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17. 14:39

프로듀사 2회-미생 피디 김수현 다른 의미의 별그대가 된 이유

기대를 모았던 <프로듀사>가 첫 주 방송을 마쳤다. 일반인들은 잘 알지 못하는 방송 이면에서 일하는 이들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국민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송 피디들의 모습은 낯설지만 익숙하기도 하다. 스타들이 대거 등장하며 큰 반항이 일 것이라 기대되었던 이 드라마는 의외의 평가를 받고 있다. 

 

다른 의미의 별그대가 된 프로듀사;

피디 애환에 담은 로맨틱 코미디 특유의 러브라인 만들기, 무난하지만 아쉽다

 

 

 

첫 회 다큐멘터리 방송이 개입하는 방식으로 출연진들을 설명하는 방식이 이상하지는 않았다. 이상하기보다는 첫 회 출연진들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색다른 접근은 창의적으로 다가왔다. 방송국에서의 삶을 설명하고 풀어가는 과정에서 효과적인 방식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런 점에서 이런 색다른 방식은 효과적이었다.

 

2회에도 간헐적으로 등장하기는 했지만 드라마타입으로 변하며 본격적인 <프로듀사> 보여주기를 시작했다. 입사해서 팀을 배정 받자마자 대형사고 아닌 사고를 친 백승찬을 통해 반 공무원인 그들의 애환을 그려냈다. 첫 출근부터 아버지 차는 선배 피디에 의해 문콕을 당했고, 피디가 된 결정적인 이유였던 여 선배는 다른 남자를 사랑한다.

 

무한도전 김태호 피디인줄 알고 샀던 책의 진짜 저자인 KBS 김태호 피디를 만난 것도 반갑지 않다. 여러 설명들을 자세하게 해주기는 하지만 특별하지 않은 정보의 나열은 그들에게는 힘 빠지는 이유였다. 처세들만 가득한 그곳은 창의적인 방송을 만드는 공간이 아니라 그저 공무원이나 회사원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신입 피디들은 당연하게도 미생이었고 그들의 삶 역시 다른 직장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고 고생의 연속이었다. OJT를 하루에 속성으로 채운 그들에게 현장은 어렵고 힘들기만 하다. 자신이 원하는 '연예가 중계'가 중계가 아니라 '1박2일'로 배정 받으며 백승찬의 고난은 시작되었다.

 

'뮤직뱅크'를 통해 강력한 존재감을 뽐낸 탁예진 피디와는 문콕으로 엮이고, 탁 피디와 기싸움을 벌인 톱가수 신디와는 김밥(오해가 부른 결과)과 우산으로 연결되었다. 이런 의도하지 않은 관계의 구성은 같은 아파트에 사는 라준모 피디와는 악연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팀을 배정받기 전부터 자신이 짝사랑했던 여선배를 따라 피디라는 직업을 가지게 된 승찬은 그 선배가 준모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상황에 넋이 나갈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했고, 이런 고통은 '1박2일' 여배우 하차와 관해 더욱 골이 깊어지게 된다.

 

문콕 탁 피디와 하차 라 피디에게 공공의 적이 된 승찬에게 KBS 예능국은 행복한 직장이 될 수는 없었다. 그저 공부만 해왔던 그래서 공부가 가장 편한 그에게 인간적인 어울림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예능국은 낯설거나 힘겨운 장소가 될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영구와 맹구를 속성으로 배우는 승찬에게 예능은 다른 공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열심히 분석하고 그런 공부를 통해 예능이 무엇인지를 배워가는 과정은 동명이인 KBS 김태호 피디의 서적과 유사함을 담고 있다. 책에서 배울 수 없는 특별함들이 현장에 존재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현장에서 몸으로 배운 것만큼 특별한 것은 없다는 점에서 오직 글로 배우는 것이 익숙한 승찬이 어떤 성장을 할지 궁금해진다.

