브의 '키치'에 맞춰 춤을 추는 이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지락실'이었습니다.
저녁 식사를 걸고 벌인 게임은 '지락실'에서는 처음 나오는 '훈민정음 컬링'이었습니다. 테이블 위에서 물건을 던져 가장 멀리 가는 이가 승리하는 게임은 이미 오래전부터 해왔던 방식이죠. 하지만 '지락실'에서는 재미를 보장한 '훈민정음'을 더하고, 도구 역시 다양화해서 흥미를 배가시켰습니다.
영어를 섞어서 사용하는 빈도가 높다보니, 영어가 아닌 순수한 한글만 사용하는 게임은 무척이나 힘든 규칙이 아닐 수 없습니다. 편을 가르는 과정에서 유진과 편이 되고 싶은 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영지는 그의 마음처럼 한 팀이 되었습니다.
도구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너무 다양해서 뭐가 더 유리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작은 향초부터 커다란 체망까지 어떤 것이 이번 승부에 유리할지 선택부터가 재미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언니들을 두렵게 만드는 절대 막내가 되살아나며 게임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었습니다.
나영석 피디가 10년 이상 이대로 이어가고 싶다는 포부를 공개적으로 자주 언급하는 이유는 현재 시점에서 이 보다 더 흥미로운 예능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욱 나 피디나 제작진들로서도 스스로 촬영하며 재미를 만끽한다는 점에서 그런 공헌은 자연스럽게 다가옵니다.
나 피디와 영지가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면 나이차 많은 오빠와 다투는 동생 같기도 하고, 아빠와 딸의 다툼 같기도 합니다. 그만큼 서로에 대한 애정이 높아 만들어지는 장난이죠. 이런 관계성은 다른 멤버들과도 형성되며 끈끈해지는 이유가 됩니다.
용사들의 지적에 복식 호흡으로 퀴즈를 내는 나 피디의 모습에서 이들이 하나가 되었다는 확신을 하게 하죠. 제작진들이 이렇게 나서는 것도 쉽지 않지만, 이렇게 서로 호흡을 맞추며 서로 장난까지 치며 즐거워하는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지락실'만의 게임이 만들어지고, 자유분방하면서도 예능감 넘치는 용사들의 활약은 언제나 기대됩니다. 서열 파괴란 예능에서는 재미로 다가옵니다.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예능감 완벽하게 장착한 이들과 함께라면 나 피디의 공헌처럼 10년을 넘겨도 행복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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