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 14. 08:49

리멤버 아들의 전쟁 9회-유승호 절대 기억 오작동 반전은 가능해질까?

절대악과 맞서 싸우는 이들의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든다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세상이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 절대악은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영화 <내부자들>이 거론했던 악의 축들이 <리멤버-아들의 전쟁>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지만 아쉬움은 후자가 더욱 강렬하다.

 

법정에서 쓰러진 서진우;

기억이 붕괴되기 시작한 진우, 이제는 뭉쳐서 절대악에 맞서 싸운다

 

 

 

보이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 언제나 필요할 때 꺼내 사용할 수 있는 초능력과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는 진우에게 이상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반 사람들은 결코 가질 수 없는 특별한 재능은 그만큼 인간의 몸으로 버텨내기 어려운 일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진우는 살인범이 되어 쫓기는 신세로 전락했다. 재심을 위해 노력하던 진우는 아버지의 과거 동료였던 전주댁을 찾아 위증 사실을 밝혀 달라 요구한다. 하지만 이런 진우의 행동은 상대를 위험에 빠트리게 하는 이유가 되었다. 박 변호사의 경고가 있었음에도 멈추지 않던 진우는 자신의 눈앞에 잔인하게 살해당한 전주댁을 봐야만 했다.

 

모든 것이 진우를 향해 있는 상황에서 그는 남규만에게 충성을 맹세한 형사에 의해 살인자가 되었다. 검사와 형사가 하나가 되어 억울한 살인자를 만드는 게 얼마나 쉬운지 그들은 잘 보여준다. 따져보면 말도 안 되지만 그들이 우기면 선이 악이 되는 것은 어렵지 않으니 말이다.

 

억울한 살인자 누명을 쓴 진우를 구하기 위해 박 변호사와 인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인하는 검사라는 직책을 앞세워 진우가 기억해낸 범인을 찾기 위해 거주지 근처를 탐문한다. 경찰들까지 대동하고 현장에 투입되었지만 인하는 홀로 되어 범인에게 납치되는 존재로 전락한다.

 

높은 하이힐을 신도 경찰도 대동하지 않고 홀로 살인범을 쫓던 인하는 그렇게 납치되어 죽음 직전까지 몰리게 된다. 이번 조작 사건에 석주일이 관여했다는 사실을 알고 박동호는 청부살인업자를 찾아온다. 시계방을 하면서 살인을 저지르는 그를 찾은 동호는 인하가 죽기 직전 그녀를 구할 수 있었다.

 

동호의 발 빠른 행동으로 인하를 구하고 진우의 누명까지 벗겨낼 수 있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많은 것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서진우vs남규만'이라는 대결구도가 더욱 명확해졌고, 두 사람 뒤에 나눠서 줄을 선 뒤 격렬하게 전쟁을 치를 준비를 마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진우의 억울함이 풀리며 서재혁에 대한 재심 청구는 판사 강석규에 의해 받아들여지게 된다. 4년 전 '서촌 여대생 살인사건'은 그렇게 다시 법정에 올려 지게 되었다. 위증을 했던 전주댁은 죽기 전 딸에게 부탁해 동영상을 찍었고 그 내용이 강 판사를 움직이는 이유가 되었다.

 

기억을 잃어가는 서재혁은 감옥 안에서 혹독한 상황에 처해있다. 알츠하이머 증세는 더욱 심해지고, 다른 병까지 앓고 있음에도 담당의는 방치하기에만 급급하다. 남규만에게 충성을 맹세한 그는 이미 의사이기를 포기한 존재다. 서재혁이 알츠하이머라는 진단을 내렸던 의사 역시 돈 권력에 넘어간지 오래인 상황에서 세상은 언제나 돈을 가진 자의 편이다.

 

진우는 뛰어난 기억 능력을 이용해 위증을 했던 의사를 협박한다. 그의 다른 죄들을 앞세워 법정에 서도록 요구하는 진우는 재심에서 충분히 승리할 것이라 확신했다. 정의는 살아있고 법을 통해 응징하겠다는 진우의 신념은 더욱 확고해지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전주댁을 살인한 살인범이 잡혔다는 소식을 들은 남규만은 초보운전 여성의 차를 멈추고 골프채로 앞 유리를 깨며 분노를 폭발하기에 여념이 없다. 세상 무서울 것 없는 남규만의 분노조절장애는 그렇게 시도 때도 없이 폭주하고는 한다. 남규만이 유일하게 두려워하는 아버지 앞에서만은 비굴해지는 남규만이지만, 언제라도 아버지를 무너트릴 준비도 되어있는 게 바로 그다.

