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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Netflix Wavve Tiving N OTT

기생수 더 그레이-연니버스에 들어온 기생수, 시즌 2가 시작된다

by 자이미 2024.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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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하지만, 스핀오프 형식이라 원작과는 상관없는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일본이 아닌 한국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당연하게도 새로운 이야기 전개가 가능해졌습니다. 상모 돌리기 싸움이 여전히 낯설게 느껴지지만 능숙한 VFX는 기생수의 재미를 잘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원작 만화를 좋아하신 분들이나, 크리처물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는 호평이 쏟아질 드라마입니다. 하지만 이런 괴물들이 등장하는 영화에 거부감이 있다면 피해야 할 작품이죠. 괴물들이 작품 전체에서 거의 80%는 등장하는 느낌이니 말입니다.

기생수 더 그레이-연니버스에 합류한 전소니

기본적으로 6부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에 군더더기는 크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철저하게 계산된 전개로 시즌제를 염두에 둔 이야기 구조로 기생수의 세계관은 시즌 2가 제작된다면 국내를 벗어날 가능성도 커 보였습니다. 현실적으로 해외가 어렵다면 작은 도시를 벗어나 다른 도시를 배경으로 '그레이 팀'을 중심으로 크리처 사냥물로 전개될 가능성도 커 보였습니다. 

 

마트 캐셔로 일하는 정수인(전소니)은 진상 손님을 만나게 됩니다. 컴퓨터 앞에서 온갖 망상에 빠져 살던 인물은 만만해 보이는 어린 캐셔를 상대로 진상을 부렸죠. 그것도 모자라 퇴근하는 수인을 따라가 살해하려던 그 범인은 오히려 몸이 반으로 갈려 죽게 됩니다.

 

수인 사건 전에 EDM 페스티벌이 벌어진 스타디움에 알 수 없는 것들이 떨어지게 되죠. 술에 취해 쓰러져 있던 남자의 귀를 통해 들어간 기생수는 인간의 몸을 얻고 폭주했습니다. 수많은 이들이 모인 곳에서 정체를 드러내고 학살에 가까운 행동을 하며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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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은 사연이 많은 아이였습니다. 아버지의 잦은 가정폭력으로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고, 용기 내 경찰에 신고해 그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어린 수인을 구해준 이가 형사 김철민(권해효)이었습니다. 수인에게 철민은 아버지나 같은 인물이었죠.

 

살해 위협을 받고 옆구리까지 칼에 찔렸지만 이상하게도 수인의 몸에는 오래된 상처만 존재했습니다. 수인은 자신에게 그런 흉터는 없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몸에는 오래된 상처만 있을 뿐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수인이 그렇게 된 것은 바로 기생수 때문이었죠.

 

도망치다 쓰러진 수인 앞에 기생수가 하늘에서 떨어졌고, 자연스럽게 귀를 통해 몸에 들어갔지만 생명이 위독한 본체를 살려야 했습니다. 기생수는 사람의 몸에 들어가면 뇌부터 먹어 인간을 통제합니다. 하지만 수인의 경우 그럴 틈이 없었죠. 자칫 수인과 기생수 모두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 공존이 가능해졌습니다.

기생수 더 그레이-수인과 함께 기생수 잡는 강우

기생수와 동거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 된 수인을 중심으로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이야기를 이끕니다. 수인에게는 아버지와 같은 형사 철민과 강원석(김인권)이 경찰로서 하나의 파트를 형성합니다. 그리고 기생수를 잡는 특수팀인 그레이를 이끄는 타격팀장 최준경(이정현)이 극을 이끕니다.

 

형사들과는 정반대 지점에 있는 조폭 망나니파의 설강우(구교환)은 수인과 동행하며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강우의 누나 역시 기생수에게 점령당하고, 동생도 피해자가 되며 더욱 몰입할 수밖에 없는 조건들이 갖춰졌죠.

 

기생수와 함께 공존할 수밖에 없는 수인과 동생이 기생수에 죽고, 암투병 중이던 누나마저 집어삼킨 그들에 분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생수를 제거하기 위해 최전선에 나선 준경 역시 남편을 기생수에게 빼앗겨야 했습니다.

 

평범한 일상 속 그날 잠시 남편과 떨어져 있는 사이 하늘에서 떨어진 기생수는 남편의 머리를 먹어버리고 몸을 차지했습니다. 그로 인해 귀까지 잘려야 했던 준경은 유명한 프로파일러에서 기생수 전문가가 되어 현장에서 괴물들을 잡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기생수 더 그레이-기생수가 된 남편 데리고 기생수 잡는 최준경

기괴하게도 기생수에게 먹힌 남편을 볼모로 잡아 그들을 잡고 있다는 점이죠. 이들은 가까워지면 뇌파 진동이 오면서 서로를 알아보게 됩니다. 이를 이용해 기생수를 잡아가던 준경은 수인이 살고 있는 남일로 올게 됩니다. 다른 곳과 달리, 기생수들이 모여 집단화하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철민은 수인과 부녀 관계나 다름없는 존재이고, 원석은 기생수들에게 돈을 받고 정보를 제공하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이런 기생수들을 모으고 조직화하고 있는 인물은 목사 권혁주입니다. 권혁주의 몸을 차지한 기생수는 자신들이 태어난 이유를 언급하며 강력한 권력을 가지고 싶어 합니다.

