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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Broadcast 방송

김제동이 만난 안철수와 박경철, 왜 미안해 했을까?

by 자이미 2011.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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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스페셜은 2011년 신년 특집으로 안철수와 박경철을 선택했습니다. 우리 시대 살아있는 지성으로 존경받고 있는 이 둘을 김제동이 만난다는 콘셉트는 흥미로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MBC 스페셜에 출연한 안철수와 박경철은 왜 젊은이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할까요? 

우리 시대의 지성, 그들이 존경받는 이유




1. 불공정이 공정인 세상, 미안합니다

참 재미있고 흥미로운 조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방송인으로 독보적인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김제동이 두 지성과 대담을 한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흥미로웠습니다. 대학생들이 가장 닮고 싶어 하는 인물 안철수와 주식하는 이들이 가장 만나보고 싶어 하는 박경철. 이 둘은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우리 시대를 이끄는 지성들입니다. 

많은 이들이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단순히 그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한 의사 출신 전문가이기 때문은 아닙니다. 건전함을 넘어 우리 시대 지성이 갖춰야 할 많은 것들을 그들은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탁월한 능력만큼이나 그들이 품고 있는 사회를 바라보는 건강한 시각은 많은 이들에게 용기로 다가옵니다.

'정의와 공정'이라는 말은 너무 많이 들어 식상할 정도이지만 재미있게도 이 단어들은 전혀 정의롭지 못하고 공정하지 못한 이들에게서 나왔다는 것은 아이러니를 넘어 두려움까지 전해주곤 합니다. 그들도 통감하고 있듯 MB정권 들어 청춘들의 절망은 극에 달하고 재벌들의 지갑은 더욱 두둑해지기만 합니다. 

불공정이 공정인 세상에 이들이 던지는 "미안 합니다"는 기성세대로서 바른 사회를 만들지 못했음에 대한 죄스러움이 묻어있었습니다. 그들이 이런 사과를 한다고 그들을 탓할이는 없겠지요. 스스럼없이 젊은 세대들에게 미안하다 말할 수 있는 용기. 그런 용기를 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충분히 위대해 보였습니다.  

천진난만한 얼굴로 '이효리란 이름 참 특이하다'고 말하던 안철수 교수는 우리 사회의 재벌 독재 사회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진단과 우려 섞인 모습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기형적으로 변해버린 재벌 중심 사회에서 건전한 견제와 발전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권력에 의해 무소불위의 힘을 가지게 된 재벌들은 이제 대한민국을 사육하려고만 할 뿐입니다.  

부의 대물림을 통해 영원한 권력을 가지려는 무리들과 달리, 안철수 교수와 박경철 원장은 자신들이 가질 수 있는 부를 과감하게 버리고 자유롭지만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치고 안철수 바이러스를 모르는 사람 없고 주식에 관심 있는 사람들 치고 '시골의사' 박경철을 모르는 이 없습니다. 

그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거대한 부와 명예를 버리고 새로운 길을 선택한 것만으로도 탐욕이 지배하는 시대에 충분히 존경받을 수 있을 겁니다. 자신의 몫인 회사 주식을 사원 모두에게 분배하고 회사를 떠나 학업에 매진하는 안철수 교수. 주식 카운셀링만으로도 수백억대의 돈을 만질 수도 있었음에도 과감하게 거부하고 우리 경제의 난맥상들을 지적하고 알리는데 앞장 선 박경철 원장은 우리 시대 보기 드문 존재들입니다.  

자신의 탐욕을 위해 많은 이들을 착취하는 경영이 아니라,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모두가 잘해서라는 인식을 가지고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관계로 인식하는 그들은 우리들이 그토록 원하고 찾아다녔던 존재들임이 분명합니다. 

자신들 세대에는 자신의 잘못으로 현재가 결정되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었지만,요즘 세대 젊은이들이 먼 훗날 자신을 돌아보며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자신들과는 너무 다를 수밖에 없음이 미안하다고 합니다. 모든 기회마저 봉쇄된 채 자신들의 안위만을 신경 쓰는 기득권 세력들로 인해 지금의 청년들은 기회마저 빼앗긴 상황입니다. 그런 그들은 칼을 품고 성장할 수밖에는 없고 그렇게 고원무림이 된 그들은 위험하고 불쌍한 존재들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안철수 교수가 심각하게 지적으로 하듯 어디일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조만간 분노가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은 현재의 심각성을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180도 바꿀 수 있는 것은 힘있는 그들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문제가 있는 제도는 힘 있는 주체가 바꾸려 노력하지 않으면 힘듭니다. 문제는 그런 힘 있는 존재들은 잘못된 제도를 바꿔야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는 것에서 우리 사회의 모순과 아픔이 드러납니다.  

경제개발이라는 구호아래 철저하게 과보호 된 재벌들은 비대해진 이후에는 시대의 변화와는 상관없이 자신들의 비대함으로 권력을 사고 그렇게 다시 재벌만 비대해지는 악순환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 작금의 대한민국 현실입니다.

그렇게 성장한 이후에도 그들은 재벌만을 위한 정책을 고집합니다. 권력의 비호아래 성장한 재벌들은 시대가 변화고 있음에도 여전히 비상식적인 요구를 통해 재벌 지상주의를 공고히 할 뿐입니다. 여기에 부화뇌동하듯 재벌 위주 정책으로 사회 불균형을 극대화하고 있는 현 정권은 폭발 직전의 대한민국을 조장하고 있는 중입니다.

