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상상하면 떠오르는 풍경들이 펼쳐지는 모습은 역시 이국적이면서도 아름답습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할 수 없는 풍경이기에 더욱 동경하게 될 수밖에 없죠. '텐트 밖은 유럽 남프랑스'편은 이런 장관이 더욱 돋보이는 편이라고 봅니다.
지난 2회에서 압도적인 풍광을 보여준 것은 베르동 협곡이었습니다. 자연이 만들어낸 것은 인간이 아무리 흉내 내려 해도 낼 수가 없습니다.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가치가 얼마나 큰지 베르동 협곡은 잘 보여주었습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베르동 협곡은 압도적이었습니다. 아래에서 봐도 기묘함이 주는 매력적인 모습은 위에서 내려다봐도 자연이 만들어낸 멋진 모습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아무리 돈을 들여도 이런 풍경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낼 수는 없어 보였습니다.
아이스 라떼에 대한 갈망이 컸던 라미란은 유럽에는 자주 먹지 않는 아이스에 절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런 기대하지 않고 협곡 여행을 마치고 들어선 그곳에는 원하던 아이스 라테가 존재했습니다. 쉽게 볼 수 없는 얼음이지만, 그곳에서 판매는 얼음이 흔들어주고 얼음 없는 라테를 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절반의 성공에 만족하려는 미란에게 보아는 적극적으로 나서 얼음을 구해 원하는 '아이스 라떼'를 선사했습니다. 아이스 라테와 함께 프랑스의 영혼이라 불리는 바게트의 맛에 흥분할 정도였습니다. 현지에서 먹는 바게트에 흥분하는 것은 그곳을 찾는 이들만 가질 수 있는 행복이기도 할 겁니다.
캠핑장으로 돌아온 그들은 본격적인 다식원이 시작되었습니다. 다식원장인 미란은 프랑스 마트에서 산 알배추로 배추전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한국과 같은 배추가 프랑스에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해, 떠나기 전 엄마가 해준 배추전을 많이 먹었다는 미란의 음식은 모두를 만족시켰습니다.
애피타이저에 홀린 사이 다음 음식은 '닭볶음탕'이었습니다. 집에서도 귀찮아 해먹지 않는다면서도 남프랑스 캠핑장에서 가장 한국적인 음식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국내닭보다 월등하게 큰 프랑스 닭을 손질하기에는 장비가 문제였죠. 하지만 이 순간을 정리한 것은 혜영이었습니다.
그렇게 맛있게 끓여진 닭볶음탕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먹가인'의 면모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한가인은 오늘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닭볶음탕 다 먹고 밥을 볶아먹자는 말에 우선 밥 한 공기 먼저라며 강한 식욕을 보인 가인은 양껏 먹고, 볶음밥은 포기라고 했지만 정작 눈앞에서 펼쳐지는 광경은 다시 수저를 들 수밖에 없게 했습니다.
맛있게 완성된 하트 볶음밥을 보자 보아는 낮에 산 '블루 치즈'를 언급합니다. 이건 괴식의 시작이었습니다. 파마산 치즈 등 익숙한 치즈를 볶음밥에 넣어 먹는 것은 이제 국룰처럼 여겨지지만, 이건 달랐습니다. 블루치즈는 치즈계의 홍어라는 별명이 붙은 호불호가 분명한 치즈이기 때문이죠.
냄새에 화들짝 놀란 가인은 자신 몫의 볶음밥만 챙기기 여념이 없었고, 블루 치즈를 아무렇지도 않게 먹는 미란은 대단했습니다. 그런 언니를 보며 부럽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한 혜영은 완성된 볶음밥을 먹으며 지독한 홍어와 같은 똑 쏘는 맛에 어쩔 줄 몰라했지만, 그럼에도 당기는 맛이 행복했습니다.
의외의 모습을 시작부터 보여줬던 한가인은 먹가인이라는 명성만이 아니라 지독한 털털함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부터 입던 바지를 캠핑 첫날까지 줄기차게 입어 동료들이 이제 그만 갈아입으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죠.
여기에 샤워도 하지 않는 한가인에게 맏언니 미란이 이제는 씻을 때가 되었다고 진지하게 말을 건넬 정도였습니다. 결혼하고 이렇게 변했는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의 성향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 털털함이 더 정감있게 다가왔습니다.
이들의 고민은 하나 더 있었습니다. 씻는 것도 자유로울 수 없는 환경이라는 점에서 부담스럽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추가된 고충은 화장실이죠. 훈련소에 가면 며칠씩 큰일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죠. 그건 낯선 환경이 주는 긴장감이 극대화되어 기본 생리마저 멈추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여자들이 변비가 더 많다는 점에서 이 모든 것이 가중된 탓인지 이 문제가 한가인을 제외한 이들의 고민이었습니다. 다른 이들과 달리, 한가인은 몇 번이고 화장실을 가는 등 극히 정상적인 배변 활동을 해 다른 이들의 부러움을 받았죠.
힘겨운 그들을 위해 아침에 '푸룬'을 먹자 곧바로 신호가 온 혜영은 시원함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다른 이들의 푸룬 효과는 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전히 그들의 가장 큰 고민은 큰일이었습니다. 이런 발언들이 너무 익숙하고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것도 남프랑스 편의 재미이기도 합니다.
아침에 잠을 깨우기 위해 마시는 커피 한잔의 맛은 매력적이죠. 다른 이들이 커피를 내려 마시고 있는 와중에도 먹가인에게 커피는 낯설기만 합니다. 태어나 커피는 어린시절 광고를 하면서 마신 카푸치노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콜라도 몇 번 마시지 않았다는 가인이 과연 그의 말대로 타락해질 수 있을지 남은 여행들이 기대됩니다.
아침부터 고기를 먹는 그들을 찾은 프랑스 벌은 사람에 대한 위협보다는 고기에 집착했습니다. 구운 고기를 파내 자신이 가져갈 수 있는 최대치를 긁어내 나는 것도 쉽지 않게 이동하는 벌의 모습을 보고 모두가 집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음 여정지는 남프랑스의 시골 민박집이었습니다. 목적지를 향해 가던 중 바위산 시스테롱에 도착한 미란은 자전거 타는 조형물을 찍기에 여념이 없었죠. 아들이 유망한 사이클 선수라는 점에서 미란에게는 이 장소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을 듯합니다.
'트루 드 프랑스'의 한 루트라는 그곳은 참 좋은 자연환경을 자랑했습니다. 자전거 경주가 프랑스에서 가장 멋진 풍광을 가진 곳만 선택된다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트루 드 프랑스' 루트 여행을 하면 말 그대로 프랑스 최고의 풍광을 맛볼 수도 있을 테니 말입니다.
남프랑스 찐시골인 '지트'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자연에 감탄했지만, 주인 할아버지와 마주하며 위기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영어를 못하는 불어만 하는 할아버지로 인해 당황했지만, 손발을 이용한 바디랭귀지로 그들의 두 번째 여행은 시작되었습니다.
'텐트 밖은 유럽 남프랑스'는 자연의 위대함을 만끽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반갑습니다. 여기에 그동안 연기자로만 만났던 배우들의 솔직함을 엿볼 수 있다는 것도 신선합니다. 그들의 여행기가 특별한 재미를 주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런 재미가 재미로 다가오는 이들에게는 최고일 수밖에 없습니다. 잔잔하지만 그 작은 이벤트들이 주는 재미는 남프랑스 자연과 닮아 있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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