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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1박2일 조기 퇴근이 불안한 강호동과 이수근 측은했다

by 자이미 2011.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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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에서 사상 처음으로 조기 퇴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제작진이 정한 룰에 의해 승리를 한 강호동 측의 바보당 팀원 중 두 명은 먼저 퇴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출근하자마자 퇴근하는 기회를 얻었음에도 곧바로 집으로 가지 못한 강호동과 이수근에게도 직장 스트레스가 존재하고 있었던 것일까요?

강호동도 우리와 같은 직장인일 뿐인가?




말도 안 되는 레이스를 통해 여행의 목적지인 충남 청양으로 향한 무섭당과 바보당의 대결은 극적으로 바보당이 이기며 막을 내렸습니다. 지니어스 은으로 불리는 은초딩의 교란 작전으로 인해 출발이 많이 지연되었던 바보당은 무섭당이 가진 한계로 인해(뛰어난 퀴즈 능력과 길치의 조합) 소비된 시간으로 극적인 대결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엎치락뒤치락하는 그들의 레이스는 흥미로웠습니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토끼와 거북이'같았던 그들의 레이스는 의외로 다양한 재미를 만들어주었습니다. 레이스가 끝이 나고 결정의 순간이 되자 그들은 심하게 흔들렸습니다. 막상 퇴근이라는 절호의 기회가 다가왔지만 1박2일에서 1박도 하지 않은 채 조기 퇴근하라는 이야기가 승리 후 얻어낸 성과가 아닌 벌칙처럼 다가왔으니 말입니다.

3명 중 2명만이 조기 퇴근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 어떤 선택도 하지 못하던 강호동은 결국 오랜 시간동안 뜸을 들인 후 이수근과 퇴근을 결정합니다. 그 과정에서 어떤 선택도 하지 못하는 강호동을 보고 무섭당은 강호동과 이수근이 빠져야 정말 리얼처럼 느껴진다는 말을 합니다. <1박2일>의 핵심적인 존재들이 빠지는 것은 당연히 전체 흐름을 이끄는 그들의 부재가 곧 색다른 재미로 찾아올 수밖에 없음은 당연했습니다.

"내가 가면 리얼 아니냐?"

라는 종민의 외침이 씁쓸한 웃음으로 다가오는 것은 냉험한 현실 속에서 종민의 존재감은 분명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어렵게 선택하고 조기 퇴근하는 그들은 무척이나 어색해했습니다. 가는 도중에도 과연 가야만 하는 것인지 모호해 하는 그들에게 조기 퇴근은 벌칙일 뿐이었습니다.


남겨진 4명의 멤버들이 어색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요. 오랜 예능 생활을 했던 이들이 빠져나간 자리에 갓 들어온 엄태웅과 여전히 지적을 받고 있는 김종민, 게임은 흥미롭지만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사는 은지원, 그나마 예능 MC의 재능을 보여주고 있는 이승기만이 유일한 대세인 상황은 다양한 한계들을 보여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들만이 진행하는 저녁 복불복은 진행자 이승기에 남은 이들의 구성이 어색한 것은 당연했고 그나마 강호동과 이수근이 빠진 상황에서도 나름 열심히 그들만의 복불복은 진행되었습니다. 고추로 유명한 그곳에서 복불복 고추 튀킴 먹는 미션은 의외로 참을성이 높은 엄태웅을 발견할 수 있었고, 게임에 능한 은지원의 능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복불복 성공으로 얻어진 만찬은 행복함을 전해주었고 곧이어 전해진 형들의 소식은 그들에게는 반가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촬영지 주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잠만 자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급습한 그들은 처량하게 방치된 그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조기 퇴근이라는 절호의 찬스를 맞이했음에도 집으로 갈 수 없었던 그들에게 <1박2일> 멤버들의 급습은 당혹스러움이 아닌 반가움이었습니다. 조금의 설왕설래는 있었지만 제작진이 정중하게 그들이 복귀하도록 강권하는 형태로 그들의 조기 퇴근은 재 출근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 행복하다는 그들은 그렇게 직장에 남겨져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존재들이었습니다. 싱글 앨범을 내고 박스 한 가득 앨범을 가지고 온 김종민은 마음껏 가져가라며 내놓은 상황에서 강호동과 이수근이 김종민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마치 스님들이 경건하게 경전을 외우는 듯한 그들의 노래는 김종민 신곡의 재해석이었습니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는 이상한 중독성을 가지며 무한반복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어쩌면 원곡을 뛰어넘는 명곡의 재탄생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아침 식사 메뉴를 후각으로만 맞추는 경기에서 3명이 식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주어졌지만 공동 3위가 4명이 나오며 전원이 식사를 하며 그들의 충남 청양 여행은 마무리되었습니다. 레이스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감흥을 주기 힘들었던 그들의 청양 여행은 강호동의 존재감을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촬영하는 상황이 아니면 이수근도 재미없다는 강호동의 이야기처럼 모두가 함께 가 아니면 <1박2일>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생기 없던 그들이 촬영 팀이 등장하자 행복해 하는 모습에서 그들만이 가질 수 있는 직업병을 확인하게 해주기도 합니다.

강호동에게 조기 퇴근은 40대 실직자들의 마음과도 닮아 있었습니다. 그들과 단순 비교하기에 강호동의 존재감은 대단하지만 그가 느낀 다섯 시간동안의 방황은 40대 조기 퇴직자들을 보는 듯했습니다. 일자리를 빼앗기고 어찌할지 모르는 그들은 집으로 돌아가지도 못합니다. 단순히 집에 가기 싫어서가 아니라 평생 해오던 일을 할 수 없는 그들의 조기 퇴근은 지독함일 뿐이었습니다. 

제작진들이 전해준 조기 퇴근이라는 혜택은 그들에게는 불안이었습니다. 일자리를 빼앗기고 홀로 남겨진 듯한 기분을 느끼는 그들은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요? 그들에게도 언제 일자리를 빼앗길지 알 수 없는 상황은 일반 직장인들과 다름없는 힘겨움일 수밖에는 없었을 듯합니다.

평생직장이라는 말이 사라진 요즘.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일자리에 대한 불안함은 <1박2일>의 조기 퇴근 자들인 강호동과 이수근에게서도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다음 주 그들은 여배우 여섯 명과 상상을 초월하는 여행을 떠납니다. 과연 여배우들과 그들이 어떤 어울림으로 재미를 던져줄지 알 수 없지만 예고편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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