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25. 12:05

공주의 남자 11회-지독한 사랑이 만든 승유의 극적인 생존기가 흥미롭다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여인이 가족과 자신을 죽이려는 이의 딸이라는 사실은 당혹스러울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 모든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순수하게 사랑만을 갈구했던 승유의 분노가 지독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당연합니다. 그저 미련 없이 죽고도 싶었던 승유가 죽을 수 없었던 이유는 그럼에도 잊을 수 없는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지독한 사랑이 죽음마저도 이겨낼 수 있게 한 다




목에 칼을 들이대고서라도 구하고 싶었던 남자. 그가 죽는다면 자신의 목숨도 아깝지 않게 버릴 준비가 되어 있던 여자.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아버지에 의해 자신의 사랑은 내던져지고 짓밟혀버린 두 남녀의 사랑은 그래서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올 뿐입니다.

쿠테타에 성공하고 권력을 손에 쥔 아버지. 그로 인해 진짜 공주가 되는 세령은 그 지위도 즐겁지가 않습니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 한 평생 행복하게 사는 것일 뿐, 한 나라의 공주가 되어 호위호식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지요.

이런 상황을 지켜보며 홀로 마음을 추스려야만 하는 신면의 모습도 처량하기는 마찬가지이지요. 아버지인 신숙주의 모습을 보며 수양대군의 편에 서는 것을 다짐하지만 그 내면에는 자신이 흠모하는 여인인 세령을 차지하기 위함도 컸습니다.

자신의 배필로 세령을 주겠다는 수양대군에 충성을 다하는 면은 그렇게 자신의 사랑을 위해 오랜 벗을 버리는 일까지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명분은 아버지를 따라 대업을 이루기 위함이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자신의 사랑을 위해서라면 가장 친한 벗도 죽음으로 내몰 수 있다는 그 끔찍함이 면을 사로잡고 있었습니다.

친구의 죽음 앞에서도 담대해지려 하는 면이 세령이 다른 사람도 아닌 승유를 위해 목숨까지 버리려했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흔들리는 모습에서도 그가 무엇을 위해 이 반란에 참여했는지를 알 수 있게 합니다. 친구의 여자이지만 결코 놓치고 싶지 않은 여자 세령. 세령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면으로서는 어떤 식으로든 그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만이 중요할 뿐입니다.


완벽한 권력을 가지기 위해 조금의 망설임도 없는 수양대군은 금성의 반란으로 자신의 계획에 차질을 빚자 가짜 문건을 만들어 안평대군에게 사약을 내리게 합니다. 왕이 되고 싶은 수양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구심점으로 작용하는 양평입니다. 그를 살리기 위해 금성과 함께 명망 있는 이들이 함께 했다는 사실은 수양에게는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지요.

언제든 다시 돌아와 단종을 보필하려는 그들을 제거하지 않으면 자신이 왕위를 빼앗을 수 없다고 생각한 수양은 안평의 필체를 조작해 단종으로 하여금 사약을 내릴 수밖에 없도록 합니다. 거짓된 증거이지만 이 증거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나약함은 단종을 힘겹게 합니다.

조작된 증거(내용은 전후 관계가 다르지만 역사적인 사실이기도 하지요. 안평 대군의 지시가 아닌, 그의 죽음으로 인해 불거진 반란이지만 말입니다)로 여론을 이끌고 이를 통해 상소문을 올리게 한 수양의 계략은 자신의 친 동생에게 사약을 내리게 합니다. 가장 크고 굳건했던 구심점을 해체하며 수양의 탐욕은 완성 단계에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세령이 죽음과도 맞바꾸려 한 승유를 태운 배는 바다 한 가운데서 침몰 시키고 단종을 보필하려는 세력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안평대군을 사약을 내린 상황에서 수양의 탐욕은 그저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유배를 가는 승유는 삶에 대한 애착을 보이지 않습니다. 자신이 믿었던 그리고 사랑했던 여인이 다름 아닌 원수인 수양대군의 딸이라는 사실은 그에게는 충격일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으로 인해 집안이 멸하고 자신마저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은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그를 삶에 대한 애착마저 사라지게 만들었습니다. 

