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3. 08:34

이효리가 남긴 사진 한 장, 쌍용차 해직 노동자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효리가 새해 공개한 사진 한 장이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사진들 중에는 제주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이효리의 일상을 담은 사진도 화제이지만, 쌍용차 해고 노동자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 한 장은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이효리 비키니와 쌍용 신차;

쌍용차 굴뚝에서 새해를 맞이한 해고 노동자, 그들의 곁을 함께 한 이효리

 

 

 

이효리는 한 시대를 풍미한 섹시 여가수였습니다. 아니 현재진행형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그녀의 존재감은 여전히 높은 게 사실입니다. 그런 그녀가 이제는 사회적 문제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과거 걸그룹 시절보다 더욱 특별한 존재감으로 다가오기 시작한 이효리는 반갑습니다.

 

 

지난해 이효리의 비키니 발언은 큰 화제였습니다. 쌍용자동차에서 신차 발매 소식과 함께 이효리는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홍보를 하고 나섰습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언론이 밝힌 비키니 홍보가 주는 아니었습니다. 그녀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쌍용차 홍보가 아니라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이었습니다. 

 

"쌍용에서 내년에 출시되는 신차 티볼리가 많이 팔려서 함께 일하던 직원들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던 회사가 안정되고, 해고됐던 분들도 다시 복직되면 정말 좋겠다. 그렇게만 된다면 티볼리 앞에서 비키니를 입고 춤이라도 추고 싶다. 써주기만 한다면 무료 광고촬영이라도 좋다"

 

이효리는 2014년 12월 18일 자신의 SNS에 무료 광고까지 할 수 있고 비키니를 입고 신차 앞에서 춤이라도 추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이효리가 SNS에 올린 글의 핵심은 쌍용에서 출시되는 신차가 많이 팔리면 해고되었던 직원들이 복직될 수도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쌍용차가 많이 팔려 해고된 노동자가 복직될 수 있다면 이효리 자신이 비키니를 입고 쌍용차 앞에서 춤이라도 추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그녀는 무료 광고 촬영도 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이효리에 대한 광고 효과는 누구라도 탐낼 정도로 큰게 현실입니다.

 

여전히 경쟁력을 갖춘 이효리가 자발적으로 나서 무료로 광고라고 찍어주겠다고 나선 이효리의 본심에 부당하게 해고된 해직 노동자들을 위함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행동이 해직 노동자와 대중들은 찬사를 보냈습니다. 그녀의 이런 행동이 결국 쌍용차 해직노동자에 대한 관심을 불러왔기 때문입니다.

 

이효리로 인해 다시 부각된 쌍용차 해고노동자 사건은 2009년의 돌아갑니다. 2009년 4월 쌍용차는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2천646명 노동자를 줄이겠다는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중국에 팔렸던 쌍용차는 투자를 통한 회사 살리기가 아닌 수천 명의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것으로 위기를 벗어나겠다고 밝혔던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 노동자들은 두 달여 파업을 벌였지만 사측은 정리해고를 강행했고, 희망퇴직으로 직원들을 내보내고 최종 165명의 근로자를 해고했습니다.

 

 

이렇게 부당하게 해고된 노동자 165명 중 153명이 사측의 해고가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은 정당한 해고라고 판결했지만 올 초 2심은 회사가 경영 상태를 속여 근로자들을 해고했다며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부당한 해고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힌 2심으로 인해 부당 해고된 노동자들의 복직은 당연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대법에서 해직노동자들의 해고는 당연하다는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내며 굴뚝 농성은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1일이 굴뚝 농성 20일째 되는 현실 여전히 쌍용차 문제는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효리가 그렇게 언급을 하면서 관심을 그들에게 돌려놓았지만 현실적으로 대법의 판결은 바뀌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의 법체계에서 대법의 판결이 뒤바뀔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직 노동자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이효리의 이런 행동을 몇몇 언론에서는 쌍용차 홍보에 앞장서고, 이효리의 비키니에만 집착하는 행태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황당한 황색언론의 행태는 해고노동자는 존재하지 않고 그저 흥미로운 이야기만 존재할 뿐이었습니다.


여론몰이의 행태가 어떻게 이어지느냐에 따라 결과는 전혀 다른 곳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방영중인 드라마 <피노키오>에서 알 수 있듯, 언론인의 사명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드라마로 다가옵니다. 극중 송차옥 부장의 흐름 바꾸기 언론의 행태는 그저 드라마 속 이야기만이 아니라, 이효리의 비키니 사건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굴뚝 위 남자 이창근님의 장인 장모님과 새벽 요가 수련 후 한 컷! 다 잘될 거예요!"

 

그저 한 번의 관심을 위한 이야기 정도라고 봤던 이들에게 이효리의 새로운 사진은 큰 의미로 다가왔을 듯도 합니다. 여전히 70m 높이 굴뚝 위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는 해직 노동자 가족과 함께 사진을 찍어 올린 이 사진 한 장은 2015년에도 노동자들은 여전히 칼날 위에 올라서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은 밀어두고, 정부는 정규직도 쉽게 해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주장에서 핵심은 정부는 재벌의 편에 서 있다는 사실입니다. 정규직마저 쉽게 해고를 할 수 있게 된다면 노동시장은 철저하게 재벌에 의해 종속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현재 살을 에는 날카로운 겨울바람을 두 명의 노동자가 70m 위에서 버텨내고 있지만, 그들 곁에 더 많은 노동자들이 함께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2015년 노동환경은 더욱 지독해지고, 청년실업의 문제는 고착화된 고통 그 이상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노동환경이 열악한 상황에서 굴뚝 위의 노동자는 그저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이 될 수밖에 없음을 이효리의 사진 한 장이 잘 보여주고 있는 듯해서 씁쓸하고 섬뜩하고 무섭기까지 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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