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쿠키 결말-잔인한 희망으로 결말을 맺은 이유

엘지유플러스가 만든 흥미로운 드라마 '하이 쿠키'는 결말을 통해 충분히 흥미로운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마약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학교를 배경으로 한 그럴듯한 마약 이야기는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열린 듯 닫힌 결말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마약에 대한 메시지를 강렬하게 던져줬습니다.

 

남겨진 이에게 잔인한 희망 고문을 하는 결말은 그래서 더욱 현실적이고 잔혹했습니다. 통상의 드라마처럼 단죄하는 형식을 취할 수는 없었습니다. 주인공마저 마약에 찌들어버린 상황에서 시원한 결말을 내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하이 쿠키 결말이 던진 의미

처음 접근은 동생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하지만 민영을 구하려던 언니 수영은 타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명분이 좋다고 해도 타락해 버린 상황에 정의 구현 자체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마약을 막기 위해 시작한 행동은 스스로 마약을 만들고 유통시키는 행위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마약으로 깊은 잠에 빠지듯 정신을 잃은 동생 민영이 갑작스럽게 깨어나며 모든 것은 다시 뒤틀리기 시작했죠. 목적이 사라지고 새로운 갈등이 고조되며 분위기는 더욱 거칠게 흐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영은 이미 마약에 중독되어 버려 주체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수영만이 아니라 깨어난 민영 역시 중독 증세에서 벗어나기 어려웠습니다. 정신이 멀쩡해지자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귀에 가득합니다. 쿠키를 꺼낼때 나는 소리가 환청으로 괴롭히는 것은 마약 중독 증세 중 하니이기도 합니다. 

 

마약 쿠키를 만들었던 호수는 갑작스럽게 셰프 종료 선언을 합니다. 이는 또 다른 논란을 만들어내죠. 수많은 중독자들은 분노로 수영과 이모는 직접 쿠키를 만듭니다. 누군가 집 앞에 놓은 마약으로 그렇게 사업을 시작하며 단가를 2배나 올렸지만 중독자들에게 이는 아무런 의미도 아니었습니다.

 

호수가 가지고 있는 레시피를 가져가려는 허 실장은 회장에게 제압당했습니다. 회장은 호수에게 오직 자신만을 위한 마약을 공급하라 제안합니다. 그 누구에게도 주지말고 오직 자신에게만 공급하는 조건은 얼핏 호수에게는 합리적이지만, 수영으로 인해 그런 상황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영에게 마약을 공급한 자는 건우였습니다. 건우가 이 마약을 얻은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호수 아버지에게서 였습니다. 마약 쿠키를 만들던 호수 아버지를 위해 아들은 그에게 마지막 선물처럼 전했던 것이죠. 건우가 호수 아버지를 죽이고 빼앗은 마약을 나눠서 수영에게 주며 쿠키를 만들어 판매하는 것을 보고 있었습니다.

하이 쿠키 결말-마약으로 뒤틀어져버린 사람들

이를 통해 수영이 쿠키를 만들어 팔 수 있음을 파악한 것이죠. 이는 당연하게도 건우가 모든 것을 쥐겠다는 욕망 때문입니다. 죽었어야만 하는 건우가 살아난 것은 우연이었습니다. 마침 지나던 선한 차량 운전자가 건우를 구해줬기 때문이죠.

 

회장에게도 내버려진 건우로서는 스스로 마약을 만들어 파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고, 그렇게 수영을 테스트해본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수영은 쿠키 소비자들에게 협박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마약이 없으면 쿠키도 만들 수 없어 공급책을 찾지 못하면 모든 것은 뒤틀려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극한으로 몰린 수영은 건우와 함께 호수의 최대 약점인 병든 어머니를 빼돌려 협박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선택은 모두가 자멸하게 만드는 최악이었습니다. 의도하지 않게 수영과 건우가 빼돌린 호수 어머니가 사망하며 모든 것은 망가져갔습니다.

 

마약은 그렇게 모든 것을 망쳐놓습니다. 마약으로 파괴된 가족의 삶은 호수를 통해 잘 보여줬습니다. 소중하게 지키고 싶었고, 병에서 살려내고 싶었던 어머니가 자신이 시작한 마약으로 인해 죽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마약 중독으로 무너진 가족은 마약으로 인해 잠시 희망도 품었지만 모든 것을 잃게 했습니다.

 

어머니 사진을 들고 자신이 다니던 학교를 찾은 호수는 오열하며 한번도 와보지 못한 아들이 공부하던 곳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어머니를 보내드린 호수는 깨어난 민영을 찾아갔고, 그곳에 쿠키를 남겨 두고 왔습니다. 먹게 되면 몰락하게 되고 참아내면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건우는 레시피를 얻기 위해 학교까지 찾아갔고, 수영은 호수에게 집요하게 레시피를 요구합니다. 그리고 원하던 레시피를 얻게 됩니다. 호수에게 받은 마약으로 쿠키를 만든 수영은 고객들에게 미안함과 감사함을 담아 무료로 나눠줍니다.

