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18. 14:04

공주의 남자 9회-승유와 세령, 지독한 운명의 시작

도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양대군의 거사는 성공하게 됩니다. 왕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자신에게 적이 되는 모든 이들을 죽이는 과정에서 그의 악마 같은 카리스마도 딸 세령 앞에서는 흔들릴 수밖에 없는 아비였다는 사실이 위안이 될 정도입니다.

세령의 정체를 알게 된 승유, 이 지독한 사랑을 어떻게 하나




세령의 혈서를 받고 그녀가 있는 절까지 한달음에 달려갔던 승유는 집으로 돌아와 놀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아버지와 형이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현장은 참혹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없는 사이 수양대군이 반란을 일으켰고 아무런 대비를 하지 못했던 아버지와 형이 처참하게 쓰러져 있는 상황은 두려울 정도입니다. 

겨우 목숨을 건진 김종서는 단종이 있는 경혜공주 사가로 가서 자신의 생존을 알려 수양대군을 막아야만 한다며 승유를 보냅니다. 어떤 상황인지 정확하게 인지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수양대군만을 막으면 된다 생각하는 승유는 사가 앞에 나와있는 오래된 벗 신면의 행동을 보고 기겁합니다. 

왕의 명패를 통해 김종서와 뜻을 같이 한 조정 중신들을 사가로 불러들여 죽이고 있는 현장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왕과 공주에게 아버지의 생존을 알려야만 하는 그는 외나무다리 같은 그곳에서 신면을 만나게 됩니다.  

자신의 아버지인 신숙주와 함께 수양대군의 반란에 앞장 선 면은 자연스럽게 가장 친한 벗인 승유와 적이 될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신숙주와 너무 다른 뜻을 가진 김종서와 자신이 연모하는 여인인 세령의 마음을 사로잡은 승유에 대한 애증이 넘치는 면은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맙니다.

김종서가 아직 생존해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어떤 식으로든 김종서를 찾아내 죽여야만 하는 수양대군은 친구를 이용해 거사를 완성합니다. 왕을 보필하고 공주를 지켜야만 하는 정종은 승유가 풀려나 김종서를 만나게 되고 이를 통해 군을 이끌고 이 상황을 종결지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너무나 순진한 그래서 슬플 수밖에 없는 정종은 면에게 승유를 풀어달라는 부탁을 하고, 이미 승유를 통해 김종서를 잡기 위한 계략을 세운 면은 친구라는 명분으로 부탁을 들어줍니다. 그렇게 적에게 노출된 김종서와 승유는 죽음을 맞이하고 마지막 순간 참수는 할 수 없었던 면은 벗인 승유를 묻어주려 합니다.


질긴 운명을 타고난 승유는 겨우 목숨을 부지하게 됩니다. 죽은 줄 알았던 승유가 겨우 숨을 쉬게 되고 이를 알고 죽음과 삶 속에서 선택을 해야만 하는 면은 수양대군의 명을 어기고 승유를 버리고 가버립니다. 죽을 수도 있고 운명처럼 다시 살아날 수도 있는 상황. 그 모든 것을 승유에게 맡긴 면은 자신의 손으로 벗을 해할 수는 없었습니다.

승유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죽음도 불사하려는 세령은 지쳐 쓰러져 방 안으로 옮겨진 이후에도 오직 승유 생각뿐입니다. 기력을 차린 이후 본능적으로 승유를 찾아 나서는 그녀는 동생 숭의 도움으로 경혜공주 사가로 향합니다. 자신과 승유의 혼례를 위장해 김종서를 죽인 아버지 수양대군에게 따져 묻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와버린 상황에서 그녀의 바람은 아무런 의미도 가지지 못합니다.

