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13. 07:16

무도 동계 올림픽 특집은 왜 최고일 수밖에 없을까?

2011년 들어 계속되는 무한도전 강세는 단순함이 아닌 저력임을 잘 보여준 방송이 바로 <무한도전 동계올림픽>특집이었습니다. 영하 20도가 넘는 추위 속에서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 장소에서 벌인 그들만의 올림픽은 재미와 의미를 모두 담아낸 걸작이었습니다.

몸 개그에 담아낸 무도의 정신이 아름답다



1. 몸 개그가 만들어낸 최고의 재미

몸 개그가 무엇인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존재는 바로 무한도전입니다. 그들이 보여주는 몸 개그는 정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걸작이기도 하지요. 단순하지만 그 단순함이 주는 재미는 묘한 매력으로 다가오기는 하지요. 2010년이 몸 개그는 사라지고 실험과 의미만 가득했다고 볼멘소리를 하던 이들에게도 2011년 펼쳐지는 강력한 몸 개그의 향연은 흥겨움의 연속이었을 듯합니다.
부상 후유증이 아직 남아있는 정형돈은 심판이 되고 다른 여섯 명은 각자 분위기에 맞춰 각국을 대표하는 형식으로 그들만의 동계 올림픽은 시작되었습니다. "이브지 옵프~"를 외치며 스위스 개그를 선보였었던 명수옹은 특유의 발음으로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실내에서 펼쳐진 그들의 첫 경기는 시가의 명장면이 생각나게 하는 윗몸일으키기였습니다. 빙상 장에서 등이 파인 옷을 입고해야 만 하는 윗몸일으키기는 하는 이들은 죽을 맛이지만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몸 개그는 시청자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었습니다. 

유재석이 최근 가장 좋아하는 정준하의 물오른 몸 개그는 역시 재미있었습니다. '하와수'로 다시 한 번 최고의 궁합을 보이는 명수옹의 활약 역시 그들이 왜 무도에서 특별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몇 번을 닿아"를 무한 반복 외치며 보여준 명수옹의 살신성인은 최고였습니다. 

봅슬레이를 응용해 만든 초저가 '침낭 봅슬레이'는 퀴즈의 색다른 방식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동계 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방송이란 점을 적극 활용하며 웃음과 재미를 극단적으로 보여준 그들만의 '침낭 봅슬레이'는 다양한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얼음 속에 들어가 있는 명찰을 순서대로 대진표에 붙여 만드는 방식부터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이 연출되기 시작했습니다. 힘이 좋아 가장 먼전 이름표를 붙인 준하는 한 번의 대결로 결승을 치를 수 있는 기회를 재석에게 넘겨주는 우를 범하기도 했지요.

우여곡절 끝에 정해진 그들만의 '침낭 봅슬레이'는 무식한 학사 하하의 의외의 성과와 무도 최고의 사기 브레인 노홍철은 게임의 신으로 거듭나며 우승까지 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무식의 종결자로 구박받았던 하하는 길에게 무식의 상징을 물려주며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진행된 침낭 봅슬레이의 참 재미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들의 대결도 흥미로웠지만 MC로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려던 형돈의 진행을 답답해하며 자리를 차지한 재석의 모습도 많은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게임 대결이 주는 무식 퍼레이드도 무도만이 줄 수 있는 재미였지만 '침낭 봅슬레이'에 걸 맞는 레이스는 많은 이들에게 폭소를 자아내게 만들었습니다.

그 중 압권은 내려오는 동안 40년은 늙어버린 명수옹이었습니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자연스러운 웃음을 보여주는 명수옹은 역시 몸 개그의 달인이었습니다. 내려오며 필연적으로 펼쳐지는 눈보라는 그의 노화의 진행과정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지요. 멀리서 보면 텔레토비를 보는 듯한 명수옹의 몸은 천상 개그맨일 수밖에 없음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습니다.

막간 재미로 진행된 점심시간 음식 받기 게임 역시 제작진들과 무도 인들이 펼치는 잔재미의 연속이었습니다. 스티로폼 박스 안에 담긴 음식을 먹는 단순한 게임은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쟁탈전으로 이어졌고 마지막 순간 획득한 음식이 가짜였을 때 드러나는 순간적인 재미는 시청자들을 흥분하게 만들었습니다. 식탐 많은 준하가 외치는 "가짜야"와 가짜 음식을 진짜로 둔갑시키는 노홍철의 사기술은 이 게임의 백미였습니다.

컬링 경기를 그들만의 몸으로 진행한 '인간 컬링' 역시 몸 개그가 무엇인지를 그대로 보여준 게임이었습니다. OB와 YB로 나뉘어 진행된 그들의 게임은 단순함이 매력인 몸 개그의 재미를 만끽하게 해주었습니다. 원 안에 가장 가깝게 다가간 이들이 최종 우승하는 간단한 게임을 몸으로 하기에 벌어질 수밖에 없는 다양한 상황들은 곧 웃음으로 되돌아 올 수밖에는 없었지요.


2. 나만이 아닌 함께를 강조한 그들은 감동이었다

그들의 마지막 경기는 트위터를 통해 사전 공개되었던 장면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미존개오'의 존재감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에이스 대형으로 시작한 그들의 도전은 시작 시점에서는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감동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가파른 경사를 보이는 스키 점프대 슬로프 160m를 한 명의 낙오자 없이 모두 오르는 대결은 최대 50도 경사를 정복해야만 하는 힘겨운 도전이었습니다. 아이젠을 차고 중간 지점 로프가 있어 어느 정도만 올라서면 쉽게 정복할 수 있는 미션이었지만 강추위와 10시간 이상 진행된 촬영으로 지칠 대로 지친 그들로서는 힘겨운 도전이었습니다.

