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청문회에 최순실은 없고 그의 남자들의 평가회가 되었다. 그중 가장 열심히 최순실 논란을 증명해간 인물은 고영태였다. 식사를 하면서 기자들에게 먼저 다가가 묻지도 않은 이야기까지 할 정도로 고영태는 청문회를 기다렸던 듯하다. 최순실과 무슨 문제로 갈라섰는지 정확하지 않지만 그는 탄핵을 앞둔 시점 폭탄 하나를 던졌다.
탄핵 D-Day;
뉴스룸이 명확하게 밝혀낸 고영태의 위증, 탄핵의 시계는 멈출 수 없다
고영태가 청문회에서 최순실과 관련해 많은 이야기들을 늘어 놓았다. 하지만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핵심은 최순실과 고영태는 함께 국정농단을 했던 존재라는 사실이다. 정유라가 키운 개를 제대로 돌보지 않아 틀어져 최순실과 갈라섰다고 하지만 그게 진실인지도 모호하다.
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냈던 청문회에서 고영태는 뜬금없이 태블릿 PC 논란을 부추겼다. 최순실의 태블릿 PC는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를 세상에 알린 가장 중요한 증거다. 그런 점에서 태블릿 PC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고영태는 최순실이 태블릿 PC를 쓸 줄도 모른다고 했다.
최순실의 주변 사람들은 그가 태블릿 PC를 항상 가지고 있다는 증언들이 쏟아지는데 최측근이었던 고영태는 왜 그런 이야기를 했을까? 이것도 모자라 그는 JTBC의 보도와 관련해 이해할 수 없다는 의문들을 쏟아냈다. 최순실을 폭로하던 고영태가 JTBC의 보도 자체를 부정하고 나서며 분위기는 묘하게 흘러갈 수밖에 없었다.
최순실 변호사는 즉시 문제의 태블릿 PC는 최순실 것이 아니라는 말을 다시 하기 시작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손석희 JTBC 사장을 청문회에 불러야 한다는 발언까지 했다. 노골적으로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를 무기력하게 만들겠다는 전략적인 행동을 시작하겠다는 의문을 품게 했다.
<JTBC 뉴스룸>은 고영태의 이런 발언이 얼마나 터무니없는지 직접 취재를 한 기자들이 타임 테이블을 바탕으로 모든 것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오히려 고영태가 청문회에서 위증을 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에서도 밝혔던 진실을 고영태가 청문회에서 왜 그런 오만한 발언을 했는지 아직 알 수는 없다.
10월 18일 '더블루케이' 사무실에서 처음 태블릿 PC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누군 가의 제보나 건넨 것이 아니라 기자들이 발로 뛰어 얻은 결과였다. 공식적으로 10월 3일 '특별취재팀 구성'을 마친 후 이성한과 고영태를 4일과 5일 만났다고 밝혔다.
최순실의 차명 회사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더블루케이'를 확인했다고 했다. 10월 13일 국회에서 처음 등장했던 이 회사를 확인하기 위해 고영태가 대표로 올라가 있는 한국과 독일의 회사를 확인했다고 한다. 누군가의 제보가 아닌 '특별취재팀'이 발로 뛰어 추적을 했다는 것이 JTBC 기자의 발언이었다.
어느 언론사에서도 찾아온 적이 없는 빈 사무실을 찾은 JTBC 기자들은 그곳에 두고 간 책상에서 문제의 태블릿 PC를 발견했다고 했다. 문제의 태블릿 PC는 2014년 이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충전기도 없고 전원도 꺼져 있는 상황에서 어렵게 충전기를 사 태블릿 PC를 현장의 기자들이 확인했다고 한다.
태블릿 PC만이 아니라 다른 서류들도 그 책상에 있었다고 했다. 중요했다면 태블릿 PC를 그곳에 놔뒀을 리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2년 정도 사용하지 않은 그 태블릿 PC를 그들은 중요하게 보지 않았다고 보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그렇게 판도라의 상자는 열렸다.
고영태가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이 아니라 JTBC 특별취재팀이 취재를 통해 얻은 결과였다는 것이다. 고영태는 조선일보를 찾아 문제의 영상 등 최순실과 관련된 자료를 건넸지만 즉시 보도를 하지도 않았고 추가 취재도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JTBC는 아무도 찾지 않았던 '더블루케이' 사무실에서 '판도라의 상자'를 찾아냈던 것이다.
