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 10. 10:01

뉴스룸 손석희와 유시민 탄핵 가결에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

손석희와 유시민이 <JTBC 뉴스룸>에서 만났다. 과거 <100분 토론>을 진행했던 두 남자가 함께 한다는 것 만으로도 화제였다. 그리고 둘은 기대한 만큼 강렬함으로 안겨주었다. 의외로 편안해 보이는 둘은 마치 색다른 브로맨스를 보는 듯한 기묘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탄핵은 압도적인 표 차이로 가결되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탄핵 가결 234:56;

손석희와 유시민의 마력, 김관홍과 조대환 산 자와 죽은 자 사이 악마 박근혜가 있었다



탄핵은 가결되었다. 그것도 압도적인 찬성표로 박근혜는 대통령으로서 직무 정지를 당했다. 그리고 그 현장에 있던 세월호 유가족 40명은 환호를 질렀고, 눈물을 흘렸다. 가결이 발표되는 순간 들린 환호는 이제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찾을 수 있다는 희열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소리 내지 못하고 흘린 눈물은 가슴에 묻어둔 아이들의 눈물이었을 것이다. 


광장의 민주주의는 의회 민주주의를 움직였다. 좀처럼 변하지 않으려는 그들은 광장에 나선 국민에 놀랐다. 절대 변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엘리트 정치꾼들은 자신들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변하기 시작했다. 군림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다수의 국민이 사실 자신들 위에 군림하고 있음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박 대통령 탄핵안' 표결이 이뤄지는 국회는 조용했다. 이미 두 번째 대통령 탄핵을 하는 과정은 12년 전과는 다를 수밖에 없었다. 12년 전 탄핵은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모두가 거부하는데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과 세 정당이 담합해 밀어붙인 짐승의 시대였다. 


탄핵 투표를 마치고 환하게 웃던 박근혜는 12년이 지나 자신이 탄핵의 대상이 되었다. 이 지독한 아이러니 속에서 국회를 흔든 것은 바로 노란 점퍼를 입은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었다. 탄핵이 가결되는 순간 유가족들은 "감사합니다"라는 외침과 함께 환호성이 울렸다. 


투표에 나선 국회의원들의 모습과 상반된 유가족들의 외침 뒤 소리 없이 우는 그들의 모습은 아프게 다가왔다. 환호와 눈물. 그 지독한 괴리감을 우린 모두가 알고 있다. '세월호 7시간'은 탄핵 사유에서 빼 달라는 요구에도 관철시킨 야당. 국회 탄핵 투표 방청이 가능한 민주당의 40석 모두를 '세월호 유가족'에게 배려했다. 그렇게 역사의 현장에서 진실을 향한 첫 걸음을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유가족들은 감사해 했다.  


탄핵이 가결된 후 박근혜는 그저 담담하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헌재에 맞서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 자신은 잘못도 없는데 여전히 자신을 몰아붙이는 이들과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결코 스스로 물러나거나 잘못에 대한 반성은 할 수 없다는 박근혜의 모습은 악마나 다름 없었다.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모은 것은 '손석희와 유시민'이었다. 두 사람이 한 자리에 있는 것 자체가 관심을 모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기대 만큼이나 그들의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손석희 앞에만 서면 당황하는 이들이 많다. 그만큼 손석희의 무게감에 짓눌리는 경우들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시민과는 달랐다. 함께 하는 이유가 달라서 인지 그들의 이야기는 묵직함과 여유가 있었다. 


중간에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이 나온 상황에서는 손석희와 유시민이 진행자가 되어 새누리당의 향후 논란에 대한 이야기를 끌어가기도 했다. 유시민 작가는 탄핵 가결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결과일 뿐이라는 것이다. 유 작가는 헌재 판결이 특검 수사보다 빨리 결정이 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형사 재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현직에 머물 자격, 또는 가치가 있느냐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범죄 사실을 증명하는 것은 특검을 통해 이뤄지고, 대통령으로서 남은 임기를 마칠 수 있는 가에 대한 판단만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의외로 빨리 모든 것이 결정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새누리당의 개혁이 가능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박근혜와 이정현의 태도에서 힘들 것이라는 진단을 했다. 둘 모두 쉽게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헌재 후 다시 돌아오겠다는 의지를 불태운 박근혜로 인해 새누리당의 개혁은 그만큼 힘들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황교안 권한대행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황교안을 믿는 것이 아니라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와 동일한 방식으로 권한대행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국민에 의해 헌재 판결까지 가게 된 박근혜와 같은 방식을 추구한다면 국민은 다시 광장에서 '황교안 퇴진'을 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차기 대권 후보 중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했다. 하지만 촛불 정국에서 이 시장은 명확하게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었다고 했다. 그리고 언제나 새로운 정치인을 요구하는 국민의 바람에도 부합했다고 했다. 탄핵 가결이 되는 순간 이제 본격적으로 이재명 성남시장의 도전은 시작된다 고도 했다. 


