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15. 06:40

제작진이 망친 1박2일 은지원의 사기와 삭발이 살렸다

오늘 방송된 <1박2일>은 탁구 복불복의 극단이 무엇인지 보여주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지원과 몽의 삭발로 마무리된 강화도 편은 은지원의 사기로 시작해 삭발로 마무리된, 은지원에 의한 은지원의 은지원을 위한 <1박2일>이 되었습니다. 한마디의 말이 얼마나 큰 힘을 보여주는지 남극 행 무산과 관련된 내용까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1박2일의 한계 보여준 강화도 편


1. 제작진이 망치고 은지원이 살린 1박2일

강화도 편에서 은지원의 활약이 없었다면 과연 <1박2일>은 무엇을 하려고 했을까요?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골목과 과거의 모습 속에 고향을 그리며 살아가는 실향민의 모습을 제외하면 담아낼 수 있는 것들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던 그들은 은지원의 허튼 제안으로 시작된 '탁구 복불복'이 2주 동안 진행된 <1박2일>의 전부가 되어버렸습니다.

탁구 최강자인 강호동에게 무모한 도전을 한 은지원의 과도한 당당함은 제작진들까지 속게 만들고 그런 극단적인 경쟁 체제는 밋밋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었습니다. 제작진들로서는 식상함으로 무장되었던 내용들을 가볍게 포기하고 은지원의 말 한마디에 웃고 웃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일단락된 무모한 도전은 예상된 완패로 마무리되고 은지원의 거짓에 속은 많은 이들은 야외 취침과 식사까지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승자와 패자의 비교는 마음 편하게 대중목욕탕에서 목욕하고 거하게 고기를 구워먹는 '강호동-이수근-이승기'의 승자와 고픈 배를 부여잡고 일찍 잠자리에 든 패자의 극단적인 모습으로 잘 보여졌습니다.

그렇게 대안 없이 흘러가던 <1박2일>에 다시 한 번 재미를 던져준 것은 재 점화된 탁구 복불복이었습니다. 몽에 의해 제안된 삭발 복불복은 망해가던 프로그램에 생명력을 불어 넣었습니다. 돌림판으로 선택된 멤버와 벌이는 탁구 복불복으로 삭발을 걸고 행한 탁구 경기는 결과적으로 두 명의 삭발과 훈훈한 마무리로 종결되었습니다.

처가가 있는 강화도라는 특성으로 수근의 장인이 보낸 통닭과 피자로 푸짐한 저녁을 함께 한 그들은 은지원으로 시작해 은지원으로 마무리된 은지원만의 <1박2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다음날 옛스러운 골목에서 삭발을 한 지원(못된 둘리가 최고의 캐릭터)과 몽이 만들어낸 나쁜 형제 미니 드라마로 마무리된 <1박2일-강화도>편은 제작진의 무성의함 혹은 한계와 이를 이겨낸 은지원의 투혼만 기억에 남게 되었습니다.

다른 때와는 달리 아침 미션도 없고 예고편을 보면 뭔가 하는 강호동과 수근의 모습이 보였지만, 마치 의도된 낚시처럼 그런 영상들은 모두 사라진 채 삭발식으로 마무리된 이번 <1박2일>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한계만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만약 은지원의 사기에 가까운 무모한 도전이 없었다면 어떤 그림을 그렸을까요? 현재 1박을 맡고 있는 나영석 PD의 남극 루트 점검으로, 초창기 1박을 이끌었던 이명한 PD의 진행은 최악에 가까웠습니다. 멤버들과 하나가 되어 게임에 참여하고 잠깐 고통을 감내하는 모습이 그에게는 최선의 재미이자 멋진 그림이라 생각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준비가 덜된 제작진의 한계만 보여준 꼴이었습니다. 

한정된 형태의 반복된 패턴으로 식상함을 연출하던 그들이 3년이 지나며 좀 더 진화된 형태의 여행 버라이어티를 선보여야 할 시점은 분명해 보였습니다. 그런 터닝 포인트가 '남극'행이었을 것이란 것은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보름 동안의 남극 행과 그 안에 담긴 한 달 분량의 방송을 전후해 완벽하게 달라진 <1박2일>을 꿈꿨을지 모릅니다. 

