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하와 정형돈이 부상과 수술로 위기에 처한 무한도전은 위기 탈출 방식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위기일수록 기본에 충실 하라는 이야기는 무한도전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가장 원초적인 웃음을 통해 자신들의 위기를 벗어나는 무한도전은 역시나 영특한 예능이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영특한 무한도전;
마네킹에 영혼을 담은 무한도전, 왜 활력 등수를 선택했을까?
<흑과 백>이라는 게임을 통해 승부를 낸 무한도전은 패배한 정형돈 팀에서 이긴 정준하 팀에게 보약을 해주게 되었습니다. 건강에 적시호가 내렸던 그들이 찾은 건강이라는 아이템은 그만큼 적절했습니다. 가장 힘든 상황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끄집어내서 하나의 아이템으로 구축하는 그들의 방식은 탁월했습니다.
지난 대결에서 완패를 한 정형돈은 완승을 한 상대 팀원들과 함께 한의원을 찾았습니다. 그곳에서 진단을 받고 보약을 선물하는 과정에서 이경제 원장의 입심이 반갑기도 했습니다. 한때 일밤과 함께 맹활약을 했었던 이경제 원장을 다시 볼 수 있었다는 것도 반가웠습니다. 예능을 잘 알고 있는 만큼 무엇이 필요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그의 능숙함은 활력 특집은 더욱 풍성하게 했습니다.
진단을 받고 침을 맞는 과정이 잘못하면 지루한 요식 행위에 그칠 가능성도 높았지만, 이경제 원장의 능숙함과 무도 멤버들의 농익은 활약은 이런 상황마저 재미있게 해주었습니다. 침과 주사 등 날카로운 것에 극단적인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노홍철과 건물 문제로 화병을 얻은 길을 대처하는 방식과 박명수를 다루는 과정에서 보여준 이 원장의 예능감은 흥미로웠습니다.
각자의 체질을 점검하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약재를 분류하고, 손금에 이어 귀에 오장육부를 확인 할 수 있는 방식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재미있었습니다. 박명수의 체질이 그의 성격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에 멤버들 모두가 폭소를 할 수밖에 없었고, 그런 자신의 상황을 능숙하게 받아 극대화시키는 박명수의 모습 역시 능숙했습니다.
정력 순위 즉, 활력남 순위를 정하는 과정은 객관적인 기준을 정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재미로 바라보는 것이 가장 적합한 일이라고 보였습니다. 유재석이 가장 활력이 넘치는 존재가 되었고, 목을 다친 정준하가 활력이 가장 부족한 남자로 선택된 상황에서 이들이 벌인 대결은 '완전 남자다잉'이라는 특집이었습니다.
<흑과 백>에 이어 활력 순위를 정하더니 이를 통해 실제 활력남을 찾는 과정을 게임으로 만들어 대결을 벌이는 과정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습니다. 정준하와 정형돈이 조금씩 체력을 회복하는 과정을 그대로 적용해 게임의 방식을 취해가는 과정은 무도이기에 가능한 전략이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복장과 허세로 자신이 진정한 활력남이라고 어필하는 무도 멤버들의 모습은 참 못났다잉 이라는 말이 필요할 정도였습니다. 한 여름 보기만 해도 더운 가죽점퍼를 입고 등장한 길을 시작으로 한껏 강인함을 보여주려 노력한 이들의 모습은 B급 문화의 대중화를 이끈 무도다웠습니다.
못을 박고 스킨을 바르는 과정에서 남자다움을 찾고, 레베카라는 마네킹을 구하는 과정을 나름의 과정을 통해 게임을 진행하는 과정은 흥미로웠습니다. 물을 건너고 철책을 지나, 폭탄이 터지는 위험을 감수하고 레베카를 구하는 그들의 과정은 참 무도답다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과거 황소와 대결을 하던 무식함이 곧 힘이었던 그들처럼 마네킹에 영혼을 담은 레베카를 구하는 과정은 그 원초적인 동작이 주는 재미 그 자체였습니다.
지난주에 방송되었던 <흑과 백>에 이은 이번 주 <완전 남자다잉>은 하나의 프로그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준하와 정형돈이 부상으로 정상적인 활약을 하지 못한다는 위기 상황에서 그들이 이를 해소해나가는 과정을 두 개의 게임 형식을 통해 이어줬다는 점에서 무한도전의 선택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흑과 백>에서 그들의 장점인 지략 대결이 어설프게 이어지며 맥 빠진 상황들을 만들어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정교함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원초적인 몸 개그에 충실했다는 사실은 현명한 선택이었습니다. 자신들의 현재 상황이 어떤지 자체 진단을 하는 객관적인 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반가웠습니다.
일곱 명의 멤버 중 두 명이 함께 빠진 상황에서 이를 이겨내는 과정은 억지스러움이 아닌 자연스러움이었습니다. 대체 멤버들을 동원하고, 병실을 찾아 그들이 여전히 무도 안에서 숨 쉴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부상인 그들을 위해 적절한 방식의 게임을 만들어내는 무도는 역시 무도였습니다.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이를 재미로 포장해 전달하는 과정은 농익은 무도이기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다양한 위기 상황을 경험했던 그들로서는 이번의 위기 역시 쉽지 않았지만 잘 넘겼다고 보입니다. 위기를 기회로 살리는 탁월함은 곧 시청자들에게 원초적인 재미로 웃음을 찾을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반갑게 다가왔습니다. 보약을 먹고 체력을 회복한 무도 멤버들이 다음 도전부터 얼마나 독하고 재미있게 만들어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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