반기문에 대해서는 안정적이고 확실한 상황이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 그가 대선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다. 새누리당에 갈 수도 없고, 짧은 기간에 대선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는 평가였다. 김무성이 앞장서듯 이야기했던 '개헌' 논의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현 상황에서는 나올 수도 없는 대안이라 일갈했다. 


친문과 친박만 아니면 모두 모여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는 김무성의 주장에 대해 과연 노련한 정치인이 맞는가 하는 의문을 품기도 했다. 국민들 역시 김무성의 갈대 같은 행동들을 모두 지켜봤다는 점에서 그의 정치적 존재감은 그만큼 무기력해지는 듯했다. 


'손석희와 유시민'은 그렇게 여유 있고 흥미롭게 쉽지 않은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풀어갔다. 하지만 '김관홍과 조대환'의 경우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서글프기만 하다. 박근혜가 근무 정지를 당하기 직전 마지막으로 행한 인선이 최재경 민정수석 사표를 수리하고, 조대환 변호사를 그 자리에 임명했다.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통치행위가 조대환이라는 사실에 모두가 경악했다. 


조대환이라는 인물은 세월호 특조위 부위원장으로 나서 공개적으로 '특조위'를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그만둔 자이기도 하다. 정치적인 야심이 있는 조대환을 통해 '세월호 특조위' 자체를 무기력하게 만들려던 박 정권의 행동은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 그런 자를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통치행위로 선택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나라가 엉망이 되어도 자신의 '세월호 7시간'은 결코 알려서는 안 된다는 아집과 집착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정치인이 되고자 하는 조대환 변호사로서는 망한 권력이라 해도 민정수석이라는 자리에 앉게 되었다는 것만으로 행복한 듯하다. 과거에도 그랬듯 다시 한 번 '세월호 7시간'을 지켜내면 자신에게 국회의원 배지가 주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온갖 논란이 가득했던 '대우조선 사외이사'에 내정되기도 했던 조대환은 '세월호 특조위' 흔들기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있다. '세월호 7시간' 지키기가 자신에게 무엇을 줄지는 앞서 얻은 이득으로 명확하게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은 조대환에게 그런 특혜는 다시 주어질 수는 없다. 이미 망한 정부에서 국민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월호 7시간' 지키기에 나선 그를 국민의 대변자로 선택할 이는 없기 때문이다.    


오늘 앵커 브리핑 역시 '세월호 참사'에 모든 것을 맞췄다. 태블릿 PC가 모든 것의 시작이 아닌 '세월호 참사'에서부터 시작이라고 했다. '에어 포켓, 골든 타임, 다이빙 벨' 등의 단어들이 나오는 상황에 의전과 카메라 앞에서 보여주기에 여념이 없던 야만의 시간에서 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고 했다. 


철저하게 '세월호 유가족'을 새누리당 의원들은 외면했다. 김기춘은 철저하게 자신들의 임무를 외면했다. 박근혜는 참사 당일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대통령으로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은 박근혜는 수백 명의 국민이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담담하기만 했다. 머리를 하고 화장도 고친 후 중대본에 잠시 머문 후 돌아가 식사를 한 후 잠자리에 든 박근혜에게는 '세월호 참사'는 귀찮은 존재일 뿐이었다. 


김관홍 민간 잠수사가 남긴 "뒷일을 부탁합니다"는 그래서 더 강렬함으로 다가온다. 인양해야 할 모든 진실들과 모든 비정상들.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여전히 먼 길을 걸어야 한다. 박근혜의 마지막 통치행위가 자신의 7시간을 지켜줄 변호사를 정무수석으로 임명한 그는 시작부터 끝까지 대통령이라는 직책과 상관없는 형편없는 자였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밝히지 않겠다는 의지가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대로 전달이 되었다. 그럴 수록 국민의 의구심과 분노는 커질 수밖에 없다. 약물 공화국이라는 오명과 함께 숨겨진 7시간 단순히 20분 동안 머리를 매만졌다는 것으로 끝날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탄핵은 가결되었지만 끝나지 않은 이유는 그래서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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