 

목사의 몸을 차지한 기생수가 노리는 것은 대권 도전이 유력한 시장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자신들의 동료인 기생수들을 먹잇감으로 던지는 행동을 서슴지 않습니다. 이런 욕망이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요? 이 모든 것은 그가 차지한 인간을 통해 학습된 내용들이기도 합니다.

 

기생수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만화가 보여줄 수 없는 강렬함이 이 안에는 가득하기 때문이죠. 시작과 함께 거대한 경기장에 모인 사람들을 학살하는 기생수의 모습은 잔인함과 함께 몰입도를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뇌를 먹어서인지 얼굴이 갈라지며 기생수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장면은 한국의 특수효과 기술이 최고라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겠지만, 기생수로 변하면 얼굴이 갈라지며 그 촉수로 상대로 공격하게 되어 있습니다.

기생수 더 그레이-한국 특수효과가 대단하다

그렇다 보니 마치 상모 돌리기를 하듯 머리를 흔들며 싸우는 장면이 반복해서 등장하며 몰입도를 오히려 방해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설정이 그렇기에 당연하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상모 돌리기 방법 외에는 없나 하는 생각도 들며, 몰입이 깨지고는 했습니다.

 

준경 역할을 한 이정현 연기를 지적하는 이들도 제법 있는 듯합니다. 극 중 캐릭터를 어떻게 소화하고 풀어낼 것인지 이건 연기자의 몫이기도 하지만, 감독의 기본적인 딕션이 존재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캐릭터 연기에 대해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가 달라는 부탁이 있었을 것이고, 이를 이정현은 잘 수행했다고 봅니다.

 

이정현의 캐릭터인 준경이 오히려 만화다운 모습을 보여, 이들과 관계 속에서 튄다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이런 식의 삐져나오는 역할은 이런 크리처 물에서는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오히려 수인 역할의 전소니 목소리가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다가왔습니다.

 

오히려 기생수가 지배하는 하이디 목소리 톤이 더 거부감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이 역시 취향의 문제겠지만, 전소니라는 배우의 낯섦이 주는 이질감인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의 발음과 대사 전달에서 아쉬움은 컸습니다.

기생수 더 그레이

권해효와 구교환의 연기는 역시 안정적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분량이 적은 권해효가 상반된 연기를 펼치는 것도 나쁘지 않았죠. 구교환의 연기는 극 전체를 안정적으로 이끄는 힘이기도 했습니다. 기생수에게 점령되지 않았지만, 기생수에게 가족을 빼앗기고 그것도 모자라 가장 친한 친구까지 잃은 강우 연기는 좋았습니다.

 

'기생수 더 그레이'는 다음 이야기를 위한 초석 다지기 정도입니다. 한국에서 진행되는 기생수가 어떤 식으로 시작되었는지 보여주는 과정이라는 의미입니다. '기생수' 첫 이야기가 '더 그레이'라는 것은 이중적인 의미도 품고 있습니다.

 

직선적으로 '그레이'라는 팀은 기생수를 잡는 특수팀입니다. 하지만 또 다른 의미로는 주인공인 수인이 반인반수로 살게 되는 운명이라는 점에서 흑백 둘 중 하나가 아닌, 그 중간인 그레이라는 의미를 품고 있다고 봅니다. 이는 다음 시리즈가 만들어진다면 다른 소제목으로 주제를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 장면에 일본 원작에서 실제 연기한 스다 마사키가 이즈미 신이치로 등장해 최준경과 만나는 장면은 이런 기대를 더욱 극대화했습니다. 시즌제를 통해 '기생수' 세계관을 더욱 확장하겠다는 감독의 의지가 이즈미의 등장으로 잘 드러났죠. 뭐 원작에 대한 로열티이기도 하며, 스핀오프라는 의미를 드러내기 위함도 있지만 연작 시리즈에 대한 의도가 더 크게 다가옵니다. 

연니버스에 들어온 기생수

이야기가 참신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오밀조밀한 캐릭터 관계성을 통한 전개 과정이 매끄럽다고 보기도 한계가 있습니다. 6부작으로 제작을 하는 과정에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 있는 분량 조절이 뭔지 모르게 빗나간 느낌도 존재합니다.

 

앞서도 반복해서 언급하지만 특수효과가 이 작품을 그래도 좋게 평가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요인입니다. 이질감 없는 특수효과는 극의 몰입을 극대화시켰습니다. 크리처물이라는 점에서 특수효과가 차지하는 부분은 절대적일 수밖에 없고, 이를 제대로 구현해 낼 수 있는 실력을 가진 나라가 몇 안 된다는 점에서 한국형 '기생수'는 그 생명력을 더 연장할 수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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