 

외제차 수리비가 최대한 적게 나오기를 아니 자신이 선배라는 이유로 지불을 하지 않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탁 피디는 저주를 퍼붓는다. 아무리 참고 기다려도 꽉 막힌 백승찬에게서 변화를 찾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게 얻을 수 없는 미련은 곧 악담으로 이어지며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1박2일'에 배정된 지 다섯 시간 만에 가장 중요하고 힘든 임무를 부여받은 백승찬. 그는 나름의 방식으로 윤여정에게 하차 통보를 한다. 제대로 된 하차 방법도 배우지 못한 채 그저 폭탄돌리기에 걸려 내몰린 상황에서 승찬은 최대한 현명한 방식으로 돌려 말하지만 이게 제대로 통하기는 어렵다.

 

서로 다른 생각들을 하고 있는 그들은 서로에게 필요한 말만 듣게 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판을 깔아야 하는 제작진은 하차를 이야기하고, 고정으로 나름의 성과를 맛보고 있는 출연진들에게는 더욱 열심히 하라는 격려로 받아들이는 과정은 그저 방송국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인간들 관계에서 쉽게 다가오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에서 보여 지는 다양한 모습들은 종방연에 모인 그들에게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여배우로서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하차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은 여배우들의 기싸움은 처절할 정도다. 자신이 두렵다고 전화번호 교환도 하지 않은 다섯 시간 된 신입 피디에게 가장 중요한 일을 맡기고 당당한 선배들. 하차 통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종방연에 와 당황한 윤여정을 위해 오히려 백승찬을 몰아붙이기에 여념 없는 그들은 우리네 회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눈치를 보고 가장 현명한 방식을 찾아 살아남아야 하는 정글 속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는 순간 잡아먹히고 만다. 누구도 약한 자에게는 호의를 베풀지 않는다. 그게 사회이고 그런 정글은 그 어떤 직업군이라고 다르지 않다. 기본적인 인간 무리들의 속성 속에서 오늘도 고생하는 수많은 미생들에게 <프로듀사>는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까칠하기만 한 신디는 비 오는 날 우산을 건넨 백승찬을 며칠 전 차 안에서 대기할 때 음식을 권한 '1박2일' 피디라고 착각한다. 그 착각의 시작은 이들의 로맨스 시작이 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의도하지 않은 동거를 하고 있는 오래된 친구 준모와 예진 역시 러브 라인은 이미 시작되었다.

 

초등학교 시절 순식간에 바뀐 집의 주인. 다시 그 집으로 돌아온 예진은 술자리에서 준모와 이야기를 하며 한시적 동거를 시작했다. 4개월의 공백 속에서 준모와 예진의 건강한 동거는 특별하지 않은 듯했지만 특별했다. 준모는 기억하지 못하는 그 술자리 중 단순히 글만이 아니라 예진에게 키스를 통해 확신을 주었기 때문이다. 시작과 함께 명확하게 드러나기 시작한 이 러브라인을 어떤 방식으로 효과적이며 흥미롭게 풀어갈지도 궁금하다.

 

<프로듀사>가 다른 의미의 <별그대>가 된 이유는 뭘까? 무난한 수준의 이야기로 시작되었지만 많은 이들은 아쉬워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잘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형식의 다름이 주는 낯설음도 있지만 더욱 이질적으로 다가온 것은 그 직업군이 담고 있는 차이 때문이다.

 

KBS 예능 프로그램 홍보를 위한 드라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적나라하게 프로그램 소개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초반 몰아쳤다.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취해 캐릭터들을 설명하는 것은 좋았지만 그 묘한 경계가 이어지면서 아쉬움을 담기 때문이다.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방송국 피디. 그 직업 자체가 주는 이질감은 다큐라는 형식이 더해지며 시청자들에게는 또 다른 의미의 별그대로 만들었다. 드라마 <별그대>는 재미를 위한 환상이었지만, 방송국 피디(별에서 온 그들처럼 이질적 존재)는 재미가 아닌 현실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에서 그저 낯설게 만든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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