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방송되었던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가 방송되었던 토요일 무한도전은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힘겨움 속에 어렵게 방송을 만들어가던 1년 전과 파업으로 정상방송이 21주째 되지 않는 상황에서 다시 본 가요제와 노래들은 가슴이 울컥해지게 할 정도였다는 점에서 무도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커지는 듯했습니다.
무한도전은 재방송도 명불허전이다
토요일 스페셜로 방송된 1년 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는 다시 봐도 흥미롭고 재미있었던 방송이었습니다. 1년 전에 만들어진 방송임에도 여전히 매력적이고 흥미로웠던 방송은 그래서 더욱 무한도전이 그리워지는 이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1주 연속 방송이 스페셜로 대처되는 동안 무한도전이나 방송 노조는 무한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사욕이 아닌 방송 전체의 정상화를 위해 자신들의 모든 것을 버리고 투쟁을 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당당함으로 거대한 권력에 맞서 싸우는 모습은 초창기 무모한 도전에서 보인 황소와의 줄다리기를 떠올리게도 했습니다.
이겨야만 하는 무모한 도전 멤버들과 달리 주인의 지신에 고삐를 잡힌 채 그 육중한 몸으로 버티기에만 힘을 쏟는 황소의 모습은 현재의 모습과 너무 닮아 있으니 말입니다. 왜 이런 줄다리기를 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오직 주인이 주는 어물을 먹고 자신이 가진 비대한 몸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황소의 모습이 누구를 지칭하는지는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으니 말입니다.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를 시작으로 2년마다 한 번씩 개최되는 무한도전 가요제는 2009년 올림픽대로 듀엣 가요제에 이어 2011년에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라는 이름으로 성대하게 개최되었습니다. 2007년에는 하하의 대표곡이 되어버린 '키 작은 꼬마 이야기'가 탄생했고, 2009년에는 박명수가 가수이기도 했다는 점을 상기시킨 '냉면'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2011년 개최된 가요제는 더욱 업그레이드되어 이적, 지디, 싸이, 스윗소로우, 10cm, 정재형, 바다 등 최강의 뮤지션들과 함께 만들며 단연 최고의 화제였습니다. 그들의 노래들이 음원 시장을 장악하며 무한도전은 뭘 해도 된다는 공식을 만들어내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가요제에 탄력을 받은 무한도전 팀이 연말에는 '나가수'를 패러디해 가요제 3번이면 나름 가수다라는 모토로 '무한도전-나름 가수다'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이 공연에서 최고의 화제는 1회 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았던 하하의 '키 작은 꼬마 이야기'를 개사해 만든 정준하의 '키 큰 노총각 이야기'였습니다.
장가를 가지 못한 정준하의 마음을 그대로 담은 이 노래는 각종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오랜 시간 동안 음안 시장을 장악했다는 점에서 무한도전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를 충분히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좌절보다는 스스로 도전의식을 가지고 일어서려는 모습들을 보인 무한도전은 그래서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 방송에서 유재석과 이적이 함께 부른 처진달팽이 '말하는 대로'는 그 가사가 주는 의미 때문에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국민 MC가 된 유재석의 힘겨웠던 20대 시절의 모습을 담담하게 담아냈던 가사는 감미로운 이적의 곡과 하나가 되어 명품으로 거듭났습니다. 좌절이 아닌 용기로 그리고 그렇게 꾸준하게 노력하면 언젠가는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운 유재석의 노래가 많은 이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왔던 것은 21주 연속 결방 중인 무한도전의 모습과 유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언론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그들이 20억이 넘는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김재철 사장 하나로 인해 이렇게 오랜 시간 방송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은 황당함을 넘어서는 당혹함입니다. 합리적인 방식의 협상은 안 중에도 없고 파업 기간 중 여섯 명의 노조원을 해임 시킨 김 사장은 전두환 시절의 언론인 탄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경악스럽기만 합니다.
무한도전을 이끄는 김태호 피디는 정형돈이 데프콘과 함께 음반을 내고 엠카에서 1위 후보에 오르자 하하와 SNS를 하면서 '버카충'이라는 말로 현재의 자신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하하에 이어 2차는 즉석 떡볶이를 사주겠다는 김 피디와 월급도 못 받는데 자신이 내겠다는 하하에게 "오늘 버카충(버스카드충전)도 했어"라는 말로 유쾌하게 넘기는 그의 모습은 역시 무도 수장다웠습니다.
그는 방송 정상화를 위해 대국민 서명운동을 위해 거리에 나섰고, 그런 김 피디는 여느 스타 못지않게 많은 이들에게 환호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가 그렇게 많은 이들에게 호평을 받고 환호를 받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그가 만들어내고 있는 무한도전에 우리 사회의 억압과 불합리함을 적나라하게 풍자해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예능만이 아니라 촌철살인 같은 풍자를 통해 억압당한 언론 상황에서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해왔던 그에 대한 그리움은 그렇게 크고 깊기만 했으니 말입니다.
언론 파업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민언련을 중심으로 시민사회단체 300여개가 모여 '공정언론 공동행동'와 함께 <시민회의>를 발족시키며 '김재철 퇴진과 공정방송 쟁취를 위한 범국민 운동 기구'를 만들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과거 피로 정권을 잡았던 쿠테타의 주역들인 전두환과 노태우를 물리친 87년 6월 항쟁 이후 다시 시민사회단체들이 모두 모여 공정언론을 되찾기 위해 하나가 되었다는 사실은 중요하기만 합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민사회단체들의 구체적인 행동들 중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쫌, 보자 무한도전'× 2>입니다. 가장 대중적이며 이번 파업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무한도전을 다시 볼 수 있기를 기원하는 시민 퍼포먼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점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2명에서 시작된 퍼포먼스는 배수로 늘려가며 대단위 퍼포먼스로 확대되어가며 국민들에게 언론 탄압과 언론 파업의 정당성, 그리고 언론 자유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입니다.
<'쫌, 보자 무한도전'× 2>는 언론 종사자에 국한될 수도 있는 문제를 국민 모두의 관심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철저한 왜곡 보도를 넘어 공정한 보도를 위한 언론인들의 외로운 투쟁을 더 이상 외롭게 할 수 없다는 분노가 이렇게 확산된다는 점에서 언론 파업은 곧 승리를 할 수밖에는 없고 그토록 기다리던 '무한도전'도 조만간 볼 수밖에는 없게 될 것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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