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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1박2일 6대 광역시 특집이 가장 잔인한 이유

by 자이미 2010.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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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함께 하던 그들의 여행이 갑자기 개별 여행이라는 특단의 복불복을 진행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서울을 제외한 6대 광역시를 각개전투식으로 여행을 하면서 그들이 만난 특별한 존재들이 모두 야구 선수들이라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특집이 잔인한 이유는 각자의 능력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비교된다는 점입니다. 

광역시 특집은 복불복의 진화일까?



대한민국 사통팔달의 정점인 대전에 그들이 모인 이유는 여러 가지로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4년째 여행 버라이어티를 하면서 그들이 얻은 것은 충만한 예능 감이었습니다. 단순히 대전 지역을 여행할 가능성이 적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그들에게는 자연스러웠습니다. 
대도시인 대전에서 그들이 수행할 수 있는 여행이라는 것이 한정적인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지요. 제주도까지 아침을 먹으러 간 그들에게 대전에 아침에 모이는 것은 가장 쉬운 미션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대전 소개인지, 어디든지 떠나라?" 라는 강호동의 예상처럼 그들에게 주어진 미션은 의외이면서도 재미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전국 6대 광역시를 하루 동안 여행을 한다는 막연한 혹은 주먹을 부르는 미션은 그들의 생명이기도 한 복불복의 미래이거나 극단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아침에 지정된 장소로 출발해 저녁 7시에 다시 대전에 모이는 그들의 미션 여행은 흥미로운 선택이었습니다. 

다섯 명이 한 장소로 여행을 가서 함께 즐기는 내용들도 의미 있지만 한 번에 6대 광역시를 모두 돌아보는 여행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즐거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다섯 멤버들이 각자가 선택한 광역시에서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고 즐기는, 단순하지만 다양한 가능성이 담겨있는 '6대 광역시 특집' 진화로 보는 것이 적절할 듯합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특집이 시청자들에게는 다양한 볼거리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풍성함을 전해주기도 하지만, 이를 수행하는 각자에게는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함께 할 때는 알 수 없었지만 개인이 책임지고 여행을 수행하며 전해지는 모든 것으로 그들의 존재감이 규정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지요.

부산으로 떠난 이승기는 아줌마부터 시작해 만나는 모든 이들이 반기고 환영하는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강호동이 대구로 가서 유퉁이 되어버리는 상황과 비교해 보면 이승기의 대중적 존재감이란 대단하기만 합니다. 다른 멤버들과 비교해도 범접할 수 없을 정도의 존재감은 이승기의 '대중적인 위상'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여전히 꿔다 놓은 보릿자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김종민이 울산까지 가서 외롭게 앉아 있는 모습은 그의 현재를 보는 듯해서 씁쓸하기 까지 했습니다. 겨우 종이를 들고 찾아온 여성이 팬으로서 사인을 원하는 것이 아닌, 설문조사를 하는 상황은 더욱 그를 비참하게 만들었지요.

김태희의 모교를 찾아 몇 안 되는 여고생들 앞에서 의도적으로 이승기를 이야기하는 그에게는 현재의 처량함을 인지하고 나름대로 방법을 찾아보려는 노력도 보였지만 그마저도 안타까움만 들게 했습니다. 미션 수행은 쉽게 했지만 그가 만들어낼 울산광역시 여행이 과연 그를 살릴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을 듯하지요.

은지원에게 가장 친근하다는 인천으로 향한 그는 인천을 상징하는 장소 중 하나인 차이나타운을 찾아 자장면을 시식하는 장면으로 그의 인천광역시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그 역시 김종민과 다름없이 특별한 존재감은 없어보였지만 오랜 시간 <1박2일>을 하면서 녹아들어간 노하우는 그나마 김종민과는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주도적으로 방송을 만들어가는 강호동은 대구가 확정되고 이동하면서 즉석에서 대구의 자랑 중 하나인 삼성 라이온스의 양준혁 선수와 통화를 시도합니다. 마침 대구가 아닌 서울에 있던 그는 강호동의 부탁을 흔쾌히 받아들여 바로 대구로 달려오는 정성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현대와 고전이 적절하게 섞여있는 대구에서 100년 된 건물을 찾으라는 미션은 의외로 쉽지 않은 미션이었습니다. 더욱 초보자인 경우 낯선 지역에서 의외의 건물들을 찾는 것은 어려운 미로 찾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지요. 

어렵게 찾아낸 100년이 지난 고풍스러운 집들은 그 자리에 그대로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값지기만 했습니다. 미션을 완수하면 다른 멤버들에게 그들이 수행할 미션을 전해주는 방식의 릴레이 미션은 서로 각기 따로 여행을 하지만 하나를 강조하는 형식이기도 해서 제작진의 센스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강호동의 말처럼 광주로 향하던 이수근도 평소 친분이 있는 이종범에게 전화를 해 대구와 광주를 상징하는 야구 스타들이 한 방송에 함께 하는 진풍경을 만들어냈습니다. 대전에서 둘이 만나 함께 하는 장면을 연출한다면 더 없이 풍성한 내용이 될 수도 있겠지요. 아직 공개는 안 되었지만 승기가 만난 이 역시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 선수여서 과거와 현재 대한민국 야구를 대표하는 타자 삼인방을 모두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습니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과 야신 양준혁, 타격 7관왕 이대호'라는 걸출한 스타들이 한 자리에 한다면 박찬호 특집을 능가하는 명사 특집도 가능했을 법 했습니다.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현역 선수들의 연습 때문에 합류가 힘들지만 양준혁은 오늘 방송을 보면 함께 대전행이 가능해 보일 법도 하지요.

피디가 이야기를 하듯 "강호동 보다 큰 사람. 강호동이 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방송에서 처음 봤다고 하듯 친근하게 "형"이라 부르는 강호동은 덩치와 나이에 걸맞지 않게 귀엽기까지 했습니다. 대단한 기록들을 작성하고 은퇴를 한 양준혁과 함께 대구 여행을 함께 하는 것은 야구팬들에게는 무척이나 흥미로운 여행이 아닐 수 없지요. 이종범이 광주의 특색 있는 음식인 육전을 소개했듯 양준혁은  찜갈비를 소개해 먹을거리 여행의 재미도 전해 주었습니다.

오늘 방송된 내용은 그들에게 주어진 미션 장소에 도착해 간단하게 몸을 푸는 정도의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도착 하자마자 미션을 수행하고 여유롭게 여행을 즐기는 이들도 있었지만 우선 지역의 먹을거리부터 찾았던 그들에게 주어진 미션들과 대전에서 가질 여행의 마무리는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오늘 방송만으로 평가하자면 대중적인 인지도 면에서 그 누구보다도 월등한 모습을 보인 이승기와 방송을 만들어가고 이끄는 능력에서 탁월함을 보인 강호동과 이젠 2인자로 굳혀진 이수근이 돋보였습니다. 은지원과 김종민은 확연하게 차이나는 존재감으로 앞선 3인과는 달리 특별한 감흥 없는 여행만 남길 것 같은 우려마저 들었습니다.

<1박2일 6대 광역시 특집>은 시청자들에게는 마치 잘 차려진 뷔페를 맛보는 듯한 재미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이를 수행하는 멤버들에게 이번 특집은 잔인할 정도로 각자의 존재감이 그대로 드러나는 방송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과연 이 방송을 통해 확연히 갈리는 존재감은 어떤 식으로 그들에게 다가올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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