JTBC 기자를 만난 적도 없었다는 고영태의 발언과 달리, 심수미 기자는 이성한과 고영태 3인이 함께 식사를 했다고 밝혔다. 이 사실은 검찰에서도 조사로 밝혀지기도 했다. 검찰에서는 고영태가 심 기자를 만난 사실이 있다고 밝혔음에도 청문회에서 왜 그런 위증을 했는지 알 수는 없다.
JTBC에서 검찰에 증거물로 보낸 최순실의 태블릿 PC의 IP 조사를 통해 최순실 본인의 것이라고 증명했다. 과거 <JTBC 뉴스룸>에서 보도한 내용과 다르지 않음을 확인하는 상황이었다. '팩트 체크'를 통해서도 보다 면밀하게 시중에 떠도는 잘못된 소문들을 증명하는 시간들을 가졌다.
최순실의 태블릿 PC는 누군가 JTBC에 건넨 것도 아니고, 검찰이 초반 잘못 발표한 독일에서 입수한 것도 아니다. 누군가에 제보에 의한 것도 아닌, 기자들이 추적을 하는 과정에서 얻은 '판도라의 상자'였을 뿐이다. JTBC는 모든 증거를 활용해 지난 청문회에서 언급된 말도 안 되는 정치적인 음모를 무너트렸다.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에서 박근혜는 문건의 내용이 아닌 누가 유출을 시켰느냐로 물꼬를 틀어 진실을 막았다. 이번 JTBC의 '최순실 태블릿 PC' 보도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보인다. 그 안에 들어가 있는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JTBC로 흘러갔느냐가 중요한 듯 여론을 호도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악랄한 김기춘은 자신의 거짓말이 드러나자 화들짝 놀라 말을 둘러대기에 여념이 없었다. 최순실의 남자들은 이제는 최순실의 악행을 쏟아내기에 바빴다. 이 와중에 박근혜는 면세점 추가하기 위한 '특허 입찰'을 강행하겠다고 한다. 하라는 일은 제대로 하지 않으며 해서는 안 되는 일은 속전속결인 이 정권은 빠른 시간 안에 종결되어야만 한다.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라"
오늘 앵커 브리핑 역시 압권이었다. 탄핵을 앞두고도 여전히 다양한 셈 법만 고민하는 이들에게 여기가 로도스는 여기서 뛰라고 요구하는 손석희 앵커의 외침은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에서 비겁했던 모두를 위한 것이었다. 정치와 언론 모두 다양한 핑계만 있었을 뿐 제대로 문제 해결을 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오늘의 경계를 뛰어넘지 못한다면 내일의 상황도 마찬가지라는 손 앵커의 말처럼 다시 한 번 머뭇거리고 이곳은 로도스가 아니니 뛸 수가 없다는 핑계를 댄다면 우린 무너질 수밖에는 없다. "주어진 여건을 탓하고 상황을 탓한다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는 오래된 우화를 가지고 풀어낸 손석희 앵커의 말처럼 이제 우리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나아가야 할 때다.
'직접'과 '간접' 민주주의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시험대에 올랐다. 탄핵은 12월 9일 오후 3시부터 국회에서 시작된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는 없다. 원죄를 가진 새누리당은 여전히 '박근혜 탄핵'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비박 의원들이 탄핵에 참석해 탄핵은 가결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건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는 일이다.
박근혜의 아바타인 황교안이 대리를 한다는 사실이 또 다른 논란의 시작을 알리기는 하지만, 지금 당장 중요한 것은 탄핵이 가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올 해 개최된 국무회의의 거의 대부분을 황교안 총리가 주재했다는 점에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어 보인다.
고영태의 위증이 누구의 사주인지 어떤 것인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과는 다르다. 더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장난으로 국민을 우롱할 수는 없다. 국민은 더는 개, 돼지로 취급 받는 것을 거부했다. 더는 침묵하는 다수가 아닌 스스로 잘못을 바로잡는 국민이 되기로 선언했다. 시민혁명은 그렇게 담담하지만 흔들림 없이 지속될 것이다. 탄핵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인 이유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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