그런 의미라면 더더욱 강화도 편은 제작진들의 직무유기가 극에 달한 방송이었다는 생각입니다. 그나마 그동안 보여주었던 패턴도 따라하지 못하고 은지원이 기획, 제작, 출연한 일인 극에 편승한 <1박2일>이었을 뿐입니다. 

제작진들의 무감각해지는 느슨한 제작행태와는 달리 한정된 상황 속에서 다양한 재미를 끌어내려는 <1박2일> 멤버들의 활약은 즐겁게 다가왔습니다. 수동적인 행태가 아닌 능동적으로 방송을 만들어나가려는 그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1박2일>은 최악의 방송이 되었을지도 모르니 말이죠.

보다 확실한 재미는 힙합 섭섭이들 지원과 몽이 아닌 승기의 삭발식이었을 텐데 그렇게 되었다면 센세이션이라고 표현되어질 정도의 레전드가 되었겠죠. 마지막까지 자신이 했던 말에 책임을 지고 삭발을 감행한 지원과 몽이 아니었으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1박2일>은 그들로 인해 겨우 구제받을 수 있었습니다.  

2. 화상으로 대신한 남극 행과 남겨진 1박2일

방송 분량의 1/3은 남극 행 무산에 대한 브리핑으로 대신했습니다. 자연 재해인 칠레 지진으로 도저히 남극 행을 감행할 수 없음을 멤버들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알리는 형식을 취한 <1박2일>은 그동안의 준비 과정에 대해 설명을 했습니다.

멋진 장면을 담기 위한 풀 HD 카메라 구입이야 이제부터 사용하면 되는 문제였고, 다만 6개월 정도 세밀하게 점검하며 참여하는 멤버들의 스케쥴까지 조절하며 택일 했던 야심찬 기획이 상상도 하지 못했던 남극 경유지 '칠레'의 진도 8이상의 강진으로 인해 무산되었다는 것은 아쉬웠습니다.

일각에서는 국민의 혈로 쓸데없이 남극은 왜 가느냐는 이야기들도 많았지만 그런 논리라면 대한민국의 예능은 모두 쓸모없는 것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남극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그들이 무엇을 담고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가 중요한 것이지 장거리 여행으로 투입되는 비용이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1박2일>의 남극 행은 <무한도전> 뉴욕 편과 비슷한 비판을 받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국내에서 촬영하는 것보다 경비가 절감되었다는 태호 PD의 이야기처럼, 100여명의 제작 인원이 투입되는 국내의 상황에 비춰볼 때 한정된 정예 멤버들만 투입된 '남극'행은 국내 제작과 비슷한 경비만 소요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이는 경비의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남극의 여름 시즌에 맞춰야 하는 상황을 미뤄볼 때 올 연말이나 내년에나 가능한 '남극'행이 정성스럽게 준비해 실행되기를 바랍니다.

남극 세종기지에 새롭게 투입된 대원들에게 보내질 다양한 선물과 편지들을 직접 전달하지 못하고 화상으로 전달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쉽지 않은 그들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커다란 자원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기에 극지에서 건강하게 최선을 다하기 바랍니다.

남극 행이 좌절된 <1박2일>에게는 중요한 선택이 남겨졌습니다. 특별한 등장인물을 통해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1년에 몇 번일 뿐이고 오롯하게 남겨진 멤버들과 제작진들이 매주 여행지에서 담아낼 수 있는 다양한 재미를 어떤 식으로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제작진들로는 최악이었고 그래서 더욱 빛났던 은지원의 '강화도'편은 그들에게 많은 숙제를 남겨주었습니다. 무한 반복되는 비슷한 패턴 속에서 새로운 재미를 찾아낼 수 있는 묘수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것 역시 제작진들이 감수해야만 하는 역할이기에 새롭게 거듭나고 재미있고 유익한 <1박2일>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유익하셨나요? 구독클릭 부탁합니다^^;; 
블로그코리아에 블UP하기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방송연예드라마스토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Trackback 0 Comment 9
  1. woodychung 2010.03.15 10:01 address edit & del reply

    이것도 연출 아닐까요? 생각보다 빨리 목적지를 찾아서 방송분량 없어질것이 자명하게 되자, 은지원보고 총대를 매게한... 사실 은지원이 갑자기 탁구하자고 할 이유가 없었는데. 전 그게 계속 의심스러움.

