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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힘쎈 여자 강남순 1회-괴력 소녀 이유미 탄생에 담은 재미

by 자이미 2023.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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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구를 지키던 도봉순에 이어 이제는 강남입니다. 강남순은 백미경 작가의 전작인 '힘쎈 여자 도봉순(이하 도봉순)'과 같은 작품입니다. 유사하지만 다른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도봉순이 아닌 강남순을 등장시킨 것은 그래서 신선하고 흥미로웠습니다.

 

이 작품은 철저하게 코믹극입니다. 이런 캐릭터들은 존재하지도 않다는 점에서 이 설정에 대해 왈가왈부할 이유도 없죠. 울버린과 같은 존재가 없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과학적으로 증명을 해봐라라고 요구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힘쎈 여자 강남순 1회-몽골에서 자란 남순, 부모 찾아 서울로 간다

가볍게 볼 수 있지만, 그안에 작가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싶어 하는지 읽어내는 것이 이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는 방법일 겁니다. 그런 점에서 백미경 작가는 앞선 '도봉순'과 마찬가지로 힘쎈 여자를 통해 통념을 파괴하고 이를 통한 재미와 메시지를 함께 던진다는 점은 '강남순'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도봉순'과 달리, '강남순'은 성공한 힘쎈 여자들의 세계를 그리고 있습니다. 시작인 할머니 길중간(김해숙)은 마장동에서 고기를 팔다 엄청난 부를 쌓은 '강남순' 힘쎈 여자의 효시입니다. 모계 혈통의 X 염색체 이상으로 엄청난 힘을 가진 딸 황금주(김정은)도 엄마의 상술을 닮아 큰돈을 벌었습니다.

 

국밥집을 운영하며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단번에 거부가 된 그는 현재는 강남에 전당포 '골드블루'를 운영하는 대표입니다. 일반적인 전당포를 넘어선 엄청난 부를 일군 금주에게는 절대 잊을 수 없는 상처가 있었으니, 바로 딸 강남순(이유미)이었습니다.

 

남순은 아빠 강봉고(이승준)과 몽골로 여행을 갔다 헤어지고 말았습니다. 딸과 함께 몽골 여행을 갔던 사진작가 지망생이었던 봉고는 딸을 잃고 절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금주는 은행원이었던 봉고와 결혼을 하며 딸 하나만 낳아 달라 했습니다. 그렇게 한다면 뭐든 해주겠다고 말을 하며 말이죠.

 

이 대목에서 시청자들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단박에 느끼셨을 듯합니다. 남아선호사상이 여전히 자리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 모계 혈통의 위대함을 이야기하는 '강남순'은 성별을 바꿔 비꼬고 있으니 말이죠. 지금은 조금씩 옅어지고 있지만, 이런 남아선호사상을 대체하는 여아선호사상은 '강남순'의 근간입니다.

 

아빠를 잃어버린 어린 남순을 거둔 것은 몽골 유목민 부부였습니다. 아이가 없던 이 부부는 말을 타고 온 아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였습니다. 한국어를 모르던 어린 남순이 "아빠"라며 우는 모습을 보고 타고온 말 이름이라 생각했죠.

힘쎈 여자 강남순 1회 스틸컷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명확하지 않지만 어린 남순은 기억을 잃었습니다. 아빠와 떨어져 생긴 충격일 수도 있지만, 뭔가 알 수 없는 일로 단기기억 상실증에 걸린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 남순은 태어나면서부터 가족력에 의해 엄청난 힘을 발휘했습니다.

 

돌잡이 상을 냅다 집어던질 정도였던 남순은 다섯 살에 자동차를 뒤집을 정도였습니다. 기억을 잃고 몽골 부부를 부모로 알고 살던 그 시절이라고 다르지 않았습니다. 초원의 전사를 간단하게 제압하는 어린 남순의 남다른 힘은 본능이었으니 말입니다.

 

그런 남순이 간헐적으로 돌아오는 기억들을 통해 자신이 한국 사람임을 자각하고, 돌아가겠다고 몽골 부모에게 밝히기도 했죠. 하지만 아직은 돌아갈 수 없다며 자신을 보살펴준 몽골 부부가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양을 치며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몽골의 남순과 달리, 서울에서 그들 부모의 변화는 많았습니다. 남순이 실종된 후 그들 부부는 이혼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딸 걱정만 하던 금주는 직원의 아이디어를 통해 '강남순 찾기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특별한 유전자를 가진 딸을 찾는 이 프로젝트는 10년 간이나 이어졌습니다.

