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는 장난도 사랑을 전하는 방식이 되기도 한다
수정을 좋아해 노래까지 만들어 주었던 승윤과 그런 마음도 모르는 아직은 어린 수정. 그들의 관계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지만 본격적으로 그들의 관계가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55회는 새로운 시작이라고 볼 수 있을 듯합니다. 56회에 종석이 지원에 대한 마음을 전하는 장면이 등장하며 본격적인 러브라인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이들의 관계도 흥미를 끌고 있습니다.
수정과 승윤의 모습은 아직은 서로를 좋아한다는 느낌을 가지기는 힘듭니다. 승윤이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언제나 '스투피드'만 외치는 수정에게 승윤은 그저 오빠 친구이자 '봉' 정도일 뿐이니 말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수정이 승윤에 대한 감정이 나쁘지 않는다는 점이지요. 더욱 감정의 기복이 심한 그녀로서는 어느 순간 승윤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쏟아낼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그들의 이번 에피소드는 새로운 관계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철저하게 승윤을 자신의 광팬으로 여기며 마음껏 부려먹기만 하던 그녀가 처음으로 거절을 당하기 시작했으니 말입니다. 콘서트에 가고 싶지만 집안 사정으로 돈이 없는 그녀로서는 방법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생각해낸 것이 바로 승윤이었고 그와 함께 콘서트에 가면 된다고 생각한 그녀는 본격적으로 나섭니다. 뾰루지가 난 볼에 된장까지 바르며 콘서트에 함께 가려는 그녀의 노력은 실패로 끝나고 더욱 '수정 송'마저 버리는 패착을 두고 맙니다. 그 못된 성질을 승윤을 분노하게 만들었고 그런 그는 옆집 지원을 위해 개사를 해서 '지원 송'을 만들어 불러줍니다.
이 노래를 듣고 화가 난 수정은 더욱 황당한 일을 겪게 됩니다. 줄리엔은 그 노래를 녹음해 휴대폰 벨소리로 만들어 저장하고 엄마는 노래가 좋다며 따라 부르기까지 합니다. 이런 따라 부르기는 엄마만이 아니라 삼촌, 심지어 아빠까지 이어지며 집안 전체가 '지원 송'을 부르게 되어버렸습니다.
분노한 수정은 '흥부가 기가 막혀'에 개사를 한 '수정 송'을 급히 만들어 보급에 나서기 시작하지만 그저 웃기만 할뿐 효과가 없습니다. 열심히 안무와 함께 노래를 불러도 '지원 송'의 지독한 매력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으니 말입니다. 자신의 혹은 타인의 매력을 노래로 부르며 시작된 그들의 관계는 노래처럼 흥미롭게 이어지며 시작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여자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는 계상은 오직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충실한 남자입니다. 한국 최고의 대학 의대를 나와 대학병원 의사로 있었던 전도유망한 젊은 의사인 계상은, 잘못된 정책에 반기를 들고 보장된 삶을 버리고 보건소에서 일을 하는 대단한 존재입니다. 자신의 안락한 삶보다는 의사로서 자신이 가진 직업을 가장 보람되게 활용할 수 있는 자리를 택한 그의 직업정신이 우리 시대 가장 소중한 가치로 다가오지요.
결혼과 의사로서 안정된 삶을 포기하고 도시 빈민들과 독거노인들을 찾아 의술을 펼치고 아프리카 의료봉사도 준비하는 그에게 연애라는 감정은 사치스럽기만 합니다. 분명한 자기 가치관과 삶의 목표가 명확한 그에게 어설픈 연애 감정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가 호기심을 가지게 만드는 존재가 생겼으니 바로 백진희입니다.
아직 대학 졸업도 하지 못한 채 선배 언니 집에 얹혀사는 그녀. 88만 원 세대의 표본과도 같은 그녀가 어느 날 갑자기 자신 속으로 들어서고 있음을 그는 서서히 알아채고 있었습니다. 엉뚱하고 실수도 많은 그녀. 귀엽기만 한 그녀가 조금씩 자신의 마음속으로 들어서고 있다는 사실에 연애 경험이 부족한 그에게는 이상한 방법으로 표현되고는 합니다.
젊지만 삶을 관조한 듯 항상 웃기만 하는 계상. 자신의 일에는 철두철미하고 완벽하게 해내지만 다른 일상의 일들에 허점과 빈틈이 많은 그. 그래서 인지 실수투성이 진희가 동질감을 불러오며 호기심으로 다가설 수 있는 존재가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날도 출근을 하자마자 반갑게 맞이해주는 진희의 모습을 보며 장난 끼가 발동한 계상은 빨간색 립스틱을 바른 진희를 보며 피가 나는 것은 아니냐며 호들갑을 보입니다. 계상에게 마음이 있던 진희로서는 이런 그의 모습이 실망을 넘어 당혹스럽기만 합니다. 이런 그를 두고 많은 사람들은 매너 좋고 훌륭한 선생님이라고 칭찬이 자자하지만 이미 여러 번 웃는 얼굴에 불쾌함을 맛봐야만 했던 진희에게는 그저 '계매너'일 뿐이었습니다.
