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는 '지구오락실'이 찾은 최고의 예능캐임은 분명합니다. 그동안 왜 미미가 방송에 나오지 않았는지 그게 더 궁금할 정도였습니다. 가끔 등장하기는 했지만 그 진가를 제대로 느낄 수는 없었죠. 나영석 사단의 인물 선택은 이번에도 빛났고, 소중한 예능 캐릭터들을 발굴해 냈습니다.
지난주에 이은 '인물퀴즈'는 이들에게는 무척이나 위험요소가 많았습니다. 맞히면 본전이지만 틀리게 되면 민망함이 극대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외국 스타들의 경우 몰라도 되지만, 누구나 아는 국내 스타들의 경우 틀리기라도 하면 최악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죠.
이번에도 위기는 곳곳에서 감지되었습니다. 그나마 유진은 위기를 넘기며 나 피디에게 항의하는 정도였지만, 미미는 '인물퀴즈'의 가장 큰 구멍이 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예능에서 퀴즈를 틀리는 것은 재미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미미는 제대로 된 예능캐였습니다.
스펀지밥에 등장했던 '집게사장'을 '가재사장'이라고 외치며 포즈까지 동일하게 했지만 '땡' 소리가 나자 얼어붙어버린 미미는 당황스러움이 온몸에서 그대로 전달될 정도였습니다. 의상까지 비슷하게 입었다며 억울함을 토로하지만, 돌이킬 수는 없었습니다.
오늘 '인물퀴즈' 압권은 '마이콜' 사진이 제시되자 지체 없이 미미는 "호날두"를 외쳤습니다. 왜 마이콜을 보며 호날두를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미미의 이 외침은 현장을 초토화시켜 버렸습니다. 뒤늦게 "마이콜"을 외쳐보지만 호날두가 잊힐 수는 없었습니다.
미미가 보여주는 그 진심에서 나오는 오류들은 예능을 더욱 예능답게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반갑습니다. 매일 보던 이들이 여기저기 예능을 장악한 채, 정해진 리액션을 보여주는 것에 답답함을 느낀 이들이라면 순수하고 열정적인 용사들의 모습은 신선하게 다가올 듯합니다.
강한 막내 유진은 가위바위보에서 승리할 수 있는 비법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아무도 몰랐던 비밀은 모두가 보자기를 먼저 낸다는 것이죠. 제작진들도 알지 못했던 비밀을 바로 파악해 유진은 가위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었다는 사실도 재미있었습니다.
영지라고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텐션이 항상 하늘 끝까지 다다른 영지는 정우성 사진을 보고 얼음이 되었습니다. 남자 배우에 약하다고는 하지만 아는 사람은 아는데, 모두가 아는 톱스타들을 제대로 알지 못하며 분위기를 경직시켰습니다.
자기 영역이 아니니 그래도 그렇다고 할 수도 있지만, 걸그룹 멤버 이름을 틀리며 다른 용사들까지 손절하는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르세라핌 일본인 멤버인 사쿠라 사진을 보고 기세 좋게 "카즈하"를 외친 영지를 보고 입틀막 하는 용사들의 모습이 곧 시청자들의 심정이었습니다.
직전 미미에게 의도적으로 틀릴 수 있게 조작하는 것 아니냐며 따지다 급기야 "영석이 형 하차해야 된다고 봐"라고 외치는 영지로서는 당혹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시즌 2까지 가며 용사들과 많이 친해진 제작진들과의 관계는 영지의 행동이 잘 보여주었습니다.
한국 요리를 좋아하는 셰프의 퓨전 음식점에서 역사를 새로 쓴 그들이지만 정작 밥은 거의 먹지 못하고 돌아와 제작진이 준비한 라면으로 저녁을 해결했습니다. 그들에게는 라면 물을 끓이는 시간조차 아쉬웠습니다. 영지의 선창으로 시작된 그들의 디너쇼는 장르 불문하고 모두가 하나가 되게 만들었습니다.
최악의 상황에 빠졌던 미미였지만, 다음날 진행된 '나나백반'에서 그의 간헐적 천재의 모습이 잘 드러났습니다. 아침 스피닝으로 힘이 잔뜩 빠진 그들은 식사가 절실한 시점이었죠. 하지만 정답을 맞히면 원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몸에는 좋지만 먹기는 힘든 벌칙 음료를 마셔야 했습니다.
유진을 시작으로 벌칙 음료 삼빌로크를 마시며 기겁하는 상황에서 용사들과 입맛이 전혀 다른 은지는 맛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죠. 핀란드의 감초 사탕과 같은 반응이었습니다. 은지와 마찬가지로 미미 역시 연이어 들이키면서도 의외로 맛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퀴즈에서 맥을 못쓰던 미미는 한순간에 가마까지 타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금리와 부동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완벽하고 자세하면서도 쉽게 설명한 미미에게 모두가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신과의 키스를...."이라는 나 피디의 퀴즈에 유진은 "당신과의 키스를... 잊을 수가 없어요"라고 대답해 자지러지게 만들었습니다. 노래 제목을 모르는 유진은 자연스럽게 키스와 연관해 언급한 것이죠. 이를 듣고 웃던 은지는 즉석에서 노래로 화답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을 맞이한 새로운 게임은 영지가 예상했던 숨은 그림 찾기는 아니었습니다. 숨바꼭질을 한다는 말에 모두가 환영했죠. 좀처럼 하지 못하는 숨바꼭질의 재미는 직접 하면 잊지 못하니 말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그들의 숨바꼭질은 능력 재발견한 이가 등장했습니다.
첫 번째 술래가 된 은지는 미미와 유진은 쉽게 찾아냈습니다. 어딘가에 숨겠다며 욕조에 바디 타월로 덮고 숨어 있는 유진의 모습을 보고 환하게 웃는 은지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반응이기도 했습니다. 손쉽게 게임이 끝나는 듯했지만, 복병인 영지를 찾을 길이 없었습니다.
숙소 안, 그것도 1층과 야외에만 숨을 수 있는 상황에서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 않는 영지 찾기에 모두가 긴장할 수밖에 없었죠. 만약 영지가 스스로 나오지 않았다면, 경기는 밤을 새울 수도 있었습니다. 의외의 장소인 커튼을 말아 숨은 영지는 감쪽같았습니다.
영지의 숨기 능력은 미미가 술래인 상황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선배드의 뒷부분에 숨을 것이란 생각은 누구도 하지 못했습니다. 마치 구겨 넣듯 올려진 선배드 뒤쪽에 누운 영지를 미미는 지나가면서도 보지 못했습니다. 설마 그곳에 있을 것이라 상상도 못 했으니 말입니다.
유진이 술래인 상황에서는 촬영팀 사이에 섞여 카메라를 들고, 영지를 찾는 유진을 촬영하는 모습은 대단하게 다가왔습니다. 이런 상황이 처음은 아니지만, 당하는 이들은 쉽게 찾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더욱 다른 이들과 달리, 무채색으로 옷을 입은 영지는 찾아내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술래로서도 숨어있던 용사들을 손쉽게 찾아낸 영지는 시즌 2까지 이어지며 처음으로 능력을 찾아냈습니다. 마이콜을 호날두라 외친 미미의 창의적인 백치미가 주는 매력에 컴백을 앞두고 힘든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한 유진, 맏언니로서 든든함을 보여준 은지도 '지락실'을 만드는 소중한 존재들입니다. 끝을 향해가는 이들의 다음 여정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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