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칠 수밖에 없는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이혼을 꿈꿨지만 차마 말하지 못한 그 흔적이 이렇게 자신의 목을 조여올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결혼 3년 만에 다시 신혼처럼 뜨거워지자마자 배신의 칼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적들의 정체는 모두 드러났습니다. 재벌가에 은밀하게 접근해 마치 가족처럼 꽈리를 튼 그들은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완벽한 시나리오를 통해 퀸즈가 모두를 무너트리고 모든 것을 차지하려는 음모에 가장 큰 걸림돌은 유일하게 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현우였습니다.
퀸즈가 소유의 산에서 사냥을 하다 해인이 멧돼지 공격을 받은 것도 다들 알고 있듯, 이들 패거리들이 저지른 일이었습니다. 먹이를 던져 이미 준비된 장소로 이끈 자는 수철의 아내 다혜였습니다. 다혜의 이중생활은 지난 에피소드를 통해 드러나기도 했었습니다.
해인의 어머니인 선화의 최측근 역할을 하는 그레이스 고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홍만대의 동거녀인 모슬희가 20년 동안 조용하게 그 곁을 지킨 것은 지금을 위함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슬희를 맹신한 만대와 달리, 그의 딸이자 해인의 고모인 범자만이 그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의 시작은 홍만대 회장이 보육원을 후원하면서 비롯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살던 은성과 다혜의 과거사가 이번에 공개되며, 이들의 욕망이 어떤 식으로 발현되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합니다. 어린 은성은 착하기만 한 수철을 아무 이유 없이 때리기도 했습니다.
물론 때린 이유는 나는 고아인데, 너 같은 것이 재벌가 아들이란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폭력을 막아세운 것이 어린 해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본 해인을 마음에 품었던 은성은 기회를 노렸지만, 자신에게는 단 한 번의 기회도 없었습니다.
수철보다 다섯 살이나 많은 다혜 역시 욕망이 가득한 아이였습니다. 울고 있는 수철이 재벌가 유일한 아들이란 사실을 알고, 자신과 크면 결혼하자는 말을 당시에 했었습니다. 재벌가 며느리가 되어 인생 역전을 하고 싶었던 어린 다혜였습니다.
교수 집안의 딸로 알려진 다혜는 모든 것이 거짓입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그레이스 고의 역할입니다. 퀸즈가의 지시를 받고 일을 하는 그레이스 고는 중간에 모든 것을 조작해 이 음모를 현재까지 이어지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그레이스 고가 처음부터 이런 마음을 가지고 퀸즈가에 들어왔을 가능성은 적습니다. 그보다는 이미 20년 동안 뿌리를 내리고 있던, 모슬희가 자신의 편으로 넘어오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죠. 그게 아니라면 이 큰 판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수철의 아들인 건우 역시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물론 극 중에는 DNA 검사를 통해 친자 확인이 되었다고 나왔죠. 하지만 이를 담당한 그레이스 고가 조작했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수철의 아들이 아직 누군지 알 수는 없지만, 은성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발가락이 닮았다며 자위하는 수철의 행동을 보면 측은하기까지 합니다. 정말 바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순수하죠. 어렸을 때부터 누나에게 주눅 들어 살았기 때문이라는 것으로 모든 것을 정리할 정도로는 부족해 보이는 마마보이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궁금해집니다.
은성이나 다른 이들과 달리, 다혜는 수철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어린시절 신부가 되겠다고 했던 다혜는 그렇게 실제 수철의 부인이 되었습니다. 수철이 연상을 끔찍하게 싫어해 다섯 살이나 많은 사실을 숨겼지만, 다혜의 마음은 복잡합니다.
다혜의 이런 행동은 결국 중요한 순간 변수로 작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슬희가 이끄는 조직의 배신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그레이스 고는 연결고리가 해인 어머니이지만, 그렇다고 특별한 애정을 나눌 이유도 없는 관계입니다.
슬희 역시 회장의 내연녀이지만, 그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가 가진 부를 사랑할 뿐입니다. 은성 역시 퀸즈가를 집어삼키려는 욕망에 어린 시절부터 짝사랑했던 해인을 차지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다른 이들에 대한 관심은 없습니다.
변수가 나오기 어려운 인물들과 달리, 다혜가 보이는 행동들은 분명 중요한 변수입니다. 다혜에게 잘 보이기 위해 너무 열심인 수철은 그래서 더 함정에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수철을 이용해 집으로 잠입하는 데 성공한 은성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현우를 내쫓는 것이었습니다.
