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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Netflix Wavve Tiving N OTT

눈물의 여왕 1회-왜 김수현과 김지원 성역할이 바뀌었을까?

by 자이미 2024.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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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불시착'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박지은 작가가 돌아왔습니다. 재벌가는 여전히 등장하고 북한의 꽃군인이 아닌, 이번에는 상경한 서울대생이 주인공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런 변주를 통해 박지은 작가는 무엇을 보여주려고 할까요?

 

과감하게 결혼하는 과정은 최대한 축소하고 이혼을 결심한 현재 시점을 통해 이들의 사랑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결혼 과정보다 결혼 후의 삶이 이 드라마에서는 더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 이혼까지 생각해야 했던 이들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하게 합니다.

눈물의 여왕 1회-현우와 해인은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드라마는 백현우(김수현)와 홍해인(김지원)의 인터뷰로 시작됩니다. 자신들이 어떻게 결혼하게 되었는지 설명하는 과정이죠. 이를 통해 이들의 결혼 과정을 빠르게 정리될 수 있었습니다. 퀸즈그룹 신입으로 첫 만남부터 이들의 기억은 각각이었습니다.

 

퀸즈그룹의 딸임에도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해인에게 이 모든 상황이 우습기만 했습니다. 정체를 숨기고 근무하며, 말 안듣는 신입이란 손가락질을 받던 해인이 복사기가 말을 듣지 않아 발로 찬 것이 현우와 인연을 만들어준 이유가 되었습니다.

 

해인의 기억은 현우가 자신에게 첫눈에 반해 접근했다고 하지만, 현우의 기억은 달랐습니다. 신입이 복사기를 함부로 걷어차기에 이를 막기 위해 도와준 것뿐이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하다가는 곧 해고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도와줬다고 하지만, 아무런 관심 없이 그런 행동을 할 수 없다는 것이 해인의 입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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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려는 현우와 굳이 그런 도움이 필요없었던 해인의 관계는 그렇게 이어지다 비 오는 날 정점을 맞이합니다. 우산이 필요 없는 해인에게 다가와 우산을 건네며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장황하게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자신은 서울대 법대생이고, 서울은 아니지만 시골에서는 유지라고 불린다고 부도 과시합니다.

 

서울에서 살고 있는 오피스텔도 월세가 아닌, 전세라며 자신이 좀 산다고 재벌가 딸에게 자랑하는 현우의 모습이 해인으로서는 귀엽게 다가왔을 겁니다. 그렇게 자신이 똑똑하고, 집도 어느 정도 살기 때문에 맞벌이가 아닌 해인이라면 외벌이도 생각할 수 있다는 말로 에둘러 프러포즈를 했습니다.

 

해인에게 우산이 필요없었던 이유는 전용 운전기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다 전하고 비를 맞으며 뛰어가는 현우의 모습이 해인은 그저 귀엽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해인의 정체가 드러나자 현우는 사표를 내고 시골집으로 들어가 칩거하기 시작했습니다.

눈물의 여왕 1회-이혼하고 싶지만 이혼도 어려운 현우

돌이켜 생각해보면 자신이 한 행동이 얼마나 한심했는지 밤바다 이불킥을 할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그런 현우를 찾아온 것은 해인이었습니다. 시골에 헬기를 타고 등장해 책임지겠다는 해인의 말에 현우는 재벌가 사위가 되었습니다.

 

해인은 자신이 대표로 있는 백화점을 1조 클럽에 가입시키려 합니다. 하지만 매출이 8천억을 넘어선 상황에서 1조 클럽에 들지 못한 상황이 화가 났습니다. 매출이 적은 업체를 내보내고 보고 효과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지만 이를 방해하는 이는 바로 남편 현우였습니다.

 

퀸즈그룹 법무이사이자 퀸즈 백화점 법무팀장인 현우는 해인의 생각과 달랐습니다. 아니 재벌가 생리와 전혀 다른 현우로서는 충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분명 사랑해서 한 결혼이지만, 실제 결혼은 현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재벌가 사람들에 둘러싸인 현우는 고립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기 삶은 존재하지 않고 오직 재벌가의 삶에 짓눌려 살아야 하는 현우는 이혼만이 답이라 생각했습니다. 분명 사랑해서 한 결혼이지만, 이제는 각방을 쓰며 그저 형식적 삶을 사는 상황은 버티기 어려웠습니다.

