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3. 07:21

1박2일 외국인 근로자 특집은 감동과 행복이었다

2011년 첫 방송에서 <1박2일>이 선택한 여행은 다름 아닌 외국인 근로자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었습니다. 우리 사회에 가장 소외되고 극심한 편견의 대상을 선택했다는 것은 훌륭한 선택이었습니다. 사전 인터뷰 등을 통해 선택된 이들과 함께 하는 그들의 여행은 시작부터 흥미로웠습니다.

낯선 선택이 주는 익숙한 행복




연말 시상식이 끝난 후 방송되었기 때문인지 '무도'도 그랬지만 시상식 풍경을 담았습니다. KBS에서 무관의 제왕이 된 강호동이 종민에게 동질감을 느끼며 내년에는 우리 둘만 상 타자는 자조적인 다짐은 여유로웠습니다. 무관이었지만 어느 해보다 뿌듯했을 것이라는 이수근의 말처럼 강호동은 동생들이 성장해 주요 상들을 받는 모습들이 무척이나 흐뭇한 듯했습니다.
그들에게는 풍성했던 시상식 영상을 뒤로 하고 시작된 <1박2일 외국인 근로자 특집>은 사전 모임이었습니다. 부쩍 나피디 빙의 연기로 자신감을 얻은 승기는 자신들은 알지 못하는 사실을 기사를 통해 알게 된다며 제작진을 타박합니다. 자신들은 여행 목적지가 어디인지도 모르고 출발하는데 기자들이 더 자세히 알고 있다며 인터뷰 참 좋아한다는 승기의 면박은 2011년 1박2일 내 이승기의 역할이 드러나는 듯해 흥미롭기도 합니다. 

제작진들이 준비한 글로벌 특집 2는 아시아 친구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었습니다. 국내에만 70여만 명이 넘는 외국인 근로자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그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고 조금 늦었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강호동과 동갑내기 친구가 된 네팔 출신 까르끼, 은지원과 파키스탄에서 온 아낄, 김종민과 캄보디아 출신 쏘완, 이승기와 미얀마 출신 예양, 이수근과 함께 여행하게 될 방글라데시에서 와 곧 한국인 귀화를 앞둔 칸까지 그들과 함께 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이젠 우리 삶에서 익숙한 이웃의 모습이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던 <방가방가>에 출연했던 칸은 단연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10여년을 살아온 한국, 한국인과 결혼해 이젠 귀화를 준비하는 그에게 한국은 자신이 태어난 방글라데시보다 익숙한 고향이 되어 있었습니다. 운전의 신으로 불리는 이수근에게 목적지인 강릉 경포대 경로를 자세히 설명하는 칸의 모습은 신기롭기만 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일터로 직접 찾아가 그들과 함께 차로 목적지로 이동하는 방식은 흥미로웠습니다. 어떤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특별한 손님들과 첫 대면을 하는 과정들은 두 번째 진행된 '외국인 특집'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었습니다.

낯선 환경 속에서 그들이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은 꿈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강호동과 동갑인 까르끼가 자신이 받는 월급에서 5만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네팔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낸다는 이야기는 감동스럽지요. 6살과 2살 된 아이들이 눈에 밟히고 아픈 노모가 자신이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치료를 받아 행복하다는 수줍은 까르끼는 강호동을 울먹이게 할 정도였습니다.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외국에서 힘겨운 일도 마다하지 않았던 우리 부모님들처럼 그들 역시 가난한 조국을 뒤로한 채 가족들을 위해 코리안 드림을 실현하는 모습들은 낯선 모습들이 아닙니다. 낯선 아시아 권 노동자들의 모습은 수십 년 전 우리의 모습이었으니 말입니다.  

