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 24. 08:23

육룡이 나르샤 15회-권력의 괴물이 된 전노민, 이상하게 낯설지 않네

드디어 육룡이 모두 모였다. 정도전을 죽이기 위한 홍대방의 음모를 알아챈 이들은 그를 구하기 위해 모두 한 곳으로 향했다. 삼한 제일의 암살자를 보낸 홍대방에 맞선 다섯용의 활약은 강렬했고, 그렇게 그들은 비로소 하나가 될 수 있었다. 부패한 고려 말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그들의 만남은 그래서 반갑다.

 

권력의 괴물이 된 홍인방;

이성계에 의해 꽃이 된 땅새, 그가 이방지가 되는 순간 새로운 역사도 시작되었다

 

 

 

칼에 피 한 방울도 묻히지 않고 땅새는 최고의 암살자라는 벽사계를 제압했다. 하나가 아닌 셋인 잔인한 암살자 앞에서 정도전은 나약한 존재일 뿐이다. 하지만 연희가 벽사계를 목격했고 이를 통해 이방원과 이성계까지 모두 정도전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주변의 작은 변화에도 살기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무사가 된 땅새가 아니었다면 정도전은 죽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정도전은 목숨을 구했다. 이방원과 함께 그곳을 향하던 무휼까지 합세한 후 벽사계 정도는 그들의 적이 될 수 없었다. 최고의 암살자라는 벽사계가 그렇게 무기력하게 무너질 것이라고는 적룡까지 당황스럽게 할 정도였다.

 

벽사계가 무참하게 무너진 것을 들은 길태미는 자신들이 삼봉에 의해 농락당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 분노한 길태미는 곧장 이성계의 집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발견한 정도전에게 칼을 꺼내기까지 한다. 하지만 삼한제일검이라 불리는 길태미 역시 이성계의 화살 앞에서는 움츠릴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목숨이 그 무엇보다 소중하고 값지다는 것을 누구보다 길태미가 잘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분이와 연희가 결코 떠나지 않을 것을 안 땅새는 그 안에 머물기로 한다. 그가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가 있음을 그는 명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죽지 않고 그렇게 살아 최고의 무사가 될 수 있었던 것 역시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함이었으니 말이다.

 

땅새의 합류에 정도전은 반색을 했고, 이성계는 그런 그에게 아들과 같이 생각하겠다며 이름을 내렸다. 아들의 돌림자인 '방'자에 땅을 뜻하는 지를 더해 '방지'라는 이름과 '이'씨 성이 함께 한 '이방지'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성계에 의해 성도 없었던 땅새는 비로소 존재 가치를 얻게 되었다. 그렇게 그는 역사에 존재하지 않는 수많은 영웅 중 하나가 되었다. 

 

이성계에 의해 땅새가 아닌 이방지가 되는 순간 '육룡'은 완성되었다. 본격적인 대결 구도가 구축되면서 이성계와 정도전을 중심으로 한 개혁파들과 홍인방과 길태미가 연대한 고려 유지파들의 대결은 둘 중 하나가 붕괴되는 순간까지 이어질 수밖에는 없게 되었다.

 

 

이방원이 해동갑족 민제의 여식인 민다경과 혼례를 올리기는 했지만 이들은 철저하게 권력을 위한 연대일 뿐이었다. 민제 역시 이성계와 만난 자리에서 단 한 번도 '사돈'이라는 명칭으로 그를 부르지 않은 채 정몽주와 함께 도움을 요청하는 상황에서도 확답을 하지 않는 민제는 그렇게 철저하게 확실한 한 수만을 준비하고 있을 뿐이었다.

 

해동갑족이 그 오랜 시간 한반도에서 귀족으로서 뿌리를 든든하게 한 것은 이런 신중함 때문이기도 했다. 고려 태조를 왕으로 옹립할 때처럼 이성계와 함께 새로운 나라를 건립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시간이 필요할 뿐이었다. 역사적으로 민씨 가문이 조선 건국의 일등공신이 되고 이방원의 처인 민다경이 '왕자의 난'을 함께 하며 조선 3대 왕인 태종이 될 수 있도록 만든 존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육룡이 모이며 모든 것은 원하는 대로 흘러가는 듯했다. 그리고 마치 이런 상황에 도움이라도 주듯 홍인방의 폭주는 넘어서는 안 되는 선까지 넘기 시작했다. 누구도 해동갑족을 건들지 못하는 상황에서 홍인방은 조반을 분노하게 만든다. 감히 그 누구도 하지 못했던 해동갑족에 칼을 겨눈 홍인방에게 그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

 

권력에 눈이 멀어 괴물이 되어버린 홍대방의 폭주로만 생각한 정도전은 이번 기회에 그를 고려 도당에서 밀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홍대방을 탄핵하기 위한 흐름은 완성되었고, 이를 위해서 필요한 수 중 부족한 3명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방원만은 달랐다.