수철이 바로 받은 1조원짜리 사업을 현우만이 막아 세웠습니다. 사업타당성과 부정적 요소들까지 모두 확인해 보고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은 당연히 합리적으로 판단되어 받아들여졌죠. 땅만 내주면 은성이 투자자를 모은다고 하지만, 남을 어떻게 믿을 수 있냐는 단순한 논리가 잘 작동한 것이었습니다.
은성이 해인의 집으로 안전하게 들어서며 현우 내쫓기는 시작되었습니다. 마침 해인과 현우가 집을 비운 사이 은밀하게 현우의 방에 들어가 문제가 될만한 것들을 찾아 나섰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다만 금고가 나오며 그 안에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이란 은성의 감은 맞았습니다.
CCTV가 문제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내부 점검을 한다고 불러들인 자들 모두 그레이스 고가 확보한 자들입니다. 그들은 수리를 핑개로 현우의 금고를 열었고 그곳에서 '이혼 서류'를 발견합니다. 현우가 이혼을 하려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은 좋은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는 조건이었습니다.
그레이스 고가 몇년 동안 그렇게 현우를 조사해 봐도 하나의 틈도 보이지 않았던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금고 안에서 나온 '이혼 서류' 한 장은 거대한 음모로 변질되기 시작합니다. 교도소 가는 것을 끔찍하게 싫어하는 홍 회장의 특성을 알고 은성은 작전을 짰습니다.
홍 회장의 금고지기가 100억이 넘는 횡령을 했다는 사실을 앞세워 홍 회장을 교도소에 보내 겁을 주려했습니다. 이런 상황에 현우 금고에서 나온 이혼 서류는 좋은 먹잇감이 되었습니다. 현우가 이 모든 것을 짜고 송 팀장의 130억 횡령을 빌미로 홍 회장을 교도소에 보내려 꾸몄다는 식으로 작전을 짰습니다.
이를 위해 홍 회장 방에서 도청기가 뜬금없이 발견되고, 수신기가 현우 방에서 나오는 아이러니가 만들어지죠. 이 모든 것들로 인해 홍 회장은 분노합니다. 이미 이성을 잃어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신을 감옥에 보내고 회사를 차지하려 했던 큰 아들을 아들로 생각하지도 않는 홍 회장에게 교도소는 트라우마입니다.
이런 음모가 꾸며지는 것도 모르고 독일에 있는 현우와 해인은 달달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신혼여행으로 왔던 곳에서 재회해 다시 뜨거운 키스를 나눈 둘은 신혼 시절로 돌아간 모습이었습니다. "집에 가자. 당신이랑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만 했어"라는 해인의 말 속에 현우에 대한 사랑이 가득했습니다.
지켜보는 입장이었던 다혜는 이들을 보며 "서로 좋아하는데 둘다 몰라"라는 말로 이들을 정의했습니다. 서로 다른 성격의 두 사람은 그렇게 사랑하면서도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도 드러내지도 못해 왔습니다. 하지만 시한부 판정을 받은 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고, 신혼 여행지였던 독일에서 비로소 솔직해졌습니다.
해인은 자신이 엄마 요구로 쓴 유언장을 고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현우는 치료 받고 완치되면 그때 고치라고 합니다. 이는 현우의 진심입니다. 시한부 판정을 받기 전에는 그러고 싶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그를 정말 사랑하고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친구 이야기를 하며 병원에 입원하자 변호사를 데려와 유언장부터 확인했다는 말을 전하며 자신은 남편복 하나는 있다고 합니다. 물론 현우는 "너는 그게 제일 없어"라는 말을 할 뿐이었습니다. 아이를 잃은 후 각방을 쓰던 그들은 합방을 했습니다.
현우가 먼저 함께 자자고 제안했고, 해인은 못 이기는 척 허락했죠. 그렇게 평범한 부부의 모습으로 돌아간 그들은 행복했습니다. 잠결에도 남편의 손을 잡는 해인은 비로소 편안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현우는 해인을 진찰한 의사를 찾아 협박 아닌 협박을 하기도 했습니다.
