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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Netflix Wavve Tiving N OTT

최악의 악 결말이 해피엔딩으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와 제목의 주인

by 자이미 2023.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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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인 '최악의 악'이 12회로 종영되었습니다. 마지막 3회분은 25일 모두 공개되었죠. 결말을 생각해 보면 과연 이게 해피엔딩일까? 아니만 새드엔딩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마약 카르텔을 잡기 위해 잠입수사한 경찰의 이야기는 뻔하지만 흥미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숨기려는 자와 밝히려는 자들 사이에 대립과 갈등이 존재할 수밖에 없기에 긴장감이 커지죠. 이런 긴장감을 '최악의 악'은 캐릭터들을 통해 잘 보여줬습니다.

최악의 악 종영

10회에서도 준모와 해련, 기철과 의정이 함께 있으며 서로를 떠보는 그 상황들은 긴장감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준모와 의정은 부부이기에 해련과 기철의 눈치를 보며 자신들의 신분을 숨기고 거짓 연예를 이어가야만 하는 그 관계성이 흥미롭게 전개되었습니다.

 

준모는 의정이 기철과 어린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는 것에 의심하고 긴장하며 불안해했습니다. 더욱 의정이 남편을 위해 적극적으로 이번 수사에 개입하며 그 관계는 준모에게 더욱 불안을 증폭시키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의정 역시 해련과 연인처럼 보이는 준모의 모습에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런 불안함은 결국 서로에게 실망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한번 의심이 커지기 시작하면 돌이키기 어려운 시점으로 향하게 됩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처음으로 절대 돌아갈 수 없는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들의 관계는 그렇게 쌓여 결말 부분에서 터지게 됩니다.

 

준모를 정말 좋아하는 해련은 국내에서 머물기 위해 가짜 증명서도 만들었습니다. 그런 상황에 기철은 외부자인 준모와 서 부장을 핵심 멤버로 받아들였습니다. 마약 거래를 통해 얻어지는 수익을 준모와 서 부장에게도 배분하기로 했으니 말입니다.

 

'최악의 악'은 좋은 빌드업으로 결말을 흥미롭게 잘 냈습니다. 등장인물들의 관계들이 심화되고 파괴되는 과정은 그 모든 것이 결말을 위한 빌드업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작가는 충분히 많은 고민을 하며 이 극을 이끌었다고 보이죠. 

 

10회 충격적인 결말은 기철이 자리를 비운 사이 그곳에 앉은 자가 정배였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서 넘어온 마약을 가져와 일본에 넘기는 일은 그동안 기철과 동고동락했던 역삼고 출신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정배는 사라지고, 그 자리를 준모와 서 부장이 차지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정배의 등장은 파국이 일어날 수밖에 없음을 예고했습니다. 

최악의 악의 진짜 최악의 악은 경찰과 검사였다

11회는 마약계 형사 민구가 의정의 정체를 알면서 긴장감이 배가 되는 과정을 잘 담아냈습니다. 물론 서부장의 의심이 커지며 준모가 위기에 처하기도 하죠. 민구는 그저 악당에게 사악한 정의로운 경찰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재건파의 돈을 받고 그 뒤를 봐주는 비리 경찰이었죠.

 

기철과 함께 있던 형사 의정이 유덕훈 전 청장의 딸이라는 말에 분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알려진 남편인 도형을 만나 아내가 조폭과 만나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이런 민구의 행동은 시청자들을 불안하게 할 수밖에 없는 요소였습니다. 

 

기철을 따라 배에 오른 준모는 마약이 어떻게 전달되는지 그 루트를 파악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조창식 부장검사가 진두지휘하고 도형이 이끄는 수사팀과 공조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중국에서 받은 마약을 일본에 건네는 모든 과정을 확인해 한중일 공조로 마약범죄를 일망타진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였습니다.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생각되는 순간 의외의 변수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트럭이 의도적으로 준모와 기철이 탄 차량을 들이받고 마약을 모두 가지고 도주하는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모든 것은 뒤틀리기 시작했습니다.

 

차량이 충돌하는 순간 모든 것은 뒤틀렸습니다.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는 잠입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는 순간 충돌이 일어났습니다. 이는 정배의 짓이었습니다. 그리고 정배와 손을 잡고 기철을 배신한 희성이 주도한 반란이었습니다. 

