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줄 놓은 '일밤' 손발이 오그라드는 자충수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주말 버라이어티인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가 최악의 상황에 몰렸습니다. 최근까지 '일밤'을 끌어주었던 '세바퀴'가 독립 편성되고 '우결'이 급격한 멤버 교체등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최근 시작되었었던 '대망'의 말도 안되는 시작은 '일밤'의 진정한 몰락의 서곡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나물에 그밥을 비벼 시청자들을 우롱한다

'대망'을 말아먹었던 멤버들에 신동엽을 출연시켜 '퀴즈 프린스'라는 스타들의 신변잡기를 퀴즈의 형식으로 방송하는 포맷이 방송되었습니다. 누구나 상상가능한 질문들과 답변들 그리고 신동엽, 김용만, 이혁재, 신정환, 탁재훈, 김구라, 이하늘로 이뤄진 집단MC(메인과 패널로 구성되었지만)들의 그렇고 그런 진행들도 재미를 이끌어내기에는 한계를 보여주었습니다.

'대망'의 절망적인 실패가 단순히 PD의 역량 문제로만 파악했던 '일밤'은 그 멤버 그대로 새로운 PD로 대체해 그렇고 그런 방송을 급편성했습니다. 신동엽의 부인이기도 한 선혜윤PD에 의해 진행된 이 방송은 메인 MC로 3년만에 돌아온 신동엽에 대한 애뜻함이 시청자들에게 나올것이라는 기대는 순수하거나 바보스럽거나 둘 중 하나일 듯 합니다. 이방송 저방송에서 너무 쉽게 볼 수있는 그에 대한 궁금증이 얼마나 될거란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고, 시청자들이 과거처럼 신동엽에 대해 열광하고 있을 것이란 기대가 얼마나 무모했는지도 알 수있었을 듯 합니다.

더욱 문제 투성이 패널들에 문제가 있었음을 알지 못한채 그저 이것 저것 섞어 흔들어 내보내면 시청자들이 즐거워할 것이라는 단순함이 시청자들을 화나게 했음을 그들은 알고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박중훈 쇼'의 절망적인 몰락의 원인이 시청자들에게 있었다는 식의 제작진과 본인의 뉘앙스가 주는 허탈함을 '일밤'은 답습하고 있음을 알아야만 할 것입니다. 스타들의 신변잡기를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기에 앞으로 다양한 스타들을 등장시켜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놀이꺼리로 만들며 자기들만 즐거운척 하는 방송이 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였습니다.

정말 그들은 시청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이것이 새롭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요? 식상함에 노력도 보이지 않는 '일밤'은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음을 알아야만 할 듯 합니다.

소시의 소시에 의한 소시만의 공포영화제작소

'일밤'의 새로운 프로그램중 하나인 '소녀시대의 공포영화제작소'는 이미 '우결'의 멤버 전원교체와 함께 언론에 언급되었었습니다. 케이블이 아닌 공중파에서 아이돌 스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만들어내는 방송의 문제점들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던 이들에게는 강력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있도록 빌미를 제공해주었습니다.

물론 소녀시대를 좋아하시는 열성팬들에게는 이보다 값지고 멋진 선물은 없을 듯 합니다. 소시들이 매주 등장해 50여분간 그녀들의 다양한 모습을 지켜볼 수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렇지만 다수의 일반 시청자들은 무엇을 봐야하는지 모호해지는 상황이 연출되어지고 있습니다. 과연 무엇을 위한 방송인지도 모호한 이 방송은 무엇이란 말인가요?

첫회 그들은 리더 태연을 놀래키기위한 몰래 카메라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공포라는 이름에 걸맞게 음침한 산속의 흉가를 체험한다는 포맷으로 진행된 이번 몰카는 식상함을 넘어 흡입력마저 떨어지는 저급 몰카의 전형이었습니다. 소시팬들마저도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드는 막가는 방송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다음주에는 학교를 찾은 소시가 공포를 체험한다고 합니다. 교복을 입히고 그녀들의 놀라는 장면을 담아 시청자들과 교감을 하겠다는 제작진들의 일차원적인 발상의 끝은 절망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그들은 알아야만 할 것입니다.

그리고 SM이나 소녀시대 역시 이런 상식이하의 방송이 단기간 자신들에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 민폐가 될 수있음을 알아야만 할 듯 합니다. 출연진도 살고 방송도 사는 상생하는 방송이 아닌 서로 죽이는 방송이 된다면 출연진들의 득보다는 실이 많을 수밖에 없음은 자명한 일이겠지요.

정신줄마저 놓은 일밤 비상구는 없나?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않았지만 그 자그마한 기대마저도 포기하게 만드는 '일밤'의 제작진들에게 겸허한 박수를 보냅니다. 이젠 대한민국 버라이어티계를 떠나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리고 퇴장을 반기며 그간의 노력에 대한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과거의 영광을 위해 과거를 도용하는 그들에게 재미와 의미를 찾는다는 것은 무리한 요구일 수밖에는 없었을 듯 합니다.

더욱 가관은 다음주에는 한나라당의 홍준표 의원을 출연시킨다고 합니다. 신동엽이야 이미 MB가 대통령 선거에 나오며 명확한 자신의 성향을 이야기했기에 그럴수도 있다(개인적인 정치적 성향을 탓할 문제는 아니겠지요)고 생각할 수있겠지만...왜 무슨 의도로 그를 버라이어티에 불렀는지도 모호하고 의아스럽기만 합니다. '박중훈 쇼'의 황당한 상황을 업그레이드해 재현하려는 '일밤'의 만행이 황당할 뿐입니다.

'일밤'은 더이상 그들만을 위한 그들만의 방송 만들기에서 벗어나야만 할 것입니다. 최소한 MBC를 응원하는 이들에게 이런 절망을 안겨줘서도 안될 것입니다. 이런 몰상식하고 무의미한 방송이라면 차라리 폐지하고 전혀 다른 방송을 시작하는 것이 차라리 나을 것입니다.

제작진들은 겸허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현재의 '일밤'을 고민해야만 할 것입니다. 자기반성과 함께 타방송의 장단점들을 분석하지 않고 나홀로 방송으로 일관한다면, 그들은 시청자들의 질책과 외면에 의해 자멸하고 말것입니다. 최악으로 가는 '일밤'에 현재로서는 비상구가 보이지 않아보입니다.


- OSEN, 이데일리 사진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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