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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Netflix Wavve Tiving N OTT

황야-마동석 앞세운 80년대 할리우드 B급 액션 영화(feat.콘크리트 유토피아)

by 자이미 2024.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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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개되는 넷플릭스 제작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이 아쉬움이 큽니다. 개인적으로 그나마 '경성 크리처'는 성공적이라 생각하지만, 이 역시 호불호가 존재하죠. 마동석을 앞세운 액션 영화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은 기대가 컸습니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마동석 유니버스를 통해 국내만이 아니라 해외 팬들도 급격하게 늘어나는 와중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에 그가 출연한다는 사실은 반가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최소한 마동석이 나오면 얻을 수 있는 영화적 재미를 생각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황야-총 든 마동석, 아쉬움만 가득한 킬링무비

결과적으로 킬링타임용 영화에 제작비 140억을 던진 넷플릭스의 선택이 경이롭기만 합니다. 제작비 30억 도 들지 않을 것 같은 저렴함을 이 엄청난 금액을 지불했다는 것은 과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극장 개봉 예정에서 넷플릭스로 바뀌었다고 하니, 넷플릭스가 이 금액을 주고 샀는지 여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넷플릭스에서 화제가 되었던 'D.P'의 김보통 작가가 참여했지만 서사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이야기는 무척이나 단순합니다. 광기의 박사가 자신의 딸을 죽이기 위해 해서는 안 되는 실험에 집착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이 와중에 거대한 지진이 일어나며 세상의 모든 것들이 파괴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남겨진 유일한 아파트 하나에서 실험은 지속됩니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설정을 그대로 이어 받은 것인지, 기묘하게 유사한 상황 속에 이 장소가 마지막 결전의 장소가 됩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심오한 인간관계의 서사가 얽히고설켜 흥미로움을 자아내지만, '황야'는 제목처럼 건조하고 답답한 느낌만 가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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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단조롭고 서사는 존재하지 않은 이야기 속에서 그나마 볼 수 있는 것은 마동석의 액션이 전부입니다. 이번에는 칼과 총까지 들고 액션을 펼치는 과정은 영화의 특성을 극대화해 잔인하게 전달됩니다. 이를 제외하면 이 영화를 보고 기억나는 것은 거의 없을 정도로 초라합니다.

 

대지진 후 무법천지 폐허가 된 서울은 영화 제목처럼 '황야'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조금씩 무리지어 사람들이 살고 있고, 소문으로 들리는 유일하게 남겨진 아파트에서만 맑은 물이 나온다고 전해집니다. 마치 전설 속에 내려오는 판타지한 공간입니다.

 

모든 것이 붕괴된 상황에서 법이 존재할리도 없습니다. 모든 것의 시작은 양기수(이희준)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대지진이 일어나기 전 기수는 딸 소연을 살리기 위해 사람들이 죽어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실험에만 집착하죠. 

황야-콘크리트 유토피아에 들어선 수나

이를 막으려는 상황에서 지진이 일어나고, 문명은 멸망하고 맙니다. 이후 황폐화된 거리에서 지완(이준영)은 악어를 발견하고 화살로 공격하기 시작하죠. 하지만 지완의 생각과 달리, 화살을 맞고 분노한 악어가 빠르게 다가오는 상황에 기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상황에 등장한 남산(마동석)은 단번에 악어의 머리를 두 동강 내버립니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소녀 수나(노정의)는 할머니와 함께 식인집단들에 잡혀갔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이들을 구해준 것이 남산과 지완이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모여 나름 행복하게 살고 있는 그곳에 양아치 무리들이 등장해 사람들을 끌고가려 합니다.

 

이런 다툼을 정리한 것은 당연히 남산이었습니다. 조용하던 이곳에 재앙이 내린 상황과 비교가 될 정도로 말끔하게 차려입은 선생님(장영남)과 사람들이 찾아오며 아이들을 인류의 미래라며 유일하게 무너지지 않은 아파트로 데려갑니다.

 

군인들이 보호하는 그 공간에는 맑은 물이 유일하게 나오는 곳이라는 말과 함께 아이들이 희망이기에 안전하게 살수 있다는 말로 수나와 할머니를 데려갑니다. 남산도 이를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수나를 좋아하는 지완으로서는 답답할 노릇이었죠.

