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석과 하선의 첫 키스, 그 행복함은 힘겨움의 시작?
기분 전환을 위해 마련한 지원의 카페 과외는 종석의 마음만 더욱 설레게 만들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자꾸 지원이 떠올라 어찌할 줄 몰라하던 종석에게는 이런 환경의 변화마저도 자기 화시킬 수밖에 없게 하니 말입니다. 우유를 마시던 지원의 입술에 묻은 우유 자국은 종석의 마음을 뒤흔들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종석이 느끼는 감정은 첫 사랑의 느낌 그대로입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갑자기 들어와 버린 사랑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이 낯선 기분 좋음은 표현도 제대로 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아무런 경험도 없었던 사랑이 갑자기 찾아오고 어떻게 하는 것이 정상인지 알 수 없는 초보 종석에게 이런 감정들은 무겁게 다가올 정도입니다.
매일 보는 지원이 점점 더 사랑스럽게 다가오고 그런 자신의 마음을 자제하려 노력하면 할수록 더욱 강하게 다가오는 사랑으로 인해 종석은 힘겹기만 합니다. 과외를 하고 있어도 수업 내용은 들어오지 않고 지원의 얼굴만 쳐다보게 되는 종석으로서는 이 감당하기 힘든 사랑의 기운은 힘겹기만 합니다.
이런 종석과는 달리, 지석의 사랑은 인내가 주는 미덕과 함께 합니다. 자신이 너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참고 기다리는 마음은 쉬운 듯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인고의 시간들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게 사랑이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그 사람 옆에 다른 사람이 존재함을 느낀 상황은 절망 그 이상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사랑을 고백하러 가던 순간 꽃만 사지 않았다면 운명이 어떻게 될지 몰랐을 지석과 하선. 그 짧은 순간 운명은 하선과 영욱을 인연으로 만들었고 그런 관계의 지속은 지석에게는 힘겨운 시간들 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학교 회식 자리에서 옆자리에 앉은 지선이 건넨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의 조건은 바로 지석이었습니다. 겉만 번지르르한 것이 아니라 내 곁에서 뒤에서 항상 흔들림 없이 자신을 지켜주고 바라봐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진정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 아닐까 라는 지선의 발언은 하선에게도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지석의 모습이 바로 그런 모습이니 말입니다. 더욱 영욱이 만든 쇠로 만든 목걸이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 자신을 위해 일부러 진짜 보석으로 바꾼 채 아무 말도 없었던 지석. 자신의 곁에 자신이 사랑하지 않아도 공인된 연인이 있는 와중에도 언제나 자신을 지켜주던 유일한 존재인 지석. 그에 대한 감정이 다시 정리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하선은 너무나 소중한 존재이기에 연인이라는 감정으로 지석을 잃고 싶지는 않아했습니다. 연인은 헤어지면 남이지만 친구는 영원할 수 있다는 생각에 지석의 고백을 애써 외면했던 그녀에게 지석이라는 존재는 점점 크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지선의 이야기와 함께 되돌아 본 지석의 모습은 자신이 믿고 의지하고 사랑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는 확신을 하게 하니 말입니다.
지원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사랑스럽기만 한 종석으로서는 한 가지 문제가 힘겹게 다가옵니다. 여러 번 목격도 했지만 지원의 감정선을 쫓아가보면 그녀가 좋아하는 존재가 자신의 삼촌인 계상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애써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한 종석으로서는 이 넘치는 감정을 어떻게 주체할 수가 없어 힘겹기만 합니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화끈거리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종석으로서는 이 열병을 어떤 식으로든 해소하지 않으면 드러누울 기세입니다.
지원의 얼굴, 행동, 표정, 냄새 등 그 모든 것이 종석을 괴롭히는 존재들입니다. 지원이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부터 흔들리는 종석의 감정들은 그 기준점을 넘어서서 이제 자신이 통제할 수도 없는 지경까지 나아갔다는 점에서 위기 상황에 근접해진 듯합니다.
