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 21. 09:06

풍문으로 들었소 17회-고아성의 기호지세 철없는 유준상을 잡을까?

정신적 바람을 노골적으로 피운 한정호는 위기의 남자가 되었습니다. 조용하기만 하던 부인 최연희가 강력한 한 방으로 그 위엄이 얼마나 거대한지를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태어나 그렇게 자란 한정호는 자신의 행동이 무슨 잘못인지도 제대로 판단하기 어려운 지경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호지세를 노리는 봄의 발톱이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롭게 다가옵니다. 

 

철없는 정호와 농익은 연희;

호랑이 등에 탄 봄, 단순히 올라탄 수준을 넘어 호랑이를 지배한다

 

 

 

못 이룬 사랑에 대한 애절함은 한정호의 이성을 마비시켰습니다. 투자클럽에 갑작스럽게 방문한 한정호는 눈치도 없이 지영라를 찾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이 무엇인지도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흐름은 급격하게 냉각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투자클럽에 모인 모든 이들이 어떤 상황인지를 눈치 채고 있지만 정호만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눈치를 볼 필요도 없이 살아 온 그에게는 타인의 감정을 생각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오직 자신만을 위해 살아왔던 정호는 그저 그렇게 살아갈 뿐이었습니다. 한정호의 어머니는 철저하게 그를 괴물로 만들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철저한 교육으로 오직 능력 있는 존재로 만드는 것은 성공했지만 인간으로서 최소한 갖춰야 할 것들을 갖추지 못한 그는 그저 괴물일 뿐이었습니다.

 

영라와 잘되고 있다는 생각에 연일 기분이 좋은 정호는 집에 들어와서도 신이 났습니다. 샤워를 하며 큰 목소리로 노래까지 부르며 아내를 채근하던 정호는 연희에게 공격을 당하고 맙니다. 조용하고 품위를 지키는 안주인인 연희가 남편을 향해 공격을 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연희는 머리에 정호는 코에 얼음 팩을 올리며 붓기를 가라앉기에 여념이 없는 부부의 모습은 웃기면서도 슬픈 모습이었습니다. 정호가 지배하는 거대한 성에서 항상 슈퍼 갑은 그였습니다. 사건이 있은 후 다음날 그 집에서 일을 하던 이들 역시 정호가 연희에게 주먹질을 한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도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전날 벌어진 실체가 정호가 아닌 연희가 승자였다는 사실에 다들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철저하게 정호를 고립시키고 공격을 가하기 시작한 연희의 압박은 강력하기만 했습니다. 웃으면서 겁을 주는 연희의 이 작전은 정호를 당황스럽고 두렵게 만들었습니다. 완벽한 한 방을 날리기 위한 연희의 작전은 섬뜩했습니다. 다른 이들에게는 아무렇지 않을지 모르지만 철저하게 교육되고 만들어진 정호에게는 세상 그 무엇보다 두려운 일을 연희는 준비하고 강행했습니다.

 

 

거대한 성을 지키는 수많은 이들이 모두 빠져나간 텅 빈 곳에서 연희와 마주하는 정호의 두려움은 상상을 초월할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보좌하는 사람들 틈에서 살아왔고, 그런 삶이 당연하고 익숙했던 정호에게 이 적막한 성에서의 순간은 두렵기까지 했습니다.

 

연희는 정호의 이런 마음을 집요하게 공격했습니다. 주변에 아무도 없고 오직 정호가 기댈 수 있는 존재는 연희가 전부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작전이었습니다. 더 나이가 들고 주변에 사람이 없을 때 느낄 수 없는 공포심을 체험한 정호가 두려움에 떠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정호의 이런 모습도 흥미로웠지만 오늘 방송에서 주목해서 봐야 할 대목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연희로 인해 휴가를 받은 집사와 비서진들의 이야기와 봄의 기호지세였습니다. 이 비서의 집에 모여 간만에 회포를 푸는 그들의 모습에서 갑질을 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행태에 대한 풍자는 흥미로웠습니다. 정호를 키운 그녀의 어머니는 아들을 괴물로 만들었습니다. 야동을 보지 못하게 하기 위해 예쁜 여대생을 대용품으로 삼도록 만든 그 어머니의 행동은 결국 현재의 정호를 만들었습니다.

 

인간에 대한 예의와 관계를 알지 못한 채 오직 대한민국에서 갑으로 살아가는 방법만 배운 한정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괴물이 되어 있었습니다.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는 그는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존재인지도 모릅니다. 스스로 자신을 알지 못하는 자는 영원히 자아도 찾지 못한 채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모습을 자신이라 생각하며 살아가는 존재로 머물 뿐이기 때문입니다.

