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새로운 한국 시리즈가 지난 20일 공개되었습니다. 수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웹툰 원작인 '이두나'는 호불호가 분명해 보입니다. 순정만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충분히 재미있고 흥미로울 수밖에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이는 역설적으로 순정만화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절대 끝까지 정주행 하기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이두나'를 끝까지 볼 수밖에 없다면 그건 수지 때문일 겁니다. 여전히 아름다운 수지에 대한 제작진의 생각도 비슷했습니다.
마치 수지 포토 앨범이라도 찍는 듯한 느낌을 주는 초입부 그의 등장은 그를 돋보이게 만들어야만 하는 확신이 존재하는 이야기였습니다. 그건 역으로 수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지 않았다면 이를 선택할 이 역시 급격하게 줄어들었을 것이란 의미입니다.
이야기는 단순합니다. 보지 않아도 다음 이야기를 충분히 알 수 있을 정도로 이야기는 단순합니다. 특별한 이야기를 원하거나 반전이나 추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이두나'는 맞지 않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하는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하다면 '이두나'는 좋습니다.
이원준(양세종)이 서울로 올라오며 모든 일은 시작됩니다. 여동생이 병원에서 퇴원하면서 서울로 올라가기로 결심하죠. 집과 학교를 오가기에는 무리가 있었기 때문에 공부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 셰어하우스를 찾게 됩니다. 그게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었습니다.
일찍 사업을 해서 자리를 잡아가는 친구가 좋아하던 걸그룹 드림스윗을 좋아했고, 그 사진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을 만들어줬습니다. 두 사람의 첫인상은 좋을 수 없었습니다. 범생이로 그저 공부만 하던 원준은 상상도 못 한 모습을 먼저 봤으니 말이죠.
홀로 담배를 피며 바라보는 이상하지만 예쁜 여자인 이두나(수지)는 원준에게는 당황스러운 존재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얼굴에 혹시 전에 만난 적 없냐고 묻죠. 이는 전형적인 플러팅이기도 합니다.
두나 입장에서는 한심해 보일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어떤 남자나 다 하는 흔한 수법이자, 자신이 드림스윗 멤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척 하는 하수들이나 하는 짓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죠. 이런 오해는 결국 호감으로 만드는 이유가 됩니다.
잘 나가던 걸그룹 멤버였던 두나가 왜 그렇게 셰어하우스에서 지내고 있는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이 드라마가 가지는 유일한 추리 조건은 두나죠. 이 드라마는 철저하게 수지가 연기하는 배두나라는 인물이 가지는 힘에 의지합니다.
초반 이야기 흐름은 당연히 외부자인 원준이 두나가 살고 있는 셰어 하우스로 들어와 적응하는 과정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외부인을 통해 내부에 사는 두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현명한 선택이었습니다.
우여곡절을 통해 두나가 원준에게 마음을 조금씩 열면서 이야기는 탄력을 받기 시작합니다. 학교에서 원준은 우연하게 고등학교 동창이자 마음에 품고 있었던 진주(하영)와 마주치게 됩니다. 고등학생 시절 부잣집 딸에 밝고 예뻤던 진주는 모두에게 선망의 대상이기도 했습니다.
진주가 바라본 원준은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었습니다. 진주가 원준에게 마음이 있었는지 명확하지 않지만, 수학 문제를 물어보는 장면에서 어느 정도 원준을 마음에 품고 있었음을 짐작하게 하죠. 진주의 등장은 익숙한 전개의 시작입니다.
원준을 사이에 두고 두나와 진주가 자리하게 되면서 전형적인 삼각관계가 구축될 수밖에 없죠. 여기에 두나가 누군지 명확하게 아는 진주와 친해지면서 이들 관계는 친구와 연인으로 가는 과정 속에서 묘한 감정선들이 충돌하게 만듭니다.
누구에게도 마음 주지 못해 날카롭기만 하던 두나가 원준의 진심을 파악한 후 적극적으로 나아가기 시작합니다. 적대시하던 마음이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하며 이들의 관계성은 보다 흥미롭게 흘러갈 수밖에 없었죠. 그런 과정에서 진주가 등장하며 익숙한 긴장감과 호기심도 자극했습니다.
초반의 익숙해서 지루한 부분을 넘어서면 제법 볼만한 드라마입니다. 전형적인 로맨스 드라마의 형식적 익숙함은 지루하기만 합니다. 술에 취한 선배가 여성들에게 함부로 하는 장면은 과거나 지금이나 감초처럼 등장합니다.
셰어하우스에 거주하는 인물들과 접점들이 만들어지며 나오는 익숙한 에피소드들 역시 큰 울림으로 다가올 수는 없습니다. 전형적인 패턴을 그저 답습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큽니다. 그나마 유일한 위안은 수지를 보는 것 외에는 없었던 듯합니다.
장르에 따라 호불호는 분명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두나'를 매력적으로 바라보며 행복해하는 이들도 많을 듯합니다. 알콩달콩 아름다운 사랑을 하며 두나를 힘들게 했던 스토커에게서 자신의 여자를 지켜주는 남자의 로맨틱함에 빠져들 수도 있습니다.
평범하고 익숙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나쁘지 않은 드라마로 보입니다. 청춘 드라마의 특성이 과거의 로맨스 물과 혼재되어 등장하며 나쁘지 않은 익숙함을 선사합니다. 잔잔한 청춘 로맨스 이야기에 수지라면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머리를 써야 하고 복잡한 복선들을 풀어내고 얽히고 설킨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보다 졸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잔잔한 이야기 구조이죠. 그럼에도 이 드라마를 꼭 봐야만 한다는 그건 무조건 수지 때문일 수밖에 없습니다. 보며 행복하든 실망하든 그 모든 전제조건은 결국 수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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