 

천국이라고 불리던 아파트는 지옥이었고, 우연하게 수나 할머니가 살해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남산과 지완으로 인해 그들의 목표는 명확해졌습니다. 좋은 곳이라 생각했던 곳이 사실과 달랐다는 것을 안 남산은 그곳으로 들어가기 위해 양아치들의 두목인 타이거(박효준)를 찾아가 그곳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알아냅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치고들어가 수아를 구하고 기괴한 미치광이 과학자 기수와 그를 비호하는 군인들과 맞서 싸우는 과정이 이후 전개됩니다. 그 과정에서 잔인하게 상대를 제압하는 과정들은 이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치의 재미 아닌 재미이기도 했습니다.

황야-미치광이 과학자의 힘겨운 연기가 안쓰럽다

감독 데뷔작인 이 작품은 액션 감독 출신다운 장면들이 자주 등장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런 액션 역시 서사가 받쳐줘야 더욱 화려하게 빛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그저 마동석의 액션에 모든 것이 맞춰진 듯한 느낌을 버릴 수 없습니다. 마동석 액션만 보여주면 그만이라는 식이었기 때문입니다.

 

미치광이 과학자가 죽은 딸을 살리기 위해 과할 정도로 집착하는 모습은 식상하죠. 물론 그런 설정이 있기에 이후 이야기 전개가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이런 식상함도 감내할 수는 있습니다. 문제는 이를 통해 전개되는 이야기들이 너무 가볍고 헐겁다는 겁니다.

 

군인들이 기수의 제안을 받고 바로 그를 비호하는 집단이 되는 것이 그저 영원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이야기에 설득당했다는 것이 이상하게 다가옵니다. 죽음이 흔해진 상황이라는 점에서 영원한 삶은 달콤하게 다가올 수는 있지만, 이를 풀어내고 이해시키는 과정이 너무 축소되고 삭제되어 몰입하기 어려웠습니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아이들 부모들의 수동적 모습도 기이할 뿐입니다. 이야기를 위한 이야기 전개로 가다보니 서사가 허술하고, 그렇게 밀도가 낮아지니 몰입하기는 더욱 어려워지는 것도 당연합니다. 단조로움이 극단으로 치달으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생각되는 분들은 이 작품을 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10분 요약이나, 5분 하이라이트 영상만 봐도 이 영화를 전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내용 자체가 너무 허술하기만 합니다. 이 정도 완성도를 가진 영화가 지금도 나오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로 다가옵니다.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거의 삭제되어 그저 액션에만 집착하는 모습은 답답함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치 80년대 할리우드 B급 영화 스타일이 떠오르는 이 작품이 현시점 등장했다는 것도 당혹스럽지만, 140억이라는 제작비를 들였다는 것도 경악할 일입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세트를 이용하고도 이 정도 금액이 나온 것은 설마 마동석의 출연료가 100억이지는 않았겠죠. 

'황야' 허명행 감독이 '범죄도시 4'도 함께 한다는 점이 우려스럽기만 합니다. 마동석 유니버스의 균열은 조금씩 가고 있지만, 이 작품은 그 틈을 더욱 키우는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캐릭터들이 제대로 구체화되지 않았고, 그저 액션을 위한 액션에 집착해 아무것도 아닌 작품이 되었다는 것은 문제입니다.

 

최근 넷플릭스 작품들의 완성도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거대 자본의 지원을 받으며 다양한 작품들이 등장하는데, 풍족하니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것은 불안한 징조입니다. 넷플릭스 코리아의 작품 선택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한국 영화나 드라마의 몰락의 시작점이 되고 있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제작사인 클라이맥스가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제작했다는 점에서 세트를 공유한 것이 이상하게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이는 제작비 절감을 했다는 의미인데, 그럼에도 140억 제작비라는 것은 아무래도 이해가 되지 않는 수치입니다. 제작비가 아깝게 다가오는 것은 그만큼 완성도가 너무 빈약하기 때문입니다.

140억 들였다는 황야의 허무함

마동석의 액션이 환영을 받기는 하지만, 그리고 넷플릭스에서 한국 영화라는 이유로 큰 성공을 거둔다고 해도 한시적 K효과일 뿐입니다. 이런 식의 제작 관행은 결과적으로 과거 큰 인기를 끌다 몰락한 나라들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가져야만 할 겁니다. K버프가 영원할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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