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원작의 드라마는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원작을 보신 분들은 어떤 판단을 했을지 궁금하기는 합니다. '악연'은 6부작으로 제작되어 쓸데없는 이야기 전개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이는 완결성이 높았다는 의미입니다.
폐건물 화재사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자가 자신의 이름을 박재영이라 부르자, 의사인 주연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과거 자신을 집단 성폭행했던 자 중 하나가 박재영이었기 때문입니다. 수술을 마친 환자가 짜증을 내는 상황에 끼어들어 상황을 정리한 이는 무해기획 대표 황철목(박호산)이었습니다.

흥신소를 운영하는 황 대표는 경찰 출신으로 그의 명함을 받은 주연은 그를 찾아 세 명의 이름을 건네주며 현재 이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봐 달라 합니다. 그 외에는 아무런 조건도 붙이지 않은 의사 주연의 의뢰가 철목은 이상하게 다가왔습니다.
경찰 출신인 철목은 후배 강 형사를 통해 주연이 언급한 세명을 확인합니다.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주연이 피해를 입은 그 사건을 알게 되었습니다. 잔인한 범죄 피해자인 주연이 가해자들이 현재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것은 너무 당연했습니다.
유태준은 3년 전 교도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으로 교도소 내에서도 괴롭힘을 당한 그는 그걸 참을 수 없었죠. 양용선은 전에도 마약을 해왔는데, 작년 필로폰 과다 복용으로 사망했습니다. 마지막 박재영은 파주시에 거주하고 있다는 정보를 주연에게 알려줍니다.
당시 주연은 같은 반 동창이었던 유정의 부탁으로 어쩔 수 없이 소개팅을 받았고, 그렇게 만난 이가 박재영이었습니다. 이제는 손을 잡을 정도로 친숙해진 그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가면남들의 습격을 받았습니다. 재영을 제압하고 자신을 끌고 간 그들은 끝내해서는 안 되는 짓을 했습니다.
사건이 벌어진 후 주연은 경찰서에서 유력한 용의자 세명을 거울을 사이에 두고 경악하게 됩니다. 같은 피해자라 생각했던 재영이 알고 봤더니, 주범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죠. 주연으로서는 그래서 박재영이라는 인물을 절대 잊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주연은 화상 입은 자가 박재영이란 사실을 다시 확신하게 된 것은 철목이 추가로 언급한 내용 때문이었습니다. 해당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말은 주연에게 확신을 줬습니다. 화재 사건을 담당한 강 형사는 입원한 박재영이라는 인물을 만나러 옵니다.

신분 확인을 위해 지문을 보려는데 화재로 지문 자체가 사라져 불가능했습니다. 이 상황에 강 형사는 재영의 가족이 사건 사실을 알아 병원을 알려줬다고 전합니다. 재영 가족이 온다는 말에 범준은 빠르게 퇴원을 결정합니다. 재영 가족이 오면 얼굴이 화재로 조금 상하기는 했지만, 가족은 알아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화상으로 큰 상처를 입은 상황에서 퇴원을 결정한 범준을 따라간 주연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를 모르냐고 따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범준으로서는 주연이 누군지 알 수가 없습니다. "쳐다볼 용기가 없으면 아는 척도 하지 마"라는 말로 완벽하게 제압해 버립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주연만 엘리베이터에 남기고 유유히 병원을 빠져나가 택시에 올라탄 범준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달리는 택시 앞에 뛰어든 주연은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다며 범준을 똑바로 쳐다보며 분노합니다. 속으로 한 이야기이지만 "죽여버린다"라는 말은 과거의 주연과 다른 현재의 주연을 잘 보여줬습니다.
상훈이 사고를 낸 그 새벽에 지나가던 남녀는 무해기획 직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왜 상훈을 뒤쫓고 촬영을 했는지 알 수 없었는데, 그건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생각에 아내가 의뢰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상훈은 유정과 바람을 피우고 있었고, 그렇게 뒤를 쫓는 과정에서 충격적인 사건을 목격하게 됩니다.
상훈을 죽이려 데려간 후 마취에서 풀려난 상훈이 차로 유정을 치어 죽이고, 이후 범준이 상훈을 죽이는 모든 과정을 무해기획 직원들이 모두 찍었습니다. 전혀 상상하지 못한 상황으로 범준이 상훈을 죽이는 장면을 철목은 바로 후배에게 연락하며 추격전이 시작되었습니다.

