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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CORE/K-DRAMA (한국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10화 리뷰 - 저예요 영실이, 은아의 커밍아웃

by 자이미 2026.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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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RAMA REVIEW · 방영 중 · EP.10
7년 묵은 케첩은 왜 괜찮았을까? 그저 나오는 장면일 수가 없습니다. 왜 많은 이들이 동만을 만나면서 자아를 찾기 시작하는지와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때로는 그 무가치함에 취해 스스로를 놔버리거나, 포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래 묵은 케첩도 먹을 만한 것은 그 스스로 무가치함과 싸운 결과이기도 합니다.

7년 묵은 케첩과 크리스마스트리

동만은 자신과 가장 친한 이들을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은아와 준환, 그리고 미란은 적당히 취한 채 동만의 집을 찾았고, 그곳에서 다시 술자리는 시작되었습니다. 언제 만들었는지 모를 어머니의 팔순 기념 수건을 집을 찾은 친구들에게 기념 선물로 주고 감자칩에 케첩이 없다는 말에 오래된 케첩을 꺼내와 힘들게 짜냅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걱정하는 친구들 앞에서 맛있게 먹으며 "멀쩡해"라는 동만을 따라먹는 그들은 유쾌합니다. 정말 동만의 감독 데뷔를 축하해 주는 이들이기 때문일 겁니다. 미란의 사생활을 통제하는 정희의 전화를 무시하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최근 논란이었던 친딸 이야기가 나오게 됩니다.

alt"모자무싸 10회"
모자무싸 10회, 7년 묵은 케첩

 

미란의 입을 통해서 오정희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었을 겁니다. 미란 집에서 정희의 친딸은 금기어였다고 합니다. 아마도 아주 안 좋게 헤어졌을 것이란 추측과 함께 딸이 엄마가 아닌 아빠 편이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서 친딸 이름이 변시온이라는 말이 나오고, 이미 들었던 동만은 은아가 바꾸려던 이름이라 외칩니다.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까 두려웠던 은아에게 동만의 발언은 의외의 방향으로 흐르게 합니다. "변은아 씨 변시온으로 변신하지 마요"라는 합창이 나온 것은 흥미롭게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친모가 전방위적으로 은아를 시온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이름을 바꾸겠다는 것이 아니라, 과거 자신이 지어준 시온으로 은아를 되돌리겠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상황에 시온이 되지 말라는 이들의 외침은 의미심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은 이런 관계를 모르지만 말이죠.

 

적당히 술에 취한 이들은 각자의 이야기에 빠져 있습니다. 술에 취한 동만은 뭔가를 만들기 위해 여념이 없고, 동만의 작업실이기도 한 베란다로 향한 미란은 진만의 시집을 꺼내 읽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으며 발이 너무 시럽다는 미란의 말은 다른 함의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란의 현재 삶이 그렇기 때문입니다.

 

드라마를 찍으며 사랑한다 생각했던 남자 배우의 연인인 후배 여배우와 미용실에서 싸우는 과정에서 미란의 현재가 잘 드러났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부자이지만 미국에서 다른 여자와 살고 있다는 언급이 나옵니다. 그러면서 피도 섞이지 않은 오정희와 어떻게 사냐는 말에 미란은 폭주하게 되죠. 그가 발이 시린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싸우며 "더 많이 사랑하는 것이 약자라는 착각"이라는 발언은 동만 집에서 '반성은 약자들의 언어'라는 말의 적절한 활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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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동만이 만들려고 했던 것은 크리스마스트리였습니다. 그리고 마침 하늘에서는 눈이 내리고, 그들은 밖으로 나와 마치 어린아이들처럼 그 순간을 즐깁니다. 그리고 미란은 이 시간이, 그리고 이들이 얼마나 자신에게 소중한지 깨닫게 됩니다.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자유와 행복을 만끽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막힌 배수구, 그리고 팩트 폭행

너무 행복한 동만에게 진만은 인생에 너무 몰입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행복도 불행에도 너무 몰입할 이유가 없다는 말에 동만은 화가 났죠. 모처럼 찾아온 행복인데 즐기면 안 되냐고 화를 냈습니다. 언 배수구에 윗집에서 사용한 세탁기로 인해 넘치고, 물을 끓여 뚫어내는 동만의 이런 행동들은 뒤에 나오는 장면과 잘 연결되기도 합니다.

 

마치 진만이 동만의 감정을 막히게 만든 것처럼 느껴지죠. 그런 감정선을 막힌 배수구에 투영한다면, 상갓집에서 노강식에게 완벽한 팩트 폭행을 당한 후 그가 집에 돌아온 상태와 잘 연결됩니다. 넋을 놓고 집에 들어온 동만은 멍하니 어쩌면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보고 있는지도 모를 모습입니다.

