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마약계 반장이 마약에 중독되는 상황은 처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의적인 행동이 아닌, 누군가에 의해 악의적으로 이뤄진 이 지독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범인을 잡는 것 외에는 없습니다. 하지만 실체를 잡을 수 없는 이 지독한 현실 속에서 고등학교 동창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응급실에서 채혈을 당한 재경은 다급하게 자신의 피를 마시고 도주했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벌어진 이 일은 바로 드러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많은 증거들이 남은 상황에서 반장님의 행동에 당황한 창수 앞에 재경이 다시 등장했습니다.
마약 중독을 언급하는 의사에게 윽박지르며, 자신은 마약 하는 형사가 아니라 마약범 잡는 형사라고 호통칩니다. 이런 과한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 명확합니다. 창수는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마약반 형사가 재경의 행동을 보고 의심을 하지 않았다면 그건 이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창수의 행동은 이상합니다. 어쩌면 거대한 조직과 손을 잡은 내부자가 재경의 부하인 창수일 수도 있어 보입니다. 마약을 만들고 거래하는 조직은 은밀하면서도 악랄하게 손을 뻗어 장악합니다. 경찰이나 사법부 내부에 자기 사람을 두는 방식은 다양할 수 있지만, 분명 협조자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시간을 거스르고 자신에게 이런 짓을 할 수밖에 없는 존재를 찾아야 하는 것도 오롯이 재경의 몫입니다. 최근 자신에게 악심을 품을 수 있는 존재는 장철구였습니다. 후배 형사의 다리를 공격했던 장철구에게 재경은 총으로 아킬레스건을 쏴서 복수했습니다.
병실에서 회복 중인 장철구를 찾아가 누가 자신을 공격했냐고 윽박지릅니다. 다친 다리까지 폭행하며 얻어낸 것은 윤사장(백지원)이라는 이름이었습니다. 유통책인 윤사장이 누군지 찾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가 누군지조차 알지 못하는 상황에 재경이 그를 찾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 닥터라는 자가 재경에게 다시 연락을 해왔습니다. '1882'를 어떻게 아냐는 질문에도 상대는 느긋하기만 합니다. 이 번호는 재경과 사망한 준서만 알고 있는 비밀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준서가 이를 알려줄 수도 있겠지만, 그건 상대가 준서와 특별한 관계여야 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준서 역시 마약에 중독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겠죠.
문자를 주고받으며 상대의 행방을 추적했고, 흥미롭게도 그의 이동 과정이 준서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사망한 그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닥터라는 자는 과연 누구일까요? 병원을 찾아 부검을 할 것이라 생각했던 준서가 가족에 의해 화장터로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진행시킨 인물이 박태진 검사라는 사실은 재경에게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준서의 유품인 휴대폰을 화장실로 도주해 확인한 재경이었습니다. 다른 부서에서 수사한 사건의 증거품을 함부로 가져가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 일이죠.
그렇게라도 이 사건을 재경은 해결해야만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준서와 통화한 목록을 봤던 재경은 그 안에 박태진 검사도 있었음을 기억해 냈습니다. 준서와 통화를 했던 자가 사건 수습을 하는 행태는 이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부검을 반대하는 친구들은 모두 고등학교 동창들입니다. 준서와 마지막으로 통화했던 자들 모두 동창들입니다. 동창이기에 친하게 지낼 수는 있지만, 그게 전부일지 의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곳에 모인 자들 중에 닥터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중 혹은 그들이 준서를 죽였을 가능성도 큽니다. 그리고 드는 의문은 왜? 일 수밖에 없습니다. 왜 준서가 죽어야만 했는지 알아야 닥터도 잡을 수 있습니다. 금형그룹 부회장인 원종수(김경남), 검사 박태진(권율), 금형그룹 비서실장인 오치현(차엽)이 주요 인물들입니다.
여기에 재경에게 몸으로 대들던 개인택시기사인 정윤호(이강욱)는 준서를 특별하게 생각하고, 자신과의 친분도 언급하지만 앞선 무리들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고교시절부터 이들은 한 무리로 움직였고, 그날 사건의 실체를 드러내려던 재경과 달리, 목격자인 준서는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 사건이 무엇인지 아직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학교에 경찰 고위간부까지 와서 추궁하는 장면을 생각해 보면, 금형그룹 아들인 원종수와 관련된 일이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 사건 이후 절친이었던 재경과 준서는 절연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물론 재경의 일방적 단절이었지만 말이죠.