 

이혼이 간절하지만 분위기는 절대 이혼할 수 없는 상황들만 이어집니다. 세 번이나 이혼한 해인의 고모인 홍범자(김정난)의 행동만 봐도 이 집안에서 이혼하면 어떤 꼴을 당하는지 알 수 있게 했습니다. 이혼한 남자들은 그저 당사자만 아니라 집안까지 풍비박산을 만들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장인이라고 다르지도 않습니다. 그나마 부드럽고 유연한 사람으로 보였던 홍만대(김갑수)도 자기를 떠나는 사람에게 배신자라 생각하고 공격을 가하는 모습에 경악했습니다. 집안을 배신하는 자에게 어떤 저주가 내려질지 너무 잘 아는 현우로서는 이혼하겠다는 말을 꺼낼 수도 없었습니다.

눈물의 여왕 1회-사이코지만 괜찮아 형제였던 오정세의 카메오 출연 반갑다

정신과 의사를 만나 상담을 해봐도 답을 찾을 수는 없었죠. 친구와 술을 마시며 신세한탄을 해봐도 사랑이 아닌 건물주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친구의 발언에 절망하기만 합니다. 스캔들 대비해 현우를 감시하는 인물들까지 있는 삶이 남들에게는 그저 재벌가에 장가갔다는 이유만으로 복 받았다 생각하는 모습이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오정세가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동생이었던 김수현과 의사와 환자로 재회한 장면은 흥미로웠습니다. 전작에서 오정세의 역할을 생각해보면 정신과의사 역할은 교묘함까지 묻어나기 때문이죠. 그리고 상담을 마치고 김수현이 오정세를 꼭 안아주는 장면도 전작을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뚜쟁이 역할을 하는 그레이스 고(김주령)는 자신을 무시하는 해인에게 발끈해 현우를 찾아갑니다. 해인의 어머니인 김선화(나영희)에게 딱 붙어 달달한 말로 현혹시키던 그는 당돌하기만 한 해인에게 분풀이하기 위해 현우가 이용당하고 있다 주장하죠.

 

해인이 결혼하며 다른 문건을 만들어 토사구팽하려 한다는 식의 발언은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실물을 봐야만 확인이 가능하니 말이죠. 하지만 이혼에 대한 감정이 극한으로 치닫은 상황에서 이런 발언은 좋은 불쏘시개이자 트리거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혼 결심을 굳건하게 하기 위해 시골집을 찾아 이혼 이야기를 꺼내자 집안사람들은 모두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어머니만은 아무 말 없이 아들을 바라볼 뿐이었죠. 이들에게도 재벌가 사돈은 자신들의 삶에 특별함으로 남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떡고물이 떨어지듯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은 돈은 유용하다는 현실적 고민도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현우의 이혼 결심은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그렇게 금고에 넣어놨던 이혼 서류를 가지고 아내 방을 찾은 현우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버지 환갑에도 집에 가지 못하고 재벌가 재사 준비를 해야 했던 현우는 아내인 해인이 함께 갈 곳이 있다는 말을 매몰차게 거절하고 집으로 갔었습니다.

눈물의 여왕 1회-극단적으로 다른 두 집안

해인이 함께 가자고 한 곳은 병원이었습니다. 그리고 해인은 자신이 3개월 시한부라 고백하죠. 너무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건네는 시한부 판정에 현우는 순간적으로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그럼 이혼하자가 아니라, 합법적으로 이곳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에 행복했는지도 모릅니다.

 

갑작스럽게 사라진 사랑의 감정이 쏟아졌고, 자신이 잘못해서 미안하다 사과하는 이 남자 어떻게 봐야 할까요? 해인은 정말 시한부일까요? 그렇다면 남은 3개월 동안 이들의 여정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서로 깨닫게 되는 과정으로 이어질 겁니다.

 

코믹물에서 시한부가 사실이라면 이질감이 극대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재벌가에는 주치의가 존재하고 이런 의사들의 경우 사람의 생사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함부로 이야기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해인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면 시한부는 아닐 가능성이 높죠.

