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것 같은 이야기는 다시 한번 반전을 이끌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 이야기를 위한 반전이라는 점에서 향후 어떤 식의 이야기로 이어질지 궁금해지는 과정이었습니다. 마약 쿠키를 만들었던 셰프의 정체가 드러나고, 이 쿠키 레시피를 뺏으려는 조직들도 등장했습니다.
사실 호수가 만든 쿠키의 원 소스는 마약 조직들 것이었습니다. 허실장이 주도했던 신종마약 개발 과정에서 경찰 급습으로 본거지를 폭파했고, 그 과정에서 호수는 우연하게 USB를 얻게 되었습니다. 마약에 찌든 아버지에 대한 분노와 수술이 필요한 어머니를 위해 호수는 쿠키를 만들었습니다.
마약을 팔아 아버지가 훔쳐간 어머니 수술비를 벌겠다는 목적만 있었습니다. 그런 호수의 첫 마음과 달리, 쿠키를 팔면서 많은 이들이 죽었습니다. 예상한 죽음도 있었다는 점에서 호수는 절대 범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입니다.
건우에게 붙잡힌 호수를 구한 것은 수영이었습니다. 해독제를 얻기 위해서는 호수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수영은 쿠키를 앞세워 중독된 이들을 호수의 집으로 보냈습니다. 그를 구하는 이에게 쿠키를 무료로 준다는 말에 수많은 중독자들이 그곳으로 향했죠.
수영이 호수를 도운 것은 단 하나입니다. 마약 쿠키를 먹고 병원에 있는 동생 민영을 깨우기 위해서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마약을 만든 자가 해독제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호수를 도왔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호수는 해독제를 만들 수 없었기 때문이죠.
이 변수는 수영을 다시 혼란스럽게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내 동생을 그렇게 만든 자는 당연하게도 쿠키를 만든 호수입니다. 그런 호수가 해독제도 만들 수 없다면 굳이 그를 구할 이유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건우가 호수를 데려가고 반대급부로 해독제를 만들어준다는 제안은 오히려 매력적이었습니다.
건우와 손을 잡고 호수를 넘기는 것처럼 보인 행동은 역으로 수영이 건우를 잡기 위한 방법이었습니다. 건우는 허 실장을 제거하는 조건으로 호수를 넘기려 했습니다. 그것이 자신이 사는 최선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죠. 자신을 바닥까지 추락시키고 지독한 고통을 준 허 실장만 제거할 수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었습니다.
최건우와 허 실장의 이런 관계성은 이후 반전을 이끄는 지렛대가 된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회장은 건우의 요구를 받아 허 실장을 제거합니다. 자신이 당했던 드럼통에 물이 가득 차있고, 그곳에 떠있는 자는 허 실장이었습니다.
허 실장의 손에 있던 문신을 기억하는 건우는 그렇게 모든 것이 정리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회장을 안심시킬 쿠키 만드는 재료까지 보여줬고, 이제 호수를 데려가 레시피를 받아내면 그만입니다. 호수는 그렇게 회장 밑에서 쿠키를 만들다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된다는 의미였습니다.
이 전개가 흥미로웠던 것은 건우에게는 악마나 다름없는 허 실장을 제거하는 조건으로 그는 해서는 안 되는 거래를 했습니다. 현직 경찰이라는 신분으로 마약상들이기는 하지만, 고교생을 악당에게 넘기는 행위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니 말입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허 실장이 민영을 구하러 나타났다는 겁니다. 이 엇갈림은 결국 결말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온갖 딜레마를 던져준다는 점 때문에 흥미롭습니다. 쿠키를 먹고 의식불명에 빠졌던 민영은 다시 깨어났습니다. 건우가 수영의 가장 약한 고리가 뭔지 파악하고 병원에서 빼돌린 사이, 그는 기적처럼 일어났습니다.
쿠키를 먹고 사망한 이들과 달리, 민영이 해독제 없이 깨어난 것은 이후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컨테이너 안에 갇혀 있던 민영을 구하기 위해 허 실장이 등장한 것도 의외였습니다. 드럼통 안에서 죽어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가진 이는 없었을 겁니다.
건우는 그저 죽었다고 생각했지만, 회장이라는 자에게 허 실장은 건우보다 더 쓸모있는 존재일지 모릅니다. 거칠기는 하지만 일 잘하는 허 실장을 굳이 그렇게 제거할 이유가 없으니 말이죠. 건우가 현직 경찰에 자신을 도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허 실장을 제거할 수도 있었지만, 둘 모두를 취할 수 있다면 그게 더 회장에게는 이득이었을 겁니다.
허 실장이 어떻게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깨어난 민영을 컨테이너에서 꺼내 다시 병원에 돌아올 수 있게 만든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건우는 호수를 회장에게 데려가려 했지만, 수영과 함께 역습을 한 호수에게 당했습니다.
호수가 수영에 의해 마취 당했다 생각했지만, 그건 모두 수영과 호수가 꾸민 작전일 뿐이었습니다. 호수가 마약상에게 끌려가 마약을 만들다 죽을 운명이라는 말이 수영을 흔들었습니다. 마지막까지 호수를 믿고 해독제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수영에게는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민영이 살아났고, 수영은 다시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차량 이동 중 호수의 공격으로 사고가 났고, 피투성이가 된 건우는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습니다. 하지만 민영이 살아난 상황에서 수영은 살인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건우를 살릴 수 없냐고 하지만, 호수는 이미 차가 불타고 있다는 말로 외면했죠. 그리고 그 현장에 나타난 허 실장은 "네게 셰프구나?"라는 말로 섬뜩함을 선사했습니다. 아직 차량이 폭발하기 전 허 실장과 대면한 호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건우는 정말 죽었을까요? 허 실장이 가짜 죽음을 연기했듯, 건우 역시 죽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민영은 자신을 이렇게 만든 호수를 비난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구해준 아저씨에 대한 고마움을 이야기하지만, 허 실장이 고마운 존재일 수는 없죠. 모든 악의 시작은 그에게서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굳이 잘못을 따져 비난하려는 호수가 아닌 허 실장과 마약조직이지만, 직접적인 가해자인 호수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민영의 모습은 불안함으로 다가옵니다.
과거로 돌아가면 된다는 민영은 다시 마약조직에서 딜러로 살겠다는 것일까요? 거짓 죽음을 선보였던 허 실장은 회장과 건우 모두에게 배신을 당한 것일까요? 아니면 회장의 비호아래 뭔가를 준비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민영이 살아 돌아온 상황에서 수영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건우와 허 실장을 통해 반전의 반전을 선사한 '하이 쿠키'는 이제 마지막 20부까지 이야기가 방송될 예정입니다. 마약이라는 화두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는 이 드라마는 어떤 결말을 선택할까요? 이젠 누구도 선이 아닌 상황에서 선에 조금 더 가까운 악과 악에 더 가까운 악들의 마지막 대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반전의 반전은 또 어떤 반전을 위한 복선인지 남은 이야기들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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