 

충돌 사고로 쓰러진 준모를 기철은 구해냈습니다.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기철에게 준모가 조금씩 동화되어가는 과정도 현실적이었습니다. 함께 어울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동화되는 것이 인간이죠. 기철이 준모에게 동화되었듯, 준모 역시 기철에게 동화되어 가는 과정은 당연히 보는 이들을 긴장하게 했습니다.

최악의 악 종영-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한 해련

준모는 자신을 사랑하는 해련을 통해 중국 본거지가 어딘지 파악했습니자. 창춘 출신이고 이튼 강 주변이라는 말은 마약 제조지역을 특정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였습니다. 마약을 빼앗긴 사건은 강남연합에게는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그렇게 조직원들이 모두 마약을 강탈한 자를 찾는데 주력하는 상황에서 과하게 분노한 준모의 행동은 무슨 이유였을까요? 당연하게 마약 카르텔을 잡기 위해서는 이를 바로잡아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정배에 이어 서 부장도 이상함을 느끼게 됩니다.

 

평온해 보였던 조직에 갑작스럽게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며 혼란스러워진 것을 모두 우연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막내 용대가 기철에게 지시를 받은 사건을 언급합니다. 재향경우회에서 받은 서류로 인해 준모는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서 부장은 의정 남편이라 생각했던 도형을 잡아 진실을 파악하려 했지만, 그게 쉽지 않았죠. 그리고 현장에 도착한 준모에게 도형을 칼로 찌르라고 요구합니다. 의정과 알고 있다면 당연히 남편인 도형을 알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준모가 의심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준모가 서 부장과 대립하는 사이 기철은 사무실에서 자신이 배신당했음을 느끼게 됩니다. 모두가 모인 그곳에서 유일하게 자리에 앉아 거만함을 보인 이는 정배였습니다. 그런 정배의 행동을 이미 수상하게 봤던 기철을 총을 겨누지만 이미 상황은 기철의 편은 아니었습니다.

 

정배는 준모의 모략에 밀려난 후 반격을 준비해 왔습니다. 그리고 그의 편에 선 이는 희성이었습니다. 그들은 재건파 뒷배를 해줬던 민구를 찾아가 자신들을 도와달라 요청하죠. 이미 세가 기운 재건파가 아니라, 자신들의 뒷배를 봐달라며 돈을 건넨 정배와 희성은 기철을 제거해 달라했습니다.

최악의 악 종영-기철 배신한 정배

그렇게 준비된 것이 바로 마약 현장 급습과 사무실 장악이었습니다. 전체를 보며 규모를 키우려는 기철과 달리, 정배는 바닥을 닦는 방식으로 조직원들과 친분을 앞세웠습니다. 조폭들이 꿀 수 없는 보다 거대한 꿈을 꿨던 기철에게 눈앞에 보이는 달콤함은 이길 수 없는 힘이었습니다.

 

이 상황을 정리한 것은 민구였습니다. 기철을 체포해 구속시키고 강남연합을 장악한 자들의 뒤를 봐주면 엄청난 부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민구는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막은 이는 준모였습니다. 서 부장의 의심이 커진 상황에서 도형을 총으로 쏘자 더는 참지 못하고 싸우기 시작했죠.

 

다행스럽게 형사들이 출동하며 서부장과 용대를 체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렇게 의심하는 인물을 잡는 데 성공했지만, 기철이 강남연합에서 추출되었다는 사실에 분노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마약 카르텔 체포 작전은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이 당했던 것처럼 기철을 체포해가던 민구 차량을 동일하게 막고 구출해 내는 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정리될 수준은 아니었죠. 핵심인 기철과 준모를 잡아야만 민구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강남연합 역시 당연한 일이죠.

 

준모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서부장의 총에 맞은 도형이 어떻게 되었는지가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조 부장은 사망 사실을 준모에게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도형 죽음은 또 다른 반전을 만들어냈습니다. 도형 장례식장을 찾은 민구 후배는 그가 준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는 심각한 문제일 수밖에 없죠. 민구가 증오했던 승호가 바로 형사 준모라는 사실을 알고 그가 선택한 것은 해련을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해련을 찾은 민구는 그가 사랑하는 승호가 사실은 의정의 남편인 형사 준모라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최악의 악 종영-준모가 느낀 의정에 대한 감정

해련은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죠. 자신이 느끼던 의정에 대한 준모의 행동에서 발견된 불안은 바로 그들이 부부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민구는 중국 마약상을 통해 보다 큰 것을 바랐지만, 해련의 선택은 달랐습니다. 정말 사랑했던 준모를 위해 그는 민구를 제거하는 선택을 하죠.