김종민과 비슷한 수준의 한국어를 사용하는 쏘완과 종교적인 문제로 힘겨워하고 돼지고기를 금하는 그들의 종교로 인해 외식 한 번 하지 않았던 아낄이 휴게소에서 처음 먹어보는 우동의 맛은 어땠을까요? 아직 젓가락질이 서툰 그를 위해 포크를 가져다주는 지원과 이런 모든 것들이 신기롭고 행복한 아낄의 모습은 이번 여행의 의미들을 조금씩 드러내주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한국 노래를 멋들어지게 부르며 각기 다른 곳에서 경포대로 향하는 그들은 하나가 됩니다. 따로 떨어져 있지만 하나의 노래를 부르며 감성들을 교류하는 모습들은 서로 다른 곳에서 왔지만 결국 하나가 될 수밖에 없는 그들의 모습처럼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다른 멤버들에게는 할 수 없었던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털어놓는 승기는 정말 여자 친구가 그리운 나이일겁니다. 처음 만났기 때문에 편하게 터놓을 수 있는 본심이 방송 후 공격의 대상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자연스러운 드러냄 역시 '외국인 근로자 특집'이 만들어낸 모습이겠지요.

누구에게도 예외는 없는 점심 식사를 건 복불복 게임은 세계 공통의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은근한 지략가인 지원은 제로 게임에서 승리하는 법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다른 이들이 서툴고 어렵게 성공 혹은 실패를 하는 것과는 달리 너무 자연스럽게 복불복에서 성공한 지원과 계속되는 도전에도 결국 실패를 하고 점심을 먹지 못하게 된 강호동과 까르끼는 이번 여행의 즐거운 복병이었습니다.

덩치는 강호동 못지않게 큰 그가 투정을 부리듯 "밥은 줘야죠"라는 대사는 재미있으면서도 서글프기도 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가 대부분 그렇듯 열악한 환경에서 부당함을 감수하고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전 교육을 받고 여행에 동참하기는 했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드러나는 그들의 본 모습은 현실 속 그들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는 너무나 낯선 여행. 낮은 임금에 가족을 부양해야만 하는 그들에게 여행은 사치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쉬는 만큼 자신이 벌 수 있는 돈의 양이 적어지는 상황에서 그들의 선택은 당연할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그들에게 손을 내밀고 여행을 제안한 '1박2일'은 아름다웠습니다.

비록 이번 여행을 끝내고 현장으로 돌아가면 다시 일상의 힘겨움과 마주하겠지만 그 기억은 오랜 시간 그들에게 행복한 추억으로 남겨질 테니 말입니다. 이미 예고편을 통해 다음 주 웃음만이 아닌 진한 감동도 함께 함을 보여주었습니다. 거친 남자 강호동의 진한 눈물이 과연 무슨 의미인지는 얼추 추측해도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인종과 문화의 차이를 경제적 차이로 줄 세우기 하는 우리들에게 가난한 나라에서 온 그들의 모든 것은 하찮은 것들 투성 일지도 모릅니다. 미국에 대한 동경이 만들어낸 비뚤어진 시각은 여전히 우리를 지배하고 있고 극단적인 국수주의자들은 외국인 근로자들의 존재 자체를 죄악시하기도 합니다.

열악함 속에서 자신의 문화를 지키고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열심히 일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2011년 첫 여행의 주인공으로 선택한 <1박2일>의 행보는 아름답고 기대됩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재도약을 하고 있는 그들이 올 한 해 여행 버라이어티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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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8
  1. Favicon of https://nohji.com BlogIcon 노지 2011.01.03 09: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다음 이야기에서 나온 바로 구속됩니다가 정말 웃겼죠 ㅋㅋㅋ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1.01.03 11:42 신고 address edit & del

      나영석 피디 놀리는게 이제 하나의 트랜드가 되어가나 봅니다^^;;

  2. 늘 1박 2일에 감사~^^ 2011.01.03 14:24 address edit & del reply

    1박 2일 정말 대단합니다. 소외된 외국인 근로자와의 1박 2일...
    멤버들에게나 그들에게도 정말 좋은 추억이 될거에요..
    담주는 눈물이 많이 날 듯한데..그러면서도 더욱 더 잼있을 것 같습니다..^^

  3. 영웅 2011.01.03 15:07 address edit & del reply

    이글과는 조금은 이율배반적인 시선의 기사를 봤습니다.
    ㅋㅋ 한마디로 어떻게 하면 저런식으로 생각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시아인이 나오면 삐딱하게 범죄자 취급하는 그런 기사는 만약에
    백인들이 나오면 어떤 기사를 쏟아낼지 많이 궁금하더군요.

