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울토마토의 낑깡 커밍아웃과 빨간 장갑을 건넨 진희의 마음
진희의 사랑이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그 사랑이라는 대상이 누구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는 없는데 사랑 자체는 이루어지겠지만 누구이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계상바라기로 그에 대한 사랑을 마음껏 키워가던 진희가 자신이 바라보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일 수도 있음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보건소에 작은 화분을 두고 할아버지가 준 씨앗을 키우고 있는 진희와 계상은 자신들의 이름을 따서 '진상'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 화분에서 싹이 나고 그 신기한 경험이 그들에게는 즐거움으로 다가옵니다. 진희에게 그 싹은 사랑을 완성시켜주는 결정체라고 생각합니다. 열매가 맺게 된다면 우리의 사랑도 곧 화려하게 맺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싹만 보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방울토마토라고 확신한 진희는 잠시 상상을 하기도 합니다. 열매가 열리면 같이 나누자는 계상의 말에 단 두개의 열매를 맺은 방울토마토를 서로 먹여주는 상상을 하며 마음껏 사랑을 키워가는 진희는 그런 일상이 너무 행복하기만 합니다.
이런 그녀의 행복한 상상을 더욱 크게 키워주는 것은 계상의 행동 때문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친절한 계상이지만 함께 있으면서 더욱 친밀한 관계가 된 진희에게는 특별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잔업이 많은 진희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뮤지컬 관람을 제안하는 계상에게서 진희는 사랑이 싹트기 시작하는 것은 아닐까란 상상을 하기 시작합니다.
다음 날 입고 갈 옷을 찾던 진희에게 하선은 뮤지컬 관람은 데이트 하는 것이 아니냐고 이야기를 건넵니다. 데이트 코스로서 가장 완벽한 장소이자 필수 코스가 바로 뮤지컬 관람이라는 하선의 말에 진희의 상상력은 더욱 견고해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하선이 선뜻 내준 옷을 입고 뮤지컬을 보러간 진희는 계상의 섬세함이 다시 감동합니다.
짧은 치마가 민망했던 진희를 위해 자신의 외투를 벗어 감싸주는 계상의 다정함은 뮤지컬이 주는 재미와 감동보다 더욱 크게 다가왔습니다. 문제는 뮤지컬을 다 본 후 로비에서 계상이 후배를 만나면서 부터였습니다. 진희는 계상이 르완다로 봉사활동을 떠난 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긴 호흡으로 계상과의 사랑을 꿈꿀 수도 있었던 것이지요.
르완다로 장기 봉사를 떠난다는 말을 듣고 마치 망치로 얻어맞은 듯 큰 충격을 받은 진희는 계상이 3월쯤 떠날 것이라는 말을 듣고는 충격을 받습니다. 함께 식사를 하자는 말도 거절한 채 보건소로 향한 진희는 자신이 지금껏 키워왔던 모든 사랑이 다 날아가 버리는 듯해서 절망감까지 들기 시작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본 자료에서는 3개월 정도 키워야 열매를 맺을 수 있다 하니 과연 열매가 계상이 떠나기 전까지 맺을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 되기 시작합니다.
기뻐서 울고 싶었던 아침과 달리 슬퍼서 울고 싶은 저녁을 맞은 진희는 자신과 같은 사랑이라 여겨왔던 이 작은 씨앗이 결국 계상과의 사랑을 연결 시켜주는 희망이 아닌 허망함으로 끝날 수밖에 없음에 슬퍼합니다. 이런 진희를 바라보며 씨앗이 건네는 말은 무척 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화분이 진희에게 건넨 이 말속에 '하이킥3'의 사랑 방정식이 모두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세상일이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말 속에는 그들의 사랑 역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알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더욱 어설픈 상상만으로 그들의 사랑은 맺어질 수 없다는 점에서 진희가 건넨 빨간 장갑은 무척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방울토마토가 진희에게 사랑의 결과물과 동급으로 취급되고 있지만 사실은 낑깡(금귤)이라는 사실처럼 머리로 하는 사랑은 그저 혼자만 즐길 수 있는 사랑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하지만 진희가 그동안 고민만 하다 건네지 못한 빨간 장갑을 계상에게 주면서 모든 것은 달라졌습니다.
수동적으로 자신 안에서 키워가던 사랑을 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반증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메타포들을 깔아두고 이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는 형식을 추구하는 드라마의 속성상 이런 식의 의미들은 나름의 가치들을 품기 마련입니다.
낑깡이라고 커밍아웃을 한 씨앗은 어긋날 수밖에 없는 현실의 한계를 의미할 수밖에 없지만 그동안 용기를 내지 못했던 진희가 어쩌면 영원히 맺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건넨 '빨간 장갑'은 사실은 붉은 실처럼 그들의 운명을 연결해주는 사랑의 열매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4월에 열매는 맺는 금귤의 경우 씨앗을 뿌려 단기간에 열매를 맺기 쉽지 않다고 합니다. 통상적으로 3년 정도 키운 나무에서 열매가 열린다고들 하니 진희가 바라는 사랑을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물건을 풀어 계상을 위해 만든 빨간 장갑이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것은 긴 시간 동안 잃어버리거나 잊혀 지지만 않는다면 그들의 사랑은 다시 새롭게 시작될 수도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시트콤은 한정된 시간에 마무리가 되어야 하지만 그 안에 살아 숨 쉬던 그들의 사랑은 언젠가는 맺어질 수도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채 마무리될 가능성도 높아졌습니다. 이적의 아내로 진희가 급부상하기도 하지만 그 가능성만큼이나 계상과의 사랑에도 무게 중심이 옮겨간다는 점에서 제작진의 선택은 여전히 유보적이고 유동적이기만 합니다.
제작진 스스로 확신을 가진 메타포라기보다는 상황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는 낑깡의 말처럼 그들의 선택은 여전히 안개 속에 감춰져 있다는 의미 부여밖에는 안 되는 듯합니다. 여러 의미를 담아 이적의 아내가 진희가 될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계상이 르완다를 포기하고 진희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억측들도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묘한 이미지의 병치들이 모호함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명확함보다는 마지막까지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지만 그런 흐름 속에 자신을 맡기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것이 아닐까라는 메시지로 다가옵니다.
좌절과 희망을 모두 담은 진희의 마지막 장면은 그래서 더욱 슬프거나 행복하기만 합니다. 언젠가 떠나야 하는 사람을 계속 마음에 담아둘 수 없는 그녀의 행동이 어떤 식으로 이어지느냐에 따라 흐름은 전혀 달라질 수밖에 없으니 말이지요. 일방적이었던 진희의 마음이 평상심을 찾으면 역설적으로 계상의 마음이 진희에게로 흘러갈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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