철저하게 과보호되고 있는 재벌들이 엄청난 부를 누리며 태평성대를 누리고 있지만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모래성임을 그들만이 모를 뿐입니다. 시대의 변화를 애써 외면하며 권력자들의 비호를 받으며 몸집 불리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그들은 현재의 달콤함으로 대한민국 전체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칼을 품고 자라고 있는 청년 세대들이 어느 시점이 되면 터져버릴지도 모른다는 위기 진단은 많은 이들이 공유하고 있는 문제의식입니다. 짓눌린 채 미래를 담보 잡혀 살아가는 청년들이 그저 머슴처럼 권력 집단들의 강압에 기도 못 핀 채 살아갈 것이라는 기대는 버려야 할 것입니다.

그런 청년 세대들에게 기성세대인 그들이 대표해 사과를 건넨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진정성을 담은 사과를 할 수 있는 용기. 이는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는 가장 절실하고 꼭 선행되어야만 하는 준비이기도 합니다.

잘못된 과거를 바로 잡지 못하고 어긋난 정의가 처벌받지 않는 세상에서는 더 이상 미래를 논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과거를 청산하지 못한 대한민국의 현실은 이제 진정한 사과와 함께 새로운 시대를 위한 시작을 준비해야만 할 시점입니다.


2.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지난해 가장 많은 이들이 봤던 책 중 하나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였습니다. 하버드 대학 강의 노트 정도 되는 이 책이 왜 그토록 많은 이들이 찾았는지는 너무나 명확합니다. 안철수 교수도 이야기를 했듯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정의'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지요.

검사들과 건설업자들의 부적절한 만남도 검사들에게 건네는 100만 원짜리 택시비도 권력을 가진 그들에게는 당연하기만 합니다. 땅 투기하는 고위공무원이 장관이 되어야만 한다고 강변하는 대통령의 뻔뻔스러운 권력 행사가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기도 합니다. 비리를 저지른 재벌 총수가 국민들에게 "거짓말하지 말고 진실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하는 사회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청년층의 보수화 혹은 무기력 화는 우리 시대의 동력이 꺼져가고 있다는 불안감으로 엄습해왔습니다. 기성세대 나아가 모든 것을 거머쥔 기득권 세력은 철저하게 청년 세대들에게 복종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에 가지지 못한 자들은 종처럼 일만 하라 강요하는 권력자들은 창의적인 인간보다는 의사 결정을 거세당한 종처럼 단순히 일만 하는 존재들만 원하고 있을 뿐입니다. 

경제발전을 위해 필연적으로 진행되었던 재벌 위주 정책은 여전히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재벌 위주가 아닌, 다양한 산업적 발전이 진행될 수 있는 정책적 변화가 절실한 시점에도 철저한 재벌 위주 정책은 재벌들을 권력 위의 권력자로 만들뿐입니다. 

무소불위의 힘을 가진 재벌은 권력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권력은 다시 재벌을 위해 봉사하는 이런 악순환은 대한민국을 절망으로 이끌 뿐입니다. 안철수 교수가 이야기를 하듯 중간 계층이 사라진 채 소수의 재벌의 다수의 중소기업을 좌지우지하는 현재의 기업 구조는 기형을 넘어 절망에 가깝습니다. 

방송을 보신 분들이라면 안철수 교수가 김제동이 왜 자신에게는 물욕이나 타인에 대한 지배가 주는 쾌감을 느끼지 못하느냐는 질문에 영화 <스파이더 맨>의 대사를 대신해 표현해 주었습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우연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힘이지만 독보적인 존재가 되어버린 스파이더 맨이 자신에게 처한 상황을 정리하는 이 한 마디는 단순히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의 허무맹랑함이 아닌 진리였습니다. 우리 사회가 암울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누구도 잘못에 대한 책임지지 않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책임은 없고 큰 힘만 존재하는 사회는 무법천지나 다름없을 뿐입니다.

큰 힘을 가진 존재일 수록 책임을 멀리하고 권리만 추구하는 상황에서 사회 정의를 따지는 것만큼 힘든 일도 없을 겁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당연한 진리로 여겨지는 세상은 위험한 세상입니다. 분노를 잉태하고 그렇게 자라난 분노의 칼은 세상을 혼란으로 이끌 뿐이니 말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힘만큼 책임을 크게 가진다면 결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일상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너무 익숙하게 보고 있는 권력자들의 비리들은 모두 '책임 없는 힘의 남용'이 만들어낸 결과물임을 잊어서는 안 되겠지요.

김제동이 만난 안철수와 박경철은 우리 시대 젊은이들에게 진솔하게 '미안하다'라는 말을 건네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해야 할 고백을 절대 하지 않아도 좋을 이들이 하는 것은 그만큼 현재의 우리 사회가 부패가 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권리에 걸 맞는 책임. 아주 간단하며 명료한 이 진리를 실천하지 못하는 이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거대한 힘에 의해 파괴될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만 할 것입니다. 한 사람의 영웅이 아닌 사회 시스템이 변하지 않으면 부강한 나라가 될 수 없다는 발언들에 주목해야만 합니다. 

이윤추구와 공익은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안철수 교수처럼 탐욕에 눈이 멀어 괴물이 되어가는 자신을 깨닫지도 못하는 재벌들은 이제는 달라져야만 합니다. 삼신할미의 랜덤 덕에 금붙이를 손에 쥐고 태어나 예선 없는 결선에 올라서서 기득권의 대물림에만 집착한다고 자신들의 부가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습니다. 과보호된 권력은 부패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부패한 권력은 어느 한 순간 사라져버릴 수밖에 없음을 우리 시대 지성들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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