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23. 10:17

난폭한 로맨스 15회-동수와 선희의 난폭한 사랑, 서로 다른 난폭함이 중요한 이유

광기에 사로잡힌 선희의 사랑은 끝을 고하고 동수의 희생은 지독할 정도로 이어지며 '난로'는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동수와 선희 모두 지독한 사랑을 몸소 보여주고 있지만 그들의 사랑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었고 그 차이는 극과 극의 양상으로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난폭해진 사랑, 하지만 둘의 결과는 극단적으로 갈렸다




동수가 아내인 수영을 위해 스스로 짐을 짊어지기로 하고 범죄의 재구성을 시작했습니다. 고기자에게 자신의 차에 사라진 그림이 실려 있음을 넌지시 보여주고 이를 이상하게 여기며 자신을 추적하게 만들며 그는 완벽한 범죄를 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동수의 수영에 대한 사랑


가장 친한 무열을 궁지로 몰아넣고 스스로 분노함으로서 아내를 지켜야 하는 동수의 모습은 그 잔인한 선택이 야속하기만 할 뿐입니다. 수영의 삶을 지배하던 지독한 트라우마는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해리장애를 안겨주었고 그 분노의 기재는 의외의 상황에 작동하며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습니다. 유산을 한 수영이 좀 더 편안하게 삶을 살기를 바라며 뭐든 하고 싶은 것을 하라는 남편 동수와 아들이 그렸던 '내동생' 그림을 보는 순간 그녀는 마음 속 깊은 곳에 내재되어있던 감정이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그녀의 평소 행동이라면 결코 추측도 할 수 없었던 이 황당한 사고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누구도 수영이 범인일 것이라 상상도 할 수 없었으니 말이지요. 경찰까지 개입된 사건에서 동수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단순했습니다. 해리성 기억상실로 자신이 저지른 범죄 사실을 까마득히 잊어버린 그녀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동수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사랑이었습니다.

아내의 죄를 모두 뒤집어쓰기 위해 자신이 그토록 아꼈던 후배 무열을 폭행합니다. 그에게도 잠재되어 있던 피해의식이 근저에 깔려 있었고 이런 의식은 좀처럼 등장하지 않았지만 아내를 위해 마지막 사랑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수영이 천재 종희에게 항상 열등의식를 가지며 살아야만 했듯, 동수 역시 뒤늦게 천재성을 발휘한 무열에게 열등감을 가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잠재된 의식이 의도적인 상황이기는 했지만 분노로 드러난 동수는 그렇게 수영을 위해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경찰에 잡혀갑니다.


경찰 조사에서도 아무런 변명도 반박도 하지 않은 채 오직 수영을 보호하려는 그의 노력은 대단할 정도였습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부상도 없었지만 실력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은퇴를 종용받았던 동수. 그렇게 내쳐졌음에도 야구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그는 아내보다는 야구가 먼저였습니다. 아내는 오직 자신과 함께 행복한 생활을 하기 바랐지만 남편이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야구였고, 그런 그의 바람을 꺾어 보려는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오직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위해 희생하는 존재가 바로 수영이었습니다.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고 살아왔던 아내를 위해 동수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녀가 잃어버린 기억을 그대로 간직한 채 그저 행복하게 사는 것이었습니다. 오직 자신을 위해 살아왔던 부인이 범인으로 밝혀져 벌을 받게 할 수 없다는 동수의 희생은 결과적으로 그만 바라보고 살아왔던 수영에게는 또 다른 의미의 아픔 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잃어버린 기억으로 인해 왜 동수가 그런지에 대해 혼란스럽기만 하지만, 해리성 기억상실은 갑자기 찾아오던 갑자기 기억을 찾는다는 의미에서 이 장치는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이런 상황들은 동수와 수영의 사랑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선희의 무열에 대한 사랑

평생을 행복한 삶을 살아보지 못했던 일하는 아줌마 양선희는 무열을 어린 시절부터 보면서 남들은 모르게 사랑을 키워왔습니다. 누구에게도 사랑 받을 수 없었고 사랑할 수도 없었던 그녀에게 무열이라는 존재는 특별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채 힘겨워했던 어린 시절. 그 힘겨움을 감싸며 그녀는 자신만의 사랑 법을 터득해냈습니다. 누구도 자신의 존재감을 알아주지도 않았지만 무열이 상처받고 힘겨워하며 자신에게 위로를 받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사랑은 소유와 독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지요. 그렇게 그녀는 무열에게 집착하게 되고 그런 집착은 강렬한 소유욕으로 드러날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현실을 망각한 채 오직 상상 속의 상황이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망상은 그녀에게 해서는 안 되는 상황을 강요하게 되었습니다. 무열을 고립시키고 힘겹게 하면 할수록 궁지에 몰리고 나락에 빠질 수밖에 없는 무열이 자신에게 의지할 수밖에는 없을 것이라는 그녀의 판단은 의외의 상황들로 인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무열이 가장 사랑했던 여인 종희가 돌아오며 그녀의 계획은 완전히 어긋나기 시작했습니다. 무열을 독차지하기 위해 진행된 협박극이 정점을 향해 가고 있는데 이 시점 돌아온 종희는 눈엣가시일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종희에 대한 분노는 그녀와 오랜 시간 동안 동고동락했던 고양이를 잔인하게 살해하는 방법으로 표출되었습니다. 더 이상 무열에게 접근하지 말라는 선희만의 강렬한 메시지였지만 그런 그녀의 바람과는 상관없이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부모의 이혼과 버림받아 아무도 의지할 수 없었던 어린 시절의 무열과는 달리, 현재의 무열 곁에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존재했습니다. 동수 부부가 그렇고 보디가드를 맡은 은재가 그렇습니다. 그들만 없었다면 무열은 처참하게 무너진 채 칩거를 하게 되고 그런 그를 독차지할 수 있는 선희는 그렇게 그를 소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왔습니다.