 

그 상황에 아침에 막혔던 배수구는 다시 막혀서 이제는 방 안으로 들어와 동만이 앉아 있는 곳까지 침범했습니다. 앞부분에 막힌 배수구 장면이 등장했기 때문에 이 장면은 더욱 강렬하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연결고리로 인해 이 장면의 '장면화'는 더욱 명확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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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무싸 10회

 

고 대표와 경세 사이의 미묘하지만 공허하기도 하고 노련해서 익숙해진 일상처럼 보이는 장면은 불안하면서도 흥미롭습니다. 참참참을 하면서 항상 지고 뿅망치를 맞는 경세. 그런 경세를 매번 보던 영수는 어떻게 한 번도 피하지 못하냐고 타박합니다. "난 항상 오른쪽으로 꺾어요. 일종의 자진납세"라는 말에서 경세와 고 대표 사이의 관계성을 추측할 수 있게 합니다.

 

동만은 은아에게 공동집필자로 이름을 올리고 싶다고 하고, 은아는 그럴 수 없다고 합니다. 그저 말로 하는 정도로 공동집필이 될 수 없다는 기준을 언급한 것이죠. 하지만 첨언까지 직접 했으니 상관없다는 동만은 은아가 세상에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며, 행복해합니다. 마재영과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정희의 선택, 그리고 은아의 커밍아웃

정희는 최필름을 직접 찾아 마재영과 함께 시나리오 '낙낙낙'과 관련한 이야기를 합니다. 이미 자신의 딸이 썼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정희는 자신의 생각이 맞는지 확인하는 작업이었고, 정확했습니다. 마재영은 은아가 쓴 글의 가치와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그 작품을 하겠다고 합니다.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는 말로 노강식을 밀어냈습니다.

 

은아가 할머니에게 수술을 시키고 입원시키며 간병인까지 들일 수 있었던 것은 엄마인 오정희가 준 카드 때문이었습니다. 이미 거부했던 카드를 그 용도로 사용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자신에게는 쓸모없지만 할머니에게는 너무 필요한 행위를 마음껏 할 수 있어 은아는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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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무싸 10회

 

동만이 찾은 선배 어머니 장례식장 에피소드는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이 과정 역시 중요한 연결고리의 시작점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했습니다. 그 자리에 노강식이 찾았고, 현장에서 자신의 시나리오를 건네며 출연을 요청합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동만은 눈물이 쏙 나올 정도로 잔인하게 팩트 폭행을 당합니다.

 

잔인하지만 틀린 말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거만하게 보이겠지만, 나랑 작업하고 싶으면 올라오라 합니다. 수준이 맞아야 함께 한다며 잔인하게 폭행하는 강식의 행동은 어쩌면 동만이 그동안 해왔던 폭력과도 닮아 있었습니다.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강식의 이 행동은 이후 그들이 함께 작업하게 되는 이유로 작동하기도 합니다.

 

최 대표가 얄밉기는 하지만 그는 정말 프로였습니다. 책 잘 보기로 소문난 오정희가 '낙낙낙'을 정확하게 파악한 것을 들어 이 시나리오를 누가 썼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마재영이 아니라 영실이가 썼다는 것을 말이죠. 그럼에도 진행시키는 것은 이 작품이 대단한 성공을 할 수밖에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은아와 정희의 만남에서 다시 한번 충돌이 벌어졌습니다. 시온과 영실이라는 이름들을 두고 특별한 존재와 두리뭉실이 충돌하는 과정은 본질적으로 서로 다른 두 사람을 표현하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정희는 자신이 욕망을 채우는 행위가 잘못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은아도 욕망이 있으면 숨기는 것 같다며 지적했습니다.

 

성공하고 싶다며, 그래서 자신에게 들러붙는 엄마가 싫다던 은아의 말을 반복해서 돌려주는 정희는 그게 통쾌한 복수라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은아는 엄마가 절대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분노했습니다. 정희는 아무런 잘못이 없고, 오히려 은아가 자신의 감정을 속이고 있다고 봤습니다.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엄마의 행동에 그 앞에서 분노를 표출하지 못하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 처음으로 고함을 치는 모습에서 은아가 얼마나 극심한 분노였는지 알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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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무싸 10회 스틸컷

 

오정희가 찾아온 후 '낙낙낙'의 주인공은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 회의 과정에서 유일하게 은아만 반대했습니다. 남자 배우가 해야 한다는 주장이었죠. 그런 은아의 행동이 아니꼽기만 했던 최 대표는 자신의 방으로 불러 비난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글도 못 쓰는 것이 그저 평가질만 하고 있다며 언제나처럼 쥐 잡듯 몰아붙이고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그저 듣고 흘리려 노력했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어머니의 팩폭도 있었지만, 더는 자신을 숨길 이유도 없다는 생각도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자신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싶다는 동만의 말에 힘을 얻기도 했었을 겁니다.