믿었던 아버지가 이토록 무서운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세령은 경혜공주를 통해 승유가 이미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이 모든 죽음에는 세령의 잘못이라는 말에 자포자기할 수밖에 없는 그녀는 산다는 것 자체가 허무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죽음에서 겨우 살아 돌아온 승유는 효수되어 있는 김종서를 확인하게 수양대군을 죽이러 그의 집으로 향합니다. 칼을 빼앗아 수양대군을 노리던 승유는 의외의 상황에 꼼짝 못하고 맙니다. 수양대군의 가족 중에 궁녀라고 알고 있었던 세령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반가 집 규수 같은 행색이 이상하다 생각하기는 했지만 전혀 알지 못했던 현실 속에 승유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없었습니다. 복수를 해야만 하는 존재가 자신의 목숨과 바꿔도 좋을 여자의 아비였다는 사실. 그 사실을 알게 되면서 복수마저 흔들리는 승유는 진정 세령을 사랑했습니다. 

역사가 기록한 것은 경혜공주와 정종의 슬픈 운명입니다. 수양대군으로 인해 공주의 자리에서 물러나 노비가 되어야만 했던 운명. 자신의 사랑과 상관없이 낭군이 되어야만 했던 정종. 너무 착해서 일찍 죽을 수밖에 없었던 이 모진 운명을 타고난 부부는 한순간도 행복한 시절을 보내지 못하고 삶을 마감해야만 하는 슬픈 운명이었습니다. 

이들과는 달리, 작가의 상상력이 극대화될 수밖에 없는 승유와 세령의 사랑은 흥미로울 수밖에는 없습니다. 역사에 기록되지도 않은 존재들. 풍물로만 전해 내려오는 수양대군의 큰 딸 세령과 김종서 집안의 아들 승유. 이들의 사랑은 기록되어 있지 않기에 어떤 것이 진실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손자였던 승유를 아들로 만들어 수양대군의 딸과 인연을 맺게 만드는 과정들은 그저 야사와 작가의 창작력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슬픈 운명의 경혜공주와 정종보다 이들의 사랑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것은 역사에서조차 기록될 수 없는 운명이었기 때문입니다. 야사가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김승유가 아닌, 김종서의 손자와 수양대군의 딸과 사랑하는 사이였다는 이야기는 흥미로울 수밖에는 없습니다.

과연 그들의 사랑이 진짜였는지 사실이었다면 어떤 사연이 있었을지 궁금증을 유발하는 이 발칙한 접근은 <공주의 남자>를 흥미롭게 이끄는 전부입니다. 지독하게 슬펐던 경혜공주와 정종의 운명은 사랑보다는 정치가 지배하고 있지만 적이 되어버린 두 집안의 자식들이 죽음을 불사하고 사랑한다는 사실은 드라마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기에 흥미롭습니다.

진정 역사속의 인물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수양대군의 큰 딸 세령과 김종서의 아들 승유의 사랑은 서로가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알게 된 지금부터가 시작입니다. 승유나 세령 모두 자신으로 인해 '계유정난'이 일어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을 수밖에 없었다고 자책하며 서로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마저 내놓으려 합니다. 

복수의 끈을 놓고 망나니의 칼을 맞으려 하는 승유와 승유를 살리지 못하면 자신도 따라 죽겠다고 나서는 세령. 이들의 모진 운명은 어떻게 전개되어갈까요? '계유정난'으로 정권을 잡은 수양대군은 어떤 모습으로 드라마를 지배하게 될까요? 세종대왕 시절과는 달리, 문종의 즉위로 인해 약해진 왕권을 강화시키기 위해 자신의 친족까지 가차 없이 제거하며 왕위를 노리는 수양대군. 보위에 올라서자마자 왕권을 강화한 그가 과연 세령과 승유의 사랑을 어떤 식으로 용인할지도 궁금해집니다. 

절대 권력을 가진 아버지와 그 아버지에 의해 처참하게 가족을 잃어야만 했던 남자.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는 이 절망적인 관계에서 서로의 목숨마저 버릴 정도로 사랑하는 승유와 세령의 사랑은 어떤 고난에 둘러싸일지 흥미롭기만 합니다.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픽션을 가미한 퓨전 사극 <공주의 남자>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 속에 격변의 역사를 담아내며 재미와 의미들을 모두 담아내고 있습니다. 배우들의 멋진 연기와 함께 흥미롭게 이어지는 이야기는 즐겁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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