 

 

누구보다 홍인방을 잘 알고 있는 이방원은 그가 단순하게 폭주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자신과 너무 닮은 홍인방은 정도전이 알고 있는 그가 아니다. 누구보다 자신의 밑바닥을 보인 홍인방은 이방원과 많은 지점에서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그는 홍인방이 묘수를 통해 이 판을 다시 흔들려고 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다.

 

홍인방의 밑바닥까지 보지 못했던 정도전은 자신이 알고 있는 수준에서 그를 판단했다. 그리고 그를 탄핵하기 위한 묘수만 찾으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상황에서 핵심은 '시간'이라 판단하고 속도전을 펼치던 정도전과 달리, 홍인방은 가장 강력한 한 수를 도당에 내보이며 판을 뒤집었다.

 

도무지 움직이지 않는 그들을 설득하는 방법은 단순했다. 모두 참석한다는 기준에서 시작하지 않고 자신들에게 필요한 수를 맞추기 위해 도당에 출석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었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이 묘수로 홍인방을 도당에서 내치려했던 정도전의 선택은 실패했다.

 

홍인방은 스스로 괴물이 되었음에도 그는 한 수로 판을 뒤집었다. 항상 정도전에게 당하기만 했던 홍인방은 해동갑족이라는 거대한 산을 건들며 모두를 궁지로 몰아넣기 시작했다. 민제와 혼을 맺어 거대한 권력의 중심에 서려했던 홍인방은 이성계에게 그 자리를 빼앗기자 둘 모두를 무너트릴 묘책을 생각했다.

 

 

자신이 미치기 시작했다는 착오를 할 수 있도록 폭주하며 분위기를 만들었고 정점은 해동갑족 중 하나인 조반을 부추겼고 그렇게 완성시켰다. 자신의 가노를 이용해 조반을 역모 죄인으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조반이 철저하게 준비해 역모를 준비해왔다고 외치는 홍인방으로 인해 도당은 아수라장이 된다.

 

홍인방의 자충수로 생각하며 탄핵만 하면 모든 것이 끝난다고 생각했던 정도전과 이성계의 생각은 짧았다. 홍인방은 괴물이 되었고 그만큼 자신이 당한 것을 잊지 않고 배워 더욱 큰 힘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땅새가 길태미와 대결을 하며 보다 강한 무사가 되었듯, 홍인방 역시 정도전에게 당하며 정치판의 묘수풀이를 보다 잘 이해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시 궁지에 몰린 그들은 과연 어떤 방법으로 홍인방을 무너트릴 수 있을까? 역사는 그들의 죽음을 잘 기록하고 있다. 이인임, 임견미, 염흥방 등은 드라마에서는 다른 이름으로 등장하지만 역사는 그들의 마지막을 잘 기록하고 있으니 말이다.

 

권려의 괴물이 된 홍인방의 모습을 보면 낯설지 않다. 그런 권력의 괴물이 되어 오직 자신이 사리사욕에만 미쳐있는 이들은 고려 말기에나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도 홍인방과 같은 괴물은 많다. 그들은 여전히 자신의 안위만 생각한 채 거대한 부를 쌓고 강력한 권력으로 모두를 궁지로 몰아넣는데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홍인방의 역모죄는 우리 시대에는 '빨갱이 몰이'와 유사하다. 미국 역사상 최악으로 기록되고 있는 '레드 콤플렉스'가 미국에서는 사라졌지만 이명박근혜 시대가 되면서 더 강력한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 이 한심한 현실은 과거 극중 홍인방이 만들어낸 역모죄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공포스럽게 다가올 뿐이다.

 

대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법을 자신을 위한 도구 정도로 생각하는 이 한심한 현실 속에서 권력이라는 칼을 쥔 망나니들의 춤판은 허무할 정도로 진지하게 이어진다는 사실이 끔찍하기만 하다. 국민들을 향한 칼날이 정확하게 누구를 향한지도 모른 채 오직 자신의 눈에 걸리면 베어버리는 미친 망나니들의 춤판은 과거에나 존재하는 유물이 아니라는 것이 공포스럽기만 하다.

 

낯설지 않아 더욱 두렵게 다가오는 이 미친 권력에 대한 이야기는 그래서 흥미롭다. 홍인방에 의해 해동갑족과 이성계 모두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과연 어떤 묘수로 그들에게 대항할지 궁금해진다. 기록된 역사 속에 자세하게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를 과연 어떻게 풀어낼지 기대된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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