종희가 스스로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열등감으로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녀의 분노를 끄집어낸 선희의 잔인함은 오직 무열을 독차지하고자 하는 집착에서 나온 결과였습니다. 자신이 가장 믿었던 형이 범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힘겨워하던 상황은 선희에게는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사랑을 성취하는 단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내동댕이쳐져 자신만을 의지해야 하는데 그 자리에 누군가가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녀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분노로 몰아넣고 말았습니다.

자신의 자리라 생각했던 곳에 종희가 있다고 착각한 선희는 종희를 납치해 수영장으로 향합니다. 자신의 사랑을 빼앗은 존재를 제거함으로서 모든 것을 되찾겠다는 선희의 마지막 몸부림은 극단으로 치닫게 만들었고 더 이상은 돌아올 수 없는 상황으로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종희를 찾아 어렵게 수영장까지 향했던 은재는 선희에 의해 붙잡히고 무열에게 잔인한 선택을 하도록 강요받습니다. 진정 사랑하는 이가 누구냐며 수영장으로 밀어 넣는 이 잔인한 상황에서 무열은 누구를 선택할까요?

동수와 선희의 사랑은 분명 유사합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철저하게 이기적인 방법을 택하는 그들의 사랑은 닮아 있으니 말입니다. 동수가 자신을 믿었던 무열에게 가한 폭행이나 선희가 자신의 사랑을 위해 서윤이를 절망으로 몰아넣는 것이나 행위 자체는 동일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에서 가장 큰 차이는 소통과 불통이었습니다.

동수의 사랑에는 긴밀한 교감이 만들어낸 사랑이 중요하게 자리했지만, 선희의 사랑에는 일방적인 교감을 요구해서 만들어진 강요된 사랑만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같은 사랑이라는 단어로 이야기 될 수 있지만 결코 같을 수 없는 그들의 사랑의 끝에는 누구나 예측 가능한 분명한 결과만 남겨져 있을 뿐입니다. 그 잔인하고 난폭했던 로맨스의 결말은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비슷한 난폭함이지만 서로 다른 난폭함이 중요한 것은 '난로'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주제가 그 안에 담겨있기 때문이겠지요.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Trackback 0 Comment 4
  1. 호주 2012.02.23 19:05 address edit & del reply

    꺄악~ 정말 흥미 진진한 한 회였더것 같아요. 지금까지 별것 아닌 것처럼 지나간 것들이 다 의미를 가지고 퍼즐 조각처럼 맞춰지는 것 같아서 참 흥미로웠습니다. 그 힘든 상황에서도 은재에게 왜이리 늦게 왔냐며 은재에게 기대는 무열의 모습에 제 가슴이 다 두근두근...*^^* 은재로 인해 다시 힘을 내고 사건을 해결 하기 위해 굶었던 밥도 먹는 무열에게 은재는 정말 그렇게 생명력을 불어넣는 존재인가 봅니다. 난폭함 속에서도 초반 곳곳에 유머 코드를 잊지 않고 넣어주는 작가님의 센스에 전 정말 오늘 난로가 마지막회라는 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ㅠㅠ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2.02.24 10:34 신고 address edit & del

      정말 마지막 순간까지 촘촘하게 엮어낸 작가의 힘이 강하게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모두가 봤다면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난로'. 참 매력적인 작품이었습니다^^;;

  2. 시엘 2012.02.23 19:45 address edit & del reply

    범인인 양선희의 대사가 가슴 아프더라구요.
    물론 그녀가 한 행동은 잘못이었지만, 그 말이 정말 슬프게 느껴졌어요.

    "난 너무 늙었어.
    누굴 사랑해도 사랑한다고 말도 못할 만큼.
    사람을 사랑한다는 걸 부끄러워해야 할 만큼, 난 언제 이렇게 늙어버렸을까..."

    누구나 나이가 들어가는데, 그것도 참 힘들고 슬플 텐데,
    나이든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가진 감정까지도 비웃는 것이 참 안타깝게 느껴졌어요.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2.02.24 10:36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렇죠. 작가 역시 그런 사랑이라는 감정에 방점을 찍고 과연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질문을 던졌다고 볼 수 있지요. 마지막 회에 드러난 것처럼 선희 역시 어린 시절 많은 이들에게 지독할 정도로 사랑을 받았던 존재였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 했는지가 드러나니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