    좋은글 읽고 갑니다.

  4. 문제는 불법을 조장한다는 거죠. 2011.01.03 16:11 address edit & del reply

    1박2일에 나온 외국인들 산업연수생으로 들어온 경우
    연수생인 단기 1번밖에 허용이 안돼서
    3년인가 지나면 그냥 본국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본국에 돌아간다 해도 자국월급의 수십배를 주는
    한국행에 지원자는 넘치는 상황이라
    다들 돈 벌려고 안가고 버티는 상황이죠.
    그건 체류기간이 길면 길수록 불법체류자라는 소리기도 하고
    칸 같은 경우 불법체류단속에 잡혀서 한번 강제추방을 당했는데
    어떤 수를 썼는지 1달만에 재입국했다고 합니다.
    그런 논란이 되는 사람을 출연시키니
    칸처럼 몇번의 방송출연으로 불법체류 경력이며
    한국부인과 나이차 법무부에서 한국국적을 불허하는 이유등등이
    죄 퍼진 사람이 나왔는데 네티즌들이 모를거라 생각하신거면
    나피디 머리가 겨울에 얼어서 마비가 된 거죠.
    강호동이랑 스타킹도 출연했는데
    칸을 추천한 거면 강호동도 이제 될대로 다 된 모양이구요.

    • 불법 조장은 무슨요??? 2011.01.03 18:42 address edit & del

      불법 조장하는 건지 모르겠는데요~! 이건 뭐 저렇게
      심각한 인간들땜에 예능에 외국인 근로자 특집 함 하겠나요~
      그래서 그런 과거가 있기때문에 지금도 불법체류자?
      아니면 그뿐인것을 꼭 파헤쳐서 힘든 사람들 더
      힘들게 해놔야 속시원한가요? 그렇게 살지 마세요!
      강호동이 이끄는 1박 2일이라서라는 생각밖에 안든다는..
      아주 발악수준으로 갖다 끌어 모아 놓았네요.

    • 왜 꼭 이런 사람이 늘 있는지요? 2011.01.03 19:07 address edit & del

      이번 1박2일의 취지를 퇴색하게하는 발언이네요.

      불법 조장은 이 무슨 얘긴지요? 만약 칸이 불법체류자라면 공중파 그것도 1박2일의 후폭풍이 얼마나 거샌데 이런 프로에 버젓히 나오겠습니까? 그럼 그를 고용한 사장도 체포감인데 그 사장이 칸을 적극 추천하여 방송해 나오게하겠습니까? 불법체류자라면 이 고용주 입장에서도 꼭꼭 숨겨도 시원찮건만...

      그리고 이전에 스타킹과 전국 노래자랑, 영화에도 출연했다는데 칸이 불법체류자였다면 그때 벌써 여론으로 발칵났겠지요.

      왜 1박2일이 무슨 기획만 하면 이리 비난하고 나서는 사람이 꼭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무슨 잘나가는 프로에 대한 열등감인 타프로 광빠들인가? 정말 모르겠네요.

      동남아시아 근로자들 불법체류가 문제라면 마약에 성폭력에 찌든 저 강남 원어민 영어교사들인 서양인들이 더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이 원어민 영어 교사들도 아마 추적해가면 불법 체류자들 꽤 있을겁니다.

  5. 1박 2일의 감동 2011.01.03 18:02 address edit & del reply

    1. 왜 동남아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편견을 가지는지..

    2. 백인과 동남아인들을 왜 차별하는지..

    이런 편견과 잘못된 시각을 ... 깨뜨릴 수 있는 기회라고 봅니다.


    과도한 민족주의와 인종주의가 우리들 내부에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고

    그런 점에서 어제 방송은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