 

문제의 X 염색체 이상은 DNA 검사를 무의미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니 자신의 딸을 찾는 것은 모계 혈통으로 유전되는 엄청난 힘이었습니다. 그렇게 10년 동안 이어진 딸을 찾는 프로젝트에서 마침내 엄청난 힘을 가진 아이를 찾게 됩니다.

 

말도 안 되는 무게를 견뎌낸 그 아니는 연변에서 왔다고 하죠. 남순을 키웠던 아빠는 연변에서 왔다는 그를 딸이 아니라 확신했습니다. 하지만 엄마인 금주는 딸이라 확신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엄청난 힘이 설명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힘쎈 여자 강남순 주요 캐릭터들

금주의 그런 확신과 달리, 봉고는 절대 아니라며 남순의 발에 상처가 있다고 했습니다. 몽골에 사는 진짜 남순의 발에도 상처가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연변에서 왔다는 아이 발에도 상처가 있었고 이를 근거로 금주는 딸이라 확신했습니다.

 

그렇게 뭐든 다 해주겠다는 금주의 확신이 흔들리는 계기가 생기게 되죠. 마음으로 키운 딸 남순이 서울로 가서 부모를 찾기 바라던 몽골 부부는 키우던 양들을 모두 팔아버렸습니다. 그래야만 남순이 떠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에는 마약 조직이 존재했습니다. 마약을 가져오기 위한 수단으로 비행기를 활용한 이 조직은 다양한 방식으로 마약을 숨겼습니다. 마수계가 출동하게 되고, 강한지구대 소속 강희식(옹성우)도 이 작전에 참가합니다.

 

비행기가 몽골에서 도착하면 마약 수사를 개시할 예정이었는데, 뭔지 알 수 없는 이유로 속도를 낮추지 못하는 비행기는 그렇게 큰 사고가 날 위기였습니다. 뒤늦게 잠에서 깬 남순은 현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질주하는 비행기에서 뛰어내립니다.

 

그렇게 비행기 바퀴를 잡고 멈추게 한 이 엄청난 힘이 바로 진짜 강남순이었습니다. 이 순간 엄마 금주와 할머니 중간도 그 엄청난 힘을 공유했습니다. 모계 혈통으로 이어지는 이들에게는 상상도 못하는 엄청난 힘을 발휘하면 서로 느끼는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딸이라 확신한 아이가 지금 침실에서 웃고 있는 상황에 이 말도 안 되는 파장은 그 아이가 친딸이 아니라는 확신이었습니다. 그들만이 느낄 수 있는 이 엄청난 '동기감응'은 금주를 깨웠습니다. 그리고 진짜 남순이 가까운 곳에 있음을 확신하게 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힘쎈 여자 강남순 1회 스틸컷

'괴력 소녀의 탄생'은 그렇게 흥미롭게 시작되었습니다. '도봉순'과는 유사하면서 다른 '강남순'만의 매력이 첫 회부터 잘 발산되었습니다. 엄청난 부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금주의 다이내믹한 활동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 '도봉순'과 '강남순'을 연결하는 존재의 등장은 더욱 흥미롭게 해 줬습니다.

 

김원해가 '강남순'에도 등장해 금주에게 호되게 당해 이빨이 빠지는 장면은 전작인 '도봉순'을 봤던 이들에게는 특별함으로 다가왔을 겁니다. 도봉순에게 한방 맞아 이빨이 모두 빠진 김원해가 이번에는 금주의 손가락 튕김에 앞이빨을 모두 잃는 장면은 두 작품의 DNA가 같음을 잘 보여줬습니다.

 

어린 남순에게는 가족이나 다름없었던 말의 죽음. 말의 목에 있던 액세서리를 집어던졌는데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 희식의 머리를 맞추는 장면은 남순과 희식이 운명이라는 의미로 다가옵니다. 이 지점에서 아무리 과장이 심한 코믹극이라고는 하지만 희식이 그 속도로 날아온 액세서리 종을 맞고도 아무렇지 않아 하는 것을 보면 그 역시 특별한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최소한 머리는 강철과 같을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힘쎈 여자 강남순 포스터

'오징어게임' 후 주연으로 돌아온 이유미는 이 역할과 찰떡처럼 잘 어울렸습니다. '도봉순'이 더는 생각나지 않도록 하는 '강남순'의 이유미는 첫 회만으로도 충분한 매력을 보여줬습니다. 슬쩍 등장한 마약상 류시오(변우석)와 대결을 벌여야 하는 '강남순'의 이야기는 이미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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