 

남편이 자신과 이혼하고 싶어하는 것을 알게 된 해인의 의도적으로 이런 행동을 했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아니면 지금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시한부가 될 수도 있다는 의사의 진단을 과장되게 언급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죠.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려 했던 연애 초기 자기 말만 하던 현우의 모습과 지금이 오버랩되고 있으니 말입니다.

 

첫 회를 보면 남자와 여자의 성역할이 완전히 뒤바뀐 상황을 알 수 있게 합니다. 현우가 프러포즈를 한 이후 해인이 보인 행동은 우리가 흔하게 보던 연애 이야기의 성역할이 완전히 바뀐 모습입니다. 재벌가 남자가 자신이 사랑하는 가난한 여자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일종의 풍자죠. 재사를 지내는 과정에서 여자들이 도맡아 하던 음식 장만을 사위들이 하는 행위 역시 남녀의 역할을 완벽하게 바꾼 형식입니다. 자신들의 대소사는 못 챙겨도 재벌가의 일들은 허투루 할 수 없다는 것과 명절에도 집보다는 재벌가가 우선인 사위들의 고민은 현실에서 일상이 된 시집간 여자들의 모습입니다.

눈물의 여왕 1회-완벽하게 뒤바뀐 남녀 성역할 의미

현우가 친구인 양기(문태유)에게 술에 취해 신세 한탄을 하는 장면에서는 더욱 적나라하게 남녀가 바뀌었음을 알 수 있게 합니다. 박력 넘치는 재벌가 딸이 자신이 귀엽다며 평생 책임지겠다는 말에 험한 처가살이를 하는데 어느 순간 자신이 고립된 삶을 살고 있다며 후회하는 장면은 우리가 너무 익숙하게 봤던 장면입니다.

 

자신이 귀엽게 태어난 것이 문제라는 현우의 술취한 행동은 그래서 더 웃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성역할 바꾸기는 앞서 언급했지만 현실에 대한 풍자입니다. 그리고 남녀 관계의 고착화가 결국 권력을 가진 자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음을 증명합니다.

 

남자의 힘이 곧 삶의 토대가 되어왔던 시대를 살면서 여자는 하나의 부속품처럼 취급받을 수밖에 없는 사회적 한계가 존재했습니다. 이는 권력을 가진 자가 남자이기에 가능한 성불균형이었죠. 하지만 시대가 변해가며 그 권력이란 힘을 여자들도 가질 수 있는 기회들이 생기며, 역할은 자연스럽게 변할 수도 있음을 작가는 언급하고 있습니다.

 

남녀 역할이란 권력에 의해 나뉘는 것이지, 성별이 만든 고착화된 문제일 수 없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가 급격하게 변하며 노동력이 곧 생명인 산업시대와는 다른, 오로지 능력만으로 권력이란 힘을 가질 수 있는 시대에 남녀라는 성별은 무의미함을 잘 보여준 첫 회였습니다.

 

박지은 작가 특유의 코믹함이 전면에 등장한 '눈물의 여왕' 첫 회는 호불호가 있을 수밖에 없는 전개였습니다. '사랑의 불시착' 첫 회가 그랬듯 말입니다. 첫 회에는 '눈물의 여왕'이 아닌 '눈물의 남편' 정도였던 이야기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제목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눈물의 여왕 1회 스틸컷

해인은 사실 현우를 정말 사랑합니다. 하지만 무슨 이유로 두 사람의 관계가 이렇게 틀어지게 된 건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현우에게 함부로 하는 남동생 수철에게 폭력까지 가하며 혼내는 장면은 단순히 내 것을 건드는 동생을 탓하는 수준은 아닙니다.

 

자신이 먼저 현우에게 다가가려 하지만 자존심 때문에 포기하는 장면에서도 해인은 여전히 남편을 사랑하고 있음이 잘 드러납니다. 왜 이들의 관계가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여부는 이제 조금씩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재벌가에서 벌어지는 암투들도 준비되어 있고, 시한부를 언급한 해인과 이혼을 미루고 남은 3개월 동안 사랑을 하려는 현우의 기묘한 관계가 어떻게 이어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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