가능성 높은 환자만 치료하는 행위는 기만이자 사기라며, 한국 법정에 세우겠다는 말에 의사는 움직였습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하겠다는 의지는 해인을 행복하게 만들었죠. 현우가 그런 행동을 해서 나온 결과라는 사실도 모른 채 말입니다.
치료를 받으러 가던 해인은 한 소년을 보고 뒤따라가기 시작합니다. 해인이 따라간 어린 소년은 바로 자신의 오빠였습니다. 치료를 받으러 갔던 해인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말에 거리로 나선 현우는 사람들에 쓰러진 누군가를 둘러싸고 있자, 해인이라 생각했습니다.
다행스럽게 해인은 아니었습니다. 놀란 현우의 뒤에서 등장한 해인은 배고프다며 밥 먹자고 합니다. 자신이 따라간 남자는 9살에 사망한 오빠였다고 했습니다. 바닷가로 놀러 간 가족 여행에서 해인은 바다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한없이 빠져들던 해인을 구하기 위해 뛰어든 오빠 수완은 동생을 구하고 바다에서 나오지 못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엄마는 해인을 싫어했습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해인으로 인해 첫째이자 아들을 잃은 엄마의 아픔과 분노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치료 과정에서 나오는 섬망 증세라고 하지만, 이런 모습들은 결국 해인이 트라우마와 마주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좋은 상황입니다. 이를 이겨내야만 시한부의 삶도 이겨낼 수 있으니 말입니다. 1년은 운이 좋다는 독일산 네잎클로버를 산 해인의 마음은 간절하게 살고 싶었습니다.
해인을 위해 네잎클로버를 모조리 사고, 신혼여행 와서 다리에 걸어둔 열쇠를 찾은 현우는 너무 행복했습니다. 꽃다발까지 준비해 뛰어가는 현우와 처음으로 줄 서서 산 음식을 들고 신호등 앞에 선 해인은 봐서는 안 되는 것을 보고 맙니다.
전화를 받지 않는 해인에게 보낸 사진에는 현우가 작성한 이혼 서류가 있었습니다. 분노한 해인은 사실이 아니길 바랐습니다. 현우가 할아버지를 도청했다는 사실도 믿지 않았던 해인이라는 점에서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자신을 배신했다는 것은 그 무엇보다 큰 충격이었습니다.
'운수 좋은 날'처럼 모든 것이 완벽했던 그들은 그 문서 하나로 모든 것이 망가지고 말았습니다. 여기에 은성이 파놓은 함정은 현우를 더욱 궁지로 내몰게 되었고, 이런 상황에서 이들의 음모를 파해쳐야 하는 것은 이제 현우의 몫이 되었습니다.
현우는 수렵장 철망 훼손 현장에서 확보한 차량 블랙박스를 복원해 달라고 요청한 가게 사장이 도주해버렸습니다. 뜬금없이 이런 행동을 한 것은 그 안에 다혜가 먹이를 뿌려두고 있는 장면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홍 회장은 큰아들 짓이라 했지만, 실은 슬희 일당이 만든 상황이었습니다.
진실을 밝히려는 현우의 행동에 은성이 돈으로 해결했습니다. 완벽해 보였던 이들의 행동에 맹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현우는 의도적으로 문제의 주성테크 앞에 자신의 차량을 주차해 놨습니다. 중요한 단서를 찾았는데, 범인이라면 분명 그곳을 찾아 물건을 가져갈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블랙박스에 등장한 인물이 곧 범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현우는 은성이 이번 사건과 깊숙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확신하는 계기가 될 듯합니다. 외로운 싸움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든든한 우군은 존재합니다. 퀸즈가가 모두 바보처럼 행동하지만, 유일하게 슬희의 진짜 모습을 본 이는 범자였습니다.
실제 모슬희의 과거를 파악해 본 결과 사기로 교도소까지 갔던 인물이었습니다. 더욱 교도소 안에서 출산까지 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범자는 확인했습니다. 슬희가 교도소에서 낳은 아이가 바로 은성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야만 이 황당한 재벌가 탈취 음모가 이해되기 때문입니다.
이제 현우의 고난이 시작됩니다. 가장 믿었고 사랑했던 이에게 배신당했다 생각한 해인의 분노만이 아니라, 퀸즈가 모두가 적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퀸즈가를 집어삼키려는 모슬희와 은성의 행동은 더욱 과감해지려 합니다. 과연 이 상황에서 해인을 살리고, 은성을 막아 퀸즈가를 어떻게 살릴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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