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27. 10:16

착하지 않은 여자들 2회-김혜자의 앞차기 한 방과 조커 변신한 채시라의 위엄

착하고 싶지 않은 여자들 3대 4명의 삶은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를 유발시킵니다. 그리고 단 2회 만에 보여준 그들의 실체는 충분히 믿고 봐도 좋을 정도로 유쾌했다는 점에서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 대한 관심은 극대화되고 있습니다. 블랙코미디 안에 복수극과 세상을 향한 그녀들의 외침이 담겨져 있는 이 드라마 의외로 재미있습니다.

 

김혜자는 더는 김혜자가 아니다;

현숙의 분노, 그 위대한 B급의 향연 속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한 착하지 않은 여자들

 

 

 

어머니가 평생 모은 돈과 집까지 담보 잡혀 투자를 했다 모다 날려먹은 현숙. 그것도 모자라 그 돈을 어떻게든 채워보겠다며 하우스에서 놀음을 하다 경찰에 쫓기게 된 그녀는 겨우 그곳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망가질 대로 망가진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리 많지는 않았습니다.

 

아버지의 무덤을 찾아 마지막 인사를 하고 죽음을 선택하던 현숙은 삶의 강렬한 의지를 엿보게 됩니다. 신문에 실린 고교시절 담임의 성공기가 담긴 내용은 그녀를 분노하게 만들었습니다. 자신의 인생을 이렇게 망가트린 인물이 성공도 모자라 자신의 일을 바탕으로 소설을 쓰고 있다는 말은 그녀를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아버지 무덤에서 쓰러진 현숙은 자신이 의식을 찾아며 아련하게 보이던 여성을 보면서 "엄마"라고 부릅니다. 지독한 운명 속에서 현숙을 위기에서 구한 여성은 바로 자신의 아버지가 바람을 피운 상대 여성이었습니다. 강순옥이 가장 증오하는 여자인 장모란이 김철희의 무덤을 찾았다 그곳에 쓰러진 현숙을 발견해 병원으로 옮겨 살린 것이었습니다. 자신을 사랑해준 남자를 위해 무덤과 가까운 곳에서 살고 있는 그녀는 시한부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성으로 인해 생명이 구해지고, 그녀의 집에서 기거하게 된 현숙은 알 듯 한 하지만 쉽게 떠오르지 않는 그녀의 모습이 이상하기만 했습니다. 왜 자신을 구해주고 그렇게 대접을 해주는 이유를 그녀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현숙은 그렇게 위기에서 살아났지만 그녀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는 가족들은 그녀를 찾기 위해 나섭니다.

 

여기저기 그녀가 갈 수 있는 곳들을 찾던 중 경찰에서는 일진들을 폭행했다는 이유로 그녀를 찾습니다. 경찰서에서 확인한 CCTV에 등장한 이는 바로 자신의 어머니 현숙이었습니다. 헝클어진 머리에 야구방망이를 들고 일진들을 제압하는 그녀의 모습은 그 안에 모두 담겨 있었습니다.

 

 

일진들을 통해 들은 현숙의 행동은 위기에 빠진 아이를 구하기 위한 행동이었습니다. 몰릴 대로 몰린 최악의 상황에서 현숙은 친구를 기둥에 묶고 폭행을 하려는 일진들에게 제대로 한 방을 보내는 것으로 그녀는 자신의 삶에서 마지막을 정리했습니다. 딸인 마리로서는 그녀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자신의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누구도 자신을 구해주려 하지 않았던 과거의 기억을 알고 있던 현숙으로서는 마지막 용기였습니다.

 

마지막이라 생각하는 순간 처음이 그에게 다가왔고, 그렇게 무너질 뻔했던 그녀는 아버지가 사랑했던 여자에 의해 구해졌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등장은 무너질 듯 위태로웠던 강순옥의 집안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었습니다. 현숙이 가장 강력한 반동 인물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녀의 첫 주 맹활약은 강렬하기만 했습니다.

 

강옥순의 집안에서 현숙이라는 인물은 가장 아픈 발가락입니다. 언니는 명문대를 나와 잘나가는 앵커우먼으로서 활약 중이고, 자신의 딸마저 명문대 대학원을 나와 교수를 꿈꾸고 있습니다. 어머니 역시 뛰어난 요리솜씨로 재야의 고수로 일을 하고 있지만, 유독 현숙만은 트러블메이커로서 남겨져 있을 뿐이었습니다.

 

 

공부도 못하고 자신의 잘못은 아니었지만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하고 퇴학까지 당한 그녀로서는 사는 것 자체가 민폐처럼 다가올 정도였습니다. 자신이 이렇게 된 것은 모두 고교시절 담임이었던 나현애로 이름을 개명한 나말년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는 생각은 결국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 어떤 구도로 흘러갈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었습니다.

 

성공한 교사로 승승장구한 나현애이지만, 그녀의 비밀을 알고 있는 현숙의 등장은 그녀를 두렵게 만들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상을 받는 자리에 현숙은 친구를 통해 화환을 하나 보냅니다. 체육교사 한충길의 이름을 내건 화환은 과거의 비밀이 담겨져 있는 마법의 주문 같은 것이라는 점에서 과거의 진실을 궁금하게 해주었습니다.

 

영화 <캐리>를 패러디 한 장면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더니 2회에서는 마치 영화 <배트맨>의 조커를 연상하게 하는 모습으로 등장한 현숙이라는 캐릭터는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 대한 관심을 극대화하는데 혁혁한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망가질 대로 망가지는 현숙으로 인해 사건은 만들어지고, 그렇게 만들어진 사건은 결국 이후 이어질 이야기들의 근간이 된다는 점에서 반가웠습니다.

 

 

모든 것을 망친 딸이 갑자기 사라져 걱정을 하게 하더니, 뜬금없이 돌아온 현숙은 말도 안 되는 거액을 건넵니다. 자신이 투자한 회사에서 큰 수익까지 얻었다고 장모란이 부탁한 것처럼 이야기를 하지만, 그 꼬리는 금세 잡히고 맙니다. 착하기만 하지 주도면밀하지 못한 현숙의 행동으로 인해 옥순이 가장 경계하고 잊고 싶은 모란을 만나게 됩니다.

 

밖으로 내뱉는 말과 안에 품고 있는 생각이 다른 하지만 그런 다름을 능숙하게 하는 속을 알 수 없는 옥순은 시한부인생이라는 모란을 보고 싶었습니다. 자신에게서 사랑하는 남편을 빼앗은 여자가 이제는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평생을 미워하던 여자의 최후를 목격한다는 것은 어쩌면 옥순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복수였습니다. 장모란을 찾아가며 케이크를 사간 것도 과거 자신의 남편이 그녀에게 케이크를 선물한 것이 생각났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시한부 선고를 받고 죽어가는 그녀를 찾아간 옥순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고고한 그녀를 향해 분노의 앞차기 한 방을 날려버립니다.

 

정통극의 형식을 취하면서도 대사와 상황을 통해 엉뚱함을 선사하는 블랙코미디 형태는 그래서 반갑습니다. 세상을 풍자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형식을 취하면서도 시청자들이 원하는 재미와 익숙함을 견지하는 작가의 센스는 그래서 <착하지 않은 여자들>을 더욱 단단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연기 잘하는 이들이 전면에 등장해 자신의 연기 내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상황을 이끌어가는 이 드라마는 이제 2회가 마무리되었음에도 이미 팬심이 생길 정도로 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왜 그녀들은 착하게 살 수가 없었는지는 결국 우리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들여다보게 하는 이유가 된다는 점에서 다음 이야기들이 더욱 기대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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