"전데요. 영실이. 저예요 영실이. 마재영이 그렇게 숨기고 싶어 하는 작가."

제대로 커밍아웃한 은아의 행동은 이제 달라질 겁니다. 마재영의 폭력 앞에서도 참기만 했던 은아가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도 기대됩니다. 분명 은아는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마재영이 감독으로서 작품을 완성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 예측된다는 점도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역사의 한복판으로 들어가 보자"

아지트에는 8인회 멤버와 노강식이 있습니다. 함께 하는 자리가 아니지만, 자신의 전화를 외면하는 최 대표로 인해 화가 날대로 난 노강식 앞에 동만이 등장했습니다. 강식은 동만이 항상 같은 옷만 입고 있다고 언급하자, 러시아 병사의 옷이라며 자신에게는 갑옷과 같다며 떠들어댑니다.

 

모두가 말리는 상황에서도 밀리지 않고 자기 할 말 하는 동만과 그런 동만을 두고 '스토리 중독자'라는 고 대표의 발언. 그런 동만을 보면서 은근히 끌리게 된 강식은 파격적 선언을 합니다. "그래 하자 니꺼. 황동만"이라는 말로 모두를 침묵하게 만들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선언이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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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무싸 10회

 

"진짜야 하자고. 개런티 반 값으로"라는 강식의 선언에 고 대표는 말 나온 김에 계약서를 작성하자며 빠르게 2층 사무실에서 계약서 작성을 위해 프린터까지 가지고 뛰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이 웃기게 다가오지만 현실적입니다. 술기운 때문일 수도 있지만, 직접 대배우가 데뷔 감독의 작품에 출연하겠다는데 작은 제작사 대표로서는 이런 행동하는 것은 너무 사실적입니다.

 

고 대표가 오기 전 악수를 권하는 강식에게 가위를 내는 동만은 그만큼 그 발언을 믿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사인을 끝내자 악수를 하며 감사할 수밖에 없었죠.

"역사의 한복판으로 들어가 보자."

호쾌하게 말하며 강한 힘으로 동만을 다시 한번 혼내주는 강식과 그런 상황에 모두가 축하해 주는 아지트는 축제 현장이었습니다.

 

동만과 함께하면 왜 자아를 되찾을까

왜 그들은 동만과 함께 하면서 자아를 되찾게 되는 것일까요? 모두가 지적하듯 동만은 20년 동안 데뷔도 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작품들에 딴지만 걸던 한심한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동만을 만난 이들은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은아도 미란도 말이죠. 그리고 이제는 강식까지 전염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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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무싸 10회

 

미란과 강식은 소위 모든 것을 다 가진 존재들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뭔지 모를 공허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그들에게 동만의 무가치함, 그리고 그에 맞서는 과정들이 통쾌함으로 다가왔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런 카타르시스가 동만에게 동화되는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동만과 은아는 상호 교류하고 서로의 성장을 돕는 관계라는 점에서 그런 관계성은 조금 결이 다릅니다.

 

동만은 형의 시그니처 질문인 목적이 뭐냐고 묻습니다. "싱겁게"라고 합니다. 진만은 창고를 찾아 자신의 과거이자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 논문과 책들을 창고에서 빼 버립니다. 수많은 책들이 쏟아지고 태풍까지 불기 시작합니다. "어차피 다 사라지는데, 우린 왜 절대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이렇게 힘들게 사는 것일까? 절대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이라는 동만의 내레이션은 특수효과와 함께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태풍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봉을 붙잡고 힘겹게 버티는 동만과 은아, 그리고 강식과 경세의 모습은 이후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굳이 이들을 이 상황에 몰아넣는 것도 모든 이유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답답할 때면 항상 가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던 동만의 곁에는 은아도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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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무싸 10회

 

동네 뒷산에서 동만에 이어 이름을 외치는 은아. "내 목소리가 닿는 데까지는 모두 내 거"라던 동만의 말처럼 그들의 외침은 자신의 자존감을 키우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자신의 무가치함을 떨쳐내기 위한 행위이기도 하죠. 혼자가 아닌 둘이 함께 외치는 그 우렁찬 목소리는 좀 더 멀리 퍼져나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단 2회를 남기고 있는 '모자무싸'는 결말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영화 제작을 시작하는 동만, 그리고 커밍아웃한 은아. 그들은 어떤 성장을 할까요? 그리고 자신의 과거를 모두 태워버린 진만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요? 은아를 탐내는 정희와 은아가 시온임을 알 수밖에 없을 미란까지 여전히 궁금한 것들이 많은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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