추위와 미끄러움 50도 경사가 주는 두려움은 그들을 힘겹게 만들었습니다. 경사가 심해질 수록 이탈자들은 속출하고 무한 반복되듯 미끄러지기만 하는 무도인들의 모습은 마치 우리의 모습을 보는 듯해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수많은 도전 과제들을 받아서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은 그들이 도전하는 슬로프와 별반 다름없었습니다. 조금만 실수하면 자신이 힘겹게 올라왔던 길을 허망하게 미끄러져 떨어져야 하는 허탈함을 경험하게 합니다. 똑같은 도전자이지만 유재석처럼 손쉽게 목적한 곳에 올라서는 이들도 있고 길처럼 누구의 도움 없이는 결코 목적을 달성하기 힘든 이도 있습니다.

마치 전쟁 영화라도 찍듯 펼쳐지는 그들의 미끄러짐은 서로 다른 과정과 결과가 있었기에 흥미로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성실함으로 국민 MC라는 호칭을 부끄럽지 않게 하는 유재석은 이번 게임에서도 1위를 차지합니다.

재석의 뒤를 이어 하하와 노홍철이 힘겹게 줄을 잡고 정상에 올라서지만 수없이 미끄러지는 다른 멤버들은 줄을 잡는 높이까지 올라서는 것도 힘겹기만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재석의 존재감은 빛을 내기 시작합니다.

줄의 마지막 지점까지 내려가 남은 멤버들을 독려하고 그들을 잡아끄는 모습은 1인자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지요. 수없이 미끄러지는 상황에서도 힘겹게 재석의 손을 잡은 명수옹을 정상으로 이끌고 준하까지 완료시킨 재석에게 남은 길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자였습니다.

겁이나 쉽게 올라서지 못하는 길을 위해 스스로 줄을 놓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재석은 길을 뒤에서 밀어 조금씩 줄이 있는 지점까지 올라서며 한 명의 낙오자도 나오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정상에 있는 이들은 마지막 남은 길과 그를 돕는 재석을 위해 줄을 잡아당기며 한 명의 낙오자도 나오지 않도록 돕습니다.

그들의 그런 모습과 함께 등장한 이적의 '같이 걸을까'는 절묘한 궁합으로 그들의 도전을 황홀하게 만들었습니다. 가진 자들만을 위한 사회에서 무한 경쟁으로 나 외의 모든 이들은 단순히 경쟁자로만 모는 사회와는 달리 그들은 경쟁보다 아름다운 공생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나를 믿고 의지하고 조금 늦고 힘들더라도 함께 가겠다는 포부는 결국 낙오하고 쓰러질 수밖에 없는 마지막 한 명까지 함께 만족과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한 도전이었지만 그들의 도전은 경쟁과 탐욕만이 지배하는 우리에게 함께 가도록 독려하고 있었습니다.

"조금 늦어도 같이 가자"


목적을 위해 남을 밀치고 혼자 앞서가는 것이 아닌 함께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그들의 도전은 상생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동적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1등만을 기억하는 경쟁이 아닌 꼴찌까지 하나가 되어야만 완성할 수 있는 그들의 도전은 우리 사회가 어떤 모습을 갖춰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여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는 길에게 포기하지 않으면 언제든 함께 하겠다는 그들의 다짐은 단순히 길을 위한 외침은 아니었습니다.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버리지 않고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손을 내밀겠다는 그들의 의지는 그래서 더욱 아름다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왜 무한도전이 이 시대 최고의 예능인지는 오늘 보여준 방송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웃음과 감동이 함께 어울리며 의미 있는 메시지까지 던져주는 그들은 진정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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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6
  1. Favicon of https://hwking.tistory.com BlogIcon 시본연 2011.02.13 08:0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유재석 정말... 대단하더군요 ㅎㅎ
    사랑 할 수 밖에 없는 ㅋㅋ
    무도 또 1등이네요

    글 잘 보고 가요^^

  2. 그대는맑음 2011.02.13 11:17 address edit & del reply

    웃음과 감동, 두마리의 토끼를 잡았다는 기사들의 댓글에... 길을 욕하는 글들이 많더군요. 한마디로 웃기지도 못하고, 노력도 안하는 민폐 케릭터라면서.
    그런데 저는 이번 특집을 통해서..정말 무도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라는 생각을 굳히게 되더라구요. 그가 노력을 안한다고 누가 그렇습니까? 다만 정상에 오를때까지 혼자선 버거운 부분이 있을 뿐이지요. 그리고 그런 그를 따뜻하게 기다리고, 이끌어줄 동료들이 있는게 바로 무한도전의 미덕인 것 같습니다. 무조건 재밌고 무조건 잘하는 사람만 원했다면.. 무한도전은 지금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거라 생각합니다.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3. 2011.02.13 13:4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Favicon of https://slimer.tistory.com BlogIcon Slimer 2011.02.13 20:2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전반부에는 웃음을 후반부에는 감동을 받은 무한도전 편이었습니다.
    세상 사는게, 다 이런건데.. 부족한사람 여유있는사람 모두 어울려 살수 있어야 할텐데 말이죠.

  5. Favicon of https://fantasy297.tistory.com BlogIcon 레종 Raison. 2011.02.13 20:4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평균이하니까... 조금 늦어도 같이가자라는 자막에 울컥했답니다..
    지금 우리사회에 꼭 필요한 말 같기도 하고요..

  6. 정령이 2011.02.14 22:58 address edit & del reply

    글 잘 읽고 갑니다. 길에 대한 의견은 저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가끔 눈치도 없고 답답할 때가 있지만 그래도 길이 빠지는 것은 생각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