그런 준서가 갑자기 재경을 찾아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추락사하고 말았습니다. 형사의 추리로는 자살이 아닌 타살일 가능성이 크지만, 이들이 나서 부검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성장한 후에도 잘 지내왔다고 주장하며, 당연히 통화하는 것이 이상할 수 없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원종수는 준서의 아픈 딸을 위해 매달 500만 원씩 지원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윤진의 말이 사실이라면 좋은 친구일 겁니다. 하지만 아무런 대가 없이 그런 지원을 해줄 정도로 종수와 준서가 정말 친했을까? 그런 생각부터 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원종수는 질 나쁜 존재죠. 재벌 아들로 태어나 자기 멋대로 살아왔던 원종수가 문제의 신종마약을 만든 인물이라는 점은 그래서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실제 마약을 만든 것은 금형약품 연구원인 정상의(박근록)이지만, 이를 알고 이용하는 자는 바로 원종수입니다. 그게 닥터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마약 유통책인 윤사장은 잔인한 존재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 자입니다. 재경이 약에서 깨어난 후 지하철에서 추격하던 모자 쓴 남자 공진욱(유희제)이 윤사장을 찾아간 자리는 잔혹함을 엿보게 했습니다.
사람을 아무렇지도 않게 다루는 모습에 기겁할 수밖에 없었죠. 닥터가 그동안 신종 마약을 공진욱을 통해 유통시켰습니다. 신종 마약을 탐낸 윤사장은 닥터의 지시를 받고 재경을 납치해 중독되도록 만들었습니다. 오직 닥터를 통해 신종 마약을 자신이 유통시키기 위함이었죠.
재경은 지하철에서 발견된 자신을 역으로 추적해 남성 둘이 특정 위치에 자신을 두고 떠나는 장면을 확보합니다. 이 남자들이 누군지 알 수는 없지만, 야구 모자를 쓰고 마약을 유통하던 공진욱을 추격하도록 의도적으로 그 위치에 자신을 놔두고 갔음을 알게 됩니다.
약쟁이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재경을 이용했음을 본인도 깨닫게 됩니다. 많은 퍼즐들이 맞춰지고 있는 상황에 재경을 놀라게 할 사건이 다시 터집니다. 장례식장에서 박태진 검사의 낭독으로 준서의 마지막 유언장이 발표되었기 때문입니다.
준서가 만든 (주)오디오파일이라는 회사의 지분을 재경과 윤진에게 정확하게 반반 물려준다는 것이었습니다. 회사 지분은 무의미하지만, 준서가 죽기 일주일 전 투스타 홀딩스 대표인 허주송(정순원)을 찾아 거액의 생명보험을 들었다고 합니다.
이전에도 보험을 들어준 준서였기에 특별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했습니다. 2년 안에 자살하면 보험금이 지급될 수 없다는 말도 했지만, 변호사를 찾아가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왜 준서는 그런 거액의 보험을 세 곳을 통해 들었는지, 그리고 자살이라면 지급될 수도 없는 보험을 들었는지 의아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 그 보험금 수령자를 아내인 최지연(정유민)이 아니라, 의절한 재경과 준서의 첫사랑인 윤진을 택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준서가 자신의 죽음을 보험을 드는 순간 알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 죽음을 감지했고, 그래서 재경을 찾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자신이 죽으면 부검도 하지 않을 것이란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재벌과 검사가 한 몸이 되어 자신의 죽음을 자살로 덮을 것을 준서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준서는 형사인 재경과 기자인 윤진에게 거액을 남겨, 절대 자살이 아닌 타살임을 밝혀내게 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거액이 자살로 판명 나면 절대 받을 수 없습니다. 이를 빌미로 부검을 진행하고 자살이 아님을 밝혀낸다면 이들에게는 거액을 받을 수 있고, 준서는 자신이 왜 죽어야 했는지 이유를 밝힐 수 있다는 점에서 현명한 선택이었습니다.
악의적으로 마약 중독자가 되어버린 재경과 궁핍한 상황에서 기레기를 자처했던 윤진은 준서가 남긴 거액을 받기 위해서라도 그가 자살이어서는 안 되게 되었습니다. 의도하지 않았던 사건을 통해 윤진은 다시 진짜 기자로 거듭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향후 전개 과정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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