 

박 변호사에게까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죽여 버리겠다는 엄포까지 놓는 남규만은 통제 불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아들을 위해 남일호는 홍무석 검사에게 히든카드를 요구하고, 일호그룹 장학생인 새로운 검사를 전면에 내세운다. 사법연수원 수석 졸업생이자 박 변호사의 동기이기도 한 그 여 검사가 진우의 상대가 되어 재심 사건을 맡게 된다.

 

재심을 받아들이는 이유가 되었던 전주댁의 증언이 담긴 동영상이 강압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증거로서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는 상대편 검사. 이에 맞서 전주댁의 딸을 증인으로 내세워 결코 강압이 아니라고 맞서는 진우. 다른 증인인 의사를 언급하는 상황에서 진우는 기억이 사라지는 증세를 다시 맛봐야 했다.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너무나 정확했던 기억은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진우는 법정에서 쓰러지고 만다.

 

 

진우의 능력이 사라지기 시작했다는 것은 분명한 반전이다. 절대 권력에 맞서 초능력을 발휘하던 진우가 그 능력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사실은 충격적인 반전이니 말이다.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알츠하이머에 걸렸을 가능성도 높은 진우가 그렇게 무너지며 새로운 판이 짜여질 수밖에 없게 된다.

 

남일호는 강직한 강석규 판사를 재심 청구에서 교체하게 한다.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사라진 상황에서 그 재판은 오직 남규만을 위한 재판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기억마저 잃어가는 진우로서는 사면초가가 아닐 수 없다. 이 상황에서 박동호는 아버지와 같았던 석주일과 갈라서고 남규만 잡는 일에 앞장 설 수밖에는 없게 된다.

 

동호의 아버지가 사고를 낸 그날 피해자 가족이 바로 진우였다. 진우 어머니와 형이 현장에서 즉사한 사건의 범인이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 동호는 힘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는 결심하게 된다 석주일이 아닌 진우를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기억을 잃어가는 재혁은 자신의 변호사였다는 박동호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연신한다. 천성이 착한 그의 모습에 동호가 힘겨워질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상황은 결국 그가 남규만을 한 방에 보낼 수 있는 영상을 다시 꺼내들게 만들었다.

 

돈 권력을 중심으로 법을 집행하는 검사와 형사는 스스로 종이 되기를 맹세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의는 존재할 수 없다. 법치주의국가에서 법이 돈 권력에 의해 사유화되는 순간 '법'은 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부조리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리멤버-아들의 전쟁>은 무척이나 흥미로운 소재를 품고 있다.

 

문제는 작가의 능력이 이런 주제 의식을 제대로 품기에 한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흥미로운 요소들을 품고 있음에도 시청자들이 예측 가능한 범주에서 이야기를 풀어가기에 급급한 작가의 능력은 답답함으로 다가온다. 진우가 기억을 상실해 가는 상황이 반전이 될 수는 있겠지만 시청자의 허를 찌르는 반전으로까지 이어지는 어려워 보인다. 이미 반전의 틀과 형식은 노출되어 있으니 말이다.

 

긴 흐름으로 이어지는 드라마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허우적거리는 작가로 인해 <리멤버-아들의 전쟁>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충분히 매력적인 존재들이 대거 등장하고 최근 대중들에게 가장 잘 먹히는 소재까지 품고 있음에도 이 정도 밖에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충격일 정도다.

 

유승호와 남궁민의 극과 극 캐릭터 열전이 흥미롭기는 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파편적인 이야기의 조합으로 강렬함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기억을 잃어가는 남자의 서글픈 운명을 담고 풀어내는 전광렬의 연기 역시 많은 이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지만 다른 출연자들은 제 역할을 하기에 부족한 내용이라는 점이 답답하기만 하다. 과연 기억이 파괴되는 진우를 통해 <리멤버-아들의 전쟁>은 영화 <내부자들>을 잇는 사회고발 드라마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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