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2. 10:38

꽃보다 할배 그리스편 할배vs짐꾼 로맨스, 오비이락일까?

그리스 아테네를 떠나 에게 해를 마주하는 최고의 풍경을 가진 산토리니로 향한 그들의 여행은 끝을 향해 갔습니다. 네 명의 할배들과 두 명의 짐꾼이 벌인 그리스 여행은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기존의 할배 여행에 짐꾼 최지우가 추가된 이번 그리스 편은 오비이락처럼 다가왔습니다. 

 

할배와 짐꾼 그 아이러니한 동거;

그리스 여행에서 드러난 할배들의 한계 혹은 두 짐꾼 로맨스의 월권?

 

 

 

할배들의 그리스 여행도 이제는 마지막으로 이어졌습니다. 아테네를 중심으로 다양한 유적지를 찾는 그들의 여행은 그 자체로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비록 겨울에 찾은 그리스라는 점이 아쉽기는 했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의 여행은 할배들의 여행을 기다려왔던 모든 이들을 행복하게 해주었습니다.

 

7회로 끝나는 <꽃보다 할배 그리스편>은 아쉽습니다. 보다 다양한 볼거리들과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기를 바라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서구 문화의 모든 것이 담긴 신화의 나라는 그저 책으로만 보던 것과 다른 현장에서 직접 느끼는 그리스 신화들은 여행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주었습니다.

 

두 명의 짐꾼이 누릴 수 있는 호사는 이서진 홀로 동분서주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나름의 분업을 통해 할배들의 여행을 든든하게 이끌어준 짐꾼들의 모습은 나영석 사단의 선택이 옳았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할배들이 중심이 아닌 짐꾼이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들도 존재했지만 네 번째 여행에서 최지우라는 새로운 짐꾼의 선택은 최고였습니다.

 

최지우가 만약 이번 여행에 함께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스 여행이 주는 고된 여정을 생각해보면 이서진의 짐꾼 역할은 더욱 고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운전수로 짐꾼으로 가이드 등 1인 다역을 할 수밖에 없는 조건 속에서 할배들의 마음까지 헤아리는 일들은 버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방송 분량이라는 점에서도 중간에 돌아간 박근형과 여행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백일섭까지 더해지며 할배들의 이야기들은 한계가 명확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비이락이라는 말은 익숙합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말이 있듯, 최지우의 등장은 할배들의 역할론에 큰 이유로 다가왔습니다. 최지우가 참여하며 할배들의 역할이 줄었는지, 할배들의 역할에 한계가 왔기 때문에 최지우를 선택했는지에 대해서는 제작진들이 가장 명확한 답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이번 그리스 여행에서 최지우의 역할은 무척 중요했다는 사실입니다. 네 명의 할배들 중 여행 후반 두 명의 할배들이 여행에서 낙오된 상황은 <꽃보다 할배> 자체는 큰 위기였기 때문입니다. 5월 1일 방송된 6회에서 이 문제가 심각하게 드러났습니다. 박근형이 개인 스케줄로 인해 한국으로 먼저 돌아가고, 백일섭이 감기로 호텔에 남겨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여행은 그리 많을 수 없었습니다.

 

박근형을 공항으로 배웅하는 이서진과 이순재와 신구를 대동하고 코린토스 여행을 떠난 최지우. 나뉘어 시간을 적극 활용하는 상황은 두 짐꾼이 있었기에 가능한 선택이었습니다. 최지우가 없었다면 물론 박근형은 제작진이 알아서 공항에 배웅을 했을 것입니다. 코린토스 여행은 이서진이 함께 하는 여행으로 대체되었겠지만, 두 명의 짐꾼은 활용 폭을 넓게 해주었습니다.

 

할배들만을 위한 할배들의 여행을 원하는 이들과 다양한 재미를 추구할 수 있는 두 짐꾼의 합류를 반기는 이들로 나뉠 수 있습니다. 할배들만을 위한 그들의 여행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온전한 그들만의 여행이 되어야 합니다. 할배들이라는 점에서 짐꾼이 등장하고 이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드는 것 자체는 제작진들의 예능적 선택이었습니다.

 

진정한 할배들의 여행은 최소한의 개입으로 그들이 모든 것을 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철저하게 그들이 모든 것을 책임지는 여행이 비록 힘겨울 수는 있겠지만 진정한 할배들을 위한 할배들의 여행일 것입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준비된 짐꾼의 역할은 할배들이 온전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할배들이 다양한 일들을 하지 않고 오직 여행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겠다는 제작진의 의지였습니다.

 

 

할배들이 다른 걱정 없이 여행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짐꾼이 한 명 더 늘었다는 것은 할배들 분량이 줄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방송에서 등장하는 그들의 모습이 조금 줄어들 수는 있지만 시청자들에게는 보다 풍성한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는 할배들의 상황 때문에 이렇게 중간에 돌아가는 경우들도 등장하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을 위한 방송을 위해서는 차선책이 필요했습니다.

 

나영석 사단의 최지우를 짐꾼으로 선택한 것은 다시 생각해봐도 신의 한 수였습니다. 서진이 할 수 없는 지우의 역할은 할배들의 여행에 활력을 부여했습니다. 항상 웃는 지우로 인해 할배들의 마음도 밝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딸과 함께 여행하는 아버지들의 모습이 이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우의 역할은 할배들에게는 에너자이저와 같았습니다.

 

할배들이 현장에서 서진과 지우의 모습을 보면서 결혼한 자식들을 보는 듯 흐뭇해하는 장면들 역시 흥미로웠습니다. 백일섭이 적극적으로 둘이 연애를 하도록 독려하고, 신구 역시 옆에서 이들이 서로 좋아한다고 거드는 장면에서 모든 오해들은 기우로 바뀌게 했습니다.

 

 

짐꾼 로맨스가 너무 중심이 되어 할배들의 여행이 주객전도 된다는 초반의 의견들은 정말 기우였습니다. 중간 중간 이들이 티격태격하며 나름의 로맨스를 만들어간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산토리니에서 로맨스 영화 한 장면을 연기해보자는 서진의 제안에 수줍게 참여한 지우의 모습이 달달하게 다가온 것도 분명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그들의 모습마저도 할배들에게는 그들만의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자신들의 방송 분량이 아니라 여행지에서 함께 하면서 느껴지는 감정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들에게 이 모든 것은 그리스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가치였기 때문입니다. 박근형의 날선 비판과 달리, 그들의 이번 여행은 할배들 여행의 분명한 한계와 제작진들의 상황 대처 능력을 알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여행이 되었습니다.

 

세 번의 여행을 하면서 할배들만의 여행이 가지는 한계는 분명했습니다. 체력적인 한계도 분명했고 할배들의 감동과 소감의 표현 역시 동일해지는 상황에서 예능은 변화에 능동적이어야 했습니다. 제작진들은 이런 결과를 통해 최지우라는 인물을 선택했습니다. 그저 이서진과 최지우의 로맨스를 담기 위함이 아니라 할배들의 여행에 보다 즐거움을 주기 위함임이 분명했습니다.

 

오비이락은 부정적인 결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런 점에서 오비이락이라는 상황은 할배들과 짐꾼들의 로맨스와는 다를 것입니다. 짐꾼들의 티격태격하면서도 달달한 상황들은 할배들의 여행을 막는 요소가 아닌 '여행 버라이어티' 특유의 재미를 더해주는 것이었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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