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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김상덕 찾기의 본질은 칼국수에 담겨있었다

by 자이미 2010.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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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방송된 <무한도전 오 마이 텐트>편은 '죄와 길'의 벌칙 형식을 취했지만 그동안 찾아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도전과제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지상으로 부터 55m 상공의 번지점프대 위에서 하루나기, 알래스카에서 김상덕씨 찾기 등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웃음을 만들어내야 하는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었습니다.

결과가 아닌 과정이 중요했던 무한도전


1. 고공에서 펼친 그들만의 행복했던 공연

1인자 유재석이 뉴욕 편에서 아무 생각 없이 던진 '알래스카에 사는 김상덕씨'는 하나의 예능 아이템이 되어 실행되었습니다. 말도 안 되어 보이지만 이걸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김태호 PD와 함께 한 멤버들이 만들어가는 재미의 간극과 시청자들 간의 호흡은 함께 라고 단언하기 보다는 이마저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습니다. 

편을 나눠 '알래스카'팀과 '번지점프'로 나눠서 서로의 도전을 동시에 편성해 경쟁을 유도하며 서로 다른 가치들을 끄집어내는 노력들마저도 넓게 본다면 무모한 도전의 과정 중 하나였습니다.
 
안타깝게 파일럿의 호평에도 정규 편성되지 못한 '김제동의 오 마이 텐트'를 <무한도전>에서 버라이어티 형식을 빌려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습니다. 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찔한 지상에서 55m 높이의 한정된 번지점프대에서 하루를 보내야 하는 멤버들에게 재미마저 전달해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주인공인 김제동은 다른 일정에 쫓겨 늦게 도착해, 진행형 멤버가 부재한 번지 점프팀은 침묵시위를 하듯 높은 곳에서 묵언수행까지 해야만 했습니다. 김제동이 참여하며 본격적인 이야기들이 진행되고 그들이 부른 연예인들이 속속 도착하며 번지점프대 위는 활기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김경진만이 퀴즈를 풀지 못한 채 쓸쓸하게 돌아가야만 했지만 그것마저도 도전의 연장이었기에 혹자들이 이야기하듯, 비인기 연예인에 대한 비애나 인간에 대한 폄하로 비약할 문제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인기 많은 방송에 출연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자신의 가치를 찾을 수 있는 그들에게 어떤 형태이든 방송을 통해 보여 졌다는 것만으로 의미는 충분했으니 말입니다.

리쌍과는 깊은 인연을 가진 정인의 예능 적응기와 무도가 사랑하는 걸 그룹 카라의 등장은 즐거움이었습니다. 카라 막내의 힘겨움과 그런 그녀들의 화려한 비상을 이야기 하듯 55m 높이에서 한 번의 망설임 없이 과감하게 번지점프를 하는 승연과 정인의 모습은 그동안의 서러움들을 모두 내던지고 비상을 하는 듯해 보기 좋았습니다.

케이윌과 정주리가 보여준 신곡의 감미로움과 신댄스로 명명된 주리의 과감한 모습은 하루의 힘겨움을 날려버릴 수 있는 유쾌함이었습니다. 55m위 텐트에서 취침을 한 그들은 아침부터 불어 닥친 강풍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철수함으로서 24시간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말도 안 되는 그들의 도전만큼은 의미있게 다가왔습니다.

왼쪽 귀가 선천적으로 들리지 않는 가수 정인. 오랜 시간 함께 하면서도 가수로서의 삶이 힘겨웠던 후배이자 동료인 정인을 위해 음반을 제작한 리쌍의 모습도 아름다움이었습니다. 생계형 아이돌이라는 타이틀까지 가질 정도로 소속사의 뒤 바침이 아닌 스스로 현재의 모습까지 올라선 '카라'에 대한 무한한 무도 멤버들의 애정은 여전했습니다.

쉽지 않은 과정들을 가진 이들과 함께 해서 인지 그들의 '번지점프 오 마이 텐트'는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화면 속에 보여 졌던 장면들만이 아닌 다양한 의미들을 응축해 소통을 할 수 있게 해주었던 그들의 도전은 결코 실패는 아니었습니다.

2. 김상덕 씨 보다는 칼국수가 전해 준 감동

힘겹고 어렵게 페어뱅크스에 도착한 멤버들은 한글 간판 찾기에 급급합니다. 영화 20도에 가까운 날씨에 8시간차를 몰고 온 그들은 춥고 허기져 힘겹기만 합니다. 알래스카에서도 그랬지만 페어뱅크스에서도 한글 간판을 찾아 들어간 곳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듯 진행된 과정은 '알래스카에서 김상덕 찾기'의 마지막 희망이었습니다.