유배지로 향하는 배에서도 좀처럼 삶의 의지를 보이지 않던 승유는 배를 침몰시켜 모든 이들을 수장시키려는 이들에게 벗어나 구사일생하듯 섬으로 도망치지만 승유의 죽음을 위해서는 뭐든지 하려는 살인자들은 그들을 쫓기 시작합니다.

코앞까지 다가온 죽음 앞에서 그를 깨운 것은 다름 아닌 아버지의 죽음이었습니다. 아버지를 죽게 만든 자객의 얼굴을 확인하고 그는 전의를 불태우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그의 목숨을 빼앗으며 새롭게 태어난 승유로 거듭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섬에서 살아남은 이들과 무리가 되어 움직이게 될 승유가 과연 어떤 삶을 살아갈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모든 걸림돌을 제거하고 스스로 왕이 된 수양대군은 세조가 되어 절대 권력이 됩니다. 그런 절대 권력에 맞서 반란을 일으킬 수도 없었던 상황에서 승유의 삶이 어떻게 변해갈지는 작가의 상상력이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을 잃고 수많은 죽음 앞에서도 목숨을 연명했던 승유는 오직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 세령만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갑니다. 저주하고 증오하면서도 버릴 수 없는 그 지독한 사랑 앞에서 그 역시 어쩔 수 없는 한낱 나약한 인간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나약한 인간을 가장 강력한 존재로 만드는 사랑의 힘은 <공주의 남자>를 이끄는 중요한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겠지요.

수양대군이 왕위를 차지하기 위해 남은 유일한 걸림돌인 경혜공주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부군인 부마 정종을 죽게 만들고 공주가 천민이 되는 상황은 수양이 세조가 되는 마지막 과정일 뿐입니다. 11회 공주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정원에 새장을 놓아 주는 정종의 따뜻한 마음은 그들의 앞날이 두려워지기에 더욱 애틋하게 다가왔습니다. 너무 짧은 사랑. 그 사랑마저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사라져버릴 그 잠깐이지만 누구 못지 않게 누리고 싶었던 사랑. 그 모든 것을 담아낸 정원 장면은 그래서 슬프기만 합니다. 자신의 탐욕을 위해서는 형제도 무의미했던 수양은 모든 걸림돌을 제거한 후 왕이 됩니다.

수양이 왕이 되어 진정한 공주가 된 세령. 강력한 권력을 가진 김종서의 아들로 명망 높은 존재였던 승유는 역적의 무리가 되어 죽은 목숨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그들의 사랑은 더욱 큰 의미와 가치를 가질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제목의 역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승유와 세령의 사랑이 어떻게 다시 시작되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지를 기대하게 합니다.

준비된 절망과 슬픔이 도사리고 있는 상황에서 그 모든 죽음들 속에서 아름답게 꽃을 피울 공주 세령과 역적이 되어버린 승유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일 뿐입니다. 절대 이루어져서는 안 되는 사랑이기에 보는 이들에게는 흥미로울 수밖에는 없고 그런 힘겨운 사랑의 끝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기대는 그래서 재미있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정사와 야사를 오가는 <공주의 남자>는 이제 본격적으로 정사보다는 야사의 이야기에 방점을 찍을 듯합니다. 수양과 김종서 집안 자식들의 사랑은 정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이야기이기에 입으로만 전해 내려오던 전설은 시청자들을 더욱 흥미롭게 합니다.

사랑에 대한 집착과 친구를 배신하고 죽음으로 내몬 피해의식까지 신면을 지배하는 감정들은 과연 어떤 식으로 극을 이끌고 이야기의 흐름을 변화시킬지 기대됩니다. 정략결혼을 앞둔 세령이 어떻게 결혼을 피해 승유와의 사랑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궁금하게 다가옵니다.





Trackback 0 Comment 1
  1. 유림 2011.08.26 09:51 address edit & del reply

    그러게요 잘 풀어나가지 않겠어요?
    점점 재미를 더해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