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즈를 한순간에 빼앗기고, 이혼한 전남편의 시골집으로 들어와 생활하는 삶이 행복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해인에게 이 생활은 오히려 행복이었습니다. 자신이 가장 사랑한 사람과 좋은 추억이 있던 곳에 머문다는 것은 그의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에 대한 회고라는 점에서 그를 평온하게 해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용두리에 퀸즈가가 들어오며 많은 변화들이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퀸즈가의 몰락은 공교롭게도 현우 아버지가 이장 자리를 놓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해인의 방문으로 완벽한 바람몰이를 했지만, 퀸즈가의 몰락은 지키고 싶었던 이장 자리를 잃게 되는 이유가 되는 아이러니였습니다.
회장과 이장이라는 극과 극의 처지이지만 상실감이라는 측면에서는 공감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주머니에 돈 2천 만원도 없는 것이 말이 안 된다는 범준과 누구도 그런 돈을 가지고 다니지 않다고 말하는 두관은 생각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드라마 속 재벌가의 삶을 언급하며, 현실은 다를 것이라 믿고 싶은 두관에게 범준은 그 높고 대단한 계단은 운동삼아 올라갈 때는 쓰지만, 내려올 때는 엘리베이터를 사용한다며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고 막걸리를 마시는 모습이 이질감은 극대화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법무이사 정도는 양아치 몇이면 조용히시킬 수 있다 생각한 편성욱은 그렇게 용두리 입구에서 현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우는 특수부대 출신만이 아니라, 청소년 복싱 챔피언이기도 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수철이 와이파이를 찾아 헤매다 현태가 운영하는 복싱 체육관에 가서 목격한 상패는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특등사수에 복싱 챔피언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수철은 그저 놀랄 수밖에 없었죠.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현우에게 들이댄 사기꾼은 손쉽게 정리가 되었습니다.
한 대도 안 맞으면 폭행죄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영리하게 몇 대는 맞으며 상대를 압도한 현우는 그렇게 편 사장을 붙잡는 데 성공했습니다. 부동산 사기를 친 자를 붙잡아 둔 것은 은성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당장 불지 않아도 언제든 상황이 바뀌면 모든 사실을 증언할 수 있는 것이 사기꾼들의 특성이기 때문입니다.
현우가 출발한다는 문자를 받고 행복한 해인은 마중을 나갔습니다. 올 시간이 되었는데도 오지 않은 현우에게 전화를 하는데 멀리 자동차 헤드라이트 앞에 선 남자와 전화벨 소리가 들렸습니다. 현우라 생각했지만, 그건 은성이었습니다.
은성은 해인을 협박했습니다.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아끼는 사람들이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라는 말에 해인이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악랄한 은성의 협박 속에서도 해인의 고민은 클 수밖에 없었죠. 자신이 지금 현재 할 수 있는 일이 뭔가 하는 고민 말입니다.
해인의 생각을 확고하게 해준 것은 현우였습니다. 늦게 돌아온 현우의 얼굴에 상처가 있었습니다. 현우가 왜 험한 꼴을 당했는지 확인하려 셔츠까지 벗긴 해인의 모습은 엄마 같았습니다. 그렇게 상처에 소독을 하고 약을 발라주며 절대 싸우지 말고 도망치라 합니다.
현우가 자신보다 상대가 더 크게 당했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해인 입장에서는 철없는 소리처럼 들릴 뿐입니다. 해인과 현우의 모습은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행동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사랑입니다.
팽당했던 그레이스 고를 슬희가 찾은 것은 아들 은성이 배신을 했기 때문입니다. 홍 회장을 빼돌린 은성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을 안 슬희는 그레이스를 찾아가 미끼를 던집니다. 퀸즈 백화점 사장을 시켜줄 테니, 홍 회장을 찾으라는 요구였습니다.
하지만 그레이스를 선점한 것은 현우와 범자였습니다. 그레이스가 숨긴 범죄사실들로 협박하는 상황과 범자의 과격함이 하나가 되어 슬희를 배신하게 만들었습니다. 홍 회장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누가 먼저 찾을 수 있느냐가 중요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각자 분주하게 퀸즈를 되찾을 방법을 모색하는 동안 범준과 선화는 용두리에 젖어가고 있었습니다. 범준이 사돈과 술친구가 되더니, 선화는 미선을 따라 다시 미용실을 찾습니다. 어제 잘못을 사과하고 싶다는 마을 사람들을 만나기 위함이죠.
뭐 충분히 예상 가능한 사과가 나왔지만, 그 뒤에 쏟아지는 마을 사람들의 촌철살인에 어질어질해지는 선화였습니다. 급 카페인이 땡기는 상황에 커피숍을 찾지만 정지된 카드는 당혹스럽게 만들었죠. 그때 등장한 봉애의 통 큰 커피 구매에 배밭으로 따라와 일을 하게 된 선화는 의외의 새로움을 맛보게 됩니다.
재벌가 사모로 살아왔던 자신의 삶에서는 단 한번도 경험할 수 없었던 일들이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육체노동은 선화를 바꿔놓았습니다. 입맛도 없다던 선화는 먹방 찍듯이 밥을 먹고, 수면제 없이는 잠도 못 자던 그는 꿀잠을 잤습니다. 신성한 노동의 힘을 맛본 선화의 변화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집에 무슨 꽃잎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본 봉애는 흔적을 따라가다 해인이 의사와 통화하는 것을 우연하게 듣게 됩니다. 이상한 생각에 현우에게 물었더니, 시한부 삶이란 말을 듣고 모든 것이 무너지는 듯 했습니다. 그런 사실을 알고 아침 식사부터 진수성찬을 차린 봉애의 애틋함은 경운기로 해인을 데려다주는 장면에서 정점을 찍었습니다.
