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일은 현재 돌아보면 이미 지나간 일입니다. 그리고 그 과거들이 쌓여 현재를 만들어내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미래에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이 과거에 존재하고, 이 과거가 현재를 움직이게 된다면 시간의 흐름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초능력이 있다고 다 히어로가 될 수는 없는 법. 일상 속에 묻혀 살며 소소하게 자신의 능력을 이용하던 복 씨 가문에 이상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어둔 터널 속에서 길을 잃던 그들 앞에 등장한 이가 다해입니다. 그는 초능력은 고사하고 부모도 없이 홀로 사는 존재입니다.
아니 홀로 산다기 보다는 아버지 부채를 떠안고 빚쟁이인 백일홍이라는 전문 사기꾼에 의해 사기 치는 일을 하게 된 인물입니다. 그런 그가 초능력을 가진 복 씨 집안의 희망이 된 이유는 뭘까요? 그 이유는 이제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겹겹이 쌓아올린 이야기의 서사는 묵직하게 그 이유들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결혼식을 엉망으로 만들고 연을 끊으려 한 다해의 의도는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어느 순간 귀주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의 딸인 이나도 좋아하게 되며 사기를 친다는 것은 불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폭로전을 통해 복씨 집안에 사기를 칠 수 없게 만드는 것이 다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 귀주가 찾아와 백일홍에게 거래를 제안합니다. 자신이 돈 되는 정보들을 가져다줄 테니, 다해와 오랜 시간 함께 있을 수 있도록 협조하라는 제안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들통나 더는 사기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귀주의 제안은 백일홍에게는 홀깃했습니다. 하지만 다해는 달랐죠. 언제나 그렇듯 일을 하러 나갔고, 그 자리에서 능수능란하게 상대남에게 작업하는 다해를 바라보는 귀주는 자신에게도 동일하게 접근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다해가 아무리 떨쳐내려해도 마치 강력한 자석처럼 달라붙는 귀주에게서 벗어나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더욱 백일홍이 귀주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도 없었기에 당연히 협조도 통하지 않는 상황이었죠. 귀주에게 진정 행복했던 순간을 찾아가라고 하지만, 귀주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은 다해와 연결되어 있을 뿐이었습니다.
귀주만 찜질방을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동희도 이곳을 찾았습니다. 그레이스가 동희가 나는 모습을 찍으려 자신을 계단에서 밀었던 사실을 알아내고 한바탕 소란이 있었죠. 하지만 극단적 다이어트를 하는 동희로서는 힘겨운 일이었습니다.
그레이스 역시 동희를 힘으로는 이길 수 없음을 알고, 그를 돕겠다고 나섰죠. 결혼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제안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찜질을 하자 제안했고, 그렇게 백일홍의 찜질방을 찾았던 것이죠. 이나의 경우는 다해를 좋아해 찾습니다.
학교에서 투명인간 취급을 당하는 신세가 된 이나를 구한 것은 공교롭게도 삼촌이라 불리는 노형태였습니다. 그렇게 찜질방으로 온 이나는 자신의 능력을 한껏 발휘하죠. 무섭게 생긴 삼촌이 이나의 기분을 풀어주겠다며, 제안한 게임에서 딱밤의 주인공은 이나가 아닌 삼촌이었습니다.
이마가 벌겋게 부어 오를 정도로 맞을 수밖에 없는 것은 안경 벗은 이나는 천하무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을 시장에 갔다 오며 확인한 다해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죠. 도무지 다해를 돕지 않는 백일홍에게 복 씨 가족들을 볼모 삼으려는 말에, 돌아온 답변은 '가족애'였습니다.
귀주는 쓸모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소방관이 되었지만 그런 삶이 오래가지는 않았다고 했죠. 그런 귀주의 말에 다해는 우월감이라 했습니다. 전형적인 '초능력자의 오만'이라 일갈하는 다해의 말은 슈퍼히어로들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초능력을 가진 슈퍼히어로들만이 아니라 권력을 가진 자들의 우월감에서 나오는 오만함은 가증스러운 방식으로 표출되고는 하기 때문입니다. 다해에게 있어 행복한 기억이란 두 발 자전거를 탔을 때와 인생 팥빙수를 먹은 것이 전부입니다.
태어나보니 초능력자의 집이고, 모든 것을 가졌던 귀주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힘겨운 삶이라는 다해지만, 그가 모르는 것도 있습니다. 자신이 원하지도 않은 초능력을 가지게 된 귀주는 나름 이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할 수 없어 수없이 좌절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죠.
다해와 술을 마시던 귀주는 다시 과거로 이동합니다. 소방관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아 나무에 올라간 고양이를 구조하다 다쳐 병원을 찾았던 날입니다. 그날은 사망한 팀장과 함께 했던 날이었습니다. 팀장을 다시 보게 되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행복했지만, 그날 그 병원에는 아버지를 잃고 상주가 된 다해가 있었습니다.
지금과 많이 다른 백일홍의 모습에 따라간 귀주는 아버지의 부채를 강제로 승계받는 과정을 목격합니다. 오직 다해만이 미래에서 온 귀주를 볼 수 있는 상황에서 상주에게 다가간 그는 아무 말 없이 다해의 어깨를 만져줍니다. "누구세요"라는 의문을 표하지만 아무말없이 웃는 귀주의 모습에 다해는 한순간 안도했죠.
세상에 나 혼자인 상황에서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 없었던 어린 다해에게 귀주의 이 단순한 행동 하나는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도 없을 정도로 세상과 맞서야 했던 다해에게 귀주의 이 따뜻한 손길은 유일한 안식처였습니다.
