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하와 정형돈이 부상으로 제대로 참여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그들의 사용설명서는 영특했습니다. 완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은 아주 현명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냈습니다.
탁월한 구성마저 어색하게 만든 한계;
아무리 좋은 기획도 제대로 따라주지 못하면 망칠 수밖에 없다
무한도전은 역시 영특하고 현명합니다. 두 명의 부상으로 정상적인 녹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한 번의 녹화는 가능했지만, 연이어 불참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중요했습니다. 목과 탈장으로 인해 정상적인 촬영이 불가능한 뚱스 브라더스를 상대로 무도의 전략은 하나였습니다.
흑과 백으로 나눈 팀을 이용해 그들도 자연스럽게 무도 녹화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었습니다. 정준하와 정형돈이 흑과 백으로 나뉜 팀의 수장이 되어 서울시의 각 구를 차지하는 방식의 게임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은 마치 전략 게임인 삼국지와 유사하고, 방송 중에 등장했듯 바둑을 보는 듯 흥미로웠습니다.
서울시의 각 구를 차지하는 방식으로 누가 더 많은 구를 차지하는지 다루는 이 게임은 흥미로웠습니다. 밋밋할 수도 있는 게임을 더욱 흥미롭고 재미있게 만들어준 바둑기사이자 해설자인 한해원이 등장해 그들의 게임을 읽어주는 역할을 해준 것도 제작진의 탁월한 능력이었습니다.
구에서 마주치는 경우 서로 게임을 통해 승자를 가리고 그렇지 않으면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선점한 팀의 차지가 되는 단순한 게임은 뚱스 브라더스의 지략이 중요했습니다. 서울의 중요 거점인 종로구와 용산구를 차지하려고 떠난 흑과 백팀은 요충지 차지하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천원이라는 바둑 용어를 이용해 가장 중요한 요충지를 선점하는 상황부터 백팀은 흑팀에게 밀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변 구의 상황을 통해 용산구가 서울시를 점령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충지라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흑팀의 선택은 시작부터 큰 차이를 만들어냈습니다. 백팀은 종로구가 서울의 전통적인 중심이라는 이유만으로 그곳을 차지했지만, 이런 선택은 결국 지속적인 문제로 다가왔습니다.
종로구와 영등포구를 선점한 그들은 가장 중심인 중구에서 첫 대결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게임 선택은 단순한 승패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유재석과 박명수, 데프콘으로 구성된 백팀과 노홍철과 하하, 그리고 길로 이어진 흑팀의 구성부터 문제가 되었다는 점에서 이들의 게임은 흥미를 반감시키기만 했습니다.
닭싸움부터 시작해 마지막 타이어 바꾸기까지 최악의 게임으로 이어진 상황에서 박명수의 거슬림은 게임을 더욱 무기력하게 만들었습니다. 박명수가 오목까막눈이라는 별명을 얻어낸 것은 흥미로웠지만, 그가 보인 말도 안 되는 윽박지르는 식의 형식은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재미를 떨어트렸다는 점에서 아쉬웠습니다. 박명수를 챙기는 유재석마저 제대로 상황을 제어하지 못할 정도로 이번 그들의 게임은 최악이었습니다.
유재석이 게임을 시작하기 전 살이 통통하게 오른 박명수를 쪽쪽 빨아 재미있게 하겠다는 의지가 무색할 정도로 오늘 무도는 아쉽기만 했습니다. 정준하의 흑팀이 기존과 다름없이 열정적으로 움직이며 재미를 살리려 노력했던 것과 달리, 정준하가 이끄는 백팀은 그런 대결 구도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며 잘 구성된 <무한도전 흑과 백>을 재미없게 만들었습니다.
바둑기사 한해원의 설명 때문에 흑과 백의 전략을 보다 쉽게 알 수 있게 했지만, 정형돈의 잘못된 선택들은 이번 대결을 더욱 답답하게만 만들었습니다. 정준하가 뛰어난 지략으로 흑팀을 전략적 요충지로 이끄는 것과 달리, 정형돈은 지속적으로 궁지로 몰아넣는 전략만 늘어놓았다는 점에서 아쉬웠습니다.
흑과 백의 팀 구성에서 아쉬움을 보이더니, 컨트롤 타워인 정준하와 정형돈의 지략 대결마저 너무 극명한 차이를 보이며 무한도전은 재미없는 방송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좋은 기획을 가지고 있어도, 실질적으로 이를 수행하는 출연자들이 제대로 하지 못하면 엉망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번 방송에서 잘 보여주었습니다.
길의 예능 간디 발언이나, 박명수의 오목까막눈 등 화제가 될 만한 이야기들과 상황들이 이어지고, 무도 특유의 재미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런 잔재미들이 존재했다고, <무한도전 흑과 백>이 성공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무한도전 흑과 백>이 정말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균등한 대결 구도 속에서 다양한 문제들을 만들어내야만 했습니다. 땅 따먹기라는 단순한 방식 속에 부동산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낼 수도 있었습니다. 삼국지 게임과 유사한 방식의 구를 차지하는 방식 역시 컨트롤 파워를 맡은 이들의 지략이 잘만 이어졌다면 보다 흥미로운 경기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제작진들은 부상으로 정상적인 녹화에 참여하지 못하는 정준하와 정형돈을 효과적으로 활용했습니다. 부상자들에 대한 사용설명서와 완벽했던 그들이었지만, 그 사용설명서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결국 사용자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습니다.
완벽한 재미를 만들어낼 수 있는 틀을 만들었음에도 결국 지략 대결의 완벽한 차이와 게임에서 전혀 상대가 되지 못하는 불균형은 결과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한해원이라는 프로 바둑기사를 활용하는 탁월한 신의 한 수까지 보여주며 재미를 더한 제작진들로서도 무기력한 멤버들로 인해 분명한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늘 방송을 보면 제작진들이 얼마나 탁월하고 능력이 뛰어난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박명수가 별명을 무수히 만들어내는 것은 흥미롭지만 8년 동안 너무 익숙해진 멤버들이 문제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서로를 너무 잘 알다보니 상대를 위해준다는 약한 마음이 결국 시청자들에게 아쉬움을 주는 결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박명수를 비롯해 몇몇 멤버들은 스스로 분발하는 모습을 보여야만 할 것입니다. 천하의 무한도전도 위기는 존재한다는 사실을 그들은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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