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2. 10:36

모두의 거짓말-이민기 이유영 용두사미가 된 스릴러

수많은 거짓말들 속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흥미롭게 시작된 것과 달리, 마무리는 아쉽다. 마지막 한 회는 쏟아지는 떡밥들을 회수하기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제작진은 자평을 하며 최고의 스릴러로 몰입감이 높았다고 주장하지만 왜 그런 평가를 했는지 알 수가 없다.

 

이 드라마는 이민기를 다시 한번 주목하게 했다는 점은 명확하다. 물론 아직 스릴러 장르에 대한 아쉬움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완벽한 재미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그 과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아쉬움은 어쩔 수 없는 현재의 숙명일 수밖에 없다. 

환경오염과 이를 숨기려는 재벌과 밝히려는 이들의 싸움을 다뤘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시작은 흥미로운 스릴러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보여주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자들 사이에서 미묘하게 흐르는 불안. 그리고 그 불안은 현실이 되어 살인과 납치, 협박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경찰과 정치인과 재벌이 엮인 이 사건에서 재미있게도 검찰은 빠져있다. 검찰이 등장할 이유가 사라진 구조라는 점도 흥미롭기는 하다. 모든 권한을 가진 검찰이 제외된 사건 이야기는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현장을 누비는 경찰이 사건의 실체를 파고드는 과정을 다룬다는 점에서 고전적인 형식을 취하고 있어 반가웠다. 

 

잘 나가던 형사가 모든 것을 접고 아픈 어머니가 있는 시골로 내려가려는 순간 터진 사건. 비리 경찰은 그렇게 모든 것을 내려 놓은 형사 태식에게 사건을 맡겼다. 순조롭게 정리되는 것 같았던 사건은 의외의 지점에서 커지기 시작했다. 자살로 위장된 기자 사망 사건은 그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죽음은 다른 이들을 분노하게 했고, 거대한 비밀을 밝히려는 움직으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현직 국회의원과 재벌가 아들이 바로 그들이다. 하지만 실체가 드러나기도 전에 현직 국회의원은 교통사고로 위장되어 사망하고, 재벌가 아들은 납치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지게 된다.

 

재벌가 아들 납치 사건은 화제가 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렇게 잔인한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이슈로 인해 주목도는 높아지지만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알기는 어려웠다. 납치라면 돈을 원하기 마련이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돈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잔인한 방식으로 상대를 압박하기만 하는 이 납치극의 목적이 결과적으로 이 드라마의 모든 것이었다. JQ의 전신인 제철소에서 무단으로 방류한 쓰레기들은 그 지역에 사는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환경오염은 결과적으로 수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더 큰 문제는 죽어가면서도 왜 자신들이 그런 병에 걸릴 수밖에 없는지 몰랐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기자로 인해 이 모든 사건은 시작되었다. 뇌종양에 걸려 오랜 시간 살 수 없었던 JQ 그룹의 후계자인 상훈은 귀국해 회사에 복귀하지만 기자와 만나며 모든 것들이 변하게 되었다. 

 

친아버지는 아니지만 그 이상의 존재인 JQ 정 회장은 알고 있는 비밀. 철저하게 숨겨 수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내몬 그 환경 오염의 실체를 정 회장은 숨겼다. 신사업을 앞세워 해당 지역 주민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켜 완벽하게 자신의 과오를 감추는 것만이 정 회장이 하고자 하는 것의 목표였다. 

 

진실을 밝히려는 상훈은 장인인 김 의원과 문제의 근접해가자 모든 것은 시작되었다. 정 회장의 지시를 받은 인 실장은 사고로 위장해 김 의원을 죽이고, 상훈은 사라졌다. 상훈을 정신병원에 가둬 입을 막으려 했던 의도와 달리, 누군가에 의해 납치되어 버렸다.

상훈의 아내이자 김 의원의 딸인 서희는 국회의원이 될 수밖에 없었다. 상훈을 난도질해서 협박하는 상황에서 범인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국회의원이 되고 신사업을 추진하는 상황까지 보면 인 실장이 범인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할 수도 있었다. 

 

고아원에서 함께 컸던 진 팀장의 분량이 적었다는 것은 그만큼 그가 큰 존재라는 의미였다. 상훈을 납치한 것은 진영민이었다. 납치가 아닌 얼마 가지 않아 죽을 수밖에 없는 상훈은 자신을 희생해 거대한 비리를 밝혀내기 위해 친구인 영민에게 부탁을 한 것이다. 

 

자신의 신체들을 포기해가며 압박해 얻고자 했던 것은 수많은 거짓말들 속 진실이었다. 소설로 읽으면 흥미로웠을 듯하다. 촘촘하게 엮이기는 했지만 후반으로 들어가며 느슨해졌다. 헐거워진 이야기는 결과적으로 아쉬움이 채워질 수밖에는 없었다. 

 

수많은 클리셰들은 어쩔 수 없다. 부족해 보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채워지지 않는 재미는 그 느슨함이 가져온 아쉬움일 것이다. 제작진은 스스로 만족스러울지 모르지만, 다양한 형태의 각국의 스릴러 드라마를 쉽게 볼 수 있는 환경 속 시청자들에게는 용두사미로 다가오게 만드니 말이다.

 

시도는 좋았지만 그 과정에서 전형적인 감정선들이 과하게 감정소비로 이끄는 등 제작진의 과한 욕심이 오히려 담백하게 끝낼 수 있는 드라마를 아쉽게 만든 느낌이다. 보다 담백하게 마무리되어도 좋을 스릴러 장르에 과한 감정을 강요하는 <모두의 거짓말>은 뒷맛이 그리 깔끔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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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
  1. Favicon of https://carbonated-water-8.tistory.com BlogIcon 주연공대생 2019.12.03 02:5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잘보고 공감하고 갑니다.
    구독할게요! 좋은 한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