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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내 마음이 들리니 11회-영규는 동주를 왜 특별하게 생각할까?

by 자이미 2011.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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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이 대세인 상황에서 <내 마음이 들리니>는 제목만큼이나 아름다운 마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바보와 영악한 사람들이 대결하는 이 드라마에서 영규가 모든 이들을 압도하는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내마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를 알려주는 의미입니다.

미숙을 닮은 동주, 영규에게는 지켜줘야 할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바보라고 손가락질 받는 영규. 그는 가장 순수한 나이에 세상과 등진 채 세상을 자신의 순수한 마음으로만 바라보는 특별한 존재입니다. 세상과 타협하고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지려는 마음으로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모두 잃고 영악함만 남아버린 우리들에게도 영규는 스스로를 순수하게 정화시켜주는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영규가 동주에게 특별한 마음을 가지게 된 이유는 뭘까요? 또한 동주는 왜 영규를 곁에 두고 싶어 했을까요? 이는 어쩌면 서로 부족한 부분들을 매워주고 서로 가슴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청력을 가져가 버리고 할아버지를 죽음으로 내몬 최진철. 할아버지의 유산 같은 회사까지 빼앗아간 그에 대한 복수심만으로 살아왔던 동주에게 사랑이란 존재하지 않는 단어였습니다. 더욱 자신에게 남은 유일한 피붙이인 엄마는 자신이 아닌 준하를 더욱 의지합니다.

사랑 받아야만 하는 어머니마저 빼앗기고 어린 시절부터 지독한 삶을 살아내야만 했던 동주에게 맑은 웃음을 찾아준 유일한 존재가 바로 영규였습니다. 그 역시 영규와의 첫 만남이 유쾌했을 리는 없었습니다. 자신의 약점을 숨기고 살아야만 하는 그에게 낯선 사람들은 모두 두려운 존재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차갑게 키워진 그가 인간의 따스함을 다시 느끼게 된 존재가 바로 영규였습니다. 꽃을 사랑하고 집을 나간 아들을 잊지 못하고 여전히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는 그를 보며 기억에도 없는 아버지 혹은 잊을 수 없는 할아버지를 떠올렸을지도 모릅니다.

너무나 순수해서 자신의 모든 것이 다 드러나 보일 것 같은 영규. 그런 영규와 함께 하는 시간만이 자신이 가장 행복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고 느끼게 해줍니다. 동주를 편안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유일한 시간들은 바로 영규와 함께 하는 시간들입니다. 식물원 안 자신만의 공간 속에 갇힌 그가 숨 쉬고 살아있음을 느끼게 만들어주는 영규와 우리의 존재는 그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특별한 존재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아들은 아닐까라는 두근거림으로 처음 접했던 동주는 영규가 그토록 기다리던 아들은 아니었습니다. 눈감고 있는 얼굴만 보면 알 수 있다는 그 아들이 동주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식물원에서 만난 동주는 마음이 따뜻하고 예쁜 사람이었습니다.

남들에게는 대기업 사장 아들이고 두려운 존재처럼 다가올지는 모르지만 영규에게 동주는 그저 '마루가 아닌 사람'일 뿐이었습니다. 편하게 마주하고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들어주는 사람. 자신의 가족이 아니라면 절대 해줄 수 없었던 이런 따스함을 전해준 동주는 낯선 존재가 아닌, 영규에게는 가족과도 같은 존재일 뿐이었습니다.

오래 함께 하면서 영규가 알게 된 것은 동주가 하늘나라에 있는 자신의 유일한 사랑 미숙씨와 닮아있다는 점입니다. 수화를 사용하지 않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눈으로 듣는 그는 그래서 더욱 특별한 존재로 다가올 뿐입니다. 이제 동주는 영규에게 '마루가 아닌 사람'이 아니라 '미숙씨와 닮은 사람'이었습니다.

우리와의 만남이 설레고 반갑고 행복하지만 자신의 복수를 위해서 숨겨야만 하는 동주. 그런 동주를 보면서 마음 아픈 우리. 그런 상황 속에서 가족에게 자신을 드러낼 수 없는 준하. 우리는 어떻게 속일 수 있었지만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아버지를 속일 수는 없었던 준하는 영규 앞에 나설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도망치고 싶으면서도 다시 가족의 곁으로 다가가려하는 준하는 병원에서 우연이지만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됩니다. 글도 읽을 줄 모르는 할머니 황순금. 우리에게 한없이 미안해 말도 꺼내지 못하던 황순금은 딸에게 연락하지만 병원에 버려진 채 홀로 남겨져야만 하는 신세였습니다. 친딸은 자신을 버리고 입양한 영규와 우리만이 진정한 가족이라는 사실이 그녀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알 수가 없습니다.

모든 것을 잊기 위해 마신 술이 치매로 다가오고 그런 병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금순은 그 일로 인해 손자 마루를 찾게 됩니다. 글을 몰라 다른 사람 약을 가지고 나서는 그녀를 찾아온 준하. 멀리서 할머니를 지켜보던 손자가 글을 읽지 못하는 할머니에게 약봉지를 건넬 수밖에 없는 상황. 그 상황만 봐도 준하가 얼마나 갈등하고 아파하는지는 알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약봉지를 건네고 뒤돌아가는 준하를 보며 직감적으로 마루임을 알게 된 순금은 오열을 합니다. 그토록 오랜 시간 찾아 헤맸던 손자가 자신의 눈앞에 있다는 사실이 그녀를 병원 바닥에 주저앉게 만들었습니다. 오열을 하며 준하를 향해 기듯이 가는 순금의 모습에 울컥하지 않은 이 없을 정도로 완벽한 연기를 보이는 윤여정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자신의 복수를 위해 본의 아니게 동주에게 외로움과 아픔을 새겨 놓은 현숙. 자신의 복수를 위해 준하에게 몹쓸 짓을 하고 있는 그녀는 어쩌면 가장 완벽한 악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복수을 위해 가장 소중한 가치들을 모두 잊고 버려버린 그녀에게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형식적인 복수만이 있을 뿐입니다.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는 비밀들. 그렇게 그들은 복수를 위해 혹은 자신의 상처를 위해 숨기고만 있었던 것들을 끄집어내기 시작합니다. 할머니에게 자신의 정체를 들켜버린 준하. 그런 준하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알 수 없지만 '내마들'이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은 복수가 아닌, 화해와 용서라는 것은 더욱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바보라서 아름답고 행복한 영규. 그런 영규로 인해 자신을 되찾아가는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변해갈지는 '내마들'을 봐야만 하는 의미이고 가치로 다가올 듯합니다. 탁월한 연기와 따스한 마음들을 이야기하는 이 드라마는 주말을 평화롭고 아름답게 정화시켜주는 듯해서 반갑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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