범준과 조선족인 길룡은 감방 동기였습니다. 범준은 사기를 치다 들어왔고, 길룡은 강력 범죄를 저지른 존재였죠. 출소하자마자 범준은 마중 나온 유정과 함께 돈 좀 있는 남자들을 사기 치다 길룡의 전화를 받게 됩니다. 길룡은 재영에게 받은 살인 청부를 범준과 같이 하자 제안했죠.
동식이 성당에 그렇게 집중한 이유는 아들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속죄였습니다. 자신의 생일을 챙겨준다는 여신도에게 민망해 돌아서 집으로 가다 준비하고 있던 그들에 의해 차량에 치이게 됩니다. 생일 케이크라도 전해주기 위해 부지런히 뒤따르던 여신도는 현장을 목격하고 도망쳐 경찰에 연락하게 됩니다.
두 번이나 차로 치었지만 사망하지 않은 동식을 범준은 차에 태웠고, 상훈을 약 먹여 재운 유정은 그에게 전화를 하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순간적으로 범준은 둘을 묶어 한탕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육교 위에서 아직은 숨이 붙어 있는 동식을 다가오는 상훈의 차량 위로 떨어트리는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앞서 등장했듯, 동식은 의도적으로 상훈에게 목격자로 들키고 함께 묻으며 돈을 뜯어내는 빌미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미 궁지에 밀린 상훈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 일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블랙박스에서 이 모든 것을 알기 전까지는 말이죠.
화재가 발생하기 6시간 전 재영은 렌터카를 빌리고 길룡을 제거하기 위해 망치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만난 두 사람은 화재가 발생한 폐건물로 향하게 됩니다. 그리고 시간을 맞춰놓은 재영은 가방 하나를 길룡에게 건네며 시선을 흩트려놨습니다.

때마침 울린 알람벨로 인해 한눈을 판 길룡에게 공격을 가하지만, 재영이 이길 수 있는 상대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길룡에게 제압당해 묶인 신세가 되었죠. 범준은 자신이 지명수배자가 된 사실을 알고 차를 버리고 도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길룡과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폐건물에 묶인 재영과 길룡을 보며 범준은 고민을 합니다. 그리고 가차 없이 길룡을 제거해 버리죠. 그에게는 의리나 그런 것은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자신과 고등학생 시절부터 알고 지냈던 범죄 동료인 유정이 눈앞에서 죽었음에도 눈하나 깜빡하지 않았습니다.
의식을 잃은 재영의 옷과 바꿔 입은 범준은 구회고 3년 선후배 사이임을 밝히고 불에 태워 죽여버립니다. 이 화재로 자신은 죽고 이제 재영으로 살겠다는 욕망은 갑작스럽게 커진 화재로 인해 발목을 잡히게 되죠. 그렇게 주연 앞에 등장할 수밖에 없었던 범준은 마지막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재영 아버지 보험금 5억을 받으면 편하게 살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재영이 살던 거지 같은 집에 들어가 마음 편하게 잠도 청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범죄자와 달리, 주연은 잠도 이룰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철목에게 추가 부탁을 하게 됩니다.
화재 고통을 줄여주는 진통제를 마약이기도 한 펜타닐로 바꾸도록 요청합니다. 철목은 노련하게 그 일을 수행했고, 보험금 수령자를 사망 전 아들인 재영이 아닌 성당으로 바꿔 놓은 사실을 알고 그곳으로 향합니다. 그 돈을 받게 될 것이란 기대감을 품었던 범준은 수녀를 협박까지 하지만 생전에 재영 아버지가 녹음한 음성은 당황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성당까지 쫓아온 주연에게 분노하지만 펜타닐을 먹은 범준은 슬슬 힘이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정신이 혼미해지는 상황에 CCTV도 없는 골목에 들어선 범준을 주연은 의사가 사용하는 수술칼로 죽이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주연을 막은 것은 남자친구인 정민이었습니다.
이런 자를 위해 자신의 삶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열심히 노력해 의사가 된 주연이 과거의 범죄에 갇혀 미래를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대신 쓰러진 범준의 뺨을 때리는 것으로 모든 분노를 풀어냈습니다. 피 묻은 주연의 손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정민은 이미 그의 과거를 알고 있었습니다.
박재영이란 이름에 당황하는 주연의 모습을 보고 알아봤기 때문이죠. 그런 상처를 입은 주연에게서 멀어지기보다 더욱 따뜻하게 안아주는 정민은 그런 남자였습니다. 그렇게 집으로 가는 도중 '삼촌'이라 적힌 번호로 온 전화에 정민은 친척이 아프다는 연락이라 했습니다.
미안해 친척에게 가보라는 주연의 말에 정민은 발길을 돌렸습니다. 펜타닐을 먹고 취해 쓰러졌던 범준은 힘겹게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재영의 짐들을 정리해 도주할 준비를 하던 중 범준은 주연이 왜 박재영이란 이름을 들먹이며 분노하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됩니다.
재영이 박스 안에 담아놓은 물건들 중 하나가 구회고 회지였습니다. 그 표지모델이 바로 주연이었습니다. 그 당시 표지모델을 보며 기억을 깨울 수 있었습니다. 유정이 잔뜩 화가 나서 자신에게 혼 좀 내줄 수 없냐고 묻자, 그는 교도소 갔다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힘들다며 다른 남자들을 알아보라고 했습니다.