서울로 가려는 해인에게 친모인 선화는 악담을 퍼부었습니다. 은성이 이곳을 찾았다는 사실을 수철에게 듣게 된 선화는 해인이 가족을 다 배신하고 자신의 욕심만 챙기는 것 아니냐고 의심했습니다. 황당한 엄마의 말들에 화낼 힘도 없는 해인을 구한 것은 봉애였습니다.
그렇게 시어머니의 경운기를 타고 가던 해인은 "어머니 그동안 감사했어요"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한 마디 합니다. 해인에게는 결전의 날이었기 때문에 한 발언이지만, 봉애는 그가 시한부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해인의 발언도 그런 의미도 담은 이중적이었지만 말이죠.
마지막처럼 인사한다며 바람이 차서 눈도 시다며 눈물을 훔치는 봉애의 모습과 무표정한 해인의 얼굴은 대비되며 그 감정을 더욱 극대화시켰습니다. 시청자의 감정선을 극대화하는 이 장면 속 해인의 모습은 '나의 해방일지' 염미정을 보는 듯 했습니다.
이런 감정선은 현우와 해인이 함께 돌아오자 봉애가 가족들을 불러 저녁을 먹자며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에서도 잘 드러났습니다. 그런 일상적이며 평범함이 곧 행복일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용두리에 퀸즈가 사람들이 올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런 일상 속에서 잘 드러났습니다.
범자는 그레이스와 아버지가 있다는 예서의료원을 찾게 되었고, 슬희 역시 그곳으로 추측되는 곳으로 경호원들을 대동하고 움직이는 모습이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홍 회장이 눈을 뜨며 반전을 예고했습니다. 홍 회장이 숨긴 비자금을 찾으면 반격이 가능해집니다.
퀸즈 백화점을 찾은 해인과 그런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현우. 그리고 은성과 함께 움직이는 해인은 자기 방식대로 하겠다는 말만 합니다. 그 자리는 은성이 마련한 기자회견장입니다. 그리고 은성은 해인에게 가족들을 지켜준다는 약속으로 퀸즈 사장이 되고, 은성과 결혼을 공표하는 자리였습니다.
해인이 이 자리에 설 수밖에 없는 결심을 한 것은 은성이 현우를 건드렸기 때문이죠. 현우를 대기발령시키고, 온갖 범죄 사실을 거짓으로 꾸며 압박하는 은성의 행동을 더는 참을 수 없었습니다. 다른 것은 어떻게든 참을만했지만, 가장 사랑하는 현우를 건드리는 것은 절대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기자 회견장은 순조롭게 이어졌습니다. 들뜬 은성과 달리 차분하기만 한 해인은 예정대로 발언을 하지만, 프롬프터와 다른 발언을 하기 시작합니다. 은성이 대학 동창인 것은 맞지만, 그가 남편을 협박하고, 자신에게도 위협했다며 이 모든 것은 증거로 남겨져 있다 폭로합니다.
이것도 모자라 자신은 퀸즈 사장이 될 수 없다며, 그 이유는 시한부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라 모두에게 공개했습니다. 이는 은성이 자신을 협박할 수 있는 그 무엇도 없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현우가 은밀하고 차분하게 은성을 무너트려 가는 것과 달리, 해인은 자신의 성격처럼 한방에 모든 것을 정리해 버렸습니다.
가장 해인다운 행동이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은성과 슬희는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는 겁니다. 에필로그에서 나온 술에 취한 현우 에피소드는 해인이 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했습니다.
4년 전 회식 자리에서 부장의 한심한 짓에 흑기사를 자청한 현우를 보고 눈에서 하트가 뿜어져 나오는 여자 사원들의 모습을 보고 분노한 해인. 왜 화가 났는지 알려주는 해인에게 절대 남들 앞에서 취하지 않겠다던 현우는 다시 취해서 해인 앞에 섰습니다.
꽃잎점을 치듯, 꽃잎을 뜯어내며 "좋아한다, 아니다"를 반복하며 해인의 방앞에 선 현우는 "좋아한다"가 나왔습니다. 그 꽃잎들은 다음 날 봉애가 찾은 흔적들이기도 하죠. 술에 취해 문 하나를 두고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며 사랑한다는 현우는 "사랑해 해인아"라고 속마음을 드러낸 목소리를 듣고 차마 문을 열지 못한 해인은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기자회견장에서 폭로를 하게 된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출근하기 전 보내기 싫은 해인과 헤어지기 싫은 현우는 연애 시절 앉았던 엄마 슈퍼 앞에서 그들은 보다 솔직해졌죠. 현우와 해인은 만나지 않았다면 이란 말을 두고 전혀 다른 입장을 보였죠. 해인은 그날 이곳에서 쭈쭈바나 먹고 헤어졌다면 좋았을 것이라 했습니다.
하지만 현우는 달랐죠. 그렇게 헤어졌다면 자신은 평생 후회했을 거라고 말이죠. 다시 그 순간이 돌아와도 동일한 선택을 했을 거라 했습니다. 그리고 보다 다정하게 행동했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솔직하게 이야기했다면 이런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란 자책 속에 현우의 사랑이 가득했습니다.
수철의 다혜에 대한 애절함은 게임을 통해 전달되었습니다. 눈물을 쏟아내며 수철이 다혜와 연락하려 한 것은 다른 것이 아닌 아들 예방접종 때문이었습니다. 자기 자식이 아님에도 친아들처럼 챙기는 수철의 바보 같은 사랑은 그의 별명처럼 '눈물의 왕자'다웠습니다. 현우를 중심으로 한 퀸즈가가 사기꾼들을 어떻게 복수해 나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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