송강호를 닮은 페어뱅크스 한인회장과 부인의 맹활약은 무도 멤버들에게도 흥겨움으로 다가왔습니다. 한식당에서 푸짐하게 차려진 한국 음식을 먹으며 하루 동안의 힘겨움을 이겨낸 그들은 숙소에 들어서자마자 게임을 진행합니다.

웃겨야 한다는 본능에 충실한 그들은 급조된 게임들을 통해 잔재미들을 전해주었습니다. 웃음 빼고는 뭐든 잘한다는 형도니의 극강의 모습들과 게임을 주도하면서도 승패를 초월한 재석의 모습들은 서로 소통하고 어울릴 수 있어 의미 있었습니다.

알래스카의 마지막 날 아침까지 '김상덕'씨의 존재도 파악하지 못한 그들은 한인들이 일하고 있다는 '치나 핫 스프링'으로 가는 길에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 외진 길에 눈길에 빠진 일본인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시간에 쫒기는 상황에서 1시간 가까이 모든 스태프들이 힘을 모아 차를 빼내주는 모습에서 '김상덕 찾기'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이 던져주는 것들이 무엇인지 그들은 그렇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김상덕'씨의 존재가 모호해진 상황에서 몇 시간 남지 않은 그들이 선택한 것은 "알래스카에 사는 김상덕씨에게 해물 칼국수를 대접 하겠다"는 재석의 한마디로 시작된 만큼, 이곳에 사는 분들에게 칼국수를 대접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게다며 서둘러 음식을 준비합니다.

그런 과정에 낭보는 날아들고 어렵게 찾은 김상덕씨는 비록 한국어를 전혀 못하는 군인이라는 신분이었지만 알래스카에 '김상덕'씨는 존재함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그들의 미션은 성공이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과정 속에 남겨진 교민들과의 나눔이었습니다.

함께 정성껏 만든 칼국수를 페어뱅크스에 거주하는 어르신 분들을 모시고 대접하는 그들과 한국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음식을 먹으며 감동을 받는 모습에서, '알래스카에서 김상덕 찾기'의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30년 길게는 40년 이상 척박한 지역에서 살아오신 그분들에게 한국 음식은 쉽지 않았습니다. 어떤 분이 이야기하듯 40년 만에 처음 먹어본 칼국수라고 이야기하듯, 그분들에게 무도 멤버들이 만든 칼국수는 단순한 음식이 아닌 아련한 추억을 끄집어내게 해준 고마운 음식이었습니다. 

머나먼 타국에서 고향을 떠올릴 수 있는 음식은 다름 아닌 너무 흔한 칼국수였습니다. 김상덕씨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칼국수는 아쉽게 본인에게 전달되지는 못했지만, 가상의 존재를 찾아 나선 그들에게는 아쉬움보다는 더한 감동을 전달 받을 수 있었습니다. 

80 평생 가장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고 말하는 할머니.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 그들이 전해준 칼국수는 아니었을 겁니다. 그러나 눈물이 글썽거릴 정도로 감격스럽게 먹을 수 있었던 것은 칼국수에 담긴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었을 것입니다. 

여기에 낯선 곳까지 찾아와 자신들을 잊지 않고 초대해 따뜻한 정을 나눈 무도 멤버들이 고향에 두고 온 형제자매같은 느낌이 들었을 것입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결코 '김상덕'씨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무모한 도전의 여정 속에서 만났던 소중한 인연들과의 관계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할 수밖에 없음을 진하게 보여준 한 그릇의 칼국수였습니다. 

알래스카를 떠나며 그들이 남긴 "아름다운 추억을 갖게 해준 김상덕씨 감사 합니다"는 그들이 이야기하고 싶었던 모든 것이었습니다. 그저 농담처럼 던진 이야기가 현실이 되고 그 가상의 인물을 찾아나서는 과정 속에서 낯선 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행복했던 시간들은 서로에게 너무 의미 있는 추억들이었을 것입니다.   


<무한도전>이 보여주었던 '알래스카에서 김상덕 찾기'와 '번지점프 오 마이 텐트'는 목표달성의 중요함보다는 그 과정에서 얻어질 수 있는 소중한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결과 지상주의 세상에서 결과 못지않게 과정이 얼마나 소중할 수 있는지 즐거움과 함께 전달해준 그들은 역시 레전드였습니다.

다음 주에는 본격적으로 <무한도전>에 합류한 하하를 위한 시간이 준비되어있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하는 그들의 모습이 과연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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