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18. 10:05

신의 11회-이민호가 공민왕을 선택한 이유가 강한 공감을 이끌었다

최영과 의선 은수의 관계가 급격하게 가까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는 최영에게 의선의 한 마디는 강렬함으로 다가왔고, 이는 곧 둘이 하나가 될 수밖에 없는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수구세력을 상징하는 기철과 진보세력의 최영, 흥미롭다

 

 

 

 

 

서연을 앞두고 벌이는 공민왕과 기철의 대립은 흥미롭습니다. 왕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기철은 공민왕이 자신과 함께 할 신하를 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들을 거침없이 베어버립니다. 중요한 서찰을 잃어버리고 당하는 과정이 당혹스러울 정도로 엉성하기는 했지만 이야기의 흐름은 적절했습니다.

 

왕비와 의선을 인질로 잡고 왕을 협박하는 기철에게 두려울 것이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그 무엇이든 다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에게 두려움도 아쉬움도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그런 기철이 다른 왕들과 달리, 자신의 위세에 눌리지 않는 공민왕이 미운 것은 당연했습니다. 자신의 꼭두각시가 되어왔던 고려의 왕들과 달리 그는 진정한 고려의 왕이 되고자 했으니 말입니다. 

이 과정에서 공민왕이 거대한 세력을 가진 기철에 맞서 싸울 수 있게 된 것은 최영이 자신의 편에 섰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달치 대장이며 충직한 신하이기도 한 최영이 자신에게 충성을 맹세하면서부터 공민왕은 비로소 기철에 대항할 마음을 다잡게 되었습니다. 원으로 끌려가 7년 동안 살아야 했던 공민왕에게는 정치적 기반도 힘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그에게 가장 든든한 힘은 바로 최영이었고, 그런 그가 자신에게 충성을 맹세했다는 사실은 반가울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충직하고 강한 최영을 탐내는 것은 왕만이 아니었습니다. 왕 위에 군림하고 싶은 기철에게도 최영은 탐나는 존재였으니 말입니다. 세상의 좋은 것은 모두 자신의 것이 되어야만 하는 탐욕스러운 기철은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의선마저 빼앗으려 노력합니다. 자신의 스승이 간직하고 있던 보물이 바로 의선도 알고 있는 것이란 사실은 기철을 더욱 흥분하게 합니다. 더욱 기철은 모르지만 그가 화타의 유물이라 건넨 두 번째 보물이 바로 은수의 이름이 적힌 다이어리라는 사실은 그녀를 당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화타가 살던 시대의 유물이라는 이것이 자신의 것이라는 사실은 그녀가 타임슬립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녀가 기억을 못하는 것을 보면 나이든 자신이 고려보다 훨씬 앞선 시대에 타임슬립을 했다는 의미라는 점에서 마지막 세 번째 보물의 정체가 드러나며 그 모든 궁금증은 풀릴 수 있을 듯합니다. 

 

최영과 의선을 모두 차지하고자 하는 기철의 탐욕은 둘 모두 공민왕의 품으로 들어가자 더욱 강력함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빼앗지 못하면 죽여 버리는 그의 습성을 알고 있는 주변 사람들은 그들의 죽음을 예상하지만 그에게는 여전히 효용가치가 높은 그들을 죽일 수는 없었습니다.

 

하늘 문으로 가는 방법이 적혀 있다고 믿는 다이어리의 숫자들. 기철은 절대 풀어낼 수 없는 이 수수께끼 같은 의문을 위해서라도 의선은 중요한 존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강력한 무사인 최영을 차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스스로 왕이 되는 것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기철의 생각은 자연스럽게 공민왕을 압박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황이 긴박해지면서 고려의 왕비가 된 노국공주를 자신의 처소로 안내하는 공민왕의 모습은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내치기만 했던 원의 공주. 한 맺힌 고려의 왕이 원의 공주를 아내로 맞이한 상황은 누가 봐도 어울릴 수 없는 조합이었습니다. 마음 한 켠에 그녀에 대한 애정이 숨겨져 있음은 분명하지만, 원의 공주를 사랑할 수 없었던 공민왕은 그녀의 당당한 행동에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왕을 위해 스스로의 목숨을 내놓는 그녀의 모습은 당연히 공민왕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기철의 위협을 근거로 삼기는 했지만 노국공주의 속마음을 알게 된 그로서는 자연스러운 행동이었습니다. 기철의 위협은 소원했던 왕과 왕비를 하나로 만들었고, 왕을 떠나려던 최영을 멈추게 만들었습니다.

