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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Documentary 다큐

MBC 스페셜 우당탕탕 오케스트라-레인맨들 음악으로 하나 되다

by 자이미 2010.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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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장애가 힘들지만 자폐 장애는 자기 안에 갇혀 세상과 소통을 하지 못하기에 더욱 힘겨울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그들이 세상 속에 들어와 내가 아닌 우리가 되어가는 과정은 한 편의 잘 만든 영화보다도 더욱 감동적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레인맨들 음악으로 소통을 이루다




한동안 대한민국은 '넬라 판타지아'로 들끓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여전히 그 여운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남격 합창단'에 환호를 보낸 이유는 혼자가 아닌 함께였기 때문입니다. 각자 다른 삶을 살아가던 제각각의 서로가 모여 하나의 음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감동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사회가 발달하고 디지털이 세상의 전부가 되어가며 우리보다는 나가 중심이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과거처럼 동네 골목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일은 더 이상 볼 수도 없어졌고 모두들 개인의 삶에만 집착하고 빠져있을 뿐 타인과의 소통에는 한계를 보일 뿐이었지요.

디지털이 점령한 사회에서 인간들이 찾아낸 것은 소통의 방법이었습니다. 아날로그로 돌아가 문명의 이기를 버리기보다 자신들에게 주어진 디지털 기기를 통해 새롭게 소통하는 방법을 찾아내 적극적으로 교류하는 것이 새로운 대세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런걸 보면 인간은 소통을 하도록 타고난 존재들인가 봅니다. 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 어울림은 인간들의 타고난 천성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세상의 이치에 벗어나 있는 이들이 바로 자폐 장애를 가진 이들일 겁니다. 영화 <레인맨>에서 더스틴 호프만이 보여준 자폐 연기는 지금도 많은 이들이 기억할 정도로 자폐 장애를 설명하는데 기준이 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런 자폐 장애가 무섭고 두려운 것은 자신 안에 갇혀 좀처럼 세상 밖으로 나서지 못한 다는 것이지요. 자신이 만든 규칙과 자기 안에서 조금도 벗어나려 하지 않는 그들은 가족마저도 힘겨워 하는 일들이 많다고 합니다.

자기 안에 갇혀 살던 그들이 밖으로 나와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은 상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이 하나가 되어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대단하고 감동적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7살 정도의 지적 수준을 가졌다는 자폐 장애아들이 모여 오케스트라를 꾸몄습니다. '우당탕탕 오케스트라'가 바로 그들인데요.  

발달 장애로 평균 7살 정도의 지적 수준을 가진 그들이 오케스트라를 구성해 하나가 되는 모습은 감동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오케스트라가 얼마나 소중한지는 그들의 일상 속에서 연주가 가장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음을 보면 알 수 있었습니다.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하늘이는 고등학생이지만 좋아하는 것은 찰흙 놀이입니다. 하지만 그에게 주어진 재능은 경을 넘어서는 복잡한 계산을 순식간에 해내고 절대 음감으로 음악을하는 재주였습니다. 27살 성호도 날짜와 요일을 순식간에 맞추는 능력과 함께 절대 음감을 타고났습니다. 

한꺼번에 3, 4개의 건반 음을 알아내는 능력은 많은 것을 빼앗아간 하늘이 준 커다란 선물일 겁니다. 이런 그들의 능력을 음악으로 변화시켜 준 것은 '하트 하트 오케스트라'였습니다. 자원봉사를 하는 지휘자 박성호 선생을 비롯한 다양한 지도 교사들의 노력이 하나로 합해져 만들어진 보물 같은 존재들이었습니다.

한 곡을 무대 위에 올리기 위해 석 달을 준비해야 하는 그들은 관악기와 타악기만으로 구성된 '윈드 오케스트라'였습니다.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 안에 살아가던 이들이 어울림이 가장 중요한 오케스트라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놀랍기만 합니다.

음악이 아니었다면 결코 만들어 낼 수 없는 마법 같은 일은 자기 안에서 나오지 못하는 그들에게 환한 웃음과 타인과 소통하는 방법을 알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자신밖에 몰랐던 그들이 자기 연주 차례를 지키기 위해 숫자를 세는 모습은 부모들에게도 기쁨이었습니다.

좀처럼 집중하지 못하고 타인을 배려할 줄 모르는 그들은 연주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많은 이들은 부모의 허영심으로 장애아에게 연주를 시킨다는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한 집안에 형제가 모두 자폐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그런 아이들을 보고, 둘 다 같은 병을 가졌으니 하나를 편애하지 않아도 되어 기쁘다는 말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보살펴 주는 이 하나 없는 홀로 남겨진 삶입니다. 

장애인들을 위한 복지단체들의 일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것만으로 그들의 삶을 보장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지요. 음악을 좋아하는 그들이 모인 '하트 하트 오케스트라'가 꿈꾸고 바라는 것 역시 그들이 좋아하는 연주를 하고 평생의 삶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가능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의 이런 도전들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함은 부모들에게도 공통된 걱정이었습니다. 그런 그들의 걱정은 운 나쁘게 발달 장애를 가진 아이와 부모들의 몫이 아닌 사회 전체의 것이 되어야만 합니다. 

사회에서 그들을 품고 살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이고 집중적인 고민을 하지 않는다면 함께 사는 사회는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니 말이지요. 누군가 병이 들었다면 모두가 그들이 병이 낳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만 합니다. 그들은 우리와 조금 다르게 아플 뿐 별종도 괴물도 아닌 우리의 또 다른 모습일 뿐이니 말이지요.

'마법의 성'을 시작으로 '축전 서곡'까지 연주할 수 있게 된 그들. 얼마나 노력 했는지는 함께 고생한 이들이 아니면 절대 알 수 없는 일일 겁니다. 그런 그들이 사회일원으로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도록 방법을 찾고 돕는 것이 정상으로 태어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남격 합창단'에서 많은 이들을 감동시켰던 '넬라 판타지아'의 원곡인 '가브리엘의 오보에'를 연주하는 그들의 모습은 그 어떤 연주보다도 감동스러웠습니다. 연주를 마치고 내려와 환하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은 우리 사회가 책임져야만 하는 행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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