 

지키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해련은 그렇게 준모가 자신을 배신한 존재였음에도 그를 사랑했기에 그를 위해 무모한 선택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해련을 구한 것은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경호하던 판다는 중국이 아닌, 준모에게 가라고 합니다.

 

이미 해련의 아버지이자 두목인 오손이 분노한 상황에서 중국으로 가면 안 된다는 판다는 그렇게 자신을 희생하며 모시던 오랜 친구를 구했습니다. 그렇게 사건 현장을 나선 해련이 향한 곳은 준모가 아니었습니다. 이선우라는 이름의 한국인이 되어 어딘지 모르는 곳으로 향하는 해련의 복잡한 표정은 압권이었습니다.

 

일본으로 마약을 보내는 현장을 급습하는 과정에서 기철은 준모가 형사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급습해 강남연합 일당을 체포하는데 성공하지만 기철은 현장을 빠져나갑니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준모가 의도적으로 수갑을 풀 수 있도록 열쇠를 좌석에 슬며시 놓고 내렸기 때문입니다.

 

준모의 목표가 기철과 마약 카르텔이지만, 함께 하는 동안 그의 감정선은 단순히 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수준까지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준모의 선택은 또 다른 변수를 만들게 됩니다. 이런 식의 끝은 새로운 시작으로 연결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진화시키는 것이 '최악의 악'이 주는 재미이기도 합니다.

 

해련이 준모를 찾지 않고 그를 사랑했던 죄로 쓸쓸하게 어딘가로 향한 것과 유사하게, 기철은 준모와 의정의 집을 찾습니다. 자신이 사랑했던 두 존재인 준모와 의정의 집에서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확인한 기철은 집에 돌아온 그들에게 총을 겨눕니다. 

최악의 악 종영-의정은 정말 기철을 사랑했을까?
최악의 악 종영-준모를 정말 사랑했던 해련의 선택

기철도 준모처럼 함께 하며 동화되어 그들을 함부로 할 수 없었습니다. 의정은 자신이 유일하게 사랑한 존재이고, 준모는 일을 하며 가장 믿었던 인물입니다. 그런 그들에게 배신당했다 생각한 기철은 그들에게 총을 쏘기보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준모는 왜 기철을 총으로 쐈을까요? 더욱 기철을 구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의 심장을 겨눈 것은 분명한 의미가 있습니다. 준모는 그 순간 의정의 행동에 모멸감과 분노를 느꼈을 겁니다. 그 감정들 속에는 질투도 자리하고 있었을 겁니다. 

 

기철이 총에 맞아 쓰러지자 정말 서럽게 우는 의정을 보며 준모는 더는 자신이 사랑했던 아내가 아니라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어쩌면 의정은 자신이 아니라 기철을 마음에 품고 살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 사건 해결에 혁혁한 공헌을 한 이들에게 상을 수여하는 과정에서 준모의 행동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이는 시즌 2를 위한 밑밥이기도 하고, 이들의 감정선을 제대로 정리하는 마침표와 같기도 했습니다. 의정과 눈도 마주치지 않고 나서는 준모는 자신에게 손을 내미는 부장검사를 증오하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도형의 영정 사진에 경례를 하고 떠나는 준모는 어떤 감정이었을까요?

 

'최악의 악'이 가리키는 '최악의 악'은 누구일까요? 그건 부패한 형사 민구이기도 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모두를 희생시킨 부장검사이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조폭보다 못한 공권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했습니다.

 

모든 거대한 악을 지배하고 이를 이용하는 자들은 형사이고 검사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드라마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보다 거대한 메시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직이 그에 소속된 인물을 어떻게 사유화하고 이용하는지, 그건 이런 형사들의 세계만이 아닌 그 어떤 조직에서도 벌어지는 일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최악의 악

'최악의 악'은 충분히 흥미롭게 재미있는 드라마였습니다. 시즌 2가 된다면 홀연히 떠나버린 해련과 중국 마약상들이 등장하는 새로운 방식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당연하게 그 중심에는 준모가 있겠지만 말이죠. 강렬한 액션과 장르의 특성상 그저 선 굵은 이야기로 치부될 수도 있습니다.

 

조금은 천천히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무척이나 섬세하고 매력적인 이야기입니다.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이들의 관계성을 정교하게 짜 이야기를 밀어가는 방식이나, 이런 빌드업들을 통해 결국 정점에 이르는 과정들까지 제법 완성도 높은 한국 장르 드라마였습니다. 과연 시즌 2는 만들어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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