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만들 수 있는 가장 값진 가치들을 보여주었다
등장부터 대단한 기운을 보이며 나피디마저 주눅 들게 했던 '명품 조연 배우들'은 억세게 보이는 것과는 달리, 너무 인간적이었습니다. 대단한 입담으로 무장한 그들은 오랜 시간의 연기 생활이 주는 느긋함까지 함께 하며 야생에 길들여진 1박2일 멤버들을 압도했습니다.
지난주가 첫 만남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면 이번 주는 본격적인 <1박2일> 체험이 펼쳐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후 5시까지 도착하는 그곳이 베이스캠프가 된다는 제작진의 미션에 맞춰 순포 해수욕장 백사장에 도착한 그들의 야생은 너무 익숙하고 자연스러워서 기존 멤버들이 손님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소품차를 털어 얻어낸 것들을 가지고 하루를 지내야 하는 상황은 결코 쉬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텐트를 치고 밥도 없는 간단한 재료들을 가지고 그들이 만들어낸 신기하고 대단한 식사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것들이었습니다. 휴게소에서 그들만의 토스트로 많은 이들을 경악시키더니 바닷가 모래밭에 텐트를 치고 본격적으로 시작한 그들의 저녁은 대단했습니다.
남자 12명이 모여 음식 조와 텐트 조, 장작조 등으로 나눠 자신들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 그들은 능숙하게 야생 준비를 했습니다. 김정태와 성동일이 준비하는 오징어 된장 수제비는 야생이기에 더욱 맛있었을 듯합니다. 오징어 씹으며 밀가루 반죽을 능숙하게 하는 김정태와 성동일만의 양념장을 능숙하게 만드는 모습은 많은 기대를 하게 해주었습니다.
호일에 감은 오징어와 달걀을 구워 서로 나누는 모습은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이들처럼 정겹기만 했습니다. "형님 오징어를 구워봤어요"라는 강호동의 모습은 신기하기도 하고 귀엽기까지 했습니다. 항상 맏형으로만 있었던 그가 배우 특집에서는 중간이 되어 진행하는 모습은 정겨워보였습니다.
안길강에게 달걀 구운 것을 전해주며 손가락을 먼저 주는 강호동 특유의 장난도 자연스러웠던 그들의 저녁은 흥겹기만 했습니다. 칼국수 반죽에 심혈을 기울인 김정태는 상온 숙성까지 시켜 만들어낸 찰진 밀가루 반죽은 그를 돕던 이승기를 감탄하게 만들었습니다.
최악의 조건에서도 가스통을 통해 밀가루 반죽을 펴는 장면이나 관심을 받으려 노력하는 김정태의 노력에 이승기는 자신의 노래를 개사해 흥을 돋우는 장면들은 그들만의 즐거움이었습니다. 능숙한 방식으로 손칼국수의 정수는 <1박2일> 여행의 백미였습니다.
여배우 특집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그들이 보여준 진짜 야생은 말 그래도 야생이었습니다. 주어진 조건에 충실하면서도 모두가 탐낼 수밖에 없었던 명품 칼국수가 탄생했습니다. 걸쭉한 '오징어 된장 칼국수'는 거칠고 시커먼 남자들이 만들었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맛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공들인 쫄깃한 면발과 걸쭉한 양념장이 함께 한 이 멋진 저녁은 아마도 오랜 시간 기억될 '1박2일'만의 저녁 만찬이었습니다. 제작진들의 입맛까지 모두 사로잡은 특제 칼국수는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만찬이었습니다. 대단한 식성을 보여주며 마지막까지 칼국수를 버리지 못한 승기의 모습도 흥미로웠고, 칸까지 버리고 '1박2일'로 향했던 조성하마저 만족스럽게 했던 저녁은 모두가 만족하는 흥겨움이었습니다.
저녁 잠자리 복불복을 하기 전에 편하게 쉬는 시간에 보여준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들은 정겨움 그 자체였습니다. 김정태의 아들 모습에 모두가 경탄하다 호동을 빵 터지게 만든 볼 빵빵 아이의 모습은 귀여움의 극치였습니다. 가면 갈수록 자신과 닮아 답답하다는 고창석은 발레리나가 되고 싶다는 자신의 체형까지 닮아가는 딸에게 "한국 무용은 안 되겠니?"라며 모두를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수염만 빼면 고창석과 꼭 닮은 딸은 그것만으로 충분히 예뻤습니다. 조연 배우가 가지는 아쉬움들을 토로하는 모습들은 웃으며 이야기를 하지만 유명 배우가 아닌 그들이 느낄 수 있는 안타까움이었습니다. 자신을 바라보며 "저 사람이 영화배우면 나도 하겠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그들의 삶은 만만찮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이 자신이 가진 역할에 충실하고 행복해 하는 것은 역할에 상관없이 연기자로서의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진지함 속에서도 연륜이 만들어낸 부드럽고 즐거운 시간들을 만들어냈습니다. 김종민의 신곡을 가지고 만들어낸 상황 극은 보인 곡임에도 음을 못 잡는 종민을 위해 노래를 알려줘야 하는 상황은 그 자체가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런 정겨운 시간을 보내고 잠자리 복불복으로 진행된 '둥글게 둥글게'는 거친 남자들과 너무 어울리지 않는 게임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남녀들 여행에서는 너무나 행복하고 즐거운 게임이지만 거친 남자들이 가지는 게임은 흥겨운 짝짓기 게임보다는 격렬함이 가득한 게임이었습니다. "무시무시한 분들을 모셔 놓고 어떻게 껴안으라고..."라는 멤버들의 말처럼 거칠어 보이는 그들이 보여준 '둥글게 둥글게'는 그 역설적인 상황이 주는 재미가 가득했습니다.
야야조와 텐트에서 자는 이들로 나뉜 그들의 잠자리는 새벽에 갑자기 쏟아진 비로 위기를 맞이했지만 너무나 능숙하게 비닐을 텐트에 치며 잠을 청하는 그들의 모습은 야생 그 자체였습니다. 아침 복불복에 나서 아침 입수도 마다하지 않는 그들의 열정은 마지막 순간까지 흥겨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연기자 이전에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살아가는 그들은 걸치고 무서워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부드럽고 가족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모습들이었습니다. 딸 바보, 아들 바보들인 그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우리 아버지들과 다름없었습니다.
비록 주목받는 주연 배우들은 아니지만 그들이 없다면 결코 작품이 완성될 수는 없습니다. 때론 주연배우보다 더욱 돋보이는 역할로 관객들의 관심을 받기도 하는 그들은 너무나 소중한 보물 같은 존재였습니다. 주연 배우들이 아닌, 조연 배우들을 섭외한 이유는 그들은 우리네 모습과 너무 닮아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소수의 가진 자가 아니라 평범한 우리와 닮은 조연 배우들이 함께 하는 여행은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보여주는 때론 처절하고, 때로는 삶에서 초월한 듯한 그들의 모습은 우리와 너무 닮아 있어 정겨웠습니다. 도드라지지는 않지만 꼭 필요한 그들이 언제나 처럼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일상적이지 않은 일탈을 꿈꾸었던 <1박2일> 특집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흥겹고 재미있었습니다. 즐거움에 의미까지 담아낸 그들의 여행은 다시 한 번 초심으로 돌아가 '여행 버라이어티'의 재미를 담아낼 수 있도록 해줄 듯합니다. 일탈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 <1박2일>은 이렇게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듯 해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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