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1. 09:26

이보영과 김혜수, 그리고 하지원 연말 시상식을 지배했던 여성 연기자 전성시대

2013 연말 연기 대상 시상식의 대상 수상자들은 모두 여자 연기자들이 차지했습니다. 이례적으로 여자 연기자들에게 상이 쏟아진 이번 시상식은 한 해를 마무리 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측면도 있었지만, 시상식 무용론이 나올 정도로 작위적인 상 나눠주기로 눈살을 찌푸리게도 했습니다. 

 

여성 3인방의 연말 시상식 정복기;

이보영과 김혜수는 박수를 받고, 하지원은 야유를 받았던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

 

 

 

 

매년 연말이 되면 방송사에서는 한 해를 정리하는 시상식을 개최합니다. 드라마와 예능, 그리고 가수들의 축하 공연 등을 3회에 걸쳐 장시간에 걸쳐 생방송이 진행됩니다. 방송사에서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연말 행사가 이게 전부라는 사실은 때로는 시청자들을 허탈하게 합니다. 

 

영원한 대상 후보인 유재석이 연예대상에서 무관에 그치며 많은 화제를 낳았습니다. 유재석의 빈자리를 방송 3사는 각각 한 해 가장 많은 공헌을 한 프로그램과 개인에게 대상을 주며 연말 시상식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증명했습니다. 개인의 능력보다는 방송사에게 어떤 것이 유용하고 효과적이었는지가 대상의 중요한 척도가 된다는 사실을 연예대상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연기대상의 경우는 연기자의 연기력이 가장 높은 점수로 부여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하지만 방송사들의 입장은 연예대상에 이어 연기대상에서도 흔들리지는 않았습니다. 자사 수익을 극대화해준 시청률 높은 드라마가 많은 상을 가져간다는 원칙은 여전했기 때문입니다.

 

50부작으로 준비된 '기황후'는 채 절반도 넘기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상을 받는 파격을 선보였습니다. 뭐가 그렇게 급했는지 MBC는 역사왜곡으로 논란이 여전한 '기황후'에게 대상을 비롯한 주요 상들을 몰아주는 무리수를 두었습니다. 한 해 동안 드라마를 만들고 연기에 매진했던 연기자와 스태프들을 황당하게 만든 MBC의 이런 만행은 결국 하지원의 대상 수상도 민망하게 만들었습니다.

 

SBS가 최근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별에서 온 그대'를 과감하게 시상식에서 제외한 것과 비교가 될 정도로 '기황후'는 1/3이 끝난 상황에서 시상식에 등장했고, 주요 상을 모두 휩쓰는 기현상을 만들었습니다. 외부에서 객관적인 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사에서 주는 상이라는 점에서 이는 객관성을 유지할 수는 없었습니다. 오직 자신들의 입장에서 유리한 방식을 위한 선택은 결과적으로 시청자들의 마음과는 다른 결과를 도출해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역사왜곡으로 여전히 홍역을 치르는 '기황후'에게 대상을 비롯한 중요 상들을 몰아준 MBC의 의도는 분명해 보입니다. 역사왜곡 논란을 연말 시상식 수상을 통해 힘을 부여하겠다는 의지가 명확했기 때문입니다. 역사왜곡과 상관없이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기황후'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MBC에게 역사는 중요한 가치는 아니었습니다. 그저 시청률에 도움만 된다면 영혼도 팔 것 같은 그들에게 역사의식은 무의미한 가치였습니다.

 

기황후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MBC와 달리, SBS와 KBS는 그나마 무난한 시상이었다는 평가입니다. SBS의 이보영과 KBS 김혜수 모두 받을 만한 사람들이 대상을 받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하지원의 대상과는 큰 차이를 보여주었습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이보영과 <직장의 신>에 출연했던 김혜수는 작품의 완성도와 연기 모두 호평을 받은 진정한 대상이었습니다. 새로운 시도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던 '너목들'에서 보여준 이보영은 <내딸 서영이>에 이어 연기에 물이 올랐다는 평가와 함께 대상 수상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13년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내딸 서영이>에 이어, 하반기 실험 정신에 완성도까지 갖춘 <너의 목소리가 들려>까지 성공으로 이끈 이보영의 대상은 당연했습니다.

 

이보영은 오랜 연인인 지성과 결혼까지 하며 2013년을 가장 알차고 행복하게 보낸 연예인이 되었습니다. 연말 시상식에서 부인인 이보영은 대상을 받고 남편인 지성은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며 이들 부부에게 2013년은 평생 잊을 수 없는 행복으로 기억될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무적 미스 김으로 등장했던 김혜수는 명불허전이었습니다. 그녀의 출연으로 인해 연말 시상식의 대상은 김혜수 일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어져왔었습니다. 일본 원작을 국내에서 드라마로 만든 작품들이 많았지만, 거의 대부분이 시청률 참패를 보이며 몰락했음에도 김혜수가 연기한 <직장의 신>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 근간에는 한국 상황에 맞는 이야기에 김혜수라는 걸출한 여배우가 존재했기에 가능한 결과였습니다.

 

만약 이 드라만 김혜수가 출연하지 않았다면 <직장의 신>은 다른 일본 원작 드라마들처럼 처참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김혜수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비정규직의 애환과 직장내 정규직과의 계층 문제를 재미있으면서도 짠하게 담았었던 이 드라마에서 김혜수는 진정한 미스 김이었습니다.

 

KBS 역시 막장 중의 막장이라고 이야기를 듣고 있는 <왕가네 식구들>에 상을 몰아주며 비난을 받았습니다. 시청률만 잘 나온다면 MBC의 <오로라 공주>처럼 중요 상을 내주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이들의 저속함은 한심스럽게 다가왔습니다. 최악의 막장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왕가네 식구들>의 문영남에게 작가상을 준 KBS나 심각한 역사왜곡으로 비난 받는 <기황후>의 장영철과 정경순에게 작가상을 준 MBC는 비난을 받아 마땅해 보였습니다. 그저 시청률만 잘 나오면 막장이든 역사왜곡이든 상관하지 않겠다는 그들의 전략은 결국 2014년에도 이런 유사한 상황의 반복이 연출될 수밖에 없을 듯해서 답답합니다.

 

연말 시상식에서 대상을 싹쓸이한 여성 파워는 2014년에도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여성 파워에 맞서 새로운 젊은피라고 불리는 이민호나 박유천, 주원, 김수현 등이 현재 하고 있는 드라마와 차기작들을 통해 대상에 도전할 수 있을지도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막장과 역사왜곡이라는 씁쓸한 단어들이 대세가 되어버린 2013년 드라마가 2014년에는 새롭고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로 가득해지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여성이 지배했던 연말 시상식이 과연 2014년에도 지속될지도 흥미롭기만 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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