고등학생 남자들에게 예쁜 여자라면 뭐든 할 것이라는 말에 유정은 재영에게 주연을 성범죄하도록 사주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주연에게 그 지독한 고통을 준 계기가 범준이라는 의미입니다. 범준은 강 형사의 전화를 받고 급하게 도주합니다.
급하게 나서 해외로 도피하려던 범준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사채업자였습니다. 재영의 휴대전화에서 울린 D-Day 알람은 그가 죽는 날이란 의미였습니다. 그리고 정민이 하는 아르바이트라는 것은 재영이 처음 잡혀가 봤던 불법장기적출이었습니다. 당시 재영이 봤던 적출하던 의사가 바로 정민이었죠.
정민의 마지막 알바라는 말에 사채업자는 선물을 건네고, 언제라도 일을 다시 하게 되면 연락하라 합니다. 그리고 이번 놈은 적출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다 하라고 합니다. 살려두려 해도 어차피 우리가 죽일 거니까 상관하지 말라는 말에는 정민이 과거 장기 적출을 하면서도 사람이 죽지 않도록 노력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어렵게 공부해 의대에 합격했지만 모든 것을 책임져야 했던 정민은 많은 빚을 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고, 결혼도 하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고, 자신의 기술을 이용해 단기 알바하며 큰돈을 벌 수 있는 이 일을 한 것이죠.
마지막 알바를 하러 들어간 정민은 온몸에 화재를 입은 남자를 보고 혹시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얼굴을 보니 범준이었습니다. 범준은 자신은 재영이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정민에게는 아무런 상관도 없었습니다. 결국 돌고 돌아 이렇게 마주하게 된 상태에서 정민은 그런 악랄한 범죄자를 위해 하나의 배려를 해줍니다.

그동안 다른 이들은 프로포폴로 마취를 하고 장기를 적출해 왔습니다. 이번에는 마취를 하지 않고 장기를 적출하겠다고 합니다. 그렇게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모든 악의 시작이었던 범준의 장기를 적출하는 정민의 모습을 뒤에서 잡는 장면은 압도적이었습니다.
"그냥 악연이라 생각해"라는 정민의 말은 이 수많은 악연들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잠든 주연은 깨어나 자신을 보고 있는 정민에게 오랜만에 푹 잤다며 행복해했습니다. 그런 주연을 보며 이제는 좋은 일만 있을 거라는 정민의 말은 많은 것을 품고 있었습니다.
병원 자판기 앞에 있던 철목은 봉투를 들고 있었습니다. 자신을 보기 위해 일부러 병원에 온 것을 눈치챈 주연은 이제 아무 의미 없다고 합니다. 눈치 빠른 철목은 의뢰인이 만족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며 봉투를 찢어버립니다. 그 봉투 안에는 범준과 재영의 DNA 분석을 한 결과지였습니다.
사채업자가 마지막 선물이라고 건넨 것은 재영으로 위장한 범준이 차고 있던 롤렉스 시계였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재영 아버지의 시계였죠. 사채업자라는 자들이 어떤 족속들인지 시계를 통해 잘 보여줬습니다. 그 시계를 차는 정민과 내리는 눈을 맞으며 웃는 주연의 모습으로 마무리된 '악연'은 흥미로운 작품이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마지막에 웃은 주연만이 행복할 수 있었을 듯 합니다. 죽어 마땅하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자들이 잔인하게 죽어나가는 것은 참혹하지만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그 복수를 이 드라마는 해준 것일지도 모릅니다.
한국 드라마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결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법의 심판을 완전히 배제하고 사적 복수로만 마무리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1~3화까지는 등장하는 인물이나 이야기 모두가 경악스럽고 답답할 정도였습니다.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범죄자들이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후반부에 주연이 피해자로서 가해자에게 복수를 다짐하는 과정이 등장하며 보다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이 드라마의 주제를 단순하게 정의 구현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당연히 인과응보는 존재하지만, 그 어느 범주로 규정할 수 없는 타락한 시대의 타락한 정의를 실천한 이야기라 할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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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미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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