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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국제 앰네스티 언론상 수상이 반갑기보다 씁쓸한 이유

by 자이미 2015.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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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예능인 <무한도전>이 국제 앰네스티 특별상을 수상했다. 예능 프로그램이 인권을 고취시키고 인권 의식 정착에 공헌한 이에게 주는 상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이채롭다. 인권 단체에서 주는 상이라는 점에서 예능 프로그램과는 거리감이 있다고 느끼는 것이 비정상인지 모르겠지만 현 상황에서 <무한도전>의 국제 앰네스티 특별상 수상은 우리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듯해서 씁쓸하기만 하다.

 

무한도전 국제 앰네스티 수상 의미;

국제 앰네스티 언론상이 보도 프로그램이 아닌 예능이 수상하는 씁쓸한 현실

 

 

 

 

<무한도전 배달의 무도-하시마섬의 비밀>은 역작이다. 언제나 그랬듯 그들은 무모해 보이는 것들에 도전했고, 그 도전을 통해 무한한 가치들을 만들어냈다. 도시락을 배달한다는 단순함으로 시작한 그들의 여정은 아프리카와 남미만이 아니라 가까워서 더 낯설 수밖에 없는 일본에서 그 의미와 가치를 극대화했다.

 

친일파가 여전히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일본의 극단적인 우경화는 심각한 문제들을 양산하고 있다. 마치 일본을 따라가듯 국내에서는 수구화가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무한도전이 보여준 가치는 그래서 더욱 강렬함으로 다가왔던 듯하다.

 

9월 방송된 <무한도전 배달의 무도>에서는 우토로 마을과 하시마 섬을 다뤘다. 물론 아프리카와 독일, 칠레 등 다양한 지역의 교포를 찾아 따뜻한 밥상을 선사하는 감동을 전하기는 했지만 가까워서 더 먼 일본의 사연은 더욱 강렬하게 다가왔다. 결코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인정도 하지 않는 일본 정부에 맞선 무도는 그래서 놀라웠다.

 

일제에 강제징용 당한 후 일한 대가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고국으로 돌아오지도 못한 채 정착해야만 했던 아픈 역사. 그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우토로 마을은 우리 현대사다. 그나마 그들이 남아 만들어낸 터전마저 다시 빼앗겨야만 했던 아픈 역사. 노무현 정부 시절 시민의 자발적 모금과 정부 지원을 통해 그나마 우토로 마을의 1/3을 다시 매입해 현재까지 이르렀지만 그 마저도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질 운명이다.

 

우토로 마을에서는 그들의 역사를 그대로 기록할 박물관을 지으려 한다. 물론 충분하지 못한 자금으로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그들은 해낼 것이다. 그들을 잊지 않고 있는 수많은 국민들도 함께 하고 있으니 말이다. 우토로 마을의 산증인인 강경남 할머니의 모습이 여전히 선하다.  

 

우토로 마을의 아픔과 함께 하시마 섬에 대한 이야기 역시 충격적이었다.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그곳은 강제 징용을 당한 수많은 한국인들이 숨진 장소이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그 역사적 사실을 숨긴 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하시마 섬의 진실은 그래서 특별했다.

 

한국 정부에서도 일본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협조했다는 점에서도 현 정부 역시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강제 징용되어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받으며 엄청난 노동력을 빼앗겨야만 했던 한국인 징용자들의 삶은 인터뷰를 통해 강렬하게 전달되었다.

 

 

일본인들은 그곳에서 엄청난 호사를 누리며 살아왔지만 강제 징용된 한국 노동자들은 그곳에서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받으며 죽어갔던 역사. 그것이 바로 하시마 섬의 진실이다. 그런 곳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는 사실이 경악스럽기만 하다.

 

"그 어떤 도전도 진실의 힘을 지키는 열정에 맞서지 못한다. 남다른 시선으로 인권의 가치를 세상에 알렸다"

 

국제 앰네스티는 지난 1일 열린 제 18회 국제 앰네스티 시상식에서 '배달의 무도-하시마섬의 비밀'에 특별상을 수여했다. 국제 앰네스티는 글로벌 인권단체로 인권 의식 정착에 공헌한 주역에게 매년 상을 수여하고 있다. 올 해 무한도전은 예능임에도 언론상을 수상했다.

 

국제 앰네스티가 밝힌 내용을 보면 <무한도전>의 이번 특집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알 수 있게 한다. '진실의 힘'과 '인권의 가치'라는 측면에서 무도가 보여준 값진 성과는 당연하게도 언론상을 수상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 무도 방송을 통해 많은 이들은 다시 한 번 우토로 마을과 하시마 섬을 제대로 바라보게 했다는 점에서 당연한 수상이었다.

 

"광복 70주년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강제 징용을 인정하지 않고 하시마섬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킨 일본의 태도를 비판적으로 접근해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과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국제 앰네스티 한국지부의 심사평을 보면 그 이유는 더욱 명확해진다. 국제 앰네스티 시상식에서 그들에게 언론 특별상을 수여한 것은 당연하다. 광복 70주년이자 무도 10주년인 올 해 그들은 현재 시점 광복의 가치와 의미는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다뤘다. 일본만이 아니라 칠레와 아프리카 독일로 이어진 그들의 따뜻한 밥상에 그 가치가 모두 녹아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강제 징용 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채 하시마섬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킨 일본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은 당연하게도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과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누군가는 잊으라 강요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외치는 무도는 그래서 대단했다.

 

 

무한도전이 국제 앰네스티 언론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보도 프로그램에서 받아야 할 언론상을 MBC는 만들어내지 못했다. 특별상으로 예능 프로그램이 받을 정도로 대한민국의 언론은 정상이 아니다. 보도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제대로 된 언론인들을 강제로 내몰고 정치의 나팔수들이 가득한 MBC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점에서 이번 무도의 수상이 반갑기보다는 씁쓸하게 다가온다.

 

그 어떤 방송보다 시사 프로그램들이 강했던 MBC였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며 모든 것이 무너졌다. 언론을 장악한 이명박근혜 정부로 인해 MBC의 시사 프로그램은 존재조차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예능 프로그램이 이를 대체하고 있는 현실이 씁쓸하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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