 

 

정호의 이런 잘못된 교육이 단순히 그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이유로 많은 이들이 따라 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그 교육법을 따라하며 인간성은 제거된 채 괴물이 되어가는 과정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대한민국의 1%는 그렇게 사회를 지배하며 자신은 느끼지도 못하는 괴물 본능으로 세상 모두를 괴물로 만들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는 점에서 섬뜩하게 다가왔습니다.

 

연희에게 코를 받치는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정호. 텅 빈 집에서 자신이 고립된 채 불행한 노후를 보낼 수도 있다는 섬뜩한 체험 역시 그저 시작일 뿐이었습니다. 연희의 행동은 그저 부부 간의 관계를 구축하고 재정립하는 수준의 애교 수준이었습니다. 정호가 정말 두려워해야 하는 존재들은 바로 인상과 봄이었습니다. 

 

인상은 자신의 아버지가 무슨 일을 하며 살았는지 몰랐습니다. 아니 관심도 가지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왜 아버지에 대해 의문을 가져야 하는지 알 수조차 없는 삶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봄이를 만나고 그녀와 결혼을 하고 함께 살면서부터 인상은 세상을 바로보기 시작했습니다. 정호의 집안에서는 결코 보여 질 수 없는 것들이 봄을 통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정호가 그렇게 교육을 받고 괴물이 되었듯, 인상 역시 그렇게 괴물이 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전혀 고려해본 적도 없는 변수인 봄이 등장하며 인상은 그들이 원하는 괴물이 될 수 없었습니다. 철저하게 갑질에 용이한 존재로 만들어져야만 하는 인상에게 을의 세상이 펼쳐지고, 지독한 갑을 전쟁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들이 생겼습니다.

 

봄 작은 아버지와 민주영의 오빠가 한정호 대표로 인해 무너질 수밖에 없었음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재벌가의 노동자 탄압에 맞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지만 한정호로 인해 모든 것은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재벌의 손을 들어준 거대한 법의 힘은 결국 괴물의 승리였습니다. 이 모든 사실을 기록하고 반격을 준비해왔던 주영은 오빠의 친구이자 봄의 작은 아버지인 서철식과 함께 도모했지만 무산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민주영은 한정호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만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려는 순간 작은 사모의 위엄을 보이기 시작한 서봄이 눈에 띠였습니다. 거대한 성 안에서 모든 것을 움직이는 어린 사모의 힘은 주영에게는 희망이었습니다.

 

자식에 대한 애정과 집착이 누구보다 강한 한정호. 힘들지만 봄을 가족으로 품고, 그녀의 영특함에 누구보다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정호를 생각한다면 봄은 그 누구보다 강력한 존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뛰어난 능력만이 아니라 분명한 목표까지 있는 봄은 모두에게 두려운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서민의 삶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녀는 상위 1%의 집안에서 권력이 무엇인지를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그녀가 갑보다 더욱 지독한 갑질을 할 수도 있는 위치이지만 그녀는 달랐습니다. 모두가 갑자기 주어진 권력에 이성을 잃고 자신의 위치도 생각하지 못한 채 경거망동하는 경우들이 허다하지만 최소한 봄은 달랐습니다. 그녀 스스로 작은 사모님이라는 말에 취해 판단력이 흐려졌다고 자책을 하지만 그녀는 제대로 호랑이 굴에서 버티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 굴에 들어간 봄은 호랑이의 등에 타는 것까지는 성공했습니다.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호랑이 등에 올랐다는 것에 취해 있는 순간 호랑이의 먹이로 전락하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호랑이 등에 올라선 것에 만족하지 않고 호랑이를 움직이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봄의 기호지세는 그래서 대단함으로 다가옵니다. 호랑이 굴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봄의 제대로 된 공격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습니다. 민주영이 가지고 있던 모든 자료를 얻게 된 봄은 논리적으로 논리의 왕인 정호와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논리를 통해 논리를 비논리로 만드는 그 논리의 미학을 보여주는 한정호에 맞서는 어린 봄과 인상. 그들이 그 논리의 대가인 한정호를 어떻게 무너트릴지는 <풍문으로 들었소>의 주제로 직결 될 것입니다. 어리지만 누구보다 영특하고 현명한 봄. 그녀가 보여줄 행동들은 결국 작가가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주제가 모두 담긴 행동일 수밖에 없습니다. 언니 누리에게 진짜 힘을 키우고 싶다는 결의는 그래서 반가웠습니다. 과연 봄의 성장이 괴물인 정호와 어떤 대결로 이어질지 궁금해집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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