하이 쿠키 결말-마약은 자신만이 아니라 주변 모두를 파괴한다

새로운 사업을 하기 위한 그 선택은 완벽한 몰락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호수는 수영에게도 완성된 쿠키를 두고 왔지만, 그는 먹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선택 역시 모든 것을 무너지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호수의 제안은 마약의 잔인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평소 함량의 10배나 되는 마약으로 정제된 쿠키는 한입만 먹어도 죽습니다. "차라리 네가 먹지 그랬어. 너만 죽지, 다른 사람 죽이지 말고, 그럼 애들은 살았을 텐데"라는 호수의 발언에 수영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이 무료로 나눠진 쿠키로 인해 학생들이 죽어나가기 시작했으니 말입니다.

 

뒤늦게 후회하며 학교를 찾은 수영은 다급하게 막아보려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민영과 학교 중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영은 다수의 죽음을 막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 보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언니를 찾아 학교로 온 민영은 수영에게 도피하라 제안합니다. 결과가 어떻게 날지 너무 자명한 일이니 말이죠.

 

쿠키를 판매한 것에 대한 뒤늦은 후회로 수영은 아직 먹지 않은 이들이라도 살리기 위해 방송실을 이용했고, 그렇게 경찰에 자수합니다. 하지만 그게 마지막은 아니었습니다. 회장은 수많은 이들을 마약을 판 돈으로 매수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수영은 자수를 했지만, 그가 도착한 곳은 경찰서가 아닌 수많은 이들이 협박받고 죽어간 살인 창고였습니다. 학교에서 벌어진 대참사와 함께 호수는 자신이 만든 쿠키를 먹고 자살합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쿠키를 먹으며 죽어가는 호수의 모습은 모든 마약 중독자들의 미래이기도 했습니다.

 

민영은 언니를 찾으러 경찰서를 방문하고 있습니다. 경찰에 자수한 언니는 그날 이후 사라졌고, 민영은 반복적으로 경찰서를 찾아 실종된 수영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었습니다. 1년째 이어진 그 반복된 행동에도 수영을 찾지 못했습니다.

하이 쿠키 결말-민영의 헛된 희망은 잔인한 고문

민영은 식당에서 일하며 언니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이 쿠키' 시작이 수영이 열심히 일하며 민영을 위해 살아가듯, 이번에는 민영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 중이었죠. 민영이 일하던 식당 화장실에서 큰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화장실을 찾은 손님이 고함을 치며 기겁해 나오고, 무슨 일인지 찾은 화장실에는 입에 쿠키 자국이 남은 여성이 환하게 웃으며 쓰러져 있었습니다. 이는 쿠키가 다시 돌아왔다는 의미였습니다. 그 모습을 본 민영은 웃으며 "언니는 그냥 살아만 있어줘. 내가 찾을 테니까"라며 희망을 품어 봅니다.

 

이는 해피엔딩일까요? 절대 아닐 겁니다. 수영이 그동안 해온 행동을 생각해 보면 어떤 식으로든 동생과 연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회장에게 잡혀간 이후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무런 연락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죽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물론 살아있다고 해도 과거의 수영일 수 없는 존재라는 점에서 죽은 존재나 다름없을 겁니다.

 

수영과 민영 자매의 삶은 시작부터 처참했습니다. 수영은 친부에게 어린 시절부터 성폭행을 당해왔습니다. 그런 아버지를 피해 방에 숨은 수영을 끌어내기 위해 아버지는 또 다른 딸인 민영의 얼굴을 그어버렸습니다. 이 잔인한 고통을 겪었던 자매가 평범하게 자라기는 어려웠습니다. 

하이 쿠키 포스터

그럼에도 행복해지기 바랐던 수영은 민영의 부모 역할을 하고 싶었지만, 그건 그저 환상일 뿐이었습니다. 그런 자매들의 꿈은 마약을 통해 드러난 욕망에서 잘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하이 쿠키'는 잔인할 정도로 현실적으로 마약을 언급했습니다.

 

마약이 얼마나 잔인한 것인지, 그리고 마약을 하면 결국 자신만이 아니라 가족들까지 모두 망가질 수밖에 없음을 전달해 줬습니다. 마약을 하는 순간 그 유혹은 절대 거스를 수 없는 타락으로 이끌고, 자신의 목숨을 내주고도 멈추지 않는 마약은 주변 모두를 파멸로 이끌 뿐이라는 사실을 마지막 이야기를 통해 잘 보여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