파일을 전해주러 들어 선 계상의 방에서 진희는 켜져 있는 컴퓨터 속 블로그에 그를 칭찬하는 댓글들이 넘쳐나자 오기가 발동해 악플을 달기 시작합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웃으며 남의 뒷통수를 치는 계상의 실체를 보여주고 싶다는 일념밖에 없었던 그녀의 폭풍 악플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어졌습니다. 문제는 이후 일들이 묘하게 커지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자신을 부른 계상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하지 말라며 누군가 보건소의 기밀을 빼가며 자신의 블로그에 악플을 다는 일을 다시 저질렀다고 이야기를 건넵니다. 3개월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며 이번에는 꼭 범인을 잡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리고는 바둑알에 보건소 직원 이름들을 모두 적어 범인 색출에 나서는 계상의 모습을 보고 불안감에 떠는 진희는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기 시작합니다.
상황을 보기 위해 계상을 만날 방법들을 만나 그의 진료소에 들어서면 설수록 점점 범인의 윤곽은 좁혀져 갑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범인이 아닌 집단에 자신의 바둑돌을 옮겨 놓으려 노력하는 진희와 그럼에도 완벽하게 일을 처리해야 한다며 범인 군에 두는 계상의 모습에 진희는 더욱 불안해지기만 합니다. 괜한 일을 해서 일만 커지게 된 상황이 답답하기만 한 진희는 후회도 이미 늦었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힘겹기만 합니다.
점점 좁혀지는 바둑알을 바라보며 자신의 이름이 적힌 바둑알이 안전지대로 옮겨지기를 갈망하는 진희와 환하게 웃으며 이를 막아서는 계상의 모습은 '계매너'계상의 진가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어떻게든 상황을 모면하고 싶었던 진희는 컴퓨터가 켜져 있으며 자연스럽게 사진이 찍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기겁합니다. 흐릿하지만 자신의 모습이 명확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궁지에서 벗어나려 "남자 같은데요. 외국 사람 같기도 하고..."등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상황을 벗어나려 하지만 계상은 화질을 높여주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바로 알아보자 합니다.
누가 봐도 백진희 자신임이 밝혀진 상황에서 진희는 모든 사실을 밝히려고 하지만 계상은 "누구지...김 간호사 아닌가요?"라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 계상을 보며 황당하지만 자신이 범인으로 지목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한 진희는 당혹스럽기만 합니다. 지난 밤 일로 이 사건은 마무리되는 듯했지만 다음 날 출근하자마자 계상은 "김 간호사가 범인이 아니래요"라며 마지막 남은 4개의 바둑알 중 계상과 진희의 바둑알만 남긴 채 모두 안전지대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 상황에서 누가 봐도 진희를 범인으로 지목해야만 하는 상황이지만 계상은 "나..난가?"라며 진희를 바라보는 계상의 모습에는 사랑이 움트고 있었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악플을 단 인물이 진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요. 외근 후 돌아오며 자신의 자리에 앉아 열심히 글을 적고 있는 진희를 봤기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시치미를 떼고 진희 놀리기에 집중하는 그는 "미안하지만 재미있는 걸 어떡해요"라는 말로 계상만이 보여줄 수 있는 솔직한 감정 표현을 보여주었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상대에게 관심을 보일 때 심한 장난을 치듯 계상 역시 자신의 감정을 이런 식으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그의 연애 지수는 어린 아이와 다름없어 보입니다. 본격적인 러브 라인들이 구축되고 새롭게 개척되기 시작한 '하이킥3'는 차가운 겨울 사랑이라는 따뜻함으로 시청자들을 감쌀 준비를 마치고 있는 듯합니다.
'Drama 드라마이야기 > Sitcom 시트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57회-배기 아줌마와 종석의 사랑 고백이 흥미롭다 (4) | 2011.12.16 |
---|---|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56회-정주리에 당한 박하선, 진정한 사랑을 찾았다 (2) | 2011.12.15 |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54회-내상과 하선, 그들의 끝이 새로운 시작인 이유 (2) | 2011.12.13 |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53회-박하선의 발칙한 상상력이 즐거운 이유 (6) | 2011.12.10 |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52회-박하선의 파격 일탈, 그녀의 변신은 끝이 없다 (0) | 2011.12.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