이 순간의 경험은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귀주가 과거로 돌아가 다해를 만나 건넨 위로라는 점에서 이 경험치는 현재시점 다해에게 쌓이는 감정선이라는 의미가 되겠죠. 그런 점에서 이 시간을 오가는 과정들은 흥미롭습니다.
다해에게 가장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팥빙수는 괴로운 기억들이기도 합니다. 화재 사건에서 겨우 살아났던 다해는 너무 배가 고파 빵집에서 빵을 훔쳤습니다. 손님이었던 할머니는 계산을 하며 자신이 훔친 빵값까지 계산하고 팥빙수를 사줬습니다.
화재 사건을 언급하며 위로를 건네는 할머니를 보며 서러움과 함께 고마움과 행복이 동시에 전해졌습니다. 어디 의지할 곳도 없는 혼자인 세상에서 낯선 할머니가 건넨 위로와 팥빙수 한 그릇은 어쩌면 그를 지금까지 버티게 해 준 유일한 힘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다해는 이 기억들을 반추하며 '불행을 팔아 산 행복'이라 했습니다. 자신의 그 불행이 많은 이들에게 동정을 사고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게 해줬다고 했습니다. 귀주 역시 비슷한 경험을 한 존재입니다. 이나가 태어난 날 가장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야 하지만, 자신을 대신해 목숨을 잃은 팀장으로 인해 서글픈 날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귀주의 부탁을 받고 다해와 함께 하도록 감시하던 삼촌을 떼어놓기 어려웠던 귀주는 다해의 인생 팥빙수를 사러 가자 합니다. 귀주와 삼촌만 강원도로 떠났고, 그렇게 터미널에서 귀주는 떠나기 직전 순간으로 돌아옵니다. 다해는 너무 멀다며 멀어지는 두 사람에 소리치는 동안 귀주는 팥빙수를 사서 돌아왔죠.
삼촌은 즉석 사진관에 들어가자마자 사라진 귀주에 놀라고 있었지만, 그 시점 귀주는 로또 당첨 번호를 확인하고 다해를 찾았습니다. 인생 팥빙수에 더해 당첨 번호를 건넨 귀주를 보며, 정말 엄마와 손잡을거냐고 타박합니다.
그런 다해에게 귀주는 23억 로또 번호라며 이걸로 돈 갚으라 하죠. 왜 이렇게 자신에게 잘해주냐고 하지만 귀주로서는 그 이유를 딱히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저 사랑이기 때문이죠. 다해는 자신의 가방 속에 13년 전 자신을 구해준 은인의 반지가 있다며 고인에게 돌려줬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23억 로또에 당첨된 다해는 이걸 들고 만흠을 찾았습니다. 만흠의 연락을 받고 간 자리에서 그는 당장 현금이 없으니 고급 외제차를 주겠다며 귀주와 헤어져 달라 요구합니다. 그런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해는 귀주를 막아달라 요구하죠.
수면제가 든 차를 거부하는 만흠에게 다해는 귀주가 준 23억 당첨 복권을 건넵니다. 그리고 쿨하게 가버리는 다해의 모습에 만흠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상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 확신하는 만흠이지만, 그런 과도한 확신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음을 알지 못했습니다.
만흠을 잠재우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닌 '희망'이라는 다해의 말이 맞을 겁니다. 가족들을 위해 돈을 벌려는 그 희망이 잠들게 만들었고, 예지몽으로 이어졌다고 보기 때문이죠. 그런 만흠의 꿈에 반복해서 다해가 등장하는 것은 '절망'일까요?
만흠은 다해가 나오는 꿈을 다시 꿨습니다. 손에 분명 가문의 반지를 끼고 있는 모습이었죠. 하지만 그 반지의 정체는 이내 드러났습니다. 시작 단계부터 만흠의 꿈에 등장해 복 씨 가문의 문제를 해결해 줄 은인으로 다해를 생각한 것은 반지 때문이었습니다.
그 반지의 정체는 바로 미래 시점 귀주가 13년 전 화재 사건으로 고립되었던 다해를 구해준 후 끼워준 것이었습니다. 다해의 가방에서 나왔다는 그 반지는 가문의 반지가 맞지만, 금고 속에 보관한 반지는 그대로였습니다. 미래의 반지가 현재 시점 존재하며 두 개가 된 셈이죠.
이를 통해 모든 것은 분명해졌습니다. 귀주가 절대 다해를 떠날 수 없는 이유는 당연하게도 그를 구하는 것이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화마 속에서 5층 창고에 고립되었던 다해를 구하고 반지를 끼워주는 귀주의 모습은 강렬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운명의 끈들이 복잡한 듯 얽혀 있던 이들의 미래가 과연 어떻게 될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 귀주 아버지가 답답함을 풀기 위해 찾던 곳에서 파트너로 춤을 추던 여성이 사기꾼임을 알지 못하고 당하고 맙니다. 남편이라는 자가 등장해 고소하겠다고 나서자, 겁에 질려 돈을 찾던 귀주 아버지는 잠든 만흠의 손에 쥐어진 복권을 훔치게 되죠.
왜 또 다른 사기꾼이 등장한 것일까요? 이는 사기꾼으로 사기꾼을 잡는 과정을 만들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사기꾼을 일반인들이 이겨내거나 벗어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사건을 숨기던 귀주 아버지는 백일홍에게 이야기를 하고, 이를 해결해 주는 과정이 나올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백일홍이 복 씨 집안 사람들에게 정이 들기 시작했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언제라도 큰몫을 챙길 수 있다면 복씨 집안사람들을 사기 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죠. 이런 상황에서 귀주 아버지 사기 사건은 중요한 연결고리로 변수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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