수정이 줄리엔에게 길로틴 초크를 배우고 있는 것을 보고 천진난만하게 좋아하며 배우겠다고 나선 지원으로 인해 종석은 기절하는 지경에까지 빠지고 맙니다. 자신의 동생인 수정이 아무리 기술을 걸어도 감정 없이 귀찮기만 하던 종석에게 지원의 어설픈 길로틴은 기절로 이끄는 사랑의 묘약이었습니다. 그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종석에게 백 허그나 마찬가지인 길로틴 초크는 혼절을 이끄는 지름길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아무런 감정이 없는 수정에게는 황당한 일이지만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인 종석에게 지원의 길로틴은 결정적인 한 방이었습니다.
야구 연습장에서 타격을 하면서 과거를 추억하고 현재 자신의 곁에 있는 지석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를 느낀 하선에게 그의 빈자리는 너무 크게 다가왔습니다. 이미 지석에게 고백을 했듯 자신이 마음 편하게 이야기를 하고 화도 낼 수 있는 유일한 남자인 지석인 그가 용종이 발견되어 수술을 앞두게 되면서 하선의 마음을 급격하게 흔들어 놓습니다.
학교에 나오지 않은 지석의 빈자리는 생각 이상으로 크기만 했습니다. 집으로 오는 길에 바라본 야구 연습장의 모습 역시 허전함을 더욱 크게 만들 뿐이었습니다. 비록 가벼운 수술이기는 하지만 그녀에게 지석의 입원은 특별하게 다가올 뿐입니다. 편의점에 들른 하선은 항상 보던 아주머니의 안부를 묻지만 그 아주머니가 심장병으로 사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더 이상 자신을 주체할 수 없게 됩니다. 누구든 언제 어떻게 떠날지 알 수 없는 세상에 자신에게 소중한 누군가가 사라진다면...그렇게 사라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 인간의 삶이라면 더 이상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숨겨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하선은 곧바로 지석이 입원한 병원으로 향합니다.
병원 복도에서 마주친 지석. 그런 지석을 바라보며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며 우는 하선과 그런 하선의 눈물을 닦아주며 키스를 하는 지석의 모습은 그 자체로 완벽한 완성품이었습니다. 기다림 끝에 마음을 열고 자신에게 다가와준 하선과 흔들림 없이 자신 곁에 있어준 지석을 위해 자신의 속마음을 모두 드러낸 하선의 모습은 그래서 아름다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겨울 추운 날씨 홀로 지내야 하는 솔로들에게는 염장 지르는 이 장면이 아름다운 것은 그 사랑이 아름답기 때문이겠지요. 기다림과 망설임 속에 수줍게 꺼내놓은 솔직한 사랑이라는 감정. 그 감정이 폭발하며 만들어낸 이 멋지고 아름다운 첫 키스는 그래서 최고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일부에서는 예고편 줄거리로 인해 모든 것이 꿈일 것이라 이야기하는 이들도 존재하지만 문맥상 꿈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는 점에서 꿈일 가능성은 낮아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김병욱 사단이 아무리 틀을 깨고 허무함이 곧 우리의 삶이라고 이야기를 하고는 하지만 흐름을 벗어난 엉뚱한 편집을 하는 경우는 없기에 단서 없이 꿈이었다는 설정은 힘겹기만 하니 말입니다.
종석을 기절시킨 사랑의 힘과 하선을 사랑에 솔직한 여자로 만들어 버린 지석의 단단한 사랑. 그들의 사랑은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 수 없게 하지만 당장 하선 부모가 미국으로 그녀를 오라고 재촉하며 지석의 사랑은 시작과 함께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사랑이 이번에는 행복한 결말로 향해 갈지 알 수 없지만 많은 이들이 행복한 결말을 원한다는 점에서 김병욱 사단이 어떤 결정을 할지도 흥미롭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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