  2. ㅋㅋㅋ 2010.03.15 10:11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전에 피디분의 인터뷰를 보니 은지원은 제작자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다라고 하던데요
    어제 방송을 보면서 다시한번 그말이 떠올랐습니다.
    프로그램을 이끌줄 아는 사람같아요.
    교동편의 MVP은지원!!
    정말 대단했습니다.
    예비신랑 머리를 밀어서 마음이 좀 아프긴했지만 두상마저도 예쁘더라구요 ㅋㅋ

  3. 발끈해 2010.03.15 14:34 address edit & del reply

    연예인이 무슨 대단한 사람인가?
    삭발 할 수도 있는거지..
    하다못해 중고딩 조금만 머리길러도
    학교선생이 바리캉이나 가위로 머리 싹둑 자르는 판국에..
    회당 수백만원씩의 출연료에
    그 출연으로 CF까지 찍었으니
    그 까이거 삭발쯤이야..
    일반사람은 88만원 세대로 하루벌어 먹기살기도
    힘든 세상인데 말야
    게다가 은지원 거짓부렁에
    지 꾀에 지가 넘어간 격이고
    거기에 주동한 엠씨원숭이 역시
    동반 책임을 한거 같다고 뭘그러나;;
    난 1박2일 보면서 국가매국노의 후손과
    가짜 횡성한우 판매한 사람과
    형도 있으면서 가정형편상 군면제까지한
    사람들이 모여서 공중파에 떳떳히 나오는게
    더 신기하던데..
    전 세계 어느나라가 그러던가??
    10년이상 방송을 쉬고 놀았는데도..
    툭하면 반말과 막말에 억지부리고
    수백만원의 출연료를 받으면서
    땡깡 피우는 녀석때문에 점점 1박이 싫어지더라
    그렇다고 내가 무도빠나 패떳빠는 절대 아님
    무도는 나랑 원래 안맞는 코드이고
    패떳은 첨에 보다가 김공익 이후로
    안본지 오래되었거덩;;
    근데 망하고 시즌2하던데
    어제보니 완적 막장...
    ㅋㅋㅋ

  4. 345 2010.03.15 15:41 address edit & del reply

    아니 은지원 삭발이 뭔 대단한일인가 은지원 근 몇년동안 쭉 삭발인거 아닌가? 무슨 김경호가 삭발이라도 한듯이 겁나게 언론 플레이하네 정말 매일하는 탁구에 매일하는 복불복에 언제나해왔던 삭발에 아오 지겹다 어떻게 보면 1박2일도 대단한 프로 이렇게 같은 포멧으로 언제까지 할수있을런지 심히 기대두 되고ㅋ

  5. 베이비 2010.03.15 16:01 address edit & del reply

    은지원의 1박2일...
    정말 멋집니다. 전 어제 방송보고 은지원군 팬이 되버린것 같네요

  6. 이봐요 2010.03.15 18:17 address edit & del reply

    발끈해씨
    그럼 그냥 보지마 뭣하러 보고계신가요??
    그런 댓글 쓰시는 분들보면 항상 불만많고 그러시던데 그럼 그냥 티비를 끄시면됩니다.
    그쪽 맘도 편하게

  7. 은지원원래빡빡 2010.03.15 18:41 address edit & del reply

    원래빡빡이시키 삭발한다고 머가 달라지나? ㅉㅉ 김씨나 승기가 했다면 인정한다.

  8. 이런분 2010.03.16 00:12 address edit & del reply

    은지원씨판잘치고 엠씨몽씨 잘따라주고 둘이서 살렸네요, 삭발이 쉽진않았을텐데, 아버지각서와팬들 그리고 결혼앞둔 은지원씨와 헤어제품촬영한 엠씨몽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정말 이승기군이 삭발했으면 정말 두고두고 리얼버라이어티의 레전드로 남았을텐데 .이렇게 통찰력있게 분석하시는 블로거분도 있다니

  9. 어이제로 2012.02.24 02:41 address edit & del reply

    은지원이 살렸다고???? http://jamja.tistory.com/1938 여기서 글한번 읽어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