 

작용과 반작용처럼 진행되는 이야기의 흐름은 하늘 문을 찾아 떠나는 은수. 자신이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없다는 말을 듣게 된 최영은 더 이상 삶을 영위하기 보다는 왕을 위해 기철을 제거하는데 모든 것을 걸기로 다짐합니다. 은수로 인해 죽은 정혼자의 모습까지 잊고 있었던 최영. 그가 더 이상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기대기보다 자신의 허망한 삶을 마감하는 것이 좋다는 판단은 결국, 하늘 문을 찾아 떠난 은수를 돌아오게 만들었습니다. 둘의 사이가 어떤 방식으로 확대되어 갈지 알 수는 없지만 기철과의 본격적인 대립 관계가 구축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진일보한 전진이 아닐 수 없습니다.

 

11회에 등장한 기철과 공민왕의 대화와 최영과 익재와의 대화가 의미 있게 다가온 것은 그들의 발언이 현실을 적나라하게 풍자(의도적인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가 그대로 담겨 나왔기 때문입니다. 기철이 공민왕 앞에서 기고만장해서 늘어놓은 백성들에 대한 발언은 수구세력들의 가치관 그대로였습니다.

 

"백성들은 백성들을 아끼는 왕 뭐 그런 걸 바라지 않습니다"

"백성들이란 어떻게 해줘도 불평불만이 가득한 존재. 그러니 적당히 속이고 누르고, 그리고 밥만 먹여주면 됩니다. 밥도 너무 많이 주면 반역을 하니까 적당히 모자라게..."

 

기철이 토해내듯 밝힌 백성에 대한 가치는 현대 사회에서도 그래도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 만들어낸 드라마라는 점에서 과거의 발언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힘든 이 발언으로 과거와 현재 지배 권력의 가치관이 동일하다고 이야기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신의'에서 등장한 기철의 이 발언은 수구세력들이 가지고 있는 국민들에 대한 시각과 거의 일맥상통하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합니다.

 

거대한 권력을 가진 수구세력인 기철에 맞서 당당하게 백성들을 위한 왕이 되겠다는 공민왕의 모습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이런 극적인 상황은 우리 시대에서도 그대로 경험했던 아픔이었으니 말입니다. 공민왕과 기철의 이런 대립은 자연스럽게 흥미롭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과거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를 생각하게 한다는 점은 매력적이니 말입니다. 

공민왕을 진정한 왕으로 만들어줄 충직한 신하를 찾던 최영이 익재를 만나는 과정에서 나눈 대화 역시 흥미롭기만 합니다. 기철의 수하가 된 고려의 왕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각을 하는 이들이라면 왕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사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왕을 모시라는 최영의 부탁은 황당하기만 했습니다.

 

최영이 왜 왕에게 충성하는 존재가 되었냐는 질문에 그는 중요한 한 마디를 건넸습니다. "부끄러워하는 왕"이라는 이 발언은 수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제왕적인 군주가 아닌, 소통하고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왕. 그런 왕은 자신의 행동에 부끄러움을 아는 존재라는 사실은 과거나 현재나 다름없이 중요하게 다가오니 말입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존재들은 사회악으로 자리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최영이 밝힌 '부끄러워하는 왕'은 우리 시대에도 절실한 존재이니 말입니다. 일방통행과 불통의 정치를 하면서 오직 자신의 권위와 힘만 강조하는 이 시대 위정자들에게 없는 것은 바로 '부끄러움'입니다. 그런 부끄러움을 알지 못한다는 것은 자신들이 얼마나 큰 잘못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는 점에서 위험한 존재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기철에게 가는 최영. 최영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하늘 문으로 떠난 은수. 그들이 다시 만난다는 것은 기철을 상대로 공민왕 아래 모인 이들의 대반격이 시작된다는 의미입니다. 과연 위기에 빠